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조던 피터슨 저/김한영 역
유시민 저
톰 필립스 저/홍한결 역
우리나라의 부동산 대부분이 많이 상승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이유중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부동산 공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누가 옳고, 누가 틀렸고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공급이 없다면 집값은 쉽게 잡힐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서적중에 아주 특별하거나 유익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투자를 공부하면서 현 정부에서 어떤 정책들을 냈고, 그 정책들의 영향은 어땠는지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항상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워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다양한 정책들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어떻게 주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책이다
초보투자자라면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지난 5년, 개인적으로 20대의 끝자락과 30대의 시작이라는 인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결혼, 두 아이의 출산, 휴직과 복직, 그 사이 두 번의 이사. 대한민국의 30대 초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겪을법한 삶의 주기를 밟아나가면서 언제나 그 중심에는 '집'이 있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가족을 꾸려나가려면 길바닥이 아니라 매일 먹고 잠자고 쉬는 공간이 필요했으니까.
주말에 단숨에 책을 읽다가 에필로그 부분에 시선이 멈췄다. 저자가 몇 년 전 낡고 자그마한 신혼집을 사기로 결정했던 이유가, 바로 내가 그 당시 집을 선택했던 이유와 너무 똑같아서였다. 이 집으로 무슨 자산을 불리고 부자가 되고 강남에 입성해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 그런 꿈이 아니라, 전세 가격와 별 차이가 안난다면 소박하게 그냥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조금 손도 보고 그렇게 편하게 살고 싶어서 집을 샀다는 이야기.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 집이란 공간은 그렇게 선택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작가가 전작을 내고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막상 결혼과 출산을 앞두고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자 벽에 부딪혔다. 어쩌지도 못하는 사이에 정부 부처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을 투기세력으로 지레짐작하고 이래저래 정책을 쏟아냈다. 전문가조차 따라가기 어려운 각종 규제와 정책들에 사람들이 쉴새없이 시달리는 동안, 서울과 수도권의 집들은 점점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숨막히는 규제가 거듭될수록 가치는 폭등할 뿐이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건, 흔한 부동산 책처럼 앞으로의 전망이나 유망한 투자처를 꼽아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지난 4년간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시계열별로 꼼꼼하고 자세하게 풀어나간다. 흐름만 보면 역사서에 가깝다. 누가, 어떤 생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어떤 정책을 내놓았으며 그로 인한 시장의 반응을 차분히 기록했다. 저자가 이 일련의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담담해보이지만, 에필로그를 읽으면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이 복잡하고 씁쓸했다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집이 없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고통을 받고, 집이 한 채 있어도 갈아타기 힘들어져 고통스러워졌고, 다주택자도 세금으로 인해 고통받게 된, 그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상황은 남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주변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천년도 더 된 옛 이야기를 역사라는 이름 아래에 배운다. 지금의 생활과는 하등 관계없어보이는 옛날 일을 인류가 끝없이 공부하고 되새기는 이유는, 역사를 통해 잘못을 반성하고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부동산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오르고 내렸다는 숫자적인 데이터보다도, 지난 5년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그 속에서 어떤 정책과 결정들이 실패였는지, 그리고 누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과정은 미래에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진정한 마음이 담긴 포스트모템이 필요한 이유다.
책을 읽으며 다 아는 지나간 이야기를 왜 굳이 봐야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단편적인 신문 스크랩이나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누군가 잘 정리해놓은 포스트모템이라는 점에서 오래 소장해두고 싶기도 하다. 훗날 누군가 2020년의 대한민국을 묻는다면 코로나만큼이나 어지러웠던 오늘의 이야기를 이 책으로 대신 전하고 싶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