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코야 게이이치 작가의 앨리스 살인게임은 단편 앨리스로 알려진 작품의 개정판에 해당하는 책으로서,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가상 공간 안에 갇혀버리게 된 주인공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사실 전반적인 구성 및 캐릭터 설정과 같이 초반에 벌려놓은 것에 비하여 후반부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빈약했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꽤나 괜찮은 작품이 아니었던가 합니다. 책을 도중에 놓을 수 없을 만큼 중반까지의 흐름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전개 초반 곳곳에 뿌려두었던 여러 단서들을 막판에 회수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정말 발군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진상이 밝혀지게 되는 마무리 단계에 와서 그 좋았던 흐름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던 부분이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앨리스 살인게임의 저자인 가코야 게이이치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었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