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21세기북스 출판사의 오희숙님이 집필하신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해당 도서를 읽고 저자의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음악적 상식에 대해 놀랐고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고찰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순히 음악 이야기라고 하기엔 철학적인 부분도 있고 여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좋은 도서입니다.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은지도 꽤 시간이 지나서 이미 기억이 거의 다 휘발되어 버렸지만 다시 목차를 보아도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그러니까 음악 그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는 책이었다. 이 문장을 쓰고보니 목차에서 언급된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고 싶어진다. 단순히 클래식 작곡가의 성장배경, 작곡배경 등 바이오그래피를 알고 듣는 것도 좋지만 음악 그 자체로서 각각의 음악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고 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 또한 읽으면서 색다르게 느껴졌다. 들을 수 없는 것을 듣게 만드는 드뷔시의 '달빛'에서부터 찾아들으면서도 이건 뭔가 싶어 황당하기까지 했던 크라이들러의 '간접광고'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일일히 언급은 안했지만 많은 음악을 찾아들으며 이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의 감정과 철학,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조금은 더 폭넓게 이해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다.
그러고보니 이 서가명강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 전반적으로 그런것 같다. 대학교 강의를 일반인 눈높에 맞춰서 잘 엮어낸 책이어서인지 교양서로서 잘 만든 기획인듯.
좀 쌩뚱맞을지 모르지만 예전에 대중가요를 들을 때 가사냐, 음이냐 라는 설문을 했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당시 회자되던 가요가 노랫말 때문이었는데, 누군가는 - 나 역시 그렇지만 노랫말을 모르면서도 좋다고 듣는 외국팝송에 대해서는 뭐라할것인가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어느것이 우선이다 할 수 있을만큼 단순한 것이 아닐텐데...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무려 서울대강의평가에서 최고평점을 받은 오희숙교수의 글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가?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세계'라는 부제가 책을 펼치기 전에는 재미있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철학세계'를 이해하기에는 내 음악이해도도, 철학적사유도 너무 낮아서 그런가보다.
좀 이른 아침에 새소리에 잠을 깰 때가 있다. 잠을 푹 자고난 후 기분이 좋을 때면 새소리는 천상의 음악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새벽에 겨우 잠들었는데 새소리에 잠이 깨면 그저 시끄러울뿐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들리는 자연의 소음은 그런 느낌이지만 귀기울여 듣는 소리들은 어떨까.
음악은 그런 자연의 소리에 대한 모방에서 시작하여, 니체의 표현대로 '의지의 언어'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이해도와 수용상태에 따라 음악의 진가를 느낄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이 책은 이게 중심이 아닌데 자꾸만 내 중심으로, 생각의 흐름을 마구잡이로 늘어놓고 있는 느낌이다.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인 시작부터 감정과 언어의 표현으로까지 담아낼 수 있는 음악의 미학에 대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철학자와 음악가들을 통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음악가들의 생애와 영화이야기도 곁들여져있어서 조금은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중간중간 '음악듣기'에 큐알코드도 있어서 바로 들어보면서 글을 읽으니 훨씬 이해가 빠른것도 좋았다.
음악도 철학도 잘 모르지만 "음악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추적하멵서 음악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304)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실 니체의 철학이나 쇤베르크의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 아니 포스트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같은 개념을 통한 음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하더라도 BTS의 봄날을 떠올리거나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크라이들러의 '외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아름다운 선율 이면에 흐르는 음악과 철학의 우아한 이중주"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봄날'을 자세히 들어본 것은 올해 봄이었다. 어떤 노래인지도 모르고 봄노래라고 해서 듣다가 뮤직비디오를 봐야만했고 뭔가 마음에 폭탄하나를 던져놓은 것 같은 느낌을 가졌었다. 책에는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라 되어 있지만 설명하고 있는것처럼 "직설적인 사회반영이나 비판 대신 상징성과 열린 해석의 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BTS의 폭넓은 공감대의 당연함을 말하고 있다.
크라이들러의 '외주'는 작품의 제작과정에 대한 폭로를 통해 "신자유주의 시대에 노동을 제3세계의 외주시스템에 의해 조달하는 상황이 자본주의의 노동력 착취라고 비판적으로 보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은 것"(254)이다. 현대의 음악천재에 크라이들러를 포함시켜야하지 않을까?
이론적인 이야기가 어렵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다시 정리를 하면서 훑고 있으려니 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그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진짜 음악의 미학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다 이해를 하지 못하면 어떤가.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아리랑을 즐기고, 흥겹게 이날치의 범내려온다를 즐기면서 음악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