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대표적인 여성 시인 이옥봉의 「여인의 마음(閨情)」, 「꿈속의 그리움(夢魂)」, 허난설헌의 「아이들을 위해 울다(哭子)」, 「신선 세계를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望仙謠)」, 신사임당과 송이의 제목이 없는 시 등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각각의 이야기 뒤에는 원문 소개와 원 글에 대한 풀이, 이야기에 담긴 의미 등이 들어 있습니다.
조선이라는 시대가 원했던 여성의 모습이란, 어릴 때는 온순하며 부모에게 속 깊은 딸이요, 혼인을 해서는 남편에게는 좋은 아내이자 아이들의 현명한 어머니요, 시부모에게는 효를 다하는 효성스러운 며느리이며, 죽은 뒤에는 살아생전 하인들에게 덕을 베푼 윗사람으로 평가받아야 했습니다. 또한 신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의 신분을 따라 소실의 자녀이면 소실로 혼인을 하고, 노비로 태어나면 노비로 살아야 했으며, 혼인한 여성은 친정에 가고 싶어도 아무 때나 마음대로 갈 수 없었고, 남자들만이 글을 배우고, 한시 또한 남자들이 짓는 것으로 여겨져 글을 배우고 시를 짓는 여인이 드물었습니다. 뛰어나게 시를 잘 지었던 이옥봉의 경우, 혼인을 할 때 남편에게 시를 짓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했고, 훗날 이를 어겼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사회가 강요하고 얽매는 여성의 삶과 신분의 벽을 스스로 용기 있게 넘어 자신이 바라는 삶을 꿈꾸고, 당당히 살아가고자 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아 어느 시대건, 누구건, 스스로의 삶과 행복은 자기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삶과 행복에 대해 간섭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 이 책에 앞서, 조선 후기 대표적인 학자이자 문장가들인 이덕무, 박지원, 홍길주, 정약용의 시나 짧은 글들을 바탕으로 새로이 이야기를 엮고 풀이를 더한 단편 모음집, 『조선의 명문장가들』이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