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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

왜 여성들은 산부인과가 불편한가?

디어드러 쿠퍼 오언스 저/이영래 역/윤정원 감수 | 갈라파고스 | 2021년 6월 11일 한줄평 총점 0.0 (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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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여성을 ‘위한’ 병원은 왜 여성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여성과 의학, 사회가 맺을 새로운 관계를 위해 넘어서야 할 유산
미국 남부 노예 오두막에서 시작된 현대 산부인과의 기원과 역사!

산부인과는 여성을 ‘위한’ 병원인데, 왜 여성들은 왜 산부인과에 가는 일이 불편할까? 산부인과 검진에서 지금까지도 흔히 쓰이는 검진 도구에는 왜 미국인 백인 남성 외과 의사 이름이 붙어 있을까? 여성건강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 되었을까? 진정 여성을 ‘위한’ 여성의학을 위해 필요한 상상력은 무얼까?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은 현대 여성의학의 기원을 살피며 이런 질문에 답한다. ‘산부인과의 아버지’로 불려 온 백인 남성 외과의들은 흑인 여성과 가난한 아일랜드 이주민 여성의 몸을 백인 ‘숙녀들’보다 고통을 잘 견디는, ‘의학적 초신체’로 평가하고, 그를 기반으로 현대 부인과학을 발전시켜 왔다. 흑인 여성이자 의료인문학자인 저자는 그 역사를 추적하고, 인종, 계급, 젠더라는 경계들을 더듬어 여성의학 발전사에서 지워졌던 여성들의 존재를 능동적인 역사적 주체로 다시 조명하고 복원한다. 그로써 ‘낙태죄’ 폐지 이후 여성의 몸과 사회, 그리고 의학이 맺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2021년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과 답을 제안한다.

목차

들어가며 미국 부인과 의학과 흑인의 삶
1장 미국 부인과 의학의 탄생
2장 노예제와 의학에서 흑인 여성의 경험
3장 상충적 관계─노예제, 성, 의학
4장 아일랜드 여성 이민자와 부인과 의학
5장 “의학적 초신체”의 역사와 의학적 시선
나가며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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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저 : 디어드러 쿠퍼 오언스 (Deirdre Cooper Owens)
의학, 노예제, 여성의 역사를 연구하는 의학사학자로 현재 네브래스카링컨대학 역사학과에서 의학사를 가르치며 의료인문학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글과 강연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대중과 학계에서 두루 지지를 얻고 있다. 첫 책인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은 2018년 미국사연구자협회Organization of American Historians가 꼽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과 젠더의 역사를 다룬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현재는 미국 노예제 시기 정신 질환에 대한 글과 노예해방운동을 주도한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의 생애를 장애라는 렌... 의학, 노예제, 여성의 역사를 연구하는 의학사학자로 현재 네브래스카링컨대학 역사학과에서 의학사를 가르치며 의료인문학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글과 강연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대중과 학계에서 두루 지지를 얻고 있다. 첫 책인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은 2018년 미국사연구자협회Organization of American Historians가 꼽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과 젠더의 역사를 다룬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현재는 미국 노예제 시기 정신 질환에 대한 글과 노예해방운동을 주도한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의 생애를 장애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전기를 집필하고 있다.
역 : 이영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살면서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움직임의 뇌과학』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세대 감각』 『모두 거짓말을 한다』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등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살면서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움직임의 뇌과학』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세대 감각』 『모두 거짓말을 한다』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등이 있다.
감수 : 윤정원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부인과전문의를 수료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전문의,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와 성소수자 진료, 낙태죄 폐지 등 페미니즘 의료와 여성 건강권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고, 2018년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주간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함께 지은 책으로 『소녀 × 몸 교과서』 『우리가 만드는 피임사전』 『배틀그라운드』 『불편할 준비』 『의사가 말하는 의사』 등이 있다.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부인과전문의를 수료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전문의,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와 성소수자 진료, 낙태죄 폐지 등 페미니즘 의료와 여성 건강권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고, 2018년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주간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함께 지은 책으로 『소녀 × 몸 교과서』 『우리가 만드는 피임사전』 『배틀그라운드』 『불편할 준비』 『의사가 말하는 의사』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여성을 ‘위한’ 병원은 왜 여성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여성의 몸과 의학, 사회의 새로운 관계를 위해 넘어서야 할 유산은 무엇인가?

산부인과는 여성을 ‘위한’ 병원인데도 왜 여성들은 왜 산부인과에 가는 일이 불편할까? 산부인과 검진에서 지금까지도 흔히 쓰이는 검진 도구에는 왜 미국인 백인 남성 외과 의사 이름이 붙어 있을까? 여성건강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 되었을까? 진정 여성을 ‘위한’ 여성의학을 위해 필요한 상상력은 무얼까?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은 현대 여성의학의 기원을 살피며 이런 질문에 답한다.

이 책은 ‘산부인과의 아버지’로 불려 온 외과의들이 여성병원을 세우고 여성의학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유색인’ 여성들을 백인 “숙녀”들보다 고통을 잘 견디고 성욕이 과도한, 예외적인 존재로 평가하고 이런 잘못된 환상을 어떻게 과학으로 둔갑시켜 전파했는지를 살핀다. 1장 미국 부인과 의학의 탄생에서는 여성건강이 부인과 의학이라는 공식적 분과로 자리 잡기까지 노예제와 노예 여성의 역할을 조명하고, 이 시기 인종적 편견들과 의학이 어떻게 맞물려 성장했는지를 다룬다. 2장에서는 나이 든 여성 노예의 역할이었던 여성건강 관리와 산파 일이 백인 남성들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동안 흑인 여성들이 어떤 방식으로 위치를 찾아 갔는지를 탐구한다. 3장에서는 노예제와 부인과 의학이란 틀 안에서 ‘여성성’이 다뤄진 방식을 규명한다. 4장에서는 대기근 이후 미국 북부로 이주해 온 가난한 아일랜드 여성 이민자들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의료 경험을 들여다보고, 흑인 여성의 경험과 비교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19세기 당시의 ‘흑인성’과 ‘여성성’이라는 관념을 파헤치고, 인종, 성별, 계급과 같은 범주가 얼마나 유동적으로 활용되었는지를 밝힌다.

이 책이 드러내는 주요한 문제는 산부인과라는 의학 분과가 만들어진 당시 사회에 내재한 모순과 억압, 폭력들이 어떻게 가치중립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또 그래야만 하는 의학 분과 내에 차별과 편견을 깊이 심게 되는가이다. 여성의학이 만들어진 배경이 노예제와 인종차별의 시대라는 사실은 오늘날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나아가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후, 많은 독자가 “슬프게도, 바뀐 것이 많지 않다”는 서평들을 남긴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력이자 자산이 될 인구를 문제없이 생산하게 하고, 그 생산을 위한 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쓰인 노예제 시기 여성의학은, 여전히 오늘날 사회가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시각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직업이나 경제적 상황, 성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도덕적’ 평가, 결혼과 출산 여부 등에 따라 치료와 처치에서 여성이 받는 차별 역시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는다.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시공간적 거리는 우리에게 드리운 이런 그림자들을 더 선명하게 하고, 오늘날 여성의 몸과 사회, 의학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게 할 것이다.


여성건강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의학’이 되었는가?
미국 남부 노예 오두막에서 시작된 현대 산부인과의 기원과 역사!

‘부인과 의학의 아버지’이자 1855년 뉴욕에 공식적인 미국 최초의 여성병원을 설립한 매리언 심즈는 그보다 10년 앞서 앨라배마에 비공식적인 미국 최초의 여성병원을 설립했다. 단, 이 병원은 흑인 여성 노예들만을 위한 병원이었다. 이곳에서 이루어진 도전적인 실험과 혁신적인 수술로 인해 여성 생식기에 관한 수많은 의학 저널 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부인과를 포함한 미국의 의료 기술은 변방을 벗어나 세계적 중심에 위치하게 됐다.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는 도구인 “심스질경”을 만들고, 이런 성장의 주역이 됐던 심스는 유럽으로 초청을 받아 부인과 시술을 할 정도로 국내외적인 명성이 높아졌다.

19세기 당시 미국인들에게는 성공률이 높지 않은 외과적 치료 자체가 낯선 경험이었다. 심스의 아버지가 의사가 되겠다는 아들에게 그 직업으로는 어떤 명예도 성취할 수 없다며 화를 냈던 일화에서 보이듯 당시 미국에서 의사라는 직업과 의학계는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미국인들의 사고 안에서 여성이란 유약하고 신경과민인 하위 집단일 뿐이었고 그런 이들의 생식건강을 다루는 일은 백인 남성 외과의에게 마땅한 일이 아니었다. 그중에도 노예 신분인 흑인 여성들의 생식기를 치료하는 일은 고귀한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기에 심스를 비롯한 ‘부인과의 아버지’들이 있기 이전에 미국 여성의 생식건강과 출산은 나이 든 흑인 노예 여성의 소관이었다. 하지만 노예주이기도 했던 백인 외과의들은 노예라는 자산의 증식, 평가와 거래에서 중요했던 여성의학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당시 의학계 안에서 부인과가 공식적인 의학 분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실험을 발표하는 것 만한 방법이 없었다. 유럽의 ‘과학적 인종차별주의’ 영향 아래서 의학수련을 받았던 이 외과의들은 생식력이 강하고 고통에 무감하다고 알려진 흑인 여성의 몸을 통해 실험적 부인과 실험을 수행했고, 왕성하게 발표했다. 노예들을 위해 지어진 최초의 여성병원 ‘환자의집’은 실험체와 수술 간호사 등의 노동력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장이 되었다. 미국 남부 외과의들은 이 ‘환자의집’들을 경유해 방광질루 치료, 제왕절개 출산, 난소절제술 등 혁신적인 부인과 수술들을 성공시키게 된다. 이렇게 미국 남부 백인 외과의들의 계속되는 실험과 논문 발표는 여성의학을 공식적인 의학 분과로 자리 잡게 했고, 그 과정에서 흑인 여성에 대한 인종적, 성적 편견을 점점 더 강화하며 노예제, 의학, 자본주의의 결속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탄압받는 자들’ 모두를 위한 치유의 공간은 어떻게 가능한가?
노예제, 인종차별, 성차별이란 폭력에 맞서 서로를 치유하고 저항한,
현대 여성의학 발전사에서 지워진 여성들을 조명하다

여성의학이란 장 안에서 여성과 여성의 몸은 복잡한 층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난한 아일랜드 이주민 여성의 의료 경험은 이런 복잡한 층위를 잘 보여 준다. 대기근으로 인해 도미한 아일랜드 여성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고, 비혼이며, 가난했다. 이들은 피부색과 무관하게 흑인 여성과 마찬가지로 고통에 무감하고, 과다성욕이며, 튼튼한 생식기관을 가진 존재로 인식됐다. 다만 자산 증식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환영받던 흑인 여성의 출산과 달리 아일랜드인 여성들의 출산은 환영받지 못했다. 자유민이었지만 사회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직업 선택의 폭이 좁았던 이 여성들은 육체노동과 성 노동에 주로 종사했고, 이들은 ‘자제력 없이’ 아이만 많이 낳는 사회의 짐 취급을 받았다. 이들은 가톨릭교회의 지원으로 점차 ‘보호받는’ 백인 여성의 범주에 포괄되지만 ‘여성이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음핵절제를 받는 백인 여성들 역시 억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하지만 백인 가부장주의에 입각한 여성의학 안에서도 백인/남성/노예주/치유자와 유색인/여성/노예/환자라는 이분법적 관계로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관계들이 존재했다. 특히 여성병원 안에서 수동적인 환자이자 실험체였던 여성들은 치료와 수술에서 회복되기도 전에 다른 여성들을 능동적으로 치유하고 돌보는 수술 보조원이자 간호사로 교육받고 능숙하게 그 일을 행했다. 열다섯 살 때부터 노예 산파이자 간호사로 일했던 레나 클라크는 탁월한 실력으로 노예 여성뿐 아니라 백인 여성들까지 치료했으며, 자기 일에 큰 자부심을 표현했다. 노예였던 밀드레드 그레이브스는 백인 남성 산과의들의 조소와 경멸에도 굴하지 않고,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뒤까지 백인과 유색인 여성-환자들의 신뢰를 받으며 숙련된 간호사이자 산파로 일했다.
여성의학의 역사는 의학과 같이 가치중립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분야에 인종, 계급, 성별과 같은 정체성과 그와 연관된 고정관념, 관행 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가 된다. 병을 설명하고 다루는 일은 사회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큰 중요성을 가지며, 의학이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마땅한 말이다. 하지만 최초의 여성병원만큼이나 오늘날 여성들이 건강을 위해 찾는 공간들은 가치중립적인 공간과는 거리가 있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여성건강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여성들이 여전히 여성병원을 치유의 공간인 동시의 억압의 공간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 책에서 먼 과거의 이야기를 소환하는 뜻은 때로는 보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고 차별적인 역사 속에 빚어진 현대 여성의학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저자는 한 세기도 더 지난 과거의 유산이 오늘날 여성들의 삶에서도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직시하고, 그 유산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다. 그런 변화를 위한 상상력을 저자는 지금까지 역사 속에 의도적으로 지워지거나 잊혔던 여성들에게서 찾았다. 그리고 그 발견을 통해 저자는 현대 여성의학을 가능하게 한 것이 그저 노예제, 인종차별, 성차별과 같은 폭력만이 아니며 그 같은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서로를 치유하고 함께 저항했던 여성들의 힘과 회복력, 자기 생과 몸에 대한 애정과 긍지임을 확인했다. 또한 저자는 다양한 여성의 의료 경험을 통해 ‘다름’이 얼마나 임의적이고 유동적으로 정의되며, 그 정의가 또 얼마나 간단하게 폭력의 동력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환자인 동시에 치유자, “노동하는 여성”이자 보호가 필요한 ‘숙녀’로 지칭되는 이 여성들의 정체성은 이들이 피해자나 저항자로만 함축할 수 없는 복잡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종이책 회원 리뷰 (1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억압 받는 느낌의 그 곳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2* | 2021.04.18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에서 발견했던 책이었다.
여자라면 한 번은 가보는 산부인과가 왜 불편한 것인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떤 사람인지 모를 이들의 손가락질이 기다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따라올 것 같다는 느낌이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서평단을 신청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을 수 있었다.


책은 1800년대의 미국에서 일어난 일들로 시작했다.
그때의 미국은 인종차별이 만연한 '흑인 노예'가 존재하던 곳이었다.
(미국에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지만)

여성의학이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 여자 노예를 관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참 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물론 의학이 발달하기 위해서 시체를 해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여성의학은 여자 노예가 가지는 생산성, 즉 여자 노예가 낳은 노예가 될 아이를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내내 우리나라의 과거였던 일제 강점기가 떠올랐다.
희생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그 일을 자행한 의사들의 업적으로만 남아 있었다는 것이 화가 났다.

그리고 그 시절에 제멋대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의사들의 편견이 지금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잘못된 편견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작가의 치료 과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 참 안타깝고 화도 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났을 때 어떤 이유에서 제목이 '치유와 억압의 집'인지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이 들어서 복잡하게 느껴졌다.
불편한 점들이 크게, 그리고 많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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