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저
천선란 저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이미예 저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저/황가한 역
옆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동네서점에서 눈에 들어 온 책입니다.
사장님이 책의 한 구절을 포스트잇에 예쁘게 적어 붙여 두셨는데 그 구절을 보고 바로 구입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에도 이 구절을 언급하신 걸 보면 비슷한 마음인가 봅니다.
요즘 슬픈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한 일도 없는데 이 책이 왜 마음에 들었을까 생각하니 산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산책길에 발견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점심 산책을 읽을 때는 얼마 점심시간에 주변을 산책했던 일이 떠올라 직장동료에게 안부인사도 전하고,
아빠와 산책을 읽을 때는 아빠와 산책을 한 기억이 없어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이제 아빠와 산책을 할 수 없으니까요.
남들은 시골이라고 하는 동네에서 살면서 운전도 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걷는 시간이 많습니다.
산책보다는 도보이동이 맞지만 도서관을 갈때도 마트에 갈때도 김밥집에 갈때도 좀 더 예쁜 풍경이 있고, 좀 더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 길로 다니려고 합니다.
우리는 슬프고 우울한 것은 나쁜 것 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슬프고 우울하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슬플 때도 우울할 때도 있는데 그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힘내라고만 얘기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어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듭니다.
일상의 행복을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예쁜 책입니다.
위로가 필요하지 않아도 산책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 삶이 점점 더 심심해질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 때가 있다.
학창시절에는 잘 몰랐던 기분이다. 나와 친구들이 더 자주 웃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런저런 일을 궁리하곤 한다.
나를 위해 쉼표를 귀여운 자리에 찍어보고, 친구를 위해 엉뚱한 자리에 술을 올려둔다.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해보는 일도 있는 거다. p.143
그럴 때가 있다. 슬픔이 애매하게 돌아다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어딘가에 그걸 둔 채로 꾸역꾸역 살다가, 엉뚱한 곳에서 울 만한 일이 생기면 그대로 엉엉 울게 될 때가.
그렇게 울고 나서야 자신이 그동안 슬펐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p.95
마음이 바닥에 있던 시기에 우연하게 책 재목만 보고 골랐던 책인데, 읽고나서 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 책이예요. 평소 산책을 좋아한 것도 한 몫 했고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무십코 지나쳤던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책이예요. 이 책으로 인해서 '책 읽는 수요일'의 시리즈를 찾아보게 되었고 꾸준히 구매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