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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시몬 드 보부아르 저/이송이 | 현암사 | 2021년 12월 1일 한줄평 총점 10.0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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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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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전자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제 3차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 지원’ 선정작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
많은 지식인들과 문학 독자들이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던
보부아르의 대표작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제2의 성』으로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사상가, 세기의 지성 사르트르와 계약결혼 생활을 했던 동반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는 뛰어난 사상가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20세기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시 시대와 지식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레 망다랭』은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철학자인 보부아르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제2차 대전 직후 파리를 무대로 카뮈, 사르트르 등 당시 활동했던 지식인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듯한 이 사실적인 작품은 출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보부아르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의 내면과 사회 활동, 정치와 문학의 관계, 사상과 현실의 갈등 등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전후 사회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작가의 단호함 덕분에 이 소설은 개인과 정치를 연결하는 서사적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시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후 절판되어 많은 지식인들과 소설 독자들에게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혀 왔다.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전후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는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출간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꾸준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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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1908년 1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913년 엄격한 가톨릭 학교인 데지르 학원에 입학해 수학하고, 1926년 소르본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3년 후에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1등으로 합격한 장폴 사르트르를 처음으로 만나 그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 이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일이 되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연인이자 사상을 공유하는 지적 동반자로 살아갔다. 이후 1931년 마르세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 루앙과 파리를 거쳐 1943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소... 1908년 1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913년 엄격한 가톨릭 학교인 데지르 학원에 입학해 수학하고, 1926년 소르본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3년 후에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1등으로 합격한 장폴 사르트르를 처음으로 만나 그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 이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일이 되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연인이자 사상을 공유하는 지적 동반자로 살아갔다. 이후 1931년 마르세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 루앙과 파리를 거쳐 1943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 『정신적인 것의 우위(Primaute du Spirituel)』를 완성하지만 1979년이 될 때까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1943년 『초대받은 여자(L’Invitee)』로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해, 1945년 사르트르가 잡지 [현대(Les Temps Moderns)]를 창간하자 그 일에 협력하며 실존주의 문학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독일에 대한 레지스탕스의 저항을 그린 『타인의 피(Le Sang des Autres)』(1945), 죽음과 개인의 문제를 취급한 『인간은 모두 죽는다(Tous les Hommes sont Mortels)』(1946)를 연달아 발표하고, 1954년에 출간한 『레 망다랭(Les Mandarins)』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다.

이 밖에도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Une Mort Tres Douce)』(1964), 『아름다운 영상(Les Belles Images)』(1966), 『위기의 여자(La Femme Rompue)』(1967) 등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 간다. 또한 평론 · 기행문 등을 꾸준히 발표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난 문학가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철학적 글쓰기의 대표작인 1949년에 발표한 『제2의 성』은 역사적 · 철학적 · 사회적 · 생리적 분석을 통해 여성문제를 고찰한 작품으로, 전 세계 페미니즘 운동의 참고 도서가 되었고, 이후 『특권(Privileges)』(1955), 『노년(La Vieillesse)』(1970) 등 다수의 철학적이고 논쟁적인 에세이를 집필했다.

사르트르 사후 그의 말년을 기록한 『작별 의식(La Ceremonie des Adieux)』(1981)과 생전 그에게서 받은 수많은 편지를 엮은 책 『비버에게 보내는 편지(Lettres au Castor)』(1983)를 출간했다. 1986년 4월 14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르트르와 함께 [현대(Les Temps Moderns)]지의 편집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알제리 독립이나 낙태 합법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시위에 참여하며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주요 저서로 『얌전한 처녀의 회상』, 『나이의 힘』, 『사물의 힘』, 『결국』 등 자서전과 소설 『초대받은 여자』, 『제2의 성』, 『레 망다랭』, 『대장정 : 중국에 관한 에세이』, 『인간은 모두 죽는다』, 『실존주의와 국가의 지혜』, 『거물들』, 『노년』 등이 있다.
역 : 이송이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한국 현대 여성작가 비교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타자의 글쓰기 - 레즈비어니즘과 여성적 글쓰기 : 상호텍스트성과 메타페미니즘 - 니콜 브로사르의 『여명의 바로크』『연한 보랏빛 사막』을 중심으로」(2019), 「징후와 잉여, 시체와 유령 사이의 여성성-동서양의 흡혈귀 서사를 통해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 연구: <죽은 연인> <박쥐>를 중심으로」(2018)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 『이중언어 작가 : 근현대문학의 트랜스내셔널한 기원을 찾아서』...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한국 현대 여성작가 비교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타자의 글쓰기 - 레즈비어니즘과 여성적 글쓰기 : 상호텍스트성과 메타페미니즘 - 니콜 브로사르의 『여명의 바로크』『연한 보랏빛 사막』을 중심으로」(2019), 「징후와 잉여, 시체와 유령 사이의 여성성-동서양의 흡혈귀 서사를 통해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 연구: <죽은 연인> <박쥐>를 중심으로」(2018)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 『이중언어 작가 : 근현대문학의 트랜스내셔널한 기원을 찾아서』(공저)를 발표하였다.

출판사 리뷰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

많은 지식인들과 문학 독자들이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던
보부아르의 대표작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제2의 성』으로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사상가, 세기의 지성 사르트르와 계약결혼 생활을 했던 동반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는 뛰어난 사상가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20세기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시 시대와 지식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레 망다랭』은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철학자인 보부아르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제2차 대전 직후 파리를 무대로 카뮈, 사르트르 등 당시 활동했던 지식인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듯한 이 사실적인 작품은 출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보부아르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의 내면과 사회 활동, 정치와 문학의 관계, 사상과 현실의 갈등 등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전후 사회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작가의 단호함 덕분에 이 소설은 개인과 정치를 연결하는 서사적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시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후 절판되어 많은 지식인들과 소설 독자들에게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혀 왔다.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전후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는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출간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꾸준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시대를 앞서나간 사상가이자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보부아르가
전후 사회와 지식인 내면을 그린 공쿠르상 수상작

“2차 대전 후 정치사, 지성사의 한 페이지” - 앙드레 빌리

1954년 공쿠르상 수상작인 이 소설이 출간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보부아르가 묘사한 전후 사회와 지식인의 내면이 보여주는 복잡하고 불편한 진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은 1944년 8월 파리 해방을 맞이하고, 독일의 패배가 결정적이던 그해 12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던 지식인들이 모인 크리스마스 파티로 시작된다. 이후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좌파 잡지 [레스푸아]의 흥망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전쟁의 참담함을 그대로 안고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죄책감, 지식인의 사회 참여 문제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전쟁이 끝난 후 평화를 맞이한 것 같은 사회와 긴 투쟁 끝에 그 평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레지스탕스 지식인들의 모습은 겉으로는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나 저마다의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되찾은 것 같은 프랑스가 주위 다른 전쟁의 이면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과 닮아 있다.

“그들을 잊도록 하자. 우리끼리 남아 있자. 우리 인생만으로 할 일이 이미 충분히 많아.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이야.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잖아. (…)그러나 축제의 밤이 끝난 뒤, 살아 있는 우리는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때부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 본문 중에서

전쟁으로 치뤄진 많은 희생을 뒤로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끌어안고 가야 할 삶의 무게를 각자의 방식으로 견딘다. 전쟁의 끝은 새로운 혼란의 시작일 뿐, 이들은 전후의 혼란한 사회 속에서 저마다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좌절한다.

보부아르 자신을 투영한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당시 여성의 목소리

이 책은 크게 두 명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레스푸아]의 편집장인 앙리와 정신과의사인 안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소설은 전개된다. 그중 안은 소설 속에서 권위 있는 지식인인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미국 작가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보부아르를 떠올리게 하며,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라고 작가 스스로도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3인칭 시점으로 이어지는 앙리의 이야기가 객관적이며 공적인 느낌을 준다면,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안의 이야기는 훨씬 주관적이며 은밀한 느낌을 준다. 소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역시 안의 관점을 통해 더 완전한 진실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보부아르는 1인칭으로 서술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남성 지식인들 사이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여성 인물에게 목소리를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로부터 “넌 남자의 두뇌를 가졌다.”라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듣고 자란 소녀, 그렇게 페미니스트가 될 운명을 가졌던 보부아르가 쓴 책 『제 2의 성』이 전 세계에 불러일으킨 변화를 생각해볼 때, 지금의 여성들이 갖는 권리와 누리는 지위는 보부아르에게 많은 부분 빚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그의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명저가 이번 기회를 통해 예전에 작품을 읽었던 독자는 물론, 지금 시대에 새롭게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3건)

구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r******n | 2023.08.23

아름다운 작품으로 지상을 약간은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주셔야 하고요.

바로 그게 문학의 역할인 것 같은데요

 

레 망다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프랑스 지식인으로서의 고민과 삶을 다룬 소설이다.

전쟁이 끝난 것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파티로 소설은 시작한다.

"인류는 어디론가 향하고, 역사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 압제와 빈곤은 그 속에 소멸의 약속을 품고 있었다. 악은 극복되었고 파렴치한 행위는 제거되었다."

전쟁은 승리로 끝났고, 이 시기는 인류와 역사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짧은 시기였다. 전쟁 중에는 무엇이 악인지 명확했고, 전쟁만 끝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났음에도 그 누구도 전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모든 것이 좋아지고 그저 행복하기만 하리라던 환상은 사라졌다. 전후의 프랑스는 소련식 공산주의와 미국식 자본주의 그 사이의 휴머니즘 사회주의 등 다양한 정치적 분파와 계층으로 나뉘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의 중심이라 믿었던 파리에서 모든 발언들이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던 프랑스 지식인으로서 권위를 잃어가는 무력감과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앙리와 로베르를 통해 묘사한다.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문학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옮고그름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목적이 수단에 앞서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 속 인물들인 앙리와 로베르는 사르트르와 카뮈를 모델로 한 인물이라고 한다.

(보부아르는 다른 주인공 '안'에게 자신의 일부가 섞여 있을 뿐 다른 인물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니라고 했다지만 인물들의 성격이나 삶의 궤적이 사르트르와 카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소설 후반부에서 앙리와 로베르를 갈라서게 만든 소련의 강제수용소 관련 폭로에 대한 입장차이도 흥미로웠다. 앙리와 로베르의 목적은 같았으나 한명은 폭로를, 한명은 침묵을 선택했다. 사회주의의 승리를 원하는 목적은 같았으나 수단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보부아르의 단편소설인 '모스크바에서의 오해'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공산주의가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품었던 소련의 붕괴와 함께 실현가능한 인류의 이상향을 잃은 박탈감과 무력함이 엿보인다.

현대사회는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승리한 시장자본주의의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지닌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이상적인 체제를 상상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더 나은 미래, 이상향에 대한 희망이 삶과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강한 동력 중 하나일텐데

이상향을 꿈꿀 수 없는 오늘날 우리의 무력감과 박탈감이 레 망다랭 속 인물들의 삶과 생각을 우리 자신의 일처럼 공감하게 한다.

이상향이 무너지고 희망을 뺏겨도 문학은 계속되어야 한다.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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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앨*스 | 2021.11.02
#현암사 #레망다랭 #시몬드보부아르 #고마워요현암요정 #읽고담는행복

☆누가 알겠어? 언젠가는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지.
정말 누가 알겠어? _p.593 『레 망다랭 2』

1944년 8월 25일 파리가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되던 날. 등장인물들은 가난과 전쟁으로 물든 4년간의 암울했던 나치 점령이 끝난 프랑스에서 격정적 시기를 맞이한다. 작가는 전쟁 후의 분위기에 혼란스럽고 복잡해진 작가와 지식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책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다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경험한 뜨거운 여름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전쟁이 끝난 뒤의 세상은 달과 같은 고요 속에 잠긴 침울한 농담 같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은 개인의 행복과 맞은편에 놓인다. 긴 터널을 벗어나 자신을 돌보아야 할 때를 마주한 인물들은 저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애쓴다.

☆오래된 가치들, 즉 진리나 자유, 개인의 도덕,
문학, 사상에는 어떤 의미가, 또 어떤 기회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일까? _p.352 『레 망다랭 1』

사회와 세계가 붕괴된 곳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아 헤맨다. 전쟁의 생존자들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함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힘들다. 모든 것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공포와 슬픔은 무관심과 시간으로 서서히 부식된 폐허 위를 감도는 침묵처럼 무겁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을 교차해 시점의 한계를 보완한 작가의 시도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전개되는 앙리의 이야기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된 안의 목소리를 번갈아 들려준다.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안의 이야기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온다. 안의 섬세한 감정과 심리가 드러나는 문장에 작가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작가의 고유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망원경과 현미경을 번갈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살아남는다는 것, 그건 결국 끊임없이 다시 살기 시작하는 거야.
나는 다시 살기를 원해. _p.455 『레 망다랭 1』

도구의 세계 속에서 기술자처럼 사는 앙리. 《레스푸아》를 창간한 그는 정치의 난장판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정치로 자신이 소모될까 두렵고 새로운 책임을 떠안는 게 불안하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그는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생각하지 않은 채 소설을 썼다. 그는 전쟁 전의 삶을 되찾고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 계획을 세웠다. 여유를 원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주인으로 남아 있고 싶어 한다.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안. 과거 속에서 쉴 수 없는 생존자들이 안의 진료실에 찾아온다. 안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쟁에 휩쓸린 개개인의 보잘것없는 죽음에 괴로워 잠들지 못한다. 뉴욕에서 열린 정신분석학회에 초대되어 미국을 방문해 운명적 사랑을 만난다.

☆'도대체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가치가 있지?'
_p.150 『레 망다랭 2』

솔직히 말해서 1,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압박에 자꾸만 시작을 미뤘다.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부담스러워서 하루를 마친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더해져 어느새 그러한 일상에 익숙해졌다. 책장을 넘길수록 아직 뒷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작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지, 예술과 정치, 개인의 행복과 자유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건넨다. 저자가 글을 쓰며 쏟아부은 애씀의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방지턱처럼 마음이 걸려 덜컹거리는 문장을 만나면 속도를 줄이고 잠시 멈춰서 천천히 곱씹었다. 갑자기 밀려드는 감정의 물결에 자주 마음이 일렁였다.

멈추지 말고 소설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와요. 작가의 배려인 듯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애정씬이 중간중간 표지판처럼 나온다. 긴 호흡의 벽돌 책을 읽으며 함께한 물리적 시간만큼 낯설었던 인물과도 점차 가까워졌다. 읽는 동안 흘러간 계절처럼 마음 풍경이 달라졌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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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레 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t***g | 2021.01.05

2차 대전 직후의 프랑스 지식인들의 일상으로의 회귀, 달라진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소통하며 어떤 것이 바르게 살아가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내고자 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책.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인가 유시민씨가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던 책이다. 그 마음을 다는 알수 없겠지만 웬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나는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보내며 지금이 전쟁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곤 한다. 레 망다랭은 나와 다른 시대, 다른나라, 다른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관계, 감정, 개개인의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소설의 형식으로 쓰여졌지만 읽는 내내 실재하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내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하는, 앞으로 다가올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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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레 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5*****h | 2023.01.31
제 2의 성의 작가이자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프랑스 최고 문학상 콩쿠르상 수상작이다 사실 보부아르가 소설을 썼다는 건 몰랐는데 이번에 새로 알게 되어 구입했다 분량도 많아서 두 권으로 나온 소설이다 제 2의 성도 아직 못 읽어서 마음이 급하다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프랑스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기대 이상으로 몰입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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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 | 2022.07.08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나의 우상이었다. 꼬꼬마 고등학생 시절부터. 뭘 알고 좋아했다기 보다는 아마도 멋있어서ㅎㅎㅎ

<제 2의 성>은 내가 여성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었고,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어려서 읽어서 그런지 지금도 줄거리가 선명하게 기억이 나고, <초대받은 여자>는 재미도 있었지만 충격적이었다.
그리곤 더이상 읽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예스24 북클럽'에 이 책이 올라왔다. 꽤 두꺼운 두 권의 책이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1954년에 출간된 이 책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격변하는 시대에 프랑스 지식인들이 겪는 갈등과 환멸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공쿠르상도 수상했다.

1인칭 시점의 '안'과 3인칭 시점의 '앙리'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당시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사르트르나 까뮈, 보부아르의 연인으로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마치 그 시절을 통째로 뚝 잘라 써놓은 것 처럼 당시의 분위기와 좌파 지식인들의 고민과 갈등 등이 드라마 보듯 자세히 느껴진다.

정신과의사 '안'의 정제된 내면과 딸 '나딘'의 날 것 같은 정서는 계속 충돌하고, 정치엔 진보적이지만 여성에 대해선 한참 모자란 '앙리'와 자기 편할대로 상상하며 점점 스스로에게 갇히는 '폴'은 파국을 맞고, 뜨겁게 사랑했으나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당당히 전하는 루이스...

일단 섹스부터 하고보는 딸을 감당할 수 있을까, 모든 말을 곡해하는 친구는 나의 어떤 친구를 떠오르게 했고, 사랑은 강렬한 화학작용 같고 얼마나 위태롭고 얄팍한지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보며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쩌면 격변의 시대에 총살 당했을지도 모른다...

책은 두꺼워도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고, 문장이 너무 좋아 북마크를 왕창 하게 만들었다. 시대의 분위기, 시대의 철학이 녹여져 있는 보부아르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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