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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저/이창실 | 1984Books(일구팔사북스) | 2021년 6월 8일 한줄평 총점 7.8 (3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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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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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프랑스가 사랑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를 출간한다. 자신이 태어난 도시 크뢰조에 머물며 오로지 글쓰기에만 헌신하고 있는 이 작가는 침묵 속에서 건져 올린 깊이 있는 사유와 어린아이와 같은 그의 순수한 미소를 닮은 맑고 투명한 문체로 프랑스 문단과 언론,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보뱅의 책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일상과 자연을 주시하고 예술에 감응하며 주변의 인물들에 귀 기울이는데, 이 모두는 보뱅의 시선과 문장들로 빛을 발한다.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는 독서와 글쓰기로부터 출발해 고독과 침묵, 우수와 환희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지나 마침내 ‘사랑의 시’에 이르는 아름다운 여정이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삶은 “우리를 잠시도 놓아주지 않는 삶’이며, ‘신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처럼 온갖 잡다한 것들의 축적으로 질식할 듯한 삶’이라 말하는 작가는 소음과 부산함으로 가득한 출구 없는 세상에 출구를 그리고, 깊은 사색으로부터 퍼지는 변함없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우리를 안내한다. 짧은 서문과 잇따르는 아홉 편의 텍스트를 모아 엮은 길지 않은 산문집이지만, 멈춰 서서 매 문장의 숨결과 향기, 떨림에 몸을 맡겨야 하는, 잦은 숨 고르기가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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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 9p
아무도 원치 않았던 이야기 - 19p
그를 가만 내버려 두오 - 33p
망가지기 쉬운 천사들 - 43p
날 봐요, 날 좀 봐요 - 57p
약속의 땅 - 69p
숨겨진 삶 - 81p
가라 요나, 내가 널 기다린다 - 93p
인터뷰 - 105p
작은 파티 드레스 - 117p
책과 사랑에 바치는 아홉 편의 글 (역자 후기) - 1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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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크리스티앙 보뱅 (Christian Bobin)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동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프랑스의 문단, 언론,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사랑 받는 작가. 1951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크뢰조에서 태어났다.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를 하며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고독한 작가다. 대학에서 tpourpre』를 출간했고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카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가난한 사람들Le Tres-Bas』이라는 작품으로 세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유서 깊은 프랑스 문학상, 되마고상 및 가톨릭문학대상, 조제프 델타이상을 수상한 바 있다.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동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프랑스의 문단, 언론,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사랑 받는 작가. 1951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크뢰조에서 태어났다.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를 하며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고독한 작가다. 대학에서 tpourpre』를 출간했고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카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가난한 사람들Le Tres-Bas』이라는 작품으로 세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유서 깊은 프랑스 문학상, 되마고상 및 가톨릭문학대상, 조제프 델타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역 : 이창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응용언어학 과정을 이수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돌의 연대기』 『죽은 군대의 장군』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와 실비 제르맹의 『마그누스』 『숨겨진 삶』 등을 비롯하여 『너무 시끄러운 고독』 『세 여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응용언어학 과정을 이수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돌의 연대기』 『죽은 군대의 장군』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와 실비 제르맹의 『마그누스』 『숨겨진 삶』 등을 비롯하여 『너무 시끄러운 고독』 『세 여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 리뷰

프랑스가 사랑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를 출간한다. 자신이 태어난 도시 크뢰조에 머물며 오로지 글쓰기에만 헌신하고 있는 이 작가는 침묵 속에서 건져 올린 깊이 있는 사유와 어린아이와 같은 그의 순수한 미소를 닮은 맑고 투명한 문체로 프랑스 문단과 언론,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보뱅의 책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일상과 자연을 주시하고 예술에 감응하며 주변의 인물들에 귀 기울이는데, 이 모두는 보뱅의 시선과 문장들로 빛을 발한다.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는 독서와 글쓰기로부터 출발해 고독과 침묵, 우수와 환희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지나 마침내 ‘사랑의 시’에 이르는 아름다운 여정이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삶은 “우리를 잠시도 놓아주지 않는 삶’이며, ‘신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처럼 온갖 잡다한 것들의 축적으로 질식할 듯한 삶’이라 말하는 작가는 소음과 부산함으로 가득한 출구 없는 세상에 출구를 그리고, 깊은 사색으로부터 퍼지는 변함없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우리를 안내한다.

"내가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는 거예요, 라는 진정한 답변을 이해할 사람이 누굴까."

크리스티앙 보뱅은 말한다. 독서란 고통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 삶의 반짝이는 고통을 현실에서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 잉크의 장막 밑에 놓인 유랑의 시간과 어떤 문장으로부터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기 위해서, 자신에게서 물러나 침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삶의 저변 즉 근원에 닿는 한 문장에 영혼이 물들기 위해서라고. 사랑이 그렇고 놀이가 그렇고 기도가 그렇듯이, 독서 역시 효율만을 추구하는 가시적인 세계에서 보면 무용한 일이지만 우리가 읽은 책은 우리가 결코 가지 않았던 내면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고 영혼에 물이 들며 비가시적인 것에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 ‘당신의 목소리와 눈빛이 걸음걸이와 행동거지가 달라’지게 되는 일이다.

"우리는 오로지 부재 속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고, 결핍 속에서만 제대로 말할 수 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여정을 따라서 우리가 되찾게 되는 삶은 ‘왁자지껄한 소음과 풍문들로 길을 잃은 삶과는 반대되는 삶. 쉴 새 없이 달리느라 피로에 절어 삶이 부족한 삶이 아닌,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벗어던지고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은 헐벗은 삶. 사회생활의 위악에 젖기 이전의 유년기를 닮은 삶. 세계의 자연스러운 상태인 발작상태에, 세상에 유용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끊임없는 염려에 등을 돌린 삶. 다시 말해 무용한 삶, 날 것인 삶’인데, 이것은 보뱅이 말하는 글쓰기에 필요한 유일한 것 바로 ‘가난한 삶’이기도 하다. 부재와 결핍 속에서만이 제대로 보고 말할 수 있다는 작가는 그 가난한 삶 속에서 독서와 글쓰기의 의미를 되찾고, 가식 없는 단순한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삶에서 아무것도 배울 게 없고 알아야 할 것도 없다. 물론 혼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 이르려면 누군가를 거쳐야 한다. 어떤 사랑을, 어떤 말이나 얼굴을 거쳐야 한다.”

짧은 서문과 잇따르는 아홉 편의 텍스트를 모아 엮은 길지 않은 산문집이지만, 멈춰 서서 매 문장의 숨결과 향기, 떨림에 몸을 맡겨야 하는, 잦은 숨 고르기가 필요한 책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30건)

작은 파티 드레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한*울 | 2023.08.15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는 삶이 곧 사랑이고 사랑이 곧 글쓰기인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즐거움이 있다.

글쓰기는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좋은 문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고,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며 느낄 수 있는 눈과 머리와 심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따르는 것이 인내이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글쓰기는 나와 책을 읽는 누군가가 순환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사랑을 하듯 책을 읽는다. 사랑에 빠지듯 책 속으로 들어간다. 희망을 품고, 조바심을 낸다. 단 하나의 몸 안에서 수면을 찾고, 단 하나의 문장 속에서 침묵에 가닿겠다는, 그럼 욕구의 부추김을 받으며, 그런 욕구의 물리칠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다. 조바심을 내며, 희망을 품는다. 

p.108

 

사랑은 사람의 모든 삶을 아우른다. 이 책은 이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낀 작가의 산문이 꽉 차 있다. 사랑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연애의 감정을 넘어서서 한 사람의 삶 그 자체로 고민한다. 어떤 기자와의 인터뷰 부분에서 '결국. 사랑' 이라는 느낌의 글을 보게 된다. 

엄청난 사랑이, 열정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건, 막을 수 없겠죠. 그 앞에선 완전히 속수무책일 겁니다. 사랑은 우리보다 훨씬 강하니까요. ... 거짓을 던져버린 영원의 순간이다. 

p.114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의 처음, 서문을 읽을 때부터 그 문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글쓰기, 독서, 사랑, 삶을 관통하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 9개의 산문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은 그런 삶을 이해하게 된다. 

 혜성 같은 사랑은 영원에 단 한 번 우리의 심장을 스친다. 밤낮없이 지켜야 그걸 목격할 수 있다. 오랫동안,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사랑의 본성이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pp.35-36

글쓰기와 독서의 궁금증을 시작하여 결국, 사랑임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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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내 생활에 쉼표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그*비 | 2023.06.26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보뱅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다. 이 책으로 입문해본다.

책 제목은 이름마저 앙증맞고, 책은 참 예쁜데, 펼쳐보니 흠집이 나 있지만...뭐 그냥 넘어간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작가님의 책은 1984books에서 책들이 예쁘게 나와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몇 권을 더 구매했다.

먼저, 이 책은 노인의 사유에서부터 아이의 순수한 시선까지 모두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조용한 밤에 읽으면 좋다고 들었다. 그랬다, 조용한 시간에 천천히 곱씹어서 읽어야 한다. 문장 하나 하나가 얼마나 꾹꾹 눌러 담아 썼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무용한 것들의 유용함에 대해...사랑, 기도, 독서 등...무용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삶을 끌어갈 동력이 되어주기에, 책읽기가 결코 무용하지 않다고...

조용히 사색하듯, 천천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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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나의 꿈같은 생각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23.06.24

번잡한 일상을 쉼 없이 살다 보면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나 향수처럼 자연을 닮은 맑고 투명한 글이 가득한 책 한 권쯤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우리의 육체가 자연으로부터 멀어지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도 순수함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그에 대한 향수도 깊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한 편의 시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가슴 절절한 한 편의 소설이 생각나기도 하고,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한 편의 에세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책 없이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내린 천형(天刑)! 순수함으로부터의 도피를 도통 용납하지 않는 시대 부적응자로서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이러한 운명을 나는 독서 애호가 중 한 명으로서 기꺼이 순응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랑을 하듯 책을 읽는다. 사랑에 빠지듯 책 속으로 들어간다. 희망을 품고, 조바심을 낸다. 단 하나의 몸 안에서 수면을 찾고, 단 하나의 문장 속에서 침묵에 가닿겠다는, 그런 욕구의 부추김을 받으며, 그런 욕구의 물리칠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다. 조바심을 내며, 희망을 품는다. 그러다 때로 무슨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이 목소리처럼, 일체의 조바심을 몰아내고 일체의 희망에 딴죽을 거는 무언가다. 그것은 위로하려 하지 않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유혹하지 않고 황홀감을 준다. 자체 안에서 자신의 종말과 죽음의 슬픔, 어둠을 품고 있는 무언가다. 스스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것에 귀 기울이는 자는 이제 자신이 피신할 데도, 의지할 데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자신에게서 해방되어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p.108~P.109)

 

프랑스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크리스티앙 보뱅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겠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의 순수함으로부터 너무 멀리 떠나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어느 날 아침 문득 들었다면 그의 글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와 같은 생각의 저변에는 보뱅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사유와 자연을 닮은 서정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것은 상업적 작품에만 몰두하는 어느 베스트셀러 작가의 얕은 지식과 일회성의 사유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비교불가의 위로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울림이다.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저릿저릿한 느낌과 원시에 가까운 순수로의 무모한 회귀. 고해성사를 하듯 나는 보뱅의 글을 읽는다.

 

"위대한 책은 그 책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된다. 어떤 책이 위대하다는 건, 그 책에서 점차 드러나 보이는 절망의 위대함을 의미한다. 책 위에 무겁게 드리워져 책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한참을 가로막는 그 모든 어둠을 의미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 책이 있기 전, 글이 써지기도 전에 모든 것이 시작된다."  (p.47)

 

짧은 서문과 아홉 편의 텍스트를 모아 엮은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는 제목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에세이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난해함이나 기이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문장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일상의 황폐함에서 오는 순수함으로부터의 거리일 수도 있다. 일상의 피로에 찌들 대로 찌든 우리네 삶이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는 동안 우리의 영혼 역시 자연의 순수함으로부터 아주 멀리 떠나오고야 말았던 게 아닐까.

 

"객관적인 눈으로 차분히 행하는 독서가 완벽한 독서는 아니다. 그런 독서가 핵심에 이르는 독서는 아니다. 그런 독서는 책의 검은 광맥을 건드리지 못한다. 책에 담겨 있고 당신의 눈과 삶의 저변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반짝이는 진실의 핵을 건드리지 못한다. 당신의 눈 속, 삶의 저변. 즉 근원에 가 닿는 또 다른 독서만이 당신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당신 안에 자리한 책의 뿌리로 직접 가 닿는 독서, 하나의 문장이 살 속 깊은 곳을 공략하는 독서."  (p.48)

 

힘들고 팍팍한 현실 탓인지 내 영혼에서도 서걱거리는 모래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게다가 이 시대를 책임져야 할 젊은이들 역시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험서나 자기 계발서 등 실용서 위주의 독서만 할 뿐 문학서적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 장마가 코앞인데 현실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영하의 찬바람이 부는 듯한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난한 삶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는 거'라고 썼다.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가난한 삶과 그로부터 오는 고통을 통하여 글도 쓸 수 있고, 자신의 고통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마치 꿈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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