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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이재호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13일 한줄평 총점 9.4 (2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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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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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다 빈치, 미켈란젤로, 다비드부터 칼로, 바스키아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의 손끝을 따라가면서
명화에 담긴 해부학 코드를 해석하다!


미술관에 걸린 작품은 한 구의 카데바(해부용 시신, cadaver)와 같다. 예술가들은 해부학자 만큼 인체에 천착했으며, 그들의 탐구 결과는 작품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베르메르가 「우유 따르는 여인」에 묘사한 위팔노근, 보티첼리가 「봄」에 숨겨놓은 허파, 다비드가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에 그린 두렁정맥, 라이몬디가 「파리스의 심판」에 묘사한 볼기근…….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면, 근육·뼈·혈관·장기 등 사람의 몸 구석구석이 보인다.

림프, 승모관, 라비린토스, 견치 등 몸속 기관 중에는 신화 속 인물 혹은 닮은꼴 대상에게 이름을 빌려온 것이 많다. 신화, 종교,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미술 작품은 해부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교재다. 미술과 해부학의 만남은, 우리가 평소에 주목하지 않았던 인체를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 세계 미술관은 포르말린 냄새에 눈시울 붉힐 필요 없이 인체 곳곳을 탐험할 수 있는 해부학 교실이다. 인간의 몸을 치열하게 탐구한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 한 점 한 점은 인체 탐험을 돕는 카데바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머리말 _ 해부학 발전의 숨은 공로자는 예술가들이다!

Chapter 1. 해부학으로 푸는 그림 속 미스터리

01. 미켈란젤로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뇌 해부도를 찾아서
02. 부패한 시체 옆에서 펜을 든 남자
03.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04. 개 같은 철학자와 송곳니
05. 우리 몸을 수호하는 물의 정령 ‘림프’
06. 방패에서 배꼽으로 옮겨온 메두사의 머리
07. 폐에 사무친 보티첼리의 사랑
08. 인상을 좌우하는 얼굴의 마름모
09. 죽음을 불사한 전사들의 다부진 근육
10. 척추에 스며든 환희와 비애

Chapter 2. 명화에서 찾은 인체 지도

11. 생과 사를 가르는 크로노스의 낫
12. 아버지를 부정하고 발전한 해부학
13. 가슴 없는 여성, 아마존
14. 오스트리아 황후 살해 사건의 숨겨진 공범
15.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16. 볼 수 없음을 그리다
17. 몸의 균형을 좌우하는 사과 한 알
18. ‘스타 초상화가’가 잘못 들어 올린 근육
19. 가장 보통 존재의 빛나는 아름다움

Chapter 3. 인체에 이름으로 남은 이야기들

20. 몸속에 새겨진 수도사의 상징
21. 불을 훔친 대가로 받은 형벌과 선물
22. 아틀라스가 짊어진 ‘생의 무게’
23.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비틀거린 남자의 발
24. 전쟁과 조화를 모두 품은 손
25.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귓속의 미궁
26. 어미의 배를 가르고 태어난 불세출의 제왕
27. 직립보행의 일등공신, 아킬레스건
28. 아라크네가 뇌 속에 친 거미줄
29. 세계를 경악하게 한 라오콘의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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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이재호
2007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해부학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강사를 지냈다. 2015년부터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조교수로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해부학교실 주임교수, 의료인문학교실 겸임교수, 학생지원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10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한국연구재단 대통령 포스트닥(Post-Doc)에 선정되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초의학 학술상’, 대한해부학회에서 ‘빛날상’,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연구엑스포에서 ‘올해의 연구자상’ 등을 수상했다. 많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해부학회 학술위원회 간사,... 2007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해부학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강사를 지냈다. 2015년부터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조교수로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해부학교실 주임교수, 의료인문학교실 겸임교수, 학생지원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10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한국연구재단 대통령 포스트닥(Post-Doc)에 선정되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초의학 학술상’, 대한해부학회에서 ‘빛날상’,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연구엑스포에서 ‘올해의 연구자상’ 등을 수상했다. 많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해부학회 학술위원회 간사, 국제전문학술지(SCI) 「Medicine」과 「Translational Cancer Research」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알고나면 쉬워지는 해부학 이야기』,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가 있다.

출판사 리뷰

ㆍ인체 해부를 금하던 교회법을 피해 미켈란젤로가 해부도를 숨겨놓은 곳은? (20쪽)
ㆍ‘진화론’ vs ‘창조론’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 근거가 사람의 입속에 있다? (75쪽)
ㆍ‘물의 정령’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온 이유는? (80쪽)
ㆍ보티첼리가 〈봄〉에 그린 허파는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흔적이다? (113쪽)
ㆍ엘리자베스 황후 살해 사건의 공범이 현재까지 살아 있다? (223쪽)
ㆍ베르메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에 맥주 애호가의 근육이 묘사된 이유는? (285쪽)
ㆍ베살리우스가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 속표지 삽화에 개와 원숭이를 그려넣은 이유는? (196쪽)
ㆍ‘수도사-카푸치노-승모근’은 무슨 관계일까? (307쪽)
ㆍ1905년, 석공 작업장에서 발견된 조각상의 팔 하나에 전 세계가 경악한 이유는? (416쪽)

◎ 다 빈치, 미켈란젤로, 다비드부터 칼로, 바스키아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의 손끝을 따라가면서
명화에 담긴 해부학 코드를 해석하다!

미술관에 걸린 작품은 한 구의 카데바(해부용 시신, cadaver)와 같다. 예술가들은 해부학자 만큼 인체에 천착했으며, 그들의 탐구 결과는 작품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미국 화가 헨리(Robert Henri, 1865~1929)는 “해부학 지식은 예술가에게 좋은 붓과 같다”고 말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좋은 붓을 얻기 위해 인체를 탐구했으며, 때로는 직접 메스를 들기도 했다.
다 빈치는 글자와 말로 얻는 배움보다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을 더 가치 있게 여겼던 경험주의자였다. 그는 30구 넘는 시체를 직접 해부하며 인체를 탐구했다. 의사도 과학자도 아닌 다 빈치가 사람의 몸을 직접 해부한 이유는, 인체를 보다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였다. 인체 해부는 당시 교회법을 어기는 일이었기에, 다 빈치는 조심스럽게 메스를 들었다. 그는 부패해가는 시체가 내뿜는 악취 속에서 한 구의 시체를 일주일씩 들여다보았다. 그 결과 그는 관상동맥을 최초로 정확하게 담았을 뿐만 아니라 시신경이 뇌와 연결된다는 것도 가장 먼저 확인했다. 그가 남긴 1800여 점의 해부도는 인체 구석구석을 세세하게 알려주며, 현대 해부학자들을 놀라게 한다(47쪽).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같은 주제를 표현한 작품 중 최고로 꼽힌다. 그의 〈피에타〉는 ‘이상과 자연주의의 조화로운 균형’이라는 르네상스 정신을 올곧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근육과 축 처진 팔의 혈관까지 조각했을 정도로 그는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메디치가의 후원 아래 해부학을 배운 그는 직접 신원 미상의 시체를 구해 해부하기도 했다(24쪽). 미켈란젤로는 해부를 금지했던 교회의 눈을 피해 작품 속에 해부도를 숨겨두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아담의 창조〉에는 뇌 단면도가 들어 있다(25쪽).
르네상스와 함께 고전으로의 회귀를 주장했던 ‘신고전주의’의 대표 화가 다비드는 작품 속에 완벽한 인체를 그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테니스 코트 선서〉 속 어깨를 얼싸안은 세 남자의 몸을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근육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습작했다. 옷으로 가려질 근육까지 세세하게 묘사한 스케치에서, 다비드가 인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느낄 수 있다(140쪽).
인체를 해부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금기였다. 예술가들은 작품 안에 완벽한 인체를 구현하기 위해 금기를 깨가며 사람의 몸을 연구했다. 때로는 과학자보다 더 과학적인 시선으로 인체를 탐구했다.

◎ 전 세계 미술관에 걸린 작품 한 점 한 점이 카데바다!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면, 근육·뼈·혈관·장기 등 사람의 몸 구석구석이 보인다. 네덜란드 장르화가 베르메르가 그린 〈우유 따르는 여인〉에는 반복된 가사노동의 흔적이 담겨 있다. 여인의 왼팔은 무거운 주전자를 받치고 있다. 꽤 도드라진 그녀의 왼팔 근육은 ‘위팔노근’이다. 작품 속 여인처럼 무언가를 들 때, 팔꿈치 관절을 굽힐 때 사용된다. 위팔노근은 위팔뼈 바깥쪽에서 시작되어 아래팔 바깥쪽 뼈인 노뼈에 붙는다. 이 근육은 맥주잔을 들어 올릴 때 사용되어 ‘beer raising’이라는 별칭이 있다(285쪽).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그린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이 작품에서 해부학적으로 주목할 점은 바로 왼쪽 어깨다.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는 유난히 왼쪽 어깨가 처져 있다. 그 이유는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가 ‘폐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첫사랑 여인을 모델로 했기 때문이다(109쪽). 결핵은 기관지의 특성 때문에 왼허파에 더 잘 생긴다. 결핵균에 의해 망가진 왼허파 때문에 왼쪽 어깨가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처럼 주저앉기도 한다(118쪽). 평생 첫사랑을 잊지 못한 보티첼리는 〈봄〉에서 아프로디테 뒤쪽에 기관지를 그려넣기도 했다(113쪽).
뱀에 물려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라오콘 부자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라오콘 군상〉에서는 ‘앞톱니근’을 찾아볼 수 있다. 앞톱니근은 어깨뼈와 갈비뼈를 연결하며 갈비뼈에 붙은 쪽이 톱니처럼 생긴 근육이다. 어깨와 위팔을 들어 올리며, 갈비뼈를 들어 올려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게 돕는다. 또 팔을 앞으로 뻗을 수 있게 어깨뼈를 앞으로 보내고 어깨 회전을 돕는다. 앞톱니근은 손을 내뻗는 동작을 많이 하는 복서들에게 잘 발달하여 ‘복서의 근육’이라고도 불린다(419쪽).
림프, 승모관 등 몸속 기관 중에는 신화 속 인물 혹은 닮은꼴 대상에게 이름을 빌려온 것이 많다. 신화, 종교,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미술 작품은 해부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교재다.
눈을 마주치는 이들을 모두 돌로 만드는 괴물 ‘메두사’는 우리 몸 안에도 있다. 간이 딱딱해져 제 역할을 못하면 간을 거쳐 심장으로 돌아가야 할 혈액이 대체 혈관을 모색하는데, 그 결과 배꼽 근처 정맥이 피부 밖으로 보일 정도로 부풀어 오른다. 이 모습이 마치 괴물로 변한 메두사와 같다 하여, 이 질환을 ‘메두사의 머리(caput medusa)’라고 부른다. 배꼽 주변에 발현하는 메두사의 머리는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의 머리〉와 닮았다(96쪽).
퇴근 무렵이면 유난히 뻐근한 근육이 있다. 어깨 위로 볼록 튀어나온 ‘승모근’이다. 이 근육은 프란체스코회 수도복 ‘카푸친(capuchin)’ 모자와 닮아 승모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승모근은 카푸친에 달린 모자를 벗었을 때 어깨에 닿는 부위와 납작한 세모꼴 모양이 똑같다. ‘수도사의 화가’ 수르바란이 그린 〈성 프란체스코〉에 이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307쪽).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논리적 귀결은 ‘모든 생물은 공통의 조상이 있다’이다. 인간이든 개이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같은 조상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입속에 있다. 음식을 잘게 쪼개는 ‘송곳니’다. 송곳니는 개와 같은 육식동물에게서 더 잘 발달하여 다른 말로 ‘견치(犬齒)’, 영어로는 ‘cannie tooth’라고 부른다. 바로 이 송곳니가 인간과 개의 연결 고리다(75쪽).

◎ 인류 최초의 캔버스는 인체다!

인류 최초의 캔버스는 인체다. 인간은 누구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인체에는 그 흔적이 그림처럼 남는다. 해부학은 인체라는 캔버스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의 몸을 해부하는 궁극적 목적은 ‘인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다. ‘나’를 아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해부학은 비단 의사라는 특정 전문직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학문이다. 미술과 해부학의 만남은, 우리가 평소에 주목하지 않았던 인체를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 세계 미술관은 포르말린 냄새에 눈시울 붉힐 필요 없이 인체 곳곳을 탐험할 수 있는 해부학 교실이다. 사람의 몸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 한 점 한 점은 우리의 인체 탐험을 돕는 카데바가 되어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21건)

구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삐* | 2022.02.26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이재호 작가의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입니다.
책 구성부터 표지까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특히 구성이 정말 좋아요. 지루하지않으며 재미있고 소장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아주 좋습니다. 아 그리고 종이 재질이 좋아서 오랫동안 잘 보관할수있을거같아요. 무튼 마음에 듭니다. 아직 다 안 읽어서 더 할말없지만 무튼 리뷰 글자수는 다 채웠네요. 나중에 다 읽고 수정을 해보던가 하겠습니다.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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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미술관에서 해부학 수업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1.09.12

미술과 가장 관련이 깊은 학문을 들라고 하면 해부학이 빠질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든가 미켈란젤로는 스스로 시체를 해부하면서 인체의 구조를 연구했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정확한 인체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미술대학에서는 해부학이 필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실제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해부학자가 미술관에서 무엇을 찾아내는지는 굉장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의 성공에 힘입어 미술관에 간 지식인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인데, 그 이후 인문학자, 의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등을 거치면서 다소는 식상한 감이 커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좀 억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해부학자 편도 별로 관계가 없는데도 해부학을 억지로 들이미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사실 해부학자들은 어떤 인체의 그림이나 사진을 보더라도 해부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려 들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그만큼 미술과 해부학의 거리는 멀지 않다). 그러니 해부학자의 미술 이야기는, 어떤 그림이나 조각을 보았을 때 다른 그림이나 조각에서는 하지 못할 해부학 얘기가 나와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얘기는 앞부분의 해부학으로 푸는 그림 속 미스터리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그림이나 조각에서 일반인은 잘 찾지 못하는 비밀 같은 얘기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명화에서 찾은 인체 지도는 그림을 통해서 해부학 수업을 진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림을 보여주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는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인체의 구조, 즉 해부학적 구조를 이야기하는 것에서는 당연한 관련성 외에는 뜻밖의 것을 찾기는 힘들다. 그림 얘기에서 흥미를 갖다가도 해부학으로 들어가면 금새 흥미가 가라앉아 버린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이제 해부학자까지 왔다(7번째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흥미 있는 지점은 사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각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던 것이 눈에 띤다는 점이다. 예술을 즐기는 것은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누구라도 자신의 관점에서 예술을 즐기로 뭔가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장 소중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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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예술작품 낯설게 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책****비 | 2021.07.24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기준이나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전혀 새롭게 보일 때가 있다. 같은 대상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잣대로 보면 마치 처음 보는 작품인 듯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에서는 흔히 쓰이는 기법으로 작품에 대한 긴장감을 주어 독자(관람자)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유발하게 마련이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을 읽을 때뿐 아니라, 미술 작품을 볼 때도 적용된다. 익히 알고 있는 예술 작품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전혀 낯선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지게 된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는 얼핏 봐서는 미술과 전혀 상관없을 듯한 해부학이라는 시각으로 미술 작품을 바라본 책이다. 이 책은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미술관에 간 수학자>, <미술관에 간 화학자어바웃어북출판사의 미술관에 간 OO학자시리즈 중 하나다. 이번 책은 특히 일반인으로는 거의 접할 일 없는 해부학이라는 시각을 통해 미술 작품을 본 책이라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해부학 교수인 저자는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보면서, 작품 속에 암호처럼 숨겨진 인체의 비밀을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저자는 우리에게 명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그 작품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뇌, 심장, 혈관, 피부 등 인체의 여러 부분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한 페이지에는 명화가, 연이어 다음 페이지에는 해부도가 나오는 장면을 보다 보면, 이 책이 미술에 관한 책인지, 의학책인지 새삼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소한 조합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자, 눈에 익은 예술 작품을 낯설게 보도록 해주는 통섭의 시각이기도 하다.

 

책에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피에타’, 뭉크의 절규등은 제목만 들어도 머릿속에 금방 떠올려질 만큼 유명한 작품들도 미술이 아닌 해부학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보면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다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몇 번씩 보았던 작품인데 그 뒤에 숨겨진 심층적인 의미를 알고 보면 , 여기에 이런 뜻이 있었어?’하며 다시 보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작품 곳곳에 알게 모르게 숨겨진 인체의 기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에는 작품에서 그 부분만 유독 더 눈에 뜨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뤄진 작품들은 대개 미술관의 작품이나 책을 통해 자주 접하고, 우리가 눈에 익어서 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해부학이라는 낯선 시각으로 다시 살펴보면 이제까지의 익숙함과는 다른 신선함이 느껴진다. 또한, 화가 자신이 신체의 고통을 숙명처럼 안고 살았던 프리다 칼로, 샤갈, 고흐 등의 작품 역시 더 깊이 있게, 공감하며 바라보게 된다.

크로스 오버 혹은 통섭의 시각이 필요한 것은 기존에 알던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부학이라고 하면 얼핏 미술과 전혀 상관없을 듯하지만, 알고 보면 예술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또 하나의 렌즈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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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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