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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SNS계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만해도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밥을 먹기전 여러각도로 사진을 찍고 예쁜 배경이나 장소가 있으면 사진을 찍고, 또 좋은 곳을 가면 다녀왔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런 SNS가 이 이야기의 소재이다.
이 글의 주인공인 '비'는 태어난 순간부터 SNS에 '비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삶이 전시되고 있었다. 처음부분을 읽을 때 영화 트루먼쇼가 생각이 났다. 물론 매체가 다르긴 하지만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의 삶이 타인에게 공개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메라를 들이대는 엄마라니.. 그것도 SNS에 올리기 위해서라니.. 우리 엄마였다면 진작 화를 내고 독립을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비는 미성년자 학생이라 독립이 어려웠겠지만..) 첫부분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비가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신과 싸우는 순간까지 기록하며 SNS에 게시글을 올릴 때에는 날조까지 하는 엄마라니... 정말 읽으면서도 너무 짜증이 났다.
비도 이런 엄마의 모습에 질려서인지 '비의 연대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들을 시작한다. 친구들과 협동을 하기도하고 의도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나는 비가 SNS에게서 벗어나 좀 더 건강하고 즐거운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SNS를 벗어난다기 보다는 엄마에게 엄마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이야기였다. 아마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비가 아닌 비의 엄마였나보다. 나의 예상과는 벗어난 이야기였지만 벗어난 것대로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읽는 내내 넷플의 하이틴 드라마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특히 책에 나왔던 컬러런은 영상으로 표현해도 정말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짧은 책이라 호로록 잘 읽히고 내가 주체가 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SNS에 의존하는 사람이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요즘에는 SNS의 폐해가 평범한 사람인 내게도 느껴지니 얼마나 심각한 정도인지를 예상할 수 있다.
여행도 SNS에 보여주기 위한 여행, 음식점이나 카페를 고를 때에도 SNS에 올리기 좋은 비주얼을 우선하여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 적당하면 괜찮지만, 적당하지 않으니 문제가 되는 것일 테고.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 라는 책은 바로 그 SNS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비’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가 일거수일투족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덕분에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인스타 셀럽으로 살고 있다. 어쩌면 이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인 비 역시 지금까지는 이런 삶이 딱히 불편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그래서 매년 생일마다 인스타 계정을 계속 유지할 것을 택해왔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고, 슬슬 자기의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한 비. 사실 처음부터 비가 택한 삶의 방식이 아니었고, 게다가 현실의 베로니카(비)와 인스타그램 속 비의 괴리가 점점 심해지면서부터 언젠가는 터질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타인의 관심을 바라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린 비 역시 어린 시절에는 인스타 셀럽으로 사는 게 그리 힘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아마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인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미혼모인 비의 엄마에겐 가장 큰 즐거움이자 관심사가 딸인 비였을 것이고, 그렇기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비에게 쏟았을 것이다. 물론 그게 단순히 비를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에 더 치중하게 된 게 문제였겠지만 말이다.
사실 나는 비가 인스타 계정을 폭파하고 싶어서 억지를 부리거나, 싫다는 표현을 할 때도 비의 엄마가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에서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고, 이 역시도 어떠한 의미에선 아동학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했었다. 지금도 이러한 생각이 어느 정도 남아있기는 하다. 마지막에 잘 해결이 되어서 그렇지....
아무튼 또래, 혹은 학생들이 SNS 중독인 경우는 많이 봤어도 오히려 아이의 엄마가 SNS 중독이고, 아이는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노력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굉장히 신선했다. 게다가 나도 비의 엄마처럼 SNS에 너무 갇혀있는 건 아닐까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현실의 자신과 SNS 속 비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진짜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서 노력하던 비처럼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를 읽고 우리가 모두 SNS와는 잠시 멀어져서 현실의 나를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이 딱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제목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책 속의 주인공 B는 인스타그램 B의 연대기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이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와 함께 운영하는 계정이지만 말이다. B의 엄마는 어린 시절의 B부터 현재의 B까지 모든 것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그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B는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닌 계획하고 꾸며낸 모습들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것들 예를 들면 친구들은 꽁꽁 숨기고 싶어 한다. 그래서 B는 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게 만들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를 줄이게 만드는 일명 안티B 프로젝트! 하지만 이것도 B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B의 독특하고 웃긴 행동을 사람들이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B는 어릴 적 아빠가 떠나고 엄마와 함께 자랐다. 엄마는 B를 최선을 다해 돌보았고, B의 연대기를 운영했다. 함께 운영하는 것인데 거의 대부분 B의 이야기만 가득이다. 계정 이름도 B의 연대기라 그렇겠지만 B는 이것에 이상함을 느끼고 작전을 바꾼다. 엄마를 인스타그램 세계에서 끌어내 집 밖으로 보내기 작전이다. 읽으면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이였다. B의 인생, 즉 자녀의 인생이 아닌 홀로 딸을 키워낸 엄마의 인생을 새로 살아가라는 의미가 아닌가. 노래를 좋아하는 엄마에게 합창단에 들어갈 것을 권유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셰프의 식당에도 함께 방문하게 된다. 컬러런 이라고 하는 마라톤도 함께 출전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서 점점 B의 엄마도 SNS 세상이 아닌 밖으로 나오게 된다.
B의 엄마는 매년 B의 생일때마다 같은 질문을 한다. “B의연대기를 계속해도 되겠니?” 물론 이번 생일 때 B의 답은 “아니.” 였다. 엄마는 답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물어보았고 매우 슬퍼했다. 그리고 B는 엄마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계정을 새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왔다. 엄마에게도 엄마의 인생이 있으니 더 이상 B의 연대기가 아닌 엄마의 이야기를 담자는 뜻이었는데 정말 따뜻하고 마음이 묵직해지는 마무리였다. 나도 나의 엄마를 떠올렸다. 지금의 나처럼 엄마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SNS가 있었다면 분명 인플루언서가 됐을거라고 생각하며 씨익 웃음이 나왔다.
책은 전체적으로 전혀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오히려 통통 튀고 넷플릭스에서 이걸 실사화 한다면 참 색감이 다양하고 재밌는 하이틴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