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저
유타루 글/김윤주 그림
황건 저
김상현 글/박선하 그림
예병일 저
"우리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중간 어디쯤에 있어"
요즈음 연예계, 스포츠계 학폭 미투가 끊임없이 인터넷 포털에 오르내리고 있다. 힘들게 본선 경쟁에 오르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이들도 과거에 저지른 학교폭력으로 인해 오명을 씻지 못하고 그만 하차하는 경우가 있어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쉬쉬하고 있었던 운동부 폭력이 피해자의 증언과 함께 속속히 밝혀지고 있어 모두들 당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는 학교폭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청소년 소설이다. '넥스트아이돌스타'라는 공개 경쟁 프로그램에서 주인공 김아름은 일약 스타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일어난 왕따, 은따 사실이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밝혀지면서 결국 하차의 위기를 맞이한다. 책 제목처럼 중도 하차가 된다면 그다지 독자들에게 환기를 주지 않을텐데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가해자로 지목된 소녀A(김아름)와 피해자 구유진이 극적으로 화해가 이루어진다. 사실 두 당사자 모두 피해자이기도 하다. 피해의 경중을 따질 수 없지만 소녀A는 피해를 피하고자 가해자로 돌변하고 결국 위 사실이 밝혀져 스스로 프로그램 중도 하차를 선언한다. 공개적으로 잘못을 시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였던 구유진은 용서를 하게 되면서 극적 반전이 이루어진다.
사실, 학교폭력 사건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확실하게 보여지는 가해자도 있지만 주변에서 맴돌며 방관하는 가해자도 있다. 어떻게 보면 구경꾼 행세하는 가해자가 더더욱 무서울 수 있다. 누구든지 학교폭력 상황을 인지했을 때 멈추라고 시그널을 보내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피해의 규모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결국 학교폭력에 관계된 이들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 중간 어디쯤에 애매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상처를 받았으니까, 누군가 상처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우리 사회에 학교폭력이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정부 주도로 다양한 방법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폭력의 뿌리는 더욱 견고하게 흔들리지 않고 자리잡고 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 그리고 타인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깊은 배려가 없는 곳에서, 폭력의 씨앗이 싹트게 된다. 공감은 환대나 타인을 온전한 인간으로 인식하는 능력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다.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의 또 다른 주인공 '나나'는 타로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다. 그녀도 지독한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본인이 당한 아픔과 고통이 있었기에 '소녀A', '구유진'의 아픔을 공감해 줄 수 있었다. 학교폭력은 공감이 왜곡되었을 때 나타나는 행동 유형이다. 공감은 단순히 남을 동정하는 차원이 아니라, 타인이 가지고 있는 다름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의 열쇠는 가해자를 적발해내거나 제압하는 것에 있지 않고, 가해자의 편을 줄이고 피해자의 편을 늘리는 데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대상이 방관자이다. 어떻게 방관자를 방어자로 돌려세우는가가 학교폭력 예방의 열쇠인 것이다. 이때 방관자들을 피해자에게 돌려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타인의 상태 정서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