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저
정유리 글/박선하 그림
김지숙 저
황건 저
예병일 저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라는 노래가사가 있는데
실제로 이전과 달리 젓가락질도 연습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밥 위주에서 면과 고기와 같이 중식, 일식, 서양식이 늘어나면서 이전과 달라진 음식을 먹는 탓이겠지요.
그렇지만 젓가락에는 우리를 우리로 규정지을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젓가락은 연습하고 잘해볼만한 합니다.
서투른 젓가락질을 하는 아이에게 나름의 가치를 보여줄수 있는 내용이라 읽혀 봅니다.
요즘 아이들 중 의외로 젓가락질을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다행히 우리집 소녀들은 어릴적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울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젓가락질 사용법을 배우느라 서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었던것 같다.
표지만으로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대강의 짐작은 할수 있을 것이다. '달인'이라는 말을 보니 한 개그프로그램에서의 달인이 생각난다. 어느 한 분야에서 누구도 좇아오지 못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그를 생각하니 젓가락 달인은 단순히 식사를 할때처럼 단순한 젓가락질만은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다. 아이들 책을 만날때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만큼 큰 것은 표지나 삽화이다. 표지를 보면 글자마다 보이는 젓가락과 여기저기 숨어(?)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볼수 있다. 한참을 들여다보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2학년 2반에서는 젓가락 달인을 뽑기로 한다. 초급, 중급, 고수의 단계를 통과해야 달인이 될수 있다, 다른 친구들은 달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는데 우봉이는 별 관심이 없다. 성규는 '농게 집게발 수법', 민지는 '악어 입 탁탁 권법'이라며 열심히 젓가락 연습을 한다. 어느날 우봉이네 반에 여학생이 전학온다. 약간 가무잡잡한 피부에 크고 맑은 눈을 가진 김주은은 우봉이와 짝이 된다. 우봉이는 젓가락 달인보다 예쁜 주은이에게 관심이 더 간다.
아이들이 젓가락 달인이 되기 위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습관이나 선의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젓가락 사용을 잘하지 못하니 연습을 통해 잘할수 있다는 격려를 해주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안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다문화에 대한 시선, 조부모와의 관계 등 젓가락 달인을 뽑는 과정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는 것이다.
은선이의 엄마가 라오스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왜그렇게 젓가락 달인이 되려고 하는지 혼자만의 비밀을 갖게 된다. 집에 찾아온 할아버지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우봉이. 할아버지가 안아줄때 나는 냄새가 께름하고 할아버지의 틀니는 괴상하며 드르렁 코고는 소리도 싫다. 할아버지가 언제 가실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할아버지 언제까지 우리 집에 있어요?
핵가족화로 인해 조부모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집 소녀들은 어릴때부터 조부님들과 함께 지냈고 지금도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며 누구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한다. 작은 아이는 학교에서 물에 빠진 가족 중에 한 사람만 배에 태울수 있다고 했을때 할아버지를 태울 것이라 대답했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대견하다고 선생님이 말씀해주실 정도이다. 사실 그것이 그렇게까지 칭찬을 받을 일이 아님에도 그런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큰 아이는 무슨 일이 있으면 할머니에게 먼저 전화를 하고 이야기하는 아이다.
또하나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은 다문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주은이의 엄마는 한국말이 서툴고 아직 우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라오스 사람이다. 밥을 먹을때도 수저나 젓가락이 아닌 손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분명 식사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이처럼 차이를 인정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젓가락은 하나만 잘나면 소용없는겨. 두 개가 서로 잘 도와야 집을 수 있는 겨. 그래서 젓가락 두 개는 서로 짝인겨, 짝." - 본문 79쪽
할아버지가 우봉이에게 젓가락질을 잘하는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다. 어쩌면 그것은 젓가락질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한다. 혼자서 살아갈수 없듯이 우리의 이웃들과 짝이 되어 도와야하지 않을까. 외모나 문화는 다르지만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고 함께 살아가야할 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