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안헴 저/김소정 역
바웨창안 저/강은혜 역
십사랑 저/서미영 역
기도 소타 저/부윤아 역
바웨창안 저/강은혜 역
바웨창안 저/강은혜 역
삼천아살 2(십사랑 저/ 서미영 역/한스미디어/2021년 04월 28일)
드라마를 먼저 보고나서 소설책으로 보게 되었는데 드라마와 다른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드라마에서 생략된 부분도 세세하게 읽을 수 있고 인물들의 심리를 좀 더 파악할 수 있어서 몰입하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복수와 관련해서 엔딩이 어떤식으로 날 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끝맺음을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천아, 내가 널 어마나 사랑하는지 매일 수를 마신 것처럼 치한 느끼미야.'
담천은 틀린 글자를 고쳐서 연서를 다시 총각에게 돌려주었다. 총각은 눈물까지 질금거리더니 며칠 내내 일하러 나오지 않았다. (-51-)
순간 담천의 소매 밑에 있던 술잔이 넘어지며 그녀의 흰 치마 위로 술이 뿌려졌다. 마치 붉은 선혈이 번진 것 같았다. 담천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기이한 낯빛의 태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마음속 거센 파도가 끝없이 공격해왔다.(-165-)
"구운!"
담천은 크게 소리치며 글르 쫒아갔다. 평생 그리 빨리 뛴 적도 없었다. 포탄처럼 해석을 넘어뜨리며 필사적으로 달렸다. 결국 그의 방문 앞까지 쫒아갔는데 바로 눈앞에서 조가비로 만든 문니 힘껏 닫혔다. 담천이 문을 차며 소리쳤다. (-246-)
담천 뒤에서 걸음을 멈춘 이는 꽤 뜸을 들이고 나서 입을 열었다.
"너 자신을 꼭 그렇게 다그치지 않아도 돼."
담천은 그릇을 떨어뜨릴 뻔했다. 벌떡 몸을 일으켜 목소리의 주인을 위둥그런 눈으로 쳐다보았다. (-325-)
"바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담천은 좁쌀 한 줌을 쥐고 흔들어 보이며 구관조를 유혹했다.
"나한테 '착한 낭자'라고 부르면 먹게 해줄게. 안 그러면 그냥 굶어 죽든지! 거짓말쟁이는 누가 거짓말쟁이라고!" (-414-)
"그리 말씀하시니 생각이 나는군요. 지난번 제게 어떤 여인 때문에 천하무쌍 열돌이를 주시지 않았습니까.어떻게 ,그간 줄곧 천원국에 계셨는데, 그 여인은 찾으셨습니까?"
대승려가 소리 내 웃으며 대답했다.
"한마디로는 설명하기 어렵네."(-527-)
제희와 부구운, 담천과 부구운 사이가 묘하였다.우연과 필연, 유혹에 도취되는 것, 사랑의 조건이다. 향취산 아래, 누군가를 연모하고, 사랑에 따라서, 살아간다는 것, 두 사람간에 따스한 사랑은 희극과 비극이 교차되고 있었다.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사랑의 공식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소설 속 여주인공 담천, 그의 곁에 있었던 좌자전의 모습이 씁쓸하게 여겨지며, 사랑을 해도, 사랑을 안해도 후회한다는 걸 보여주는 중국 웹소설이다. 술이 치마에 흩뿌려지면서, 붉은 선혈이 보인다느 건,이 소설의 전체적인 복선이 느껴진다.
아직 중국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담천은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망한 나라의 담천은 제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지만, 활실에 살았기에 ,고귀하였고,기품이 있었다. 궁 안에서 살아온 삶, 궁 밖에서 살아가는 것, 그 안에서 복수의 끝은 어떻게 될지 느끼게 되었으며, 해피엔딩 속에서 비극이 감춰져 있다. 천년의 그리움과 설레임, 그 안에 감춰진 담천과 좌자진, 부구운 사이의 묘하게 꼬여버린 운명적인 대서사시가 느껴졌으며, 사랑에는 필연적으로 후회가 따른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하되, 사랑에 집착하지 않는 것, 좋아하되,좋아함에 도취하지 않는 것, 소설을 통해 , 천년의 그림의 깊이, 작가의 의도가 어디까지 인지 알게 되었고, 술술 읽혀졌다.
‘십사랑(十四郞)’의 ‘삼천아살(三千鴉殺)’은 선협 로맨스를 대표하는 중국 웹소설 작가 십사랑의 대표작이다.
딱히 1부 2부로 나눠지는 것 없이 연이어 계속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1권과 2권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1권이 이제 막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에 할애할 여유가 있었던 거라면, 2권에서는 그간 벌여놨던 이야기를 그러모아 정리하고 마무리해야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사실 2권의 전개는 복수라는 소설의 큰 줄기와 홍등의 설정 등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못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특히 좌자진이 그러했다.
이야기가 예정된 수순으로 이어졌다고 한 것처럼 결말 역시 어찌보면 좀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로 지어진다. 다소 동화같다고도 할 수 있겠다만, 그런만큼 대다수가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엔딩을 잘 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괜히 애매하게 여지를 흘리거나 큰 불만족스러움을 남기지 않아서 깔끔해 보이기도 하다.
소설은 중국에서 TV드라마 ‘삼천아살 : 천년의 그리움’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에서도 채널차이나에서 인기리에 방여된 바 있다. 드라마는 일부 각색을 거쳐 원작 소설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선호도가 갈릴 수 있는데, 둘 다 나쁘지 않으므로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하며 보는 것도 나름 재미지 않을까 싶다.
한국어판은 드라마도 종용되고 난 후 뒤늦게 발간한 대신에 중국 단행본에는 실리지 않은 온라인 특별 외전 두편도 같이 수록했는데, 좀 더 이 세계관과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혹시 후속작도 있다면 보고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