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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의 작업실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

김호연 | 서랍의날씨 | 2023년 3월 17일 한줄평 총점 10.0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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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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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처음 소설을 쓰는 지망생들은 첫 문장을 쓰는 것부터 버겁다고 한다. 수많은 작법서들이 미래의 소설가들을 위해 이러쿵저러쿵 많은 글 쓰는 법을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작법도 결국 소설가로서 글을 쓸 수 있는 마음과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밀리언셀러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무명작가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에게도 역시 소설 쓰기가 맨손으로 언 땅을 파는 것처럼 고되고 지난한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막막한 심정으로 텅 빈 모니터와 눈싸움하는 날이 많았고, 자신만을 위한 작업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이 책은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라는 부제처럼 작가 자신이 처음 소설을 쓰기 위해 작업실을 구한 일화부터, 글쓰기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창작기, 거기에 더해 이 시대 소설에 대한 작가만의 생각과 소설 쓰기에 대한 디테일한 지점들을 망라했다.

목차

프롤로그 :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당신에게

1. 소설을 쓰며 생각한 것들


- 16년 전 소설편집자
- 10년 차 전업소설가

첫 번째 작업실 : 동인천 낡은 빌라

2. 나의 소설 작업 친구들

- 작업실
- 루틴
- 산책
- 독서

두 번째 작업실 : 카페

3. 이야기 탄생의 비밀 - 아이템과 제목 그리고 본질적인 고민 몇 가지

- 아이템이란?
- 아이템 떠올리기
- 제목이란?
- 좋은 제목이란?
- ‘아이템’과 ‘제목’이라는 원투 펀치
- 소설 창작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들

세 번째 작업실 : 공공 작업실

4. 소설 쓰기의 기쁨과 슬픔 - 플롯과 캐릭터

- 플롯이 도대체 뭐길래
- 당신의 이야기는 궁금한 이야기인가?
- 캐릭터 구상하기
- 당신은 남의 신발을 신어봤는가?
- 김호연 소설 캐릭터 열전

네 번째 작업실 : 문학관

5. 글 쓰기 마음 쓰기

- 첫 문장 쓰기가 너무 힘든 당신에게
- 노동요 : 글쓰기의 사운드트랙이 있나요?
- 글쓰기 금언 : 집필 생활의 영양제
- 글쓰기의 부적 혹은 토템
- 작가의 직업병 : 그 불치의 고통과 다스림에 대해

다섯 번째 작업실 : 계속되는 작업실 여행기

6. 마감하고 다시 쓰고 팔아라

- 마감력에 대하여
- 요원 중에 요원은 모니터 요원
- 출력본의 위력
- REWRITE : 다시, 쓴다는 것
- 론칭 : 당신의 작품을 세상에 어떻게 선보일 것인가?
- 당선 혹은 출간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

여섯 번째 작업실 : 이동 작업실

7. 쓰기 위해 읽다 - 작업실 서재 뒤적이기

- 《심플 플랜》 : 충분히 복잡한 작가의 계획
- 《캑터스》 : 선인장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그녀
- 《콜센터》 : 멀지 않은 수화기 너머 …… 청춘들의 아우성
-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 상 받은 소설이 모두 다 어렵진 않아
- 《인더백》 : 백 속 내용물을 알아내기까지
-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짧고도 긴, 강력한 이야기의 힘
- 《액스》 : 내 모가지를 지키니 위한 남의 모가지 자르기

에필로그 :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고 있다

부록 : 김호연의 스토리텔링 추천 작법서


- 스토리 전체
- 소설
- 시나리오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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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호연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 1974년 서울생.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 1974년 서울생.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가 되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와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를 펴냈고,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2021년 『망원동 브라더스』에 이은 ‘동네 이야기’ 시즌 2 『불편한 편의점』을 출간했다.

출판사 리뷰

이것은 소설을 위한 ‘작법서’가 아닌 ‘작업서’
소설가만의 글 쓰는 작업을 위한 에세이, 『김호연의 작업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대별 남자들의 문제와 삶을 그린 『망원동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이제는 밀리언셀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대한민국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 시대의 소설가 김호연이 22년 간 소설을 쓰며 살아온 작업 경험을 담은 에세이로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돌아왔다.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의 출간 이후 전국의 학교와 서점, 도서관에서 북 토크와 강연을 하며 수많은 독자를 만난 김호연 작가는, 그들이 자신의 집필 과정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다들 간절한 눈빛으로 글쓰기의 노하우와 소설 쓰기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그때마다 작가는 자신이 집필하던 순간의 디테일을 떠올리며 소설을 쓰는 과정을 복습한 후 답을 찾아야 했다고 이번 에세이에서 고백한다.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넘치는 창작욕을 담은 독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고 느낀 작가가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업실’부터 자신만의 소설 쓰기를 체화하며 배운 ‘소설 창작기’,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여러 공정,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시시콜콜하지만 중요한 지점들까지 모두 이 안에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작법’보다는 ‘작업’으로서의 소설 쓰기와 글쓰기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을 그의 소설만큼이나 술술 읽히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김호연의 작업실』은 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글쓰기의 태도와 소설 쓰기의 노하우를 빠짐없이 정리한 작품이다. 소설가로서 김호연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그동안 생각하고 품어왔던 바를 숨김없이 독자들에게 고백하고 있는 최초의 시도다. 결국 이 에세이는 글을 쓴다는 것, 소설을 쓴다는 것, 당신의 삶을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동시에 그가 생각하는 ‘소설’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숨김없이 밝힘으로써, 예비 소설가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창작 에세이다.

밀리언셀러 『불편한 편의점』이 탄생하기까지
소설가 김호연에게는 그만의 작업실이 있었다!


작가에게 소설 쓰기는 한 번 배우면 절대 까먹지 않는 자전거 타기와는 달랐다.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게 소설이었고, 그래서 새 작품을 쓸 때마다 거기에 맞는 스스로의 작법을 개발해야 했다. 그 작업 과정에서 느낀 바, 결국 작법은 스스로가 만든 기술이고, 그 기술을 만드는 능력은 일상의 반복된 작업 패턴에서 나온다는 것을 작가는 깨닫는다.

이른바 ‘루틴’. 그 루틴을 발휘할 수 있는 고정 공간 ‘작업실’. 그 작업실에서 쓸 글감을 떠올리는 ‘산책’ 그리고 집필의 근육이 되는 ‘독서’. 이 네 가지 요소가 작가의 소설 쓰기 친구가 되었고, 계속 쓸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결국 소설 쓰기도 글쓰기이며 자기만의 방식과 루틴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체화한 자, 즉 작가가 될 수 있었다.

한편 김호연은 스스로를 ‘작업실 절대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소설가에게 있어 작업실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작가에게 작업실이란 글쓰기를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한 진공의 공간이며, 그 자체로 글쓰기의 세계로 진입하는 웜홀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에세이에서 돋보이는 지점은 바로 작가 자신이 실제 입주하고 집필 활동을 했던 다양한 작업실들을 돌아보는 부분이다. 전업 작가가 되기로 처음 마음먹고 구한 동인천의 낡은 빌라부터 그에게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작품『망원동 브라더스』의 마감 작업을 하던 홍대의 한 카페, 『연적』,『고스트라이터즈』,『파우스터』를 구상하고 완성하게 해준 문학관, 『불편한 편의점』을 구현하고 마감할 수 있도록 해준 이동 작업실에 이르기까지…….

이 과정에서 작가는 소설가들이 마음 놓고 집필 활동을 할 수 있는 전국의 공공 작업실과 문학관을 스스로의 체험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소설가 김호연이 여섯 권의 소설을 써낸 과정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자리이며, 동시에 초보 작가 지망생들에게 자신만의 작업 공간을 어떻게 구하고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책의 말미, 작가는 ‘작업실 서재’라는 타이틀로 지난 10년 간 인상 깊게 읽은 7편의 소설에 대한 리뷰를 더했다.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스릴러부터 콩쿠르 상 수상작까지, 신인 작가의 빛나는 데뷔작부터 덜 알려졌지만 숨은 저력을 지닌 작가의 작품까지 가리지 않고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소설관을 보여줌과 동시에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또한 책에서 소개한 소설 작업의 디테일이 실제 소설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도 친절히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려 애쓴다.

그럼에도 아쉬웠는지 부록으로 김호연 자신이 이야기를 쓰며 영향을 받은 스토리텔링 작법서를 추천하고 있다. 스스로를 ‘작법서 덕후’라고 부르는 그가 인상적으로 읽은 작법서, 출간에 기여한 작법서, 추천사를 쓴 작법서 등을 소개하는데 여기엔 소설 분야 뿐 아닌 시나리오와 스토리 일반에 대한 작법서도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층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쓰며 배우고 써서 완성한다. 그리고 그 시간, 삶을 버티며 인생을 추스르며 보낸 나의 시간이 세상에 대해 쓸 거리를 만들어줬다. 이른바 글감. 시간이 만들어준 글감을 정리하는 건 글쓰기의 몫이었고 나는 그 몫을 꾸준히 수행한 자에 불과했다. 이 책은 글을 쓴다는 것, 소설을 쓴다는 것, 당신의 삶을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제 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_ 김호연

종이책 회원 리뷰 (23건)

구매 주간우수작 베셀 작가가 직접 말하는 나의 중노동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리**이 | 2023.04.26

'불편한 편의점'이란 제목을 접하고, 처음엔 시큰둥 했다. 어린이 소설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2권'을 한창 집필중이었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밀리언셀러가 되어버린 '달러구트 꿈백화점'이 한동안 화제를 일으키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소설이 하도 유명하다길래 '뭔가' 싶어 읽고 '차라리 내 소설이 낫겠다' 생각될 만큼 실망한 터라, 엇비슷한 풍의 제목과 건물배경의 책표지를 보고 마득찮아서 애써 무시했었다. 그러던 지난 겨울,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라며 꼭 읽고 싶다는 초4 아들녀석의 성화에 '불편한 편의점'을 주문했다. 

 

며칠 만에 완독한 녀석이 2권 마저도 사달라길래 내 귀를 의심했다. '애가 어른 소설을 읽고 뭘 알까, 몇 장이나 읽고 덮을까' 싶었지만 하도 졸라서 마득찮은 기분으로 사줬는데....모두 읽었다니! 나중에 2권은 1권의 감동만 못하더라는 녀석의 완독평을 들었지만 나는 '시간내서 읽어야 할 책'으로 찜했다. 뭔가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뭔가가 있구나 싶어서였다.(밀리언셀러는 달리 있는게 아닌가 보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김호연의 작업실>이다.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라는 부제의 이 책은 1, 2권을 더해 밀리언셀러가 된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김호연이 '전 이렇게 소설을 써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도 있지요...'라고 일종의 '영업비밀'을 밝힌 책이다. 

소설이 화제가 되자 강연도 잦아졌고, 독자 앞에 설 때 마다 '당신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비슷한 류의 질문이 많았고, 사정상 일일이 속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해 답답해 하던 차에 책으로 냈다는 집필동기는 '글쟁이' 독자에게는 반가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밀리언셀러 작가가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이 책에는 글쟁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자신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옮겨다닌 작업실, 글을 쓰며 하루를 보내는 루틴(특이하게도 그는 글을 쓰는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에 저녁 한 끼 만을 먹는다는...), 소설을 쓰면서 도움을 얻었던 작법서 책과 자신이 극찬해 마지 않는 놀라운 소설 몇 권도 리뷰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원래 뇌는 책읽는 일을 싫어한다고 한다. 글자를 눈으로 읽지만 내용을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추상적으로 새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는 책읽기를 싫어해'라고 말하면 정상이고, '나는 책읽기를 좋아해'라고 말한다면 뇌가 보기에는 '비정상적이고 몹시 피곤한 놈'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봐도 1년 동안 책 한 권이라도 읽은 대한민국 성인이 한 두 명에 불과하니, 어쩜 우리는 상당히 뇌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아는 '책읽는 기쁨'은 둘째 치고 '성공이든 부자든 튈려면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걸 하라'는 금언처럼 어쩌면 이런 세태일수록 책을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잠깐 밖으로 빠졌다. 돌아와서...여튼, 책읽기는 실로 고독하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하기에 글쓰기는 독서보다 30배는 더 어렵고, 고독한 일 같다. 무엇보다 글쓰기에 취하면 취할수록 '외로운 삶'을 피할 수가 없어서다(브런치를 들어올 때 마다 살짝 설레는 건 글쟁이들의 공간이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존재만으로 반가웠다. 지난 해에는 '7년의 밤'으로 유명한 소설가 정유정이 자신의 작업을 말한  <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나를 즐겁게 하더니, 올해는 이 책이 오랜 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 반갑게 했다. 뭐랄까....차무진의 '인 더 백'의 주인공 아들처럼 커다란 배낭에 들어가 김호연의 등 뒤에서 하루를, 한 달을 관찰하는 느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분으로 이 책을 일독하면 좋겠다. 따뜻한 볕 드는 조용한 카페에서 향 좋은 커피 한 잔 놓고 몇 시간 동안 김호연을 모셔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한다면, 커피 두 잔과 쿠키 몇 개 값을 내가 치른다면....이 책을 구입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을 것이다(이런 책은 내 맘을 흔드는 단 한 줄이라도 만난다면, 책값을 톡톡히 하는 게 아니던가). 

 

나는 이 책을 읽고 '불편한 편의점'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이 책이 당신의 글쓰기에 흥을 돋우는 계기가 되기를....읽고 좋았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이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주의할 점 하나! 

이 책은 YES24에서 단독으로 팔고 있다는 사실, 다른 곳에서 헤매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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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_김호연의 작업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보**자 | 2023.04.10

열정있는 독서가라면 읽었든 읽지 않았든 ‘불편한 편의점’을 잘 알 것이다. 출간 후 2년여 기간동안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도서구매 전(全) 사이트에서 석권하며 10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려 명실상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불편한 편의점1’을 재밌게 읽어 1년 4개월만에 나온 속편을 예약판매로 기다려서 읽을 정도였고 한 도시의 인구가 사서 읽을 만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마음이 동했다. 얼른 받아보고 싶었다.

패배는 없다. 이기거나 배우거나. p. 25 김호연/ 김호연의 작업실

김호연의 작업실’은 말 그대로 소설을 쓰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루틴과 지속할 수 있는 자세, 공간에 대한 디테일과 저자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책이다. 여타 세상에 널린 작법서와 달리 작업의 시작 전부터 출간 후의 여정을 현실적으로 아우르고 있으니 확실히 특별하다. 심지어 ‘소설의 가격’(p. 67)이라는 핵심 가치에 대해서 솔직하고 발칙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어느 작가의 글쓰기 관련 에세이에서 소설의 가격을 언급한 적이 있던가. 없다.

첫 날은 작업 파일을 만들고 아무 문장이나 쓰세요.

그럼 당신은 작품을 시작한 것입니다. P. 106 김호연/ 김호연의 작업실

글이 안 써질 땐 써야한다고 말한다. 첫 문장을 쓰기 어렵다는 사람들에겐 아무 문장이나 쓰라고 한다. 일단 시작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작법서가 아니라 이것은 작업서이다. 작업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이어나갈 수 있는지, 더 낫게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해 방법이 아니라 본인이 작업하는 예시를 들어주고 그 흐름을 친절하고 세밀하게 알려준다.

공감 가는 캐릭터를 쓰기가 힘이 드는가?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당신이 얼마나 공감하며 사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기 바란다. 상대방의 마음을 쉼없이 헤아려보기 바란다. P. 95 김호연/ 김호연의 작업실

작법서가 아닌지라 기대보단 호기심이 일었는데 역시 이야기꾼 답게 문체가 간결하고 찰떡 비유로 이해하기 쉬웠고, 무엇보다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김호연 작가님을 인터뷰하는 대담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았다.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뿐만 아니라 여러 명사의 글귀를 인용해서 근거를 뒷받침하고, 글쓰기를 독려하는 금언 모음이라든지 추천 소설과 그에 대한 리뷰 및 분석, 유용한 작법서 리스트까지 망라하고 있어 배경이 풍부하다. 특히, 집필하는 과정에서 작가 본인이 들었던 플레이 리스트를 공유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김호연님과 친해진 기분이다. 음악 취향이야말로 사적인 부분이 아닌가. 독자로 하여금 한층 가까워진 것처럼 받아들여졌으니 다분히 의도적이다. (웃음)

다른 작법서에서 다루는 공통적인 조언도 많이 있다. 작법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 글을 쓰고 출력할 것, 쓴 글은 숙성시켰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볼 것 등……. 하지만 개인적으로 놀란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제목이다. 평소에 나는 글을 쓰고 나중에 제목을 지었는데 김호연 작가님은 제목부터 정하고 글을 쓰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그 책의 방향을 잡아주고 일관성을 지킬 돛이 되어 줄 것이며 돛을 달아야 항해가 그나마 수월하다는 것이다.

제목은 당신의 작품 속 글귀 중 가장 중요한 글귀여야 한다.

P. 61 미상/ 김호연의 작업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들고 단 몇 시간만에 완독을 했고, 전(全) 내용을 다 읽은 작법서 내지 작업서로는 처음이다. 필요한 부분만 읽고 덮게 되는 작법서의 내용이 아니라 스테디셀러 작가의 비책을 발견해 첫 장을 폈는데 자꾸 뒷장을 넘겨보고 싶은 것이다. 이로써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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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김호연의 작업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E***U | 2023.04.09
작가도 아닌, 글을 쓸 일도 적은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나 또한 작업실이 필요한 창작자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비록 분야는 다르나 어떤 환경에서 창작물을 만들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자리에 앉아 작업을 시작하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우고자 선택하였다.

분야가 다르기에 차이점도 있었지만 세상 창작자들은 다 같은 마음인 것일까 할만큼 공감이 되는 구절들도 있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 앉기까지, 또 앉아서 실질적인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위로를 얻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낭비하는 시간들을 줄여나갈까 생각하게 되었다. 쓸모 없으면서도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는데 이겨내고 집중을 이어나가기 위해 매일 유혹들과 싸우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던 구절이다.

마감에 관한 챕터도 많은 공감이 갔다. 다만 마감을 고통스럽고 이겨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창작의 원동력이며 동반자로 여기는 모습이 앞으로 배워나가야할 점이라 생각했다. 타인과의 마감은 잘 지키는 반면 내가 만든 마감일은 밥먹듯 어기곤 하는데 나와의 약속도 지켜내기 위해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달리 해야겠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그림, 음악, 프리랜서 등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공간과 마음가짐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작업이 막힐 때마다 종종 꺼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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