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
그의 대표작 '어린 왕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도 어린 왕자의 광팬으로 예전에 동대문에서 전시전이 열렸을 때 그의 초고를 보고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어린 왕자에 대한 다양한 판형과 판본, 세계 각국의 책들을 보며 다시 한번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이 책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생텍쥐페리의 작품중 대표적인 문장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처음에 밑줄 그으며 읽다가 그냥 포기했습니다.
전부 줄을 그어야 할 것 같네요.
특히 '바람과 모래와 별들', '사막의 도시'는 꼭 책을 구해서 완독을 하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이 책을 보면서 그의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왕자만 하더라도 동화같기도 하고, 왠만한 인문학 책보다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드는데, 다른 작품들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인생, 행복, 성공 등에 대한 그만의 시각도 좋지만 무엇보다 '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 좋네요.
그의 작품의 명문장을 보고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아 놀랐습니다.
어린 왕자는 이토록 많은 책들이 있음에도 다른 작품은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많이 안타깝네요.
별을 따라가며 산을 넘는 길손이 산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별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목적, 삶의 방향을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있는 곳을 살펴보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곳에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랍니다.
가끔은, 아니 자주 지금 내가 '산'을 오르고 있는지, '별'을 따라가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산'인지 '별'인지도 중요하겠지만, 올바로 가고 있는지는 자주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저 불빛들 가운데는 겉모습만 환하게 빛을 내고 있을 뿐,
실제로는 아무런 생기도 아무런 느낌도 전해지지 않는 불빛들이 얼마나 많을까?
우리는 서로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 멀리 들판에서 깜박이는 불빛들과 만나기 위해 우리는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만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눈으로 그를 보고, 귀로 그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러면 만나는 것일까요?
진정성이 없는 그것은 저자가 말하는 '아무런 생기도 어무런 느낌도 전해지지 않는 불빛'이 아닐까요?
난 얼마나 생기있는 불빛을 전달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만남을 위해 얼마나 안감힘을 썼는지 반성도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만남이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그 만남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막은 원래 확실한 것은 주지 않는다.
그 안에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사막에 가면 인간들은 자신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이끌려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그곳에서 고요히 잠든 내면의 생명력이 슬며시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어느 인질에게 보내는 편지'중 대목입니다.
생텍쥐페리의 글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장소가 '사막'입니다.
비행 중 사막에 불시착을 했음에도 사막에 대한 사랑은 '어린 왕자'를 비롯한 곳곳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입니다.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스스로 들여다 보기에 너무나 많은 유혹거리가 넘처납니다.
눈과 귀가 편안해 질 수 있는 장소로 사막만믐 좋은 곳도 없을 것 같네요.
사막은 아니더라도 나만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란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만약 당신이 자신을 법정에 꿇어앉힐 수 있다면
그런 당신이야말로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어린왕자'에 있는 문구라고 하네요.
다른 문구들은 제대로 암송하고 있는 것도 있고, 본 기억 정도는 있었는데, 이 문구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네요.
조만간 다시 한번 어린왕자를 정독해 봐야겠습니다.
생텍쥐페리라고 하면 우리에게는 마치 <어린 왕자>와 동의어인 것처럼 알려진 작가다. 워낙 유명한 작품 탓에 ‘원히트원더(one-hit wonder, 한 곡만 크게 히트시키고 사라진 가수)’로 오해할 수 있지만, 그는 <어린 왕자>(1943) 이전에도 <남방우편기>(1928). <야간비행>(1931), <인간의 대지>(1939)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바 있다.
어렸을 때 알던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작가였지만, 어른이 되어 만난 생텍쥐페리는 작가일 뿐만 아니라 철학자였다. 그의 작품을 온전히 다 읽지는 못했지만, 간간이 읽게 되는 그의 문장들에서는 인간과 존재에 대한 사색, 인생에 대한 통찰, 구도자와 같은 철학적 깊이가 느껴지곤 했다. 그의 글들은 삶에 대한 사색과 통찰을 보여주면서도 전혀 현학적이거나 어렵지 않아서 더욱 즐겨 읽게 되는 듯하다. 그의 잠언에서는 ‘지금 여기’ 혹은 ‘공(空)’과 같은 불교적 의미가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책은 생텍쥐페리의 여러 저서 중 사랑과 우정, 만남 등 ‘관계’에 대한 글을 중심으로 엮은 ‘생텍쥐페리 잠언집’이다. 책 속의 문장들은 ‘길들인다’는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어린 왕자>의 구절을 비롯해 <남방우편기>, <사막의 도시>, <바람과 모래와 별들>(인간의 대지), <아라스로의 비행> 등 생텍쥐페리의 여러 저작에서 다양하게 발췌되었다. 그의 문장들에서는 사랑, 증오, 책임, 자만심, 예의, 친구, 기다림 등 삶과 관계에서 생기는 여러 감정과 경험들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느껴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당연한 명제도 요즘은 경우에 따라 빛이 바래질 때가 있다. 서로의 존재가 생존 등 여러 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갈수록 개인적, 이기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서로의 관계도 예전만큼 끈끈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관계의 덩어리라는 것, 오직 관계만이 인간을 살게 한다는 것’을 강조한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인간은 관계 속에서 존재할 때 의미를 갖는다. 유대관계가 점점 더 약해지고, ‘우리’보다 ‘나’만을 중시하는 요즘이기에 ‘관계’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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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