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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마음

저마다의 극단을 사는 현대인을 위한 책 읽기

이수은 | 메멘토 | 2021년 11월 15일 한줄평 총점 2.0 (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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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라는 유쾌한 독서 처방전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베테랑 편집자이자 열혈 독서인 이수은 작가의 신작. 『평균의 마음』은 전작에서 선보였듯 유머 감각과 해박한 지식, 오래된 책에 대한 진심은 기본값으로 하되 한층 더 깊고 예리해진 이수은만의 지적 통찰력을 보여주는 고전 독서 에세이다. 저자는 행복, 외로움, 돈, 자의식, 공정, 능력주의, 꼰대, 출세, 실패, 부자 등 현대인의 관심사와 우리 시대의 키워드를 실마리 삼아 이번에는 고전에서 인간의 마음, 보편성의 세계를 본격 탐구한다.

자세히, 깊게 읽은 책들은 이렇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기원전 700년경)부터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1969) 등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고전 21종을 기본도서로 다루고, 철학서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흄), 과학서 『종의 기원』(찰스 다윈), 『물리와 철학』(하이젠베르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도서 50여 권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검토한다. 본격적으로 다루는 작가는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위고, 발자크, 괴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등 세계문학 대가들이다.

이 책의 여러 미덕 중 하나는 “치열한 자기교육”의 결과인 전문가급 깊이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다. 여기서 그쳤다면 보통 사람을 위해 쉽게 쓴 고전 해설서가 되었을 테지만, 저자가 탄탄한 논리와 독창적인 사유로 구축한 자기 관점과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에 여느 해설서와 다른 결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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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 사랑하지만 나눌 수 없는 것들
1부 몹시 고약한 문제, 나
행복에 대한 무관심: 마틴 에이미스 『런던 필즈』
인기 있는 로맨스 소설의 비결: 존 파울즈 『프랑스 중위의 여자』
외로움의 문체: 어니스트 헤밍웨이 『여자 없는 남자들』
돈은 왜 쓰고 싶나: 스콧 피츠제럴드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현대인인 여성이 고전을 읽을 때: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저는 왜 당신과 다릅니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 우리의 파괴력
사회성 동물과 사회적 동물: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공짜의 나비효과: 마크 트웨인 『얼간이 윌슨』
너는 커서 뭐가 될래: 마이클 영 『능력주의』
경험이 말해주는 것 그리고 미친 꼰대를 피하는 방법: 찰스 디킨스 『어려운 시절』
규칙과 반칙: 프란츠 카프카 『변신』 『심판』 『성』
3부 평균의 마음, 비주류의 마음
평균의 특이점: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출세의 본질: 오노레 드 발자크 『잃어버린 환상』
인간중심주의의 한계: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친화력』
당신이 실패하는 이유: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베드라 『돈키호테』
부자의 딜레마: 윌리엄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옹졸해서 좋은 그 사람: 호메로스 『일리아스』 vs.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까마득한 이해의 지평선을 향해 한 걸음: 플라톤 『국가』
작가의 말 인간적인 것의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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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이수은
조화와 우아가 나에게 가장 모자라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일찌감치 알았다. 비록 황금비율의 신체는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언행을 삼가고 마음 씀씀이를 바르게 하여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정진할 수도 있겠건만, 바로 그 말투와 행동거지가,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됐다. 일희와 일비의 극렬한 파동운동 속에서 매사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도대체 중간이라는 게 없었다. 양철통 같은 마음과 그 안에 담긴 모난 자갈들 같은 생각이 나를 이루는 요체라는 인식은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고전을 읽... 조화와 우아가 나에게 가장 모자라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일찌감치 알았다. 비록 황금비율의 신체는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언행을 삼가고 마음 씀씀이를 바르게 하여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정진할 수도 있겠건만, 바로 그 말투와 행동거지가,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됐다. 일희와 일비의 극렬한 파동운동 속에서 매사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도대체 중간이라는 게 없었다. 양철통 같은 마음과 그 안에 담긴 모난 자갈들 같은 생각이 나를 이루는 요체라는 인식은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고전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걸 쓴 사람들과 그들이 그려낸 인물들이 모두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저마다 자기 시대를 힘껏 살다 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내 마음이 아름다움의 고전적 정의와 들어맞는 부분이 단 3.03센티미터(한 치)도 없기 때문에, 조화롭고 우아한 것들을 이렇게나 사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라고. 뒤끝 있는 인간, 편애하는 인간, 불만 있는 불완전한 인간. 고전은 이런 나를 괜찮아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게 또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부족한 나를 너무 많이 괜찮아 하다보니 뻔뻔해지는 것 같아 다시 새로운 교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 입사, 퇴사를 희망하는 편집자로 22년 동안 일했다. 지은 책으로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가 있다.

출판사 리뷰

★ 굉장한 책. 이렇게 영혼까지 푹 빠져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이수은의 문장들에 붙들릴 때마다 나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됐다.. ─김혼비(작가)

★ 고전이 인간과 나 자신의 깊은 뿌리임을
이처럼 매력적으로 소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장대익(과학자)


1. “내 가슴이 비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인간인 우리가 한사코 인간성을 긍정하기 위해,
인류 공동의 유산인 고전에 의지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 보편성의 세계에 대한
지적 통찰이 압도적인 고전 독서 에세이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라는 유쾌한 독서 처방전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베테랑 편집자이자 열혈 독자인 이수은 작가의 신작. 전작에서 선보였듯 저자는 인문, 사회, 과학에 남다른 안목과 통찰력, 그리고 자기 관점을 가지고 고전을 해석하는 드문 독서인이다. 『평균의 마음』은 유머 감각과 해박한 지식, 오래된 책에 대한 진심은 기본값으로 하되 한층 더 깊고 예리해진 이수은만의 지적 통찰력을 보여주는 고전 독서 에세이다. 저자는 행복, 외로움, 돈, 자의식, 공정, 능력주의, 꼰대, 출세, 실패, 부자 등 현대인의 관심사와 우리 시대의 키워드를 실마리 삼아 이번에는 고전에서 인간의 마음, 보편성의 세계를 본격 탐구한다.

자세히, 깊게 읽은 책들은 이렇다. 『일리아스』(기원전 700년경)부터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1969) 등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고전 21종을 기본도서로 다루면서, 철학서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흄), 과학서 『종의 기원』(찰스 다윈), 『물리와 철학』(하이젠베르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도서 50여 권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검토한다. 본격적으로 다루는 작가는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위고, 발자크, 괴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등 세계문학 대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세계 전반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혜안 덕분에 헤밍웨이의 문체가 왜 ‘하드보일드’일 수밖에 없는지, 개츠비가 왜 ‘위대(great)한’지, 우리가 왜 그토록 돈키호테를 우스꽝스러운 미치광이로 여기는지, 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또 카프카 소설의 구조를 프랙털로 설명하는 등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21위”(《가디언》, 2015)에 꼽힌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상세히 소개하는 등 새로운 지적 흥분도 선사한다.

이수은 작가는 왜 고전에 이토록 진심일까? 그는 스페인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고전을 읽는 것은 “우리 정신의 반사면들을 증가시키는 일”(가세트)이고, 그게 고전이어야 하는 것은 “내 가슴이 비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가세트), “우리가 살아온 날들의 의미를 설명하고 살아가는 노고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인 고전에 기쁘게 의지하는 것”은 인간인 우리가 “한사코 인간성을 긍정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2. 현대적인 시각과 독창적인 사유로 읽은 고전의 세계

저자는 보편성의 세계를 탐구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고전이라고 여긴다. 왜냐하면 오래된 책들을 읽다 보면 “‘인간적’이라고 여겨지는 감각이 시대에 따라 얼마나 달랐는지,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전혀 당연하지 않던 시간이 얼마나 오래였는지, 보편 정서라는 것이 얼마나 짧은 유효기간을 갖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가치,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 나아가 인간이 공유하는 통념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본문은 나(1부 「몹시 고약한 존재, 나」), 우리(2부 「우리의 파괴력」), 인간(3부 「평균의 마음, 비주류의 마음」)의 마음으로 논의가 확장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예의 그 유머러스함, 솔직함, 경쾌함으로 시작하는 1부는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 과연 행복인가’(『런던 필즈』) ‘연애의 본질은 무엇인가’(『프랑스 중위의 여자』) ‘돈은 왜 쓰고 싶나’(「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내가 당신과 다른 이유’(『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현대인의 관심사를 다룬다. 2부는 시론(時論), 사회비평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현대 한국 사회의 화두인 공정과 정의론, 능력주의, 세대 갈등을 다룬다. 마크 트웨인의 『얼간이 윌슨』을 화두로 현대 정의론의 대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롯한 여러 공정론을 비교, 검토하는 식이다. 3부에서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 특성 등을 검토하면서 위고, 발자크, 세르반테스, 호메로스 등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낸다. 발자크의 매력과 경이로움은 “체면과 위선으로 가린 누더기 속옷 같은 양심”을 가진, 들키고 싶지 않은 인간성을 가진 나를 각성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그 보편적 인간성을 긍정하는 데 있다. 『일리아스』의 그리스인들은 전쟁 통에도 민주적 토론을 포기하지 않고, 협상의 기술에 무관심하고, 직선의 인간들이라 실용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저자는 현실주의와 회복탄력성, 변용과 포용력을 갖춘 로마인의 특성보다 더 원시적이고 모든 면에서 인간적 한계를 노출한 그리스인들의 수평적 마음을 편애한다고 고백한다.

이 책의 여러 미덕 중 하나는 “치열한 자기교육”의 결과인 전문가급 깊이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다. 여기서 그쳤다면 보통 사람을 위해 쉽게 쓴 고전 해설서가 되었을 테지만, 저자가 탄탄한 논리와 독창적인 사유로 구축한 자기 관점과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에 여느 해설서와 다른 결의 책이 되었다. 저자 말마따나 “근대 이후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을 말하고, 자기만의 눈으로 읽고, 자기만의 주장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사견, 가정의 한 가지만으로 치부되지 않으려면 타당한 근거와 설득력이 필요할 테다. 즉 해석의 자유는 막대한 책임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수은이라는 독서인이 생애에 걸쳐 그 책임을 얼마나 진지하고도 깊게 받아들이며 책을 읽어왔는지 『평균의 마음』만큼 잘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접하는 누구나 그 사유의 깊이와 치열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3건)

고전읽기 도움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e | 2022.12.27
최근 고전을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전집류 세트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한층 더 목이 마르다.

고전을 사랑하는 작가는 요즘 사람들의 생각의 표준과 본인 나름의 표준 사이의 평균을 찾기 위해서 고전을 읽는다고 말한다. '인간의 항상성'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고전이 주는 크나큰 위로이자 기쁨이라고.

생각해보니 내가 고전을 즐겨보려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싶다.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들과 반응들에 대해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것이 고전이라는 생각. 예전 사람들도 이렇게 느꼈었고, 지금의 나도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이런 감정이야 말로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감정 아니겠는가 하는 깨달음이 주는 위안이라고 해야할까 위로라고 해야할까. 나만 크게 이상하거나 독특한 존재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든다.

특히, 작품마다 작가의 생애와 생각을 바탕으로 작가의 해설과 감상이 재치있게 곁들여지는데, 작품에 대한 통찰이 그야말로 철학적, 문학적, 역사적인 설명과 함께 광범한 스케일로 펼쳐진다. 읽다보면 문학책인지 역사책인지 혼동스러울 정도인데, 그것또한 재미난다.

고전을 제대로 읽으려면 역시 당시의 사회상과 작가의 생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는 사실이 또다시 너무나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이런 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나같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절실하고 필요하다.

고전 다시 읽기, 고전 제대로 읽기에 관심이 생긴 독자라면 한번쯤 권하고 싶은 책.
___________

고전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스페인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고전을 자세히 읽는 것은 “무한히 많은 주제가 정신에 자극을 주도록 하기 위해 우리 정신의 반사면들을 증가시키는 일”이기 때문이고, 그게 고전이어야 하는 것은 “내 가슴이 비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유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온 날들의 의미를 설명하고 살아가는 노고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서, 인간인 내가 한사코 인간성을 긍정하려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에 기쁘게 의지하는 것이다.

평균의 마음 | 이수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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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마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e***o | 2022.10.22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개인의 이익과 목적을 뛰어넘어 자신이 속한 종 전체에 가장 이로운 선택을 할 때, 이 위대한 힘이야말로 '평균의 특이점'이다. 눈에 띄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입자에 불과한 개인들이 순순한 의지로 중심을 향해 응집할 때, 그 에너지를 막을 권력은 세상에 없다.

- p264 -

 

신선하도 특이한 책이다.  책 줄거리에 대해 별로 소개를 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을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책 내용과 연결시킨다. 신기하게도 잘 연결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2년을 동안 편집자로 일하면서 쌓은 내공을 발휘되는 순간이다.

 

책에서 언급된 책들중 절반 이상은 나도 잘모르는 책이고, 심지어는 절판된 책, 저자가 좋아하는 특이한 책이다.  내용을 모르니 저자가 말하는 것이 맞는 소리인지, 틀린 말인지 모르지만, 읽다보면 이해가 된다.   저저의 폭넑은 지식과 견해가 발현되는 순간이다.

 

어쩌다 보니 저자의 두번째 책부터 읽게 되었지만,

첫 작품인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를 시급하게 읽어봐야겠다.

 

 

정리해보면, 여러 행복론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가장 좋은 것, 최선인 것이 행복이다. ....... 인간에게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살아 있음을 기쁘게 자작하는 상태, 그것 말고 더 좋은 게 뭐가 있을까. - p35 -

 

현대의 경제사회 구조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도록 구축되었다. - p88 -

 

쇼핑이라는 것은 필요한 품목을 구매라기보다 여가생활의 변형이라는 것도 느꼈다. - p90 -

 

자기 안의 볼품없는 작은 조각들을 각자가 믿고 바라는 이상과 꿈과 신념을 접착제로 삼아 하나의 인격으로 종합해내는 능력 도한 가졌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더 낫고 이로운 삶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이 완전하고 고귀해서가 아니라, 그게 바로 '나'여서 외면할 수가 없다.

 - p144 -

 

'전체주의적' 사고가 일단 자리 잡으면 무적의 장악력을 얻는 것이 애초의 "정치적 무관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  평등과 공정에 열광할 뿐 그 실제를 숙고하지 않는 진부하고 일상적인 다수가 덕성을 경멸하고 인간적 가치를 멸시할 때 "이중적 도덕 기준이 판을 치는 위선적 황혼기에 극단적 태도를 뽐내는" 파시즘 테러리스트 개미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 p166 -

 

어느 한 시기에 있었던 국가의 정체를 논할 때 근대인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오류는, 그것을 당대의 맥락에서 떼어와 자기 시대와 계급의 눈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과도한 일반화를 낳고, 해석의 자유가 허용하는 한계선을 넘어 오용되기 십상이다. - p376 -

 

우리는 왜 스스로는 특별하게 여기면서도 타자를 바라볼 때는 진부함을 더 자주 발견하게 될까. 왜냐하면 한 평생을 매일같이 바라보고 느끼고 어루만지고 보살펴야 하는 유별난 나 자신과 달리, 남들에 대해서는 설령 부모 자식보다 더한 관중과 포숙 사이일지라도 내가 알고 있는 일단의 단협한 추정치, 평균을 잣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 p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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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s Naughty Bitts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A***e | 2022.05.07
조화와 우아가 나에게 가장 모자라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일찌감치 알았다. 비록 황금비율의 신체는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언행을 삼가고 마음 씀씀이를
바르게 하여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정진할 수도 있겠건만, 바로 그 말투와 행동거지가,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됐다. 일희와 일비의 극렬한 파동운동 속에서 매사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도대체 중간이라는 게 없었다. 양철통 같은 마음과 그 안에 담긴 모난 자갈들같은
생각이 나를 이루는 요체라는 인식은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고전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걸 쓴 사람들과 그들이 그려낸 인물들이 모두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저마다 자기 시대를 힘껏 살다 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내 마음이 아름다움의 고전적 정의와
들어맞는 부분이 단 3.03 센티미터(한 치)도 없기 때문에, 조화롭고 우아한 것들을 이렇게나 사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라고, 뒤끝 있는 인간, 편애하는 인간, 불만있는 불완전한 인간, 고전은 이런 나를 괜찮아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게 또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부족한 나를 너무 많이 괜찮아 하다보니
뻔뻔해지는 것 같아 다시 새로운 교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 입사, 퇴사를 희망하는 편집자로 22년 동안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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