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 가머스 저/심연희 역
보니 가머스 저/심연희 역
로라 데이브 저/김소정 역
정혜진 저
십사랑 저/서미영 역
스테판 안헴 저/김소정 역
‘십사랑(十四郞)’의 ‘삼천아살(三千鴉殺)’은 선협 로맨스를 대표하는 중국 웹소설 작가 십사랑의 대표작이다.
선협 로맨스는 말 그대로 선협에 로맨스를 섞은 장르다. 선협은 그렇게까지 오래된 장르는 아니기 때문에 의외로 낯선 사람들도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무협지 풍의 동양 판타지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무협지가 다소 판타지스러운 능력 묘사가 있기는 해도 상당히 역사소설적인 면모도 갖고있는 것에 비하면 선협은 좀 더 신선이라는 판타지 쪽을 강화한 것으로, 한국으로 치면 양판소 정도의 위치에 있는 장르라고 보면 편하다.
동양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중국에서 유행한 장르이다보니 중국소설의 특징이라 할만한 낯선 한자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잘 안들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장르 자체가 인터넷 소설이나 라이트 노벨처럼 가볍기 때문에 이야기의 구도가 간단해 따라가기 쉬우며 비교적 잘 읽힌다.
이런 장르 특징은 이 소설 역시 동일하다. 초반의 낯선 용어들을 제외하면 전생이라든지 혼등이라든지 하는 설정들과 인간과 신선, 그리고 요괴 등이 나오는 세계관과 이야기 흐름은 그리 복잡하지 않으며, 장편 로맨스이기 때문에 나름 다각 구도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소위 막장 드라마 같은 것과 달리 크게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이 보여주는 로맨스도 딱히 지저분하거나 하진 않다. 오히려 때로는 노골적으로 시적인 대사를 읊어 대기도 하는데, 새삼 이런것이 선협 로맨스의 맛이라는 생각도 든다.
외적인 아름다움 뿐 아니라 지적이고 분명한 결의를 느낄 수 있는 등 캐릭터의 매력도 나름 잘 살려서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맛도 있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담천은 대경실색했다. 다급한 신음소리를 내며 그를 밀쳐내려고 발버둥쳤다.그러나 아무 소용 없었다. 그는 더없이 진한 입맞춤을 이어갔다. 강하고 단단하게 그녀의 얼굴을 붙들고 맞닿은 입술과 혀가 형체를 잃을 정도로 누르며 닿아왔다. 담천은 숨을 거의 쉼 수가 없었다. 심장에 맹렬한 불꽃이 타오르면서 온몸 곳곳으로 타들어가는 것 같더니 역으로 다시 큰 불길이 되어 솟아올랐다. (-34-)
눈 내린 향취산은 모두가 좋아하는 풍경이었다. 신주의 제자들은 평소에도 고고한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다들 스무살 안팎의 나이인지라 본마음은 그저 놀고 싶을 뿐이었다. 담천이 길을 걷는 동안 발견한 눈사람만 해도 이미 수십 개였다. 죄다 괴상한 모양으로 눈을 뭉처놓은 것에 불과했다. 그나마 하나는 제법 눈사람 같았는데, 날씬한 허리선과 소담한 어깨, 팔뚝의 모양새가 눈코입이 없어도 고아한 자태를 뽐내기에 충분했다. (-120-)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소인은 구운대인께 일편단심입니다. 이런 소인의 마음은 해와 달이 증명해...."
"그럼 두두 오라버니는?"
순간 담천은 사레가 들릴 뻔 했다.
"두, 두두 오라버니는 다르지요!"
구운은 아래턱을 매만지며 탄식하듯 말했다.
"흐르는 물과 흩날리는 버들과 같은 여인이 세상에 이리도 많을 줄이야. 앞전에는 두두 오라버니와 변치 않겠노라 맹세해 놓고, 그 다음에는 이 대인에게 충절을 고백하더니, 이제는 돌어서기도 전에 다른 사내에게 가서 섬기고 싶다고 하다니...."
'자기는 뭐 그리 떳떳하다고?' 담천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217-)
"이제 멸망한 나라지만 과거 대연국에 특별한 재능을 지닌 인물이 있었지요. 공저제라는 사람인데 그는 음률에 정통해 <동풍도화> 같은 절세의 곡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림 실력도 뛰어났습니다. 그림에다 듣도 보도 못한 선술까지 부려서 그림 족자를 펼치는 순간 감상하는 이가 그림 속 풍경에 실제로 가 있는 것 같은 환상에 바지게 했지요. 형님, 저의 이 부채를 보니 어떠십니까? 이 방 가득 들어찬 진주 보석을 죄다 팔아도 이 부채의 부챗살 하나도 사지 못할 것 같은데." (-324-)
제희는 현주가 싫은 만큼 추화 이모도 싫었다. 그래서 구실을 찾아 몰래 자리를 빠져 나가려 했다. 하지만 황실의 예를 다해야 한다며 어마마마가 기어이 현주와 함께 대화를 나누라 당부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현주는 제희가 지루하게 백지를 찢으며 통령술을 연습하는 것을 보고 마땅찮은 얼굴로 말했더. (-420-)
"아직 반 정도만 그린거라 나머지는 다 완성하고 나면 그때 주지.그대가 제희인 것을 알아본 때부터 그리하려고 했던 것이야."
담천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다 중얼거리듯 말했다.
"......공자제?"
"공자제든 부구운이든 그저 이름에 불과할 뿐, 그건 중요치 않아.중요한 건 그 때 공자제는 제희 곁을 지키지 못했고 늘한 발씩 늦었지만, 지금의 부구운은 그대를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야." (-513-)
중국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웹소설 <삼천아살>이다.이 소설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희이자, 담천이다. 대연국 황실의 자제였던 제희는 대연국이 멸망하자,저신의 신분을 숨기는 것이 급선무였다. 제희에서 마천으로 이름을 바꾸었던 건 살기 위한 자구책이다. 대연국이 멸망하고,요괴가 있는 천원국이 들어서게 된다. 공자인 부구운과 마천을 힘들게 하는 옛연인 좌자전, 그리고 그들 앞에 당도하는 여러 황실 공자들이 있으며, 춤을 추는 제희의 모습을 제희의 이종 사촌 현주는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망한 나라지만, 황실의 버보를 지키라는 의도에서 , 현주는 번번히 제희를 괴롭히는 명분을 찾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향취산, 제희의 옛 연인이었던 좌자진, 그리고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제희가 좋아하고 ,애틋하게 생각하는 두두가 있다. 소설은 사랑과 증오 ,혐오 사이에서, 주인공들의 여러가지 사랑과 애정의 흔적들을 읽을 수 있었다. 다가가고 싶지만, 자신의 처지로 인해 다가가지 못하는 제희의 순수한 애정의 흔적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지만, 자신의 처지로 인해 다가서지 못하게 되고, 사랑의 의미조차 타이밍을 놓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제일 가까운 사람이 방해를 하게 된다. 철저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하는 제희의 모습들, 훼방꾼이자 이종사촌 현주의 또다른 부분들 하나하나 엿볼 수 있으며, 중국판 사랑과 전쟁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제희 앞에 나타나는 요괴들, 그 요괴들이 앞으로 제희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할 것이며,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제 몫을 하고 있었다. 중국 웹소설이 가지는 묘한 판타지가 느껴지는 웹소설이다.
부구운의 제희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가장 인상적인 소설이었습니다. 부구운은 그녀에게 말합니다. 난 이번 생에는 평생 그 여인을 떠나지 않을 것이야. 그 여인이 원하지 않는대도 그녀는 반드시 내 사람이 될 것이다...물론 그 여인이란 제희였구요. 부구운에 비해 첫사랑이었던 좌자진은 우유부단한 그의 성격탓인지 고단한 운명의 수레바퀴속에 고난을 겪고 있는 그녀를 위해 조금도 도움이 되지가 않았네요. 신선과 요괴가 나오는 세계관이 돋보이는 무협로맨스도 무척 재미있네요. 아쉬운 점은 이 책의 페이지수가 너무나 적다는 점. 그리고 너무나 순정만화스러운 표지...
드라마 삼천아살 재미있게 봤어요 결말이 아쉬워 외전을 부르짖었어요 둘 사이 전생과 이후의 이야기를 원작 소설로 자세히 알게 되길 기대했습니다
담천이 열세 살 때는 이름이 담천이 아니었다. 그전에는 그녀는 그냥 제희라 불렀고 친근히 연희라고도 불렀으며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다섯 오라버니는 연연이라고도 불렀다.
대연국 공주인 제희는 좌상의 배신으로 나라가 망하고 백성들은 요괴에게 제물로 바쳐져 잡아 먹히게 됩니다. 제희는 자신의 하녀 모습으로 바꾸어 담천이란 이름으로 요괴를 제거하는 혼등을 찾아나서요.
그곳에서 만난 바람둥이 반신선 부구운은 담천을 시녀로 들이고 놀리다가 가끔 진지한 말투로 대합니다. 부구운은 담천이 제희라는 사실을 알아요.
"담천, 그대가 이렇게 내 앞에 있는데 어딜 더 도망칠 수 있을까? 난 그대를 잡았고 이후로도 절대 놓지 않을 것이야. 그대가 날 어찌할 수 있겠어?"
담천은 예전에 자신이 좋아한 좌자진의 눈을 멀게했고 그와 재회 후 마음이 흔들립니다. 자진은 제희에 대한 기억을 잃었지만 담천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다가와요. 자진을 짝사랑하는 현주는 담천을 괴롭히고요. 부구운은 담천이 제희였던 시절에 이미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어요.
구운은 멸망하던 대연국의 모습도 떠올렸다.
그 고대 위에서 그녀가 동풍도화를 추었고 불꽃처럼 붉은 그녀의 옷자락이 나풀거렸다.
이제 그녀는 없었다. 대연국과 함께 이 변화무쌍한 인간 세상을 영영 떠나버렸다.
1권은 드라마와 거의 차이가 없어요. 드라마에선 거울이 조연으로 비중이 있었는데 원작에선 거울은 잠깐 언급되는 정도입니다. 산주의 역할도 그리 크지 않구요 악역도 아니에요. 현주 엄마에 대한 언급만 있고 출연분은 없어요. 주변인물을 잘 정리했고 주인공 커플에게 집중할 수 있어 좋네요.
담천이 사랑에 대해선 무척 적극적이에요. 어린나이에 좌자진을 좋아할때도 그랬고 부구운을 좋아하고 난 후에도 비교적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차립니다. 물론 큰 목적을 가진터라 구운과 잘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두 사람의 속마음이 잘 드러나고 부구운이 은근슬쩍 챙겨주는 게 더 눈에 들어오네요. 재밌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