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원 저
테이번 페팅거 저/테이번 페팅거 그림/조민호 역
강영연 등저
오영수 저
하수정 저
경제는 우리가 살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요즘은 제태크나 투자 열풍도 불어 뉴스나 유튜브만 봐도 공부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마구 나온다. 그러나 그런걸 알기 전에 정말 기본의 경제학 지식을 채워줘야 하지 않을까? 고등학교 땐 이과여서 과학만 배우느라 경제 교과는 배우질 못했었다. 그래서 정말 기본적인 부분부터 친절하게 알려줄 책을 찾고 있었고 이 책은 그 목적이라면 아주 알맞았다.
그래프도 많이 나오고 쉬운 예시를 자꾸 들어줘서 계속 반복 이해를 시켜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의 모든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경제학을 삶에도 적용시킬 수 있게 된다. 이름은 경제학이지만 삶의 많은 선택의 원리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책을 통해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알게 됐으니 그걸 역으로 삶에 적용시킬 수도 있다.
정말 경제학의 기초부터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기본을 친절하게 잘 설명해준다.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를 읽고 리뷰를 남깁니다. 대학시절 처음으로 경제학을 수강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당시 강의에서 활용했던 교재는 엄청난 두께와 양을 자랑했던 기억이 납니다. 방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도서와 달리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 도서는 기초를 다질 수 있는 내용을 간결하게 하지만 수요공급의 기본 원칙은 자세하게 반복적으로 머리에 그려지도록 만드네요. 원숭이의 조삼모사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의 임대료 사례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해당 사례를 보면서 경제학 마인드로 접근하는 습관을 길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후 좌대를 올려둔 채로 놔두는 것과 내려놓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뒷사람이 사용하는데 더 편리할까?”
저자는 “경제학을 모르는 이들에게 ‘수요-공급 모형’을 이해하도록 만들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이 책을 이 같은 조금은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미시건 주립대학의 최재필 교수의 논문을 인용하며 “사용하고 난 상태 그대로 놔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고 나서 그 자리에 놔두는 것과 1층으로 돌려보내는 것 중 어느 것이 뒷사람이 사용하는데 더 편리할지, 남편이 승용차를 사용하고 나서 운전석 의자를 그대로 놔두는 것과 아내에게 맞도록 조정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아내가 사용하기 더 편리할지 하는 질문을 연이어 던진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 경제학이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지 설명한다. 또한 그런 분석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수요-공급 모형’임을 강조한다. 그러고 나서 책이 끝날 때까지 일관되게 ‘수요-공급 모형’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사례를 보여준다.
저자는 ‘수요-공급 모형’으로부터 한계효용을 설명하고, 분업을 설명하고,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한다. 나는 저자가 이 책의 독자로 상정한 ‘경제학을 알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저자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로 정평이 나있고 이 책에서도 딱히 어려운 용어나 설명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이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읽을 때는 알 것 같다가 페이지만 넘기면 앞의 내용이 까마득해져 책을 붙든지 한 달이 넘어서야 겨우 읽기를 마쳤다.
그래도 몇 가지는 이해했다.
“암표는 표 값이 충분히 높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표 값이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만큼 비싸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표 값을 지불할 능력과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암표라는 것이다.” (어둠의 거래)
“최저임금은 노동의 초과공급을 야기한다. 일하고 싶지만 일을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이것을 실업이라고 한다. 정부의 쌀 수매는 농민 소득을 높인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투입해야 하고, 쌀을 보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또한 이런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정부의 규제)
바로 어둠의 거래나 정부의 규제는 ‘수요-공급 모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현상이거나 그런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수요-공급 모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장을 풀어주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암표라는 현상을 불법이나 부도덕한 행위로 규정하기보다는 ‘수요-공급 모형’의 눈으로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이런 이해를 기초로 문제를 개선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도출하자는 것이고,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얼마나 효율적이며 또한 그것이 최선의 방안인가 살피자는 것이다.
그런데 내 눈에는 저자의 이러한 제안은 제안이라기보다는 과연 그것이 적절한 해결책이냐 하는 비판으로 여겨진다. 물론 ‘정부의 규제’라는 것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기는 해도 저자는 정부가 내놓는 각종 규제가 경제학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느냐고 물으면 딱히 어디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그동안 저자가 각종 매체에 발표한 내용을 읽고 들으며 가지게 된 저자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관점을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현실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 정책이 실시되지 않은 세상을 먼저 생각하고 정부 개입이 과연 얼마만큼 세상을 개선하는지 혹은 부작용이 이익보다 큰 것은 아닌지를 따진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며,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저자를 경제 팟캐스트 방송에서 처음 만났다. 현장에서 머물 때여서 주말에 집에 오갔는데, 그러면서 아내와 거의 모든 방송을 빼놓지 않고 함께 들었다. 경제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는 나와 다르지 않은 아내도 그 방송을 켜놓으면 졸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 했다. 이후로 저자의 방송이나 영상은 놓치지 않았는데, 그러던 중에 네이버에서 ‘수요-공급 모형’으로 경제학 특강을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아마 두 번인가 보았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의 영상을 다 챙겨보지 못한 보상심리로 읽기 시작했던 것이라 모르는 데도 끝까지 가기는 했다.
저자가 화장실 좌대 이야기로 이 책을 시작하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아마 화장실에서 좌대를 올려놓고 서서 소변을 보지 싶다. 그래도 부인께서 뭐라고 안 하시는 모양이다. 그래서 부럽고, 조만간 한 소리 듣게 될 것 같아 딱하다. 나라면 한 소리 듣기 전에 먼저 습관을 고칠 텐데. 아무튼 경제학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