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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규 저
문요한 저
리처드 칼슨 저/박산호 역
김소울 저
[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읽지 않고서야 - 『기후미식』 외
2022년 09월 05일
이 책에서 주요하게 설명하는 것은 자신의 욕구와 자기 보호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다. 자기보호 프로그램은 다른 욕구가 침해되는 것을 피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보통은 효과적이거나 유익하지 않다고 한다.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기위해서는 자신의 기본 욕구가 무엇인지 알고 그 욕구를 존중하기 위해 적절한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기본 욕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과정의 연습이 또 얼마나 필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아주 거대한 문제라서 나 혼자의 힘을 어쩔 수 없는 일인데도 분노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혈기왕성한 젊을 때 많이 한다. 무모하거나 용감무쌍하다. 아주 가끔은 여러 사람들의 이런 분노가 조직화되어 변혁을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어설프게 끼어든 개인의 삶은 망가지거나 상처받기 일쑤다. 아주 사소한 일에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 거대한 문제에 비해 사소한 문제는 가까이 있고 그 대상이 만만하게 느껴져서일까. 문제는 자그마한 일에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화를 낸다는 것이다.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에서는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모기’ 같은 작은 일에, 정도 이상으로 과대하게 흥분하는 것은 모기 뒤에 ‘코끼리’처럼 크게 쌓여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흥분하거나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때론 우울해지는 것일까. 한 마디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이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욕구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견고한 유대관계’, ‘인정과 존중’, ‘에로틱과 육체적 사랑’, ‘안전’, ‘호기심’, ‘자율성’ 등에 대한 욕구라고 말한다.
‘코끼리’ 같은 거대한 감정의 덩어리가 내면에 뭉쳐 있어서, ‘모기’ 같은 자극에 과도하게 감정을 드러내며 반응하는 것은 모두 욕구 불만과 관련이 있다. 욕구 불만은 사람이 ‘다른 것[타자(他者)]’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반응 중에 ‘불쾌(不快)’한 쪽이다. 사람이 풀이나 나무, 곤충, 개나 고양이 등 많은 자연물도 만나고 가족을 비롯하여 이런저런 사람들도 만난다. 주로 사람이 문제다. 자신이 상대하는 다른 사람들과 관련되는 욕구일 때, 그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쉽게 충족되지 않는다.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받는다.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사회를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거나, 한 번씩 자연과 함께 하면서 치유를 받는다.
‘모기’ 같은 자극에도 ‘코끼리’같은 과도한 분노를 폭발하지 않으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공자처럼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장자처럼 남이 하기 싫은 것을 그 남에게 하게 않도록 해야 한다. 소노 아야코가 말하듯이 친한 사람이라도 ‘약간의 거리’를 적절하게 두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내 꺼다.” “아드님을 잘 키워서 저한테 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님을 잘 키워서 저한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연중에 ‘다른 사람’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지 말아야 한다. 사랑한다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싸르트르와 보봐리처럼은 안 될지라도, 사랑할수록 그 사람의 자율과 독립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려고 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