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라인 저/이미숙 역
곤도 마리에 저/홍성민 역
심지은 저
신미경 저
곤도 마리에 저/홍성민 역
이혜림 저
셰어 라이프
이시야마 안주/박승희
즐거운 상상/ 2021.8.5.
하루가 멀다 하고 ‘고독사’에 대한 기사가 방송에서 보도 되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대가족 제도가 무너지고 핵가족 사회를 거쳐 1인 가구사회로 진행되면서 고령화 사회가 함께 진행되며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아 벌어지는 사회 현상이다. 이렇게 이웃과의 정이 이제는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이런 때일수록 공유를 통해 ‘관계’와 ‘커뮤니티’를 다시 한 번 되살려보자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셰어 라이프>는 공유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살펴보고, 공유를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 한다. 저자 이시야마 안주는 어릴 때부터 ‘셰어(공유)’속에서 자랐다. 대학 졸업 후 리쿠르트, 크라우드윅스 경영기획실을 거쳐 ‘셰어 걸’이라는 이름으로 공유경제를 통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셰어 라이프>의 내용은 5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셰어 라이프에 대해 설명한다. 프롤로그에서는 저자가 셰어 라이프와 공유를 실천하게 된 이유, 그로 인해 찾아온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1장에서는 앞으로 맞게 될 새로운 시대가 어떤 것인지, 왜 지금 시대에 공유가 중요한지 설명한다. 2장에서는 공유를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풍요’에 대해 살펴본다. 3장에서는 공유를 통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집, 일, 육아, 가족, 노후, 교육까지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실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4장에서는 앞으로 사회가 직면하게 될 과제를 공유가 해결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5장에서는 공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에 대해 생각해보고, 셰어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마인드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공유가 확산된 이후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 논리에만 사로잡혀 우리가 ‘사람다움’과 ‘사람과의 관계’를 상실했다는 것입니다.(p.38)” 지금까지는 돈과 경력, 사회적 지위와 브랜드가 사회적 가치로 환산되는 개인의 자산이었다. 그러나 돈의 가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요즘 시대에 ‘풍요로운 사람’의 롤 모델은 ‘내적 만족감을 느끼며,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신뢰를 얻는 사람’이다. 더구나 행복은 관계를 통해서만 생긴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으로 느끼는 공감과 감동, 사랑하는 마음, 그 대부분은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며, 그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일하는 현장에서도 일과 사생활을 구분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공과 사의 벽을 낮추고 공사가 뒤섞인 친구 같은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일터에서 그런 기회를 만든다면 관계를 넓혀갈 수 있습니다.(p.77)” 이것이 공유경제다. 확고한 스킬이 없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소나 물건,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누구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다른 누군가의 집을 공동으로 사용하면 한 달 치 월세로 두세 채의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셰어 하우스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다. 어느 장소의 어떤 집이든 ‘평생’ 살 집이 아니라 일시적인 거접으로서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안식처 같은 곳’이 있으므로 삶에 자유와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TV 속 나 혼자 사는 연예인들을 보면 혼자 사는 모습이 즐거워보인다. 연예인들의 혼자서 여행하고, 혼자서 요리하고, 혼자서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언젠간 꼭 혼자서 내 집을 마련하여 저렇게 살리라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뉴스에서 고독사에 대한 기사들 들으면 평생 혼자서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늙어서 혼자 생활하기에 불편한 몸이 되면 어쩌나 고민도 된다. 그렇다고 단지 먼 미래의 불안감 때문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는 건 말도 안된다. 혼자 살고 싶은데 혼자 살기에는 두려운 나는 이 책을 읽고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았다.
바로 공유 생활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셰어 하우스에서 공유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지은이의 셰어 하우스는 공유의 공간이자, 개인의 불안이 상쇄되는 곳이다. 아픈 날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할까봐 가지는 불안, 먼 곳에 사는 부모님을 챙기지 못할까봐 가지는 불안, 아침을 먹고 나가지 못할까봐 가지는 불안은 셰어 하우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셰어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함께 육아하고, 서로의 부모님을 챙기며, 아침에 여유가 있는 사람이 식사를 준비한다. 이 모든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다. 불안은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나누어 가질 때, 결국 상쇄된다는 것을 지은이의 삶을 통해 알게되었다.
책에서는 글쓴이 개인의 삶의 방식 말고도 다양한 공유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서로 가르치고 서로 배우는' 공유 방식이다. '시부야 대학'이라는 일본의 한 비영리 단체는 가르침과 학습의 장벽을 허물어 누구나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여행을 간 나는 '시부야 대학'의 시스템으로 한글을 알려주는 수업을 일본에서 할 수 있다. 내가 나의 언어를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배우는 학생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 일본에서 '현지인이 알려주는 현지인 문화'라는 수업을 개설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 수업에 참여할 것이다.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내가 가정을 이루지 않고 개인으로 살아가더라도,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은 아마 죽을 때까지 일것이다. 이 책을 읽고 더욱 사람과 공유하고 관계를 맺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이전까지는 내 집을 다른 사람들이 살도록 내어주고, 내 차를 셰어링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신뢰를 바탕으로 나의 것을 내어주면, 나는 결국 이 사회에 안정감을 느끼며 살게 될 것이라 믿게 되었다. 공유하는 삶의 방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도록 많은 사회적 시스템이 생기길 바란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