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96년 처음 출간된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각각의 소주제에 따라 일곱 권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출간 후 단편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이 시리즈가
출간 후 24년이 지난 20년 새로운 판형과 현대적인 번역으로 다시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간 변화해온 시대와 달라진 독서 지형을 반영해, 기존에 수록된 백여 편의 중단편 중
열두 편을 다른 작가 혹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고, 일본어 중역이 포함된
낡은 번역도 새로운 세대의 번역자들의 원전 번역으로 바꾸어 보다 현대적인 책으로
작은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제7권 "사내들만의 미학"은 엄격함을 잃지 않은 채 흔히 말하는 센 체하는 사내들의
이야기 열 편을 골라 실었다. 작품을 재번역하는 과정의 문제이건, 작가와의 기준이
다른 것이 원인이건 새로 발간된 시리지는 1권, 2권이 발간된 후 갑자기 7권으로 건너
뛰게 된다. 그런 이후 이 시리즈는 재발간을 멈춘 채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계속 표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지켭기도 하지만 이 시리즈의 미덕은 가죽 표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 만지고 있으면 마치 수록된 작품들을 반 정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내용을 떠나 이런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집도 가끔 출간되면 좋지
않을까?
요즈음 잊혀지고 바래져가는 사내들의 미학을 바로 세우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존재해 있었음을 들려주는 세계 단편 소설을 엮은 책이다. 통제되어야 하는 공격성과 독단적인 무언가로 비춰지는 남자의 이미지가 이 책에서는 용기와 기백 때론 타협할 수 없는 정의와 가치로 대변되어있다. 지금 이시점에서 이 책을 읽는 나로선 참 묘한 기분이 든다. 폭력성과 떨어질 수 없는 사내들의 미학. 현대사회에서는 사내들의 미학을 어떤 이미지로 구축해 나가야 할까?
도서: 사내들만의 미학
저자: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출판사: 무블
이문열 세계명작 산책 세번째 도서를 만났다. 앞 두 권을 읽으면서 독서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열심히 읽는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명작만을 모아둔 책을 볼 때면 아직도 읽은 게 많구나 라고 말한다. 20년의 세월이 무성할 만큼 오늘 만난 [사내들이 미학]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제목에서 알듯이 이번 작품은 '남성'에 대한(?) 작품이다. 그렇다보니 읽기도 전에 강인함과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었다. 남성과 여성을 떠나 그저 한 인간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고 동시에 이해가 안되더라도 '사람' 이구나 하면서 책을 읽었다.
소개 된 소설은 단편과 중편이 섞어져 있다. 나에게 낯선 작가들이 등장했는데 그마나 헤르만 헤세 이름이 튀어나와 반가웠다. 또한, 책에 실린 작품들은 각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올곧은 사람이라고 마을에 알려진 '마테오 팔코네' 남자의 마지막 선택은 순간 종교가 인생에 우선순위였던가? 라고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으며, 죽음을 받아들이고 할복을 하는 무사들, 악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를 죽여버린 '두 소몰이꾼'과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이 진정 왕이 되었을 때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순간들 등 여러 인간상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나?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아마, 그들(?)만의 세계에선 이해가 되는 것일까? 그래도 작품 중 [그냥 비누 거품]은 다른 작품보다 페이지수가 적었지만 다 읽고도 머리속이 복잡했다. 반란군을 돕는 이발사에 적군의 대장이 나타났다. 쉽게 죽일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발사는 그러지 못했고 동시에 그 남자는 이발사를 시험하듯 목숨을 내놓았다(?). 분명 이발사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심신이 약했고 반대로 적군은 본인의 목숨을 시험할 만큼 강했다. 여기서 난 아군이나 적군을 떠나 '남자'라는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짧은 단편이지만 확실히 작가의 전달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다른 작품보다 이 작품이 정말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남성하면 강함을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사내들만의 미학]은 한 성향만이 아니라 여러 모습을 보여주었다. 낯선 작품이 많아 어색하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단편으로 여러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는데 다음 명작은 어떤 소재를 가지고 출간이 될지 기대가 된다.
'악당이라 할지라도 사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건미'
-작품 해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