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문명을 따라가다 보면 건축의 미래가 보인다"
나뿐만 아니라 외국의 건축물을 접할때 우와~ 소리가 나오게 만들지만 우리나라의 건축물을 보면 견고하고 우와하고 기품이 넘친다고 생각한다. 문양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게 있을까?
서울대 건축학과의 교수님답게 건축에 대해서 들려주는 책을 읽으니 기초부터 명칭하나하나 그 역할에 대해서 알수 있었다. 건축이라하면 매번 어렵게 느껴지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니 건축을 다시 보게되는 마음이 든다.
또한 음식과 옷과 건축은 모두 일상적인 필수품이고 또 구조도 있어야하고, 기능도 있어야하고, 아름다움도 있어야한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한다. 단지 비용의 차이일뿐이라고...
지금벌어지고 있는 4차산업혁명 역시 기술성숙의 단계가되면 실제로 어떤 기술이 작동하는지 모르는채 일상적을 이용하게 될것이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융합시대, 건축 아마추어층을 두텁게 해서 능동적 건축소비자를 길러내는데 이책을 쓴 목적이 담겨있다고 전한다.
일일이 용어를 다 설명하기에는 방대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어느정도 이해되는 부분이 상당하다. 또한 비슷해 보이는 전통건축에도 저마다의 표정이 있고, 당대의 시대상이 담겨있다. 불교문화부터 집짓기시작과 지붕,기둥,집짓기마무리,온돌문화 등등 서구와 근대문명에 대해서 어느정도 접근할수있었다.
'내가 사는 공간','주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즘 읽어볼만하다. 어렵게 느껴질수 있지만 책에 사진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이책을 접하면 건축을 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느낀다.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입니다>
"상품의 수준은 소비자가 결정한다. 안목과 구매력이 기준이다. 경제 수준만 보면 우리는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를 넘어섰으니 구매력을 핑계 댈 일은 아니다. 문제는 안목인데, 단지 경제력만이 아니라 교양과 경험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먹고살 만해져 좋은 건축을 소비하기 시작한 우리로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중략…이 덕에 ‘고딕’이라고 하면 전국민이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뾰족한 첨탑을 떠올리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울릉도의 투망집을 기억하는 데 반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매일같이 만나는 도시의 건축물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에 대해선 의견을 내지 못한다."
늦은 저녁,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블럭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파트 주거지를 거니는 보행자들을 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사회인들과 학생들은 왜인지 생기가 없어 보인다. 일의 노고 뒤에 나는 무한한 경쟁에 완전히 피로한 눈, 그리고 그것을 관조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들을 보았다. 임대주택에서 산다고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는 초등생들을 뉴스에서 보았는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위해 그들은 일하는 것이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 누가 문제를 제기할 것인가? 누가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그들을 둘러싼 빽빽한 성냥갑 아파트 브랜드 아파트의 껍데기 문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를 구원할 방안은 정부 정책도, 경제 발전도 아닌 '교양 문고본'이다. 건축의 발전은 교양의 발전이며, 교양의 발전은 삶의 질 전반을 향상시킨다. 건축을, 주거문화를 이해한다면 새로운 가치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모두가 남부럽지 않은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은 포용적인 의미의 한국 건축이란 무엇인지, 미리의 우리 건축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다.
“철근 콘크리트 건축은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통 건축이 갖는 긴장감은 없다. 그 긴장감이라는 것은 구조적, 기술적 제약과 원하는 형태와 공간을 만들어내려는 열망 사이에서 오는 것이다. 철근 콘크리트엔 그런 게 없다. 이렇게 하고 싶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싶으면 저렇게 한다. 그러니 왜 이렇게 했는지를 물을 수는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했을까를 함께 생각해보는 재미는 없다, 말하자면 철근 콘크리트는 건축에 너무 많은 자유를 준 것이다.”
자유로운 재료는 예술의 가치를 억압한다. 콘크리트는 이전까지 고급건축과 건축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하급건축으로 나누어진 건축 예술의 체계를 민주화했다. 주택이 저렴해졌으며, 도시 인구는 이제 보유한 재산에 관계없이 콘크리트 둥지에서 삶을 보낸다. 기술의 발달 덕에 설계회사들은 가장 효율적인 간단한 직육면체 공간을 아무런 제약 없이 양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제약을 이겨내는 건축, 문제를 해결하는 건축은 더 이상 주택시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 받지 못한다. 또한, 다채로웠던 주거환경의 평가기준은 일조권, 전망과 실평수로 간략히 압축된다.
"그러니 쉽게들 ‘콘크리트로 뒤덮인 사막 같은 도시’라고 마냥 비하할 일은 아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야 말로 근대 건축의 총아로, 간단하고 튼튼하고 경제적이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문명의 혜택을 주었고, 지금도 구조법과 재료적 성능을 계속 개량해 갈수록 더 얇고 튼튼하며 오래가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까지 대한민국 근대 건축의 서사와 전개 과정을 머릿속에 그려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거로 역행하여, 우리 고유의 건축, 다양성의 건축은 어떻게 설명되는가?
"동아시아 목조 건축의 두 번째 장점은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뼈대 구조이기 때문에 모든 용도, 모든 기후대에 다 적용할 수 있다. 뼈대 구조는 기둥과 보로 뼈대를 만들어 무게를 감당하고 지붕을 받치는 구조로, 벽체와 바닥은 그때그때 선택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돔-이노 구조와 일맥상통하는 논리이다. 동아시아 전통 건축 양식이 서양 전통 건축의 조적식 구조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이미 보급화된지 오래인 서양의 근대 건축보다 우월한 점은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이 책이 추구하는 동·서양의 접목을 통해 해답을 찾는 것은 서양에서 1930년대에 이미 행해졌다는 의미이다. 콘크리트, 철근, 기둥식 구조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세 자매 농법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완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후발 주자인 동양의 건축가들이 새 시대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현재까지는 아시아 건축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건축가들 (대표적으로 안도 타다오, 겐고 구마)은 건축, 재질로 차별화하는 건축을 고안해 낸다. 한국의 건축이 제시할 미래는 무엇이 될까? 나는 책 안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해답을 찾았다.
“작은 건물이라면 입주에서 상량까지는 한나절에 끝난다. 길어도 며칠 정도이고 수십 일을 넘어가는 일은 드물다. 놀랄 만한 속도가 아닌가. 기둥과 보, 도리, 대공 등 각종 부재를 미리 정확한 크기로 가공해 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즉 한옥은 미리 가공해 둔 부재를 현장에서 끼워 맞추는 조립식 건축이다.”
"전통 건축" 한옥이 조립식 건축이라는 말은 굉장히 흥미롭다. 한옥은 영선이 즉석적으로 현장에서 조율을 해서 만드는 자유분방한 건축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부재를 정확한 크기로 가공한 뒤 조립이라니! 모듈 건축은 운송 과정, 조립 과정, 시공과의 역할 분담 과정에서 상당한 경제적 효용이 있다. 자본주의 건축의 발달 이후, 주거에 있어 돈은 항상 첫 번째 고려 사안이다. 최근에 미국 텍사스를 중심으로 확장되는 3D 프린트 건축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앞서 말한 모듈 건축의 이점을 극대화하여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3D 프린트 주택은 4~10개 정도의 모듈을 현장에서 제작하여 조립하는 형식으로 주택 시장의 새로운 공급에 기여한다. 한옥은 못이 필요 없는 건축이고 또한 조립식 건축이다. 3D 프린팅 시장에 있어 전통 한옥의 구성이 분명한 경제적 메리트가 있다는 뜻이다.
"둘레 18.6킬로미터에 이르는 한양 도성은 원형이 아니라 산 능성을 이어 만든 고구마 모양 타원이고, 도시 내 간선 도로 역시 정확한 격자형이 아니다. 남대문에서 종각으로 가는 길은 활처럼 굽고, 동대문과 서대문을 잇는 길도 서대문 쪽에서 크게 휜다. 지형에 순응해 대략적인 원칙만 유지할 뿐 억지로 직선을 고수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지형 이용법이다. 그 안에 자리한 궁궐이나 관아, 주택조차도 대개 사각형이긴 하지만 모퉁이가 정확히 직각을 이루지 않고 모가 꺾여 있다. 이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좋을까? 분명한 것은 이 역시 못 한 것이라기 보다는 안 한 것이며, 필요를 느끼지 못했거나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서 차이, 가치관 차이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또 다른 가치로는 지속 가능성이 있다. 3D 프린팅 건축이 선진 건축업계를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이유도 친환경적인 면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는 거푸집에서 응고될 때 막대한 양의 이산화 탄소를 배출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목재를 활용한 건축은 우위를 점하지만, 자재로 가공 시 어느정도 손실을 감수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렬의 필요를 느끼지 않은 전통 건축관과 능선을 따르는 한양은 어떠한 점을 시사하는가. 한국 전통 건축의 백미는 자연 그대로의 건축이라는 점이다. 청룡사 대웅전은 통나무 기둥은 그러한 생각을 대변한다. FM을 그대로 따라하는 정돈된 일본건축과, 화려한 곡선과 장대한 규모의 중국 건축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작업을 마치게 된 데에는 일본의 교양 문고본들이 큰 동기가 되었다. 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사회와 과학 등 중요한 것들은 중·고등학교에서 다 배우지만 대학에 들어가면 전공 분야가 아닌 것들은 다 잊게 마련이고, 전공 분야라 하더라도 대학을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면 최신 동향을 다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일본에서는 교양 문고본이 이러한 빈틈을 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물며 초·중등 교육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엄연히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건축은 빈틈이라 하기엔 대단히 큰 공백이라 할 것이다."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은 한옥 전문가가 풀어 낸 "한국 건축"의 개념과 미래이다. 고전 서양 건축사와 비교분석, 전통 건축, 양옥의 대두와 접목을 설명하여 지금까지 조선 후기의 것으로 한정된 한국의 건축을 새롭게 정의한다. 못생긴 성냥갑들 또한 우리의 기억을 담은 한 프레임이며, 한국 건축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사회의 새내기 구성원인 MZ세대는 교양서를 읽을 줄 알며, 창의성, 독창성, 다양성을 중시한다.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과 같은 서적들이 앞으로 출간되어 우리 사회를 풍요케 한다면, 교양의 부족을 섣불리 걱정하진 않아도 될 것 같다. 2014년 자르디니 공원에서 우리는 우리 건축의 진가를 국제 무대에서 인정 받았다. 다음은 프리츠커 상이다. 역사책에 기록될,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을 만드는 한국 건축가의 등장을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모든 예술적 성과는 다 시대적인 산물이고 그 시대 안에서 정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이 있고 우리는 이를 고전이라고 부른다.”
좀 단순하게 우리 건축의 목조건축과 석조건축에 대한 개괄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첫장을 펼쳐보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한국 건축 문명'이라는 제목이 허투루 붙은 것이 아닌데 말이다.
한번에 읽지 않고 날마다 조금씩 읽어서 그런지 전체적인 흐름보다 각각의 장에서 강조하고 있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전통 한옥이라는 개념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해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건축은 생활을 담는 용기'라고 르 코르뷔지에는 말했지만, 동시에 '건축은 기억을 담는 용기'이기도 하다"(305) 라는 문장이 건축'문명'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깊이해보게 하고 있기도 하다.
그에 더해 한옥이라는 말의 기원도 우리 전통가옥을 한옥이라 지칭하는 것이 당연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옥이라는 말이 쓰인 것이 근대이며 또한 조선의 건축 양식을 우리의 전통이라 칭할수도 없는 것이라는 것도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건축에 있어 한국전통의 근원을 찾는다는 것이 우리 고유의 것이라고만 할수는 없기에 - 문명이라는 것이 타지역에서 전해진 문화가 그 지역의 특색과 환경에 맞게 변형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굳이 그 기원을 거슬러가며 한국전통의 '기원'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만을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건축의 재료나 형태라는 것이 한 지역의 고유한 형태로만 발전하는 것도 아니고 문화적인 부분에 지역의 특색까지 더해져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 그런데 현대의 우리 주거문화에서 신발을 벗는 좌식 형태는 온돌문화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선의 궁중전례기록을 통해 예식을 하는 경우 신발을 신고 좌정을 했다고 하니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 사실 신발을 신고 좌정하는 건 엄청 불편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온돌바닥과 주택의 형태가 바뀌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다시 그 문으로 나와야하기 때문에 방의 구조도 바뀌게 되고 정면에 신발이 너무 많이 놓여있으면 미관상 좋지 않아 측면이나 옆으로 출입문을 만들기 시작한 것 역시 단번에 이해가 된다.
제주지역의 주택과 온돌에 대해 잠깐 언급이 되는데, 잠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온돌방에서 지내면 피부가 트고 몸이 축나 아프게 되는 경우가 많아 온돌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지에서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며 제주의 주거형태 역시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안거리 밖거리로 가족 생활을 유지하던 주거형태 역시 시대의 변화로 바뀌게 된 것을 떠올려보게 된다.
책을 읽고 이해한 부분은 극히 일부분일뿐인 것 같고 주된 관심사만 기억을 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이 책의 내용을 읽었다고 말할수는 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앞으로의 한국건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영향도 있으며 한국 고유의 문명이 융합되며 그것이 한국건축의문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 있다는 말의 진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천천히 다시 읽어보면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