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발다치 저/허형은 역
찬호께이 저/강초아 역
레이먼드 챈들러 저/김진준 역
미야베 미유키 저/이기웅 역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저/강승희 역
세라 워터스 저/최용준 역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의 텍사스. 거기서 흑인 대런은 텍사스 레인저로 일하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란 쉽게 말하면 텍사스 주의 FBI라 할 만하다. 현재 그의 삶은 내딛는 곳마다 진창인 상황이다. 가정에 대해서라면 아내 리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고 일에 대해서라면 한 흑인이 자신의 주거를 침입했다는 이유로 백인을 쏘아 죽였는데 대런이 그 흑인을 비호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정직을 당했다. 그러다 친구인 FBI 그렉으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텍사스 주 라크에서 일어난 두 명의 살인 사건을 개인적으로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한 명은 흑인 남성이고 다른 한 명은 백인 여성이다. 라크는 인구가 17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라, 갑자기 살인이 두 번이나 연이어 일어난 것이 아무래도 사건들 사이에 뭔가 연관 관계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대런은 텍사스는 자신의 고향이지만 여전히 여기서는 흑인 보다 백인의 살인 사건을 중시한다는 걸 알기에 자신이라도 나서서 흑인 살인 사건을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렉의 제안을 수락한다.
에드거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CWA 스틸 대거 상과 앤서니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애티카 로크의 '블루버드, 블루버드'는 이렇게 시작한다. 제목의 블루버드는 미국의 블루스 가수인 존 리 후커가 발표한 노래에서 따온 것으로 한 편으론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대런을 상징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살해당한 흑인 마이크 라이트를 찾아 라크 마을에 온 아내 랜디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두 인물이 소설의 주역이 되는데, 그들은 함께 하면서 살인 사건들에 얽힌 진실과 그 와중에 받게 되는 아픔을 나눠 나간다. 작가가 이 둘을 하나의 관계로 묶는 것은 아마도 같이 부부 관계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런도 아내 리사와 거의 결별 직전까지 가 있지만 랜디 역시 죽은 남편과 이혼의 위기까지 다다라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런은 아내가 떠날 것을 알면서도 텍사스 레인저를 그만둘 수 없고 랜디 또한 왜 남편이 여기까지 와서 살해당했는지 알기 전까진 라크를 떠날 수 없다. 이건 그대로 왜 대런 같은 흑인들이 얼마든지 텍사스를 떠나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인종차별이 심한 텍사스를 떠나지 않는 것인 지에 대한 이유와 그대로 이어진다. 거기에 대런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것이다.
'텍사스는 고향이니까요.'
내가 읽은 '블루버드, 블루버드'는 인종차별이 여전한 미국 현실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쉽사리 끊을 수 없는 관계의 딜레마를 뭉근하게 보여주는 스릴러였다. 그건 라크에서 유일하게 흑인이 출입할 수 있는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제니퍼를 둘러싼 관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니퍼에게 얽힌 과거, 갑자기 제니퍼와 시작된 사랑 때문에 헌신했던 음악 밴드를 떠나 그녀의 곁에 정착하고야 말았던 조, 그리고 죽기 직전에서야 밴드를 홀연이 떠나버렸던 그를 용서한 삼촌의 뜻에 따라 그의 기타를 돌려주기 위해 라크로 찾아온 죽은 마이크 라이트 하며. 이것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이야기 임과 동시에 떠날 수 없는 자들이 그것을 숙명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관계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소설이 문제로 삼고 있는 인종차별 역시 후자와 관계가 있다. 그러니까 결국 미국이라는 곳을 백인과 흑인 둘 다 떠날 수 없다면 소설에 등장했던 허다한 죽음과 같은 커다란 비극을 양산하기 전에 전과 같은 차별과 적대의 시선은 거두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애티카 로크의 '블랙버드, 블랙버드'는 놀랍도록 세밀하고 생생한 등장인물들과 사회의 묘사를 통해 은근히 거기에 대한 사유로 이끈다. 그렇다고 재미 보다 깊이가 더 뛰어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깊이 천착하게도 만들지만 전개될 수록 밝혀지는 사실들 때문에 확실히 후반으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붙는, 스릴러적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기 때문에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릴러적 재미도 살아 있고 현재 미국 남부 사회의 현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소설을 아무래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 『블루버드, 블루버드』는 블루스 가수 '존 리 후커'의 노래 <블루버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으로 정했다고 한다. 고향을 떠난 이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한 가사처럼, 이 작품은 범죄소설로 접근해 인종과 이념을 넘어 지역과 세대간 갈등으로 분열해가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하이웨이 59 시리즈’로 불리는데 작품 속에서 59번 고속도로가 북쪽으로 가려는 흑인들의 희망을 담은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텍사스 외곽의 59번 고속도로 변의 작은 마을들을 배경으로 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이 관통하는 문제는, 정의 구현이 과연 정의롭기는 한 것인지 묻고 있다.
'대런'의 윗 세대는 노예 시절부터 대대로 텍사스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토박이다. 한 백인 남자가 노예들에게 유산으로 농장을 남겼고 '매슈스'라는 성을 갖게 되었으며 열심히 운영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미국 내 인종차별이 극심한 텍사스에서,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한 '대런 매슈스'는 최초의 흑인 레인저인 윌리엄 삼촌과 변호사인 클레이턴, 두 삼촌의 정성으로 자랐다. 시카고의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를 준비중이었으나 백인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제임스 버드 주니어 사건'을 계기로 고향 텍사스로 돌아간다. 정의 구현을 위해 그곳에서 레인저가 되었으나 남편이 변호사가 되기를 변함없이 갈망하는 아내와의 충돌을 겪고 있으며, 레인저 신분에 사적인 요구를 들어준 이유로 정직 상태다. 그러나 그것은, 백인우월주의자가 흑인을 향해 폭주하는 위협을 중재했을 뿐이다.
텍사스 셸비 카운티, 인구 178명이 사는 작은 마을 '라크'의 강 하류에서 사흘 간격으로 두 명의 시신을 연이어 발견한다. 시카고에 거주중인 흑인 남성 변호사 '마이클 라이트'와 마을 술집에서 일하던 백인 여성 '미시 데일'이다. 대런은 어떤 식으로든 인종 문제가 얽혀 있다는 FBI 친구의 예감에 공감해 징계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살인사건을 향해 뛰어든다. 그곳에서 백인과 흑인 간에 팽팽한 긴장감과 어색한 친숙함을 동시에 감지한다. 대런은 죽은 미시의 남편 '키스 데일'이 라크 출신이며 전과자란 점에 주목한다. 텍사스 'ABT(아리안 브러더후드)'는 텍사스 교도소에서 시작되었고 교도소는 그들의 번식지 역할을 해왔는데 ABT에 들어가려면 흑인을 죽여야 했다. 대런은 키스가 형기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흑인 남성이 죽고 이어 그의 아내가 죽은 것에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69년간 라크에서 살아온 '제네바'는 이 카운티에서 마땅히 들를 곳이 없는 흑인들을 위한 카페 '제네바 스위트의 스위트'를 유일하게 탄생시킨 흑인 여성이다. '월리(월리스 제퍼슨 3세)'는 465m2 저택에서 제네바의 카페를 한눈에 내다 볼 정도로 인접해 있는 백인이며, 죽은 미시가 일한 술집과 이 마을의 땅을 대부분 소유한 강력한 실세이자 권력자이다. 최악의 이웃인 두 사람의 영역이 이토록 가까이 맞물려 있는 것이 요상스럽다.
"이번엔 백인이야."
"코리건에서 백인 여자가 살해당했을 때 기억하지?
50킬로미터 반경에 있는 모든 흑인 남자들을 연행했잖아."
"하지만 지난주에 흑인 남자가 살해당했을 때는
아무도 그런 짓거리를 하지 않았어."
"그 남자에 대해서는 다들 생각조차 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번엔 백인 여자가 죽었으니 상황이 다르죠."
p24
같은 살인사건을 두고도 흑백논리로 구분한 상황은 미국 사회 전반에 인종 차별이 만연하다는 증거이며, 현재까지도 백인이 흑인을 해하는 행위를 매일 뉴스로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짐 크로(공공시설에서 백인과 유색 인종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법)가 죽은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것은 거의 없다. 헌데 최근에는 인종차별을 겪은 흑인들이 가해자로 둔갑해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 범죄가 심상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60년대에 어린 흑인 노예 소녀였을 제네바는, 어떻게 고속도로 인근 땅을 구입해 유일한 흑인들의 카페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 바로 월리의 아버지였던 제프가 제네바를 사랑한 대가였다. 그곳은 흑인들을 위한 유일한 장소가 되었고 더이상 제네바의 가족은 소작농 생활을 하지 않았다. 얼마 뒤 '조 스위트'가 나타났고 제프는 조를 인정하며 물러났다. 하지만 월리는 '그녀가 자신에게서 훔쳐간 그곳'을 자기에게 다시 넘기라며 수년 동안 종용중이다. 조의 아들 '릴 조'는 이미 사망했으나 릴 조는 조의 혈육이 아닌 제프의 아들이자 월리의 이복형제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서로 연결된 핏줄을 어쩌지도 못하는 하나의 가족으로 엮여 있다. 이들의 콩가루 가족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혈육이 탄생했으니 바로 미시가 낳은 아들이다. 아이는 다름아닌 릴 조의 혈육이자 제네바의 손자이다. 미시는 남편 키스를 속였으나 키스는 이미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마이클의 삼촌 '부커'와 제네바의 남편 '조 스위트'는 함께 여러 지역에서 공연을 하던 밴드 멤버였다. 하지만 당시 스물한 살의 제네바에게 첫눈에 반한 조는 라크에 계속 머물렀고 밴드는 자동 탈퇴된다. 그들의 차에 남겨진 조의 기타는, 부커가 죽음으로써 조카 마이클에게 남겨졌고 부커 삼촌의 유언으로 제네바에게 가져다 전한 것이다. 조와 제네바는 40년 이상을 함께 살았으나 조가 강도를 당하면서 사망했고, 마이클은 6년 전 조의 죽음을 파헤치고자 마을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그가 표적이 되었다. 하지만 마이클이 시카고에서 1600킬로미터를 달려서 라크에 온 결정적 이유는, 흑인들에게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사건 수사, 조 스위트의 진범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네바에게 제안했던 것이다. 결국 마이클은 6년 전 조 스위트 사건 때문에 살해된 것이다. 그리고 제네바를 사랑한 것은, 월리의 아버지 제프와 그의 아들 월리였으며 6년 전 사건은 질투와 시기가 부른 참사였다.
마이클은 실종됐던 날 밤에 미시가 일했던 술집에 있었다. 흑인 남자가 먼저 죽었고, 사흘 뒤 백인 여자가 죽었다. 하지만 뻔한 사건 전개, 수년간의 역사의 물결에 표류해 오던 그런 시나리오와는 뭔가 다르다. 마이클과 미시의 사건은 인종 갈등으로 출발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인종 차별의 전형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사랑과 아주 오래전부터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가족간 인연의 사슬에 있었다. 인간 본성의 가장 근본적 요소가 증오가 아닌 사랑이라는 사실, 증오는 또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이다. 두 건의 살인사건은 이를 에워싼 애증관계가 곪을대로 곪아 터진 상처이자 진실의 실체이다. 저속한 표현을 빌리자면, 흑과 백의 두 집안이 얽히고 설킨 콩가루 가족사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주인공인 대런 매슈스는 텍사스 레인저입니다.
셸비 카운티, 주민이 200명 조금 넘는 작은 마을인 라크에서 시카고에서 온 흑인 남자와 마을의 백인 여자.... 일주일에 두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마침 민감한 인종 관련 사건에 연루되어 정직 중이던 대런은 FBI인 오랜 친구 그렉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비공식적인 의뢰를 받게 되지요.
어때~뭔가 냄새가 나지~
네가 레인저가 된 이유가 이런 사건 때문 아니겠어?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처지도 잊은 채 59번 도로를 타고 라크를 방문하고 사건의 중심에 있는 고속도로 옆 제네바의 작은 카페를 들어서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미국스러운 사건과는 다른 패턴에 무엇인가 있다고 직감한 대런...
폐쇄적인 마을의 알 수 없는 사람들 속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관심을 가지고, 찾을 수 있는 정의를 위해
텍사스 레인저로서, 매슈스가의 대런으로서 수사를 하게 됩니다.
" 레인저에게는 진실이 아닌 것은 충분하지 못했다."
그가 결국 찾게 될 진실과 놓치게 될 것은 무엇일지.
그냥 형사는 가라~나는 '텍사스 레인저'다!!!
수사물을 보다 보면 가끔 텍사스 레인저를 본 적이 있는데 일반 경찰들과는 다른 그들의 포스가 제법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다 보니 별별 법 집행기관도 다 있다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었는데 대런 매슈스를 통해 이번에 제대로 만나게 되었네요.
- 텍사스 레인저는 일반 경찰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혹은 해결하지 않는 범죄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데(p55)
보안관들과의 미묘한 기싸움이라든지,
아무래도 이방인이다 보니 마을 주민의 협조 등 절대적인 수사권한이 있어도 쉽지 않아 보이고
게다가 조직 내에서 지나친 인종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백인 레인저들의 미움까지 받고 있기에(이번 작품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안팎으로 대런 매슈스의 투쟁은 험난할 것 같아 보입니다.
책을 읽기 전 미국 내 인종 문제로 이슈가 된 사건들을 생각하며 다소 과격하면서도 큰 스케일을 예상했었는데 그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블루버드, 블루버드>는 작은 마을 라크를 통해서 그곳 사람들의 뿌리 깊은 갈등이 보여주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씁쓸하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의... 분위기가 전해진다 할까요.
대런 자신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흑인들의 삶에 대한 관심과 일종의 사명감으로부터 비롯된 독자적인 수사는 라크 사람들의 삶을 파고드는 진중한 전개와
(블루스에 대해 하나도 모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제네바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블루스 음률이 마치 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순간순간의 아득함으로 더 빠져들게 만드네요.
결국 진실은 밝혀지고 사건은 마무리되어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더니~~ 앞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낼 발암 캐릭터까지 등장하면서 (네가 거기서 왜 나오냐!!!)
마무리마저 강한 여운과 기다림을 남겨둡니다.
얼마나 속을 썩일지... 저는 다음 편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떡밥을 덥석 물어보려 합니다.
*** 시리즈 첫 권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볼 때는 대런이 속해있는 텍사스 아리안 브라더후드 조직을 수사하는 TF 팀에서의 활동을 비롯해 진짜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생각을 듭니다.
고독한 형사 스타일의 캐릭터에, 인종 의식과 텍사스 레인저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
대런 매슈스란 인물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오늘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이 부분 역시 기대가 되네요.
59번 고속도로~그 길 위에서의 대런 매슈스의 머나먼 여정,
그 시작을 알린 '블루버드, 블루버드'
기발한 사건, 기막힌 반전이 아니어도 매료되는
단지 피부 색깔일 뿐인데 나누어지는 사람들의 삶과 범죄로 이어지게 되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감정을 잘 그려낸 무게감 있는 이야기로
역시나 역대급 수상작 다운 면모를 확인해봅니다.
이제 그의 뜨거운 피가 또 어떤 곳으로 향하게 될까요.
그곳이 어디든 기대해도 좋을 highway 59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아직도 장르소설은 가볍다고만 생각하는 분들에게 더욱 더 추천해봅니다!!!>
Yes24 북클럽으로 읽었다. 고른 이유는 놀랄 만큼 용량이 작아서… 어지간한 책들은 30, 40, 심지어 100MB도 쉽게 보는데 이건 2MB가 채 안되길래 처음엔 단편 미스터리인가 했다. 지금은 불필요한 폰트 데이터를 제거하고 날씬하게 전자책을 만든 출판사의 솜씨이려니 생각하고 있다. (미스터리/스릴러 전문 출판사인 네버모어의 전자책 용량을 보면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든다. 보기에 불편한 점도 전혀 없는데!)
여튼 책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특이한 설정이다. 옛 서부극에서나 들어 본 것 같은 ‘텍사스 레인저’ 대런 매슈스가 주인공인데, 흑인이다. 익숙하지 않은 세계이지만 다 읽은 지금은 이 주인공 설정만으로 얼마나 부글부글 위태위태한 갈등이 이 이야기에 들어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작은 텍사스 마을에서 연이어 백인 여자, 흑인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 정직 중인 텍사스 레인저 대런이 문제를 느끼고 사건에 뛰어든다.
흔히 섞어서들 부르는 미스터리/스릴러 요소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작가 애티카 로크는 TV 시리즈 작가 출신이라니 긴박한 장면 묘사의 출처가 짐작되고, 큰 줄기는 챈들러-해밋으로부터 이어지는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인데 공권력이지만 소외받는 흑인 정체성이 더해져 묘한 재미를 준다. 본 사건에 곁들여 대런을 정직 상태로 몬 사건의 이야기도 계속 궁금하게 한다. 정말 좋은 점은,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이면서 훌륭한 파일럿이라는 건데 마지막 장면을 읽은 후로 속편을 안 기다릴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