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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가 엘리자베스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

배유안 | 책과함께 | 2021년 10월 15일 한줄평 총점 10.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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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유아 > 어린이 동요/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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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가 엘리자베스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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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영국에서 온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는 삼일 운동이 있었던 1919년 3월에 처음 한국을 방문해 1940년까지 여러 차례 다시 찾으며 한국을 그림에 담은 화가입니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키스가 그린 그림 60점에 담긴 한국의 다양한 풍습과 문화와 사람을 읽어 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일제 시대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키스의 그림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땅의 한국 어린이들이 지난 역사를 스스로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자료입니다.

화가는 100년 전에 한국을 찾아온 영국의 여성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이 화가의 그림에 반하여 그림을 수집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소개한 것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송영달 교수, 이 그림을 보고 어린이들에게 할 이야기가 솟구쳐 글을 써낸 것은 역사 동화로 주목받는 작가 배유안.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만난 세 사람들이 이 책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책은 그림을 어린이와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듯이 역사를 들려줍니다. 그림을 구석구석 함께 짚어가면서 즐겁고 흥미진진하게 그 시대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목차

머리말|화가 소개
1. 정겨운 사람들
다정한 오누이|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엄마 손|세 남매|꼬마 도령|장옷을 입은 여인|독립운동가의 아내|바느질하는 여인|맷돌로 곡식 갈기|빨래하고 오는 새댁|한 땀 한 땀 수놓기|아주머니들의 아침 수다|스님이었던 할머니|필동이 아저씨|검정 고무신 신고 담배 한 모금|원산에서 만난 농부|우산 모자를 쓴 할아버지
2. 마음에 남는 풍속들
연날리기|장기 두기|널뛰기|설날 나들이|고운 새색시|결혼 잔치|결혼식에 온 손님|가마 타고 시댁으로 가는 새색시|어느 여름날 대청마루|골목길 풍경|모자란 모자는 다 있습니다|돗자리 가게|나막신 만드는 사람들|국수를 파는 주막|비나이다 비나이다|서당에서 공부하는 어린이들|칼을 차고 있는 교사
3. 아름다운 사람들
명성 황후 집안의 딸|궁중 옷차림을 한 여인|왜 나라를 뺏기고 말았을까|한일 병합을 도왔던 할아버지|어머니의 부채 바람에 잠든 아기|순이는 당차다|대한 제국 말기의 내시|조선의 마지막 군인|관리가 되지 못한 청년|홍포를 입은 청년|왕실의 제사를 지내는 할아버지|소리의 세계를 만드는 대금 연주자|세상이 바뀌는 걸 무슨 수로 막나|인자한 선비|거문고와 피리 연주
4. 기억하고 싶은 풍경들
달빛 아래 서울 흥인지문|해 뜰 무렵의 서울 흥인지문|일곱 개의 물길, 화홍문|소를 탄 아버지와 아들|별이 내리는 저녁 바다|선생님과 제자들의 나들이|평양 대동문|대동강 풍경|아홉 마리 용들이 노니는 금강산 구룡폭포|구름을 타고 신선이 내려온 금강산|저녁밥 짓기|하얀 불상
그림으로 찾아보기|사진 찾아보기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글 : 배유안
1957년 경남 밀양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랐다.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일했고,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동화를 쓰고 있다. 농민신문사에서 내는 월간 [어린이 동산]의 2003년 중편동화 공모에 『유모차를 탄 개』가,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고추잠자리에 대한 추억』이 당선되었다. 또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초정리 편지』로 2006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어린이 그림책, 교양도서, 어른이 읽는 동화 및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도서관과 학교 등에서 다양한 강연을 통해 독자... 1957년 경남 밀양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랐다.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일했고,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동화를 쓰고 있다. 농민신문사에서 내는 월간 [어린이 동산]의 2003년 중편동화 공모에 『유모차를 탄 개』가,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고추잠자리에 대한 추억』이 당선되었다. 또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초정리 편지』로 2006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어린이 그림책, 교양도서, 어른이 읽는 동화 및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도서관과 학교 등에서 다양한 강연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작가다.

출판사 리뷰

1919년, 일제 시대에 한국을 찾았던
영국 화가의 그림을 통해 100년 전 한국으로 돌아가 보자


영국에서 온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는 삼일 운동이 있었던 1919년 3월에 처음 한국을 방문해 1940년까지 여러 차례 다시 찾으며 한국을 그림에 담은 화가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키스가 그린 그림 60점에 담긴 한국의 다양한 풍습과 문화와 사람을 읽어 주는 책이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한국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외국인들과는 달랐다. 한국을 깊이 사랑했고 과장이나 왜곡이 없는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그림에 충실히 담아내려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일제 시대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키스의 그림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땅의 한국 어린이들이 지난 역사를 스스로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자료다.
게다가 키스가 그리는 한국 사람은 왜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다. 식민지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당당하게 현실을 이겨내고 전통을 지켜나간다. 평생 집안일에 시달리면서도 허리를 쉽게 굽히지 않는 아주머니들과 눈빛이 맑고 주저함이 없는 조선의 여인들은 특히 인상 깊다.
이 책은 그림을 어린이와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듯이 역사를 들려주고 있다. 그림을 구석구석 함께 짚어가면서 즐겁고 흥미진진하게 그 시대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역사를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겠다고 나선 이는 동화작가 배유안이다.
한편, 이 책에 실린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들을 모아 공개한 사람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송영달 명예교수다. 송영달 교수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오랫동안 마음을 나눈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고 한다. 외국에서 오래 살면서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된 노교수의 눈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알고 있고 사랑하는 키스의 마음이 보였기 때문이다.
송영달 교수는 엘리자베스 키스와 언니 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이 1946년에 펴낸 책 『올드 코리아 Old Korea』를 번역해 2006년 도서출판 책과함께에서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를 펴냈다. 송영달 교수의 애정과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많은 이야기를 품은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과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가는 100년 전에 한국을 찾아온 영국의 여성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이 화가의 그림에 반하여 그림을 수집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소개한 것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송영달 교수,
이 그림을 보고 어린이들에게 할 이야기가 솟구쳐 글을 써낸 것은 역사 동화로 주목받는 작가 배유안이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만난 세 사람들이 이 책을 만들어 냈다.


이 책의 특징

1) 영국 화가가 직접 보고 그린 아름다운 그림 60점, 유물 사진 30점
엘리자베스 키스는 우리 일제 시대 삶의 모습을 60점의 그림 속에서 충실히 살려낸다.
연날리기, 혼례, 굿, 빨래 등 풍습을 담은 풍속화에서는 일제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연날리는 아이들, 서당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신식학교 운동장에 줄지어 모여 있는 아이들, 설날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뿐 아니다. 그림의 소재로 잘 다뤄지지 않는 노인들에게도 관심이 많았다. 글을 읽으며 토론하는 할아버지, 장기는 두는 할아버지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의 모습도 그대로 담아내었다.
또한 왕족이나 김윤식 등 고위 정치가부터 궁에서 일하는 음악가와 내시, 왕실 제사 관리인 등을 그린 인물화에서는 계층과 직업에 따른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 등을 알 수 있다.
서울, 평양, 함흥, 원산, 금강산 등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풍경화를 그려 지금은 변하거나 사라진 우리 땅의 옛 모습을 담았다.

키스 그림의 색채와 모양이 얼마나 사실적인지는 함께 곁들인 박물관 유물 사진들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키스는 그 용도와 의미까지 상세히 알고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정확히 표현해 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키스의 그림에 등장하는 유물 사진 30점을 곁들였다. 그림에 나오는데 잘 보이지 않아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골무, 놋그릇, 똬리, 편경 같은 물건이나 장옷, 원삼, 당혜, 남바위, 패옥 같은 복장 등의 실물을 마주할 수 있도록 사진을 배치해 키스가 그려낸 우리 문화를 제대로 전하려 했다.

2) 소중한 문화 유적과 갈 수 없는 북한 풍경
광화문, 흥인지문, 수원 화홍문 등 문화 유적이 훼손되기 전의 원래 모습을 정확히 그려낸 키스의 그림들은 고증 자료로 충분하다.
여러 차례 조선을 방문해 전국 곳곳을 여행한 키스는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의 풍경도 그렸다. 평양, 원산, 함흥 등 북한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림을 통해 보는 것도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고 살아있는 역사 공부가 될 것이다.

3) 일제 시대 사람들쟀 마음까지 읽어내는 역사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동화 작가 배유안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초정리 편지』와 『스프링벅』 등으로 유명한 동화 작가 배유안이 키스의 그림을 읽어주는 점이다. 배유안은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에서 만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 시절을 이 땅의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그때 여자들은 여러 가지로 사는 게 힘들었어. 여자는 남자들만큼 귀히 대접받지도 못하고, 시집을 가면 아기 낳고 살림하고 시부모님 봉양에 농사일까지 거들어야 해. 태어나서 이름조차 얻지 못한 여자도 있어.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들이 좀 억울했던 시절이야. 널 위에서 하늘로 마음껏 솟구쳐 오르다 보면 그런 억울함이 조금은 풀렸을까? (56쪽 「널뛰기」)

그림에 나온 여자의 자세나 표정을 보고 여자들이 살기 힘들었던 일제 시대의 현실을 엮어 냈다. 이처럼 그림 구석구석을 역사적 상상력으로 직조해 풍성한 이야기로 만드는 작가 배유안 솜씨가 글 곳곳에서 돋보인다. 글과 그림이 잘 버무려진 역사 이야기책이라 할 수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구매 외국인 눈으로 본 우리 문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s********9 | 2019.03.05
그림들이 따뜻해요. 예전 한복 복식들을 볼수있어서 좋아요. 남바위와 볼끼를 예전에 착용한 모습들도 볼수있고, 그림 배경안에 그려진 민화도 보면서 호랑이는 민화 단골 소재라고 말해주는 설명도 좋았어요. 집에 두면 나쁜일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다는 걸 몰랐는데 알게됐구요.

24~25p
독립운동을 한다고 해서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서 풀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몸에는 아직도 고문당한 흔적들이 남아있었지만 표정은 평온했고
원한에 찬 모습은 아니었다.
타고난 기품과 아름다움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남편은 죽었지만 마냥 슬퍼할 처지가 아니었다.
외아들도 일본 경찰에 끌려가 언제 다시 아들을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형편이었다.
남편과 아들은 삼일운동에 열심히 참여한 애국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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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온 모습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숲*래 | 2016.01.21

어린이책 읽는 삶 129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온 모습

―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

 배유안 글

 책과함께어린이 펴냄, 2008.12.5. 11000원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 님은 우리가 일제강점기로 지내야 하던 무렵 이 땅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은 꽤 있었을 텐데, 우리 이야기와 우리 문화를 가만히 살피면서 남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이녁이 일제강점기에 이 땅에서 그려서 남긴 그림은 오늘날 한국에서 지난날 발자취를 되새기도록 도와주는 조촐한 선물과 같습니다.


  어린이 인문책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08)를 읽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 님이 남긴 그림을 놓고, 배유안 님이 살을 붙여서 엮은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이 책은 역사 자료로 들려주는 한국 현대사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나라에서 수수하게 살던 사람들 발자취가 물씬 묻어나는 그림을 새삼스레 바라보면서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어떤 삶을 문화로 아로새겼는가 하는 대목을 들려주는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인쇄까지 다 한 크리스마스실을 갑자기 일본이 압수해 간 거야. 산을 크게 그린 것이 군사법에 어긋난다나? 산을 작게 그리고, 또 그림에 1940년이라고 쓰지 말고 일본 연호를 써야 한다는 거야. 엘리자베스는 화가 났지만 좋은 일에 쓸 거니까 참고 다시 그렸대. (15쪽)



  ‘풍속화’라는 이름으로 수수한 여느 사람들 살림살이를 그림으로 담은 일이 지난날에도 더러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수수한 여느 사람들 삶은 그림이나 글이나 책에 거의 나타나지 않아요. 으레 임금님이나 신하나 지식인 모습이나 발자취만 그림이나 글이나 책으로 엿볼 뿐이에요.


  엘리자베스 키스 님이 남긴 그림에도 일제강점기 무렵 꽤 이름이 높거나 정치권력이 센 사람도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보다는 여느 시골집이나 살림집에서 수수하게 사는 사람들 모습이 더 자주 나와요. 마당에 멍석을 깔고서 맷돌을 돌리는 사람이 나옵니다. 마을 고샅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나옵니다. 연을 날리는 아이가 나오고, 널을 뛰는 사람하고 널뛰기를 구경하며 아기를 업은 사람이 나와요.



마당에 멍석을 깔아 놓고 그 위에 얇은 천을 펴 놓았지? 맷돌에서 흘러나오는 마른 가루를 받도록 말이야. 삶은 콩이나 불린 쌀같이 젖은 걸 갈 때는 맷돌 아래에 커다란 함지를 받쳐 놓아야 해. (29쪽)


오다가 만나도 이야기 한 소쿠리, 가다가 만나도 이야기 한 소쿠리, 밤에는 바느질감 들고 모여 또 한 소쿠리, 해도 해도 끝도 없는 게 사는 이야기야. (35쪽)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에 나오는 그림을 살피고, 이 그림에 붙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일제강점기뿐 아니라 해방 뒤나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던 무렵이나 오늘날에도,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눈여겨보는 사람은 ‘수수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진을 찍는 이들이 눈여겨보는 사람도 ‘수수한 사람’이 아니기 마련이에요.


  이름난 사람을 그리거나 찍어야 뭔가 이야기가 되는 줄 여기곤 해요. 힘(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거나 내로라하는 자리에 선 사람을 그리거나 찍어야 뭔가 역사가 되거나 기록이 되는 줄 여기곤 하지요.


  수수한 이웃을 그림으로 담거나, 수수한 동무를 사진으로 찍으면서 ‘삶을 짓는 기쁨’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드러내는 손길이 아직 퍽 모자라지 않느냐 하고 느낍니다. 수수한 이야기에서 수수한 사랑이 흐른다는 대목을 보여주는 그림이나 사진은 아직 한국에 얼마 없구나 싶어요. 일제강점기에는 외국사람 손길이라도 타면서 수수한 살림살이와 수수한 사랑이 남을 수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우리 손길로도 좀처럼 수수한 살림살이와 수수한 사랑이 남도록 하는 일이 드물구나 싶어요.



말간 하늘에 둥실둥실 연들이 춤추고 있어. 빨간 댕기를 늘어뜨린 여자아이가 얼레를 들고 높이 뜬 연을 올려다보고 있구나. (50쪽)


초가지붕에도 돌담에도 짚을 엮어 얹었어. 돌담 위에 빨래통 같은 걸 엎어 놓았네. 오른쪽에는 줄을 매서 빨래도 널어놓았어. (74쪽)



  임금님 밥상도 문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수한 사람들 밥상도 문화 가운데 하나예요. 임금님 옷차림도 문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수한 사람들 옷차림도 문화 가운데 하나이지요. 커다란 궁궐이나 절집도 문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수한 사람들 풀집이나 흙집도 문화 가운데 하나랍니다.


  문화란 멀리 있지 않다고 느껴요. 오늘 이곳에서 우리가 짓는 살림살이가 모두 문화라고 느껴요. 수수한 살림집에서 수수한 사람(서민이나 시민)이 수수하게 짓는 놀이랑 웃음이랑 이야기가 바로 문화라고 느껴요. 아이들이 그리는 어머니 모습이나 아버지 모습이 바로 문화이고, 어버이가 아이한테 종이접기를 해서 내미는 작은 종잇조각이 늘 문화이지 싶어요. 집집마다 아기자기하게 태어나는 문화이고, 사람들마다 새삼스레 앙증맞게 가꾸는 문화라고 봅니다.



이 초상화는 할아버지가 독립 청원서를 내서 붙잡혔다가 풀려난 뒤에 바로 그렸다고 해. 그러니까 가슴 한쪽을 누르던 부끄러움을 어느 정도는 씻어 내린 뒤의 고단한 얼굴이야. 그림을 그리고 나서 한 달 뒤, 할아버지는 죽었어. (98쪽)


이 사람은 대금의 명인 김계선(1891∼1944)이라고 추정하고 있어. 궁중 음악가로 제례에 나가 연주를 했는데 이제 나라가 멸망해 제례도 치르지 못하고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으니 그가 창조하는 소리의 세계에는 슬픔이 섞여 있을 것 같아. (114쪽)



  엘리자베스 키스 님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찾아와서 머물며 ‘지구별 이웃’을 새롭게 만났다고 느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국을 벗어나서 다른 나라로 찾아가서 그림을 그린다면, 우리도 이웃나라에서 ‘이웃나라 수수한 사람’을 살가이 마주하면서 그림 한 점에 담을 만하리라 생각해요. 유명인사나 관광명소를 찾아가서 그림을 그려도 재미있을 테고, 그저 수수한 사람들을 스치고 수수한 골목을 걷다가 그림을 그려도 즐거울 테지요.


  따사로운 눈길로 아이를 보살피면서 따사로운 살림을 짓습니다. 따사로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따사로운 손길로 그림을 그립니다. 따사로운 눈길로 서로 마주하면서 말도 몸짓도 차림새도 다른 사람들이 기쁜 손길이 되어 살가이 어깨동무를 합니다. 4349.1.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어린이 인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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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찾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옥* | 2015.08.14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찾기 - 다른 나라 사람이 그린 그림에서 우리의 문화를 엿보다...
  


* 저 : 배유안
* 그림 : 엘리자베스 키스
* 출판사 : 책과함께어린이

 


이번주 토요일은 광복절입니다.
바로 내일이지요.
오늘 급작스레 휴일이 지정되어 저도 모처럼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내일은 뭐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어딜 가도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를 가보려고 하는 이유는...
올해가 광복 70주년이라고 해요.
음.. 매 10주년을 챙긴것도 아니고 50, 100 단위의 기념일도 아닌데 나라에서 좀 챙기는게 이상해 보이기는 하지만, 광복절을 매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요.
방학 기간 중 숙제로 한국사 공부도 있기에 내일은 서울 시내 중 한군데 다녀오려고 해요.
이 책을 이야기 하는데 광복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키스' 가 1919년 한국에 왔다가 당시 한국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1919년 3월 방문하여 1940년까지 여러 차례 오면서 담았다고 하니....
당시 한국의 문화를 엿보기에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읽고 싶었던 책이어서 아이와 너무 의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 풍속, 풍경 등을 살펴볼 수 있어요.
그런 점들이 오히려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고나 할까요.



 

 

다정한 남매, 엄마와 아이, 동네 아저씨 등 사람들의 그림은 물론
널뛰기, 결혼식 풍경, 흥인지문, 화홍문 등을 볼 수 있습니다.
1940년에 그려진 남매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크리스마스실을 만들때 사용하려고 했는데요.
뒤에 배경을 금강산으로 했는데 너무 웅장하고 크게 그렸다고 일본이 압수했다고 해요.
게다 일본 연호를 쓰라고 했다면서 말이지요.
결국 다시 그림을 그린 키스는 대문을 그리고 그 안에 금강산을 그리고 일본연호 대신 '9년째 발간'이라고 썼다고 해요.
조선에서 쓸 크리스마스실에 일본 연호를 쓰지 않은 키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이와 같이 보면서 유난히 자세히 본 내용들이 3장에 나온 그림과 이야기였어요.
명성황후 집안의 소녀 모습, 마지막 군인 등이지요.
그 중 88살 노인을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그림을 그린 후 한달 뒤에 돌아가셨다 해요.
한일병합을 도왔던 유학자였는데요.
삼일 운동 후 여러 사람들의 고초를 본 뒤 독립만세를 불러 붙잡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손자가 대신 감옥살이를 했다고 하죠.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옳다고 여긴대로 실천했기에 돌아가시면서 마음 한편은 편해지지 않았을까요?
아직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잖아요.

 

 

 

 

옛 그림과 이야기 답게 담긴 내용 중에서 조금 어려운 내용들이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아래와 같이 표시가 되어 있어요.
옛 가구, 장기, 편경 등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처음엔 책이 재미나보이진 않는다며 별 관심이 솔직히 없던 아들입니다.
하지만 옆에서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면서 보자 하니...
손에 들고서 보더라구요.
옛 우리 조상들의 모습들, 한복은 물론 주변의 풍경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들이 흥미롭다고 해요.
특히 뒷부분에 인물편들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몰입도가 컸던것 같습니다.
명성황후의 친척인 소녀, 마지막 군인, 그리고 친일파였다가 다시 되돌아온 할아버지 이야기 등이 말이지요.
저와 같이 대화하면서 볼 수 있었던 책이어서 좋았고 합니다.

 

 

 

 

 

그냥 그림 책도 아니요 텍스트 책도 아니요
그림과 같이 설명, 배경도 알 수 있는 자연스럽게 역사도 좀 알 수 있는 책이라서 아이와 보기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역사+화가의 그림도 볼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일석이조죠?
게다 당사 우리나라 풍경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서도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광복절,엘리자베스 키스,우리문화,근대 우리문화,근대 풍경,외국화가의 우리나라 엿보기,책과함께어린이,한국역사

 


<이 서평은 출판사 책과함께 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제공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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