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느끼는 거지만 세상 간절하게 글 쓰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 이런 걸 보면 나는 간절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진짜 뭘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뭘 잘하는 걸까? 세상 잘하는 것 하나 없는 내가, 뭔가를 하겠다고 까분다. 그렇게 까부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나름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거운 것을 찾아가는데 솔직히 내가 나를 잘 모르겠다. 그래서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
김동식 작가의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 몇 년 전, ‘회색 인간’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었다. 작가의 이력이 평범하지는 않았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책을 읽을 날이 올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지듯 그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렇게 출간된다는 것은 그가 그동안 써 놓은 글이 많다는 반증이겠지
어쩌다가 그의 소설보다 먼저 초단편 작법서를 만났다. 작가가 말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나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내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그리고 세상에는 정말이지 글 잘 쓰는 글쟁이들이 많구나 싶다. 그들은 얼마나 간절했기에 이런 글을 쓰는지 작가 타이틀을 단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와는 다른 이들이기에 쓸 수 있는, 아직은 간절함이 뭔지 모르는 나에게 이 책은 기분 좋은 떨림을 준다. 이렇게 나도 시작해 볼까? 하는 그런 떨림.
보통 단편은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초단편은 20매 내외로 짧지만, 소설의 기본을 갖춰야 한다. 모바일 기기로 텍스트를 읽는 사람이 늘고 있기에 어쩌면 이런 초단편 소설은 더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읽기뿐 아니라 쓰기에 대한 장벽이 낮아서, 창작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도전할 만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전해야 할까? 작가는 쓰기 전, 쓰는 중, 다 쓴 후 이렇게 3장으로 설명한다. 1장에서는 초단편 소설의 개념과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알아야 할 것을 말한다. 정보 검색이나 예상 독자를 파악한다거나, 캐릭터 설정이나 합리적인 전개를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초단편 소설을 쓸 때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 착상하기, 살붙이기, 결말내기. 그리고 초단편에서 필수 조건인 반전에 대한 이야기까지. 3장은 소설을 완성한 후 해야 할 다양한 작업을 설명한다
1) 나도 처음 보는 결말이 떠올랐는가? 아니라면 ? 2) 내 상상의 범위 안에 있지만 독자가 모를 만한가? 아니라면 ? 3) 독자가 알 법도 하지만 임팩트가 있는가? 아니라면 ? 4) 의미라도 있는가? 아니라면 ? 버려라 (101)
이 책을 읽고 난 뒤, 김동식 작가의 초단편 소설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떤 느낌의 책인지, 도대체 작가는 900편의 초단편 소설을 어떤 식으로 쓴 건지 궁금해졌다. 나도 한때는 소설을 써보겠다고 책상 앞에 노트북을 켜 놓고 커서만 째려본 적이 있고, 그러다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좌절한 적도 있다. 길게 쓰는 것만이 잘 쓰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계획, 작업, 해방 / 계획, 작업, 해방 이런 스타일로 시간을 정하지 말고 그냥 써보는 건 어떨까? 단 깨어있는 동안 늘 머릿속에서 글을 계획하고 생각하기. 모든 시간을 이용해서. 시간이 없어 글을 쓰지 않는 건 아니다. 간절함이 없어서 안 쓰는 거다. ^^ 짧은 책이지만 반성한다.
초단편 소설쓰기_김동식
‘소설 쓰기’라는 제목에 꽂혔다. 더구나 ‘초단편’이라니. 지금은 꼭 써야 하는 글이 있어 소설에 벗어나 있지만 꼭 소설을 써야겠다는 일념이 있기에 구매해서 소장하기로 했다.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이다. 그런데도 소설 쓰기에 기본을 염탐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모든 일이 그렇듯 꾸준하게 쓰게 되면 된다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다. 당장은 일기를 쓰고, 서평을 쓰고, 틈나는 대로 책을 읽는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부분이 참 많다. 초단편도 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작가의 고민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 당장 소설을 쓰고 싶어진다.
P21. 흡입력은 첫 세 문장에서 결정된다. 사실 소설에서 독자가 가장 많이 떨어져 나가는 부분이 여기다. 첫 세 문장에서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작가의 명성이 높지 않은 이상 독자를 붙잡아둘 수 없다. (중략) 쉬운 단어로 구성된 간결한 단문에다가 이중 해석의 여지가 없고, 동어 반복이 적은 문장이 가독성 좋은 초단편에 어울리는 문장이다.
P29.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순식간에 몰입하고, 결말에서 카타르시스가 폭발하는 것이 초단편 독서의 이상적 흐름이다.
P63. 초반에 쓴 글은 모두 형편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쓰다 보니 점차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응원 덕분에 작가가 되었다.
P95. 뻔하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예상과 달라질 때, 독자는 분석 대신 몰입을 택하게 된다.
P108. 첫 문장을 어떻게 쓸까? ①대사로 시작하기 ②다짜고짜 사건으로 시작하기 ③절정 장면으로 시작하고, 이후에 회상하기 ④아주 간결한 상황 설명 ⑤세계관 설명
P137. 문장을 위한 문장은 지양하자. 어렵게 쓰지 않는 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P152. 패턴 1)문제와 해결, 2)권선징악, 3)과욕과 화 4)악의 회개, 5)수미상관, 6)도돌이표, 7)아이러니, 8)허무허탈 9)독자기만, 10)인물성장, 11)비밀과 공개, 12)황당무계, 13)현실타협, 14)전설의 시작
P163. ‘것이다’로 가득한 문장을 읽어보니 내가 마치 변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면서 어색했다. 이후 나는 ‘것이다’를 ‘했다’, ‘그랬다’와 같이 명료하게 바꾸려고 했는데, 문장의 구조나 순서 변경이 불가피했다. 구조와 순서를 바꾸자 가독성이 좋아지고, 비문도 사라졌으며, 글이 점점 좋아졌다.
P168. 글 쓰다 막힐 때 ①핵심 캐릭터 바꾸기, ②등장인물 추가하기, ③무대 바꾸기, ④특이한 형식으로 바꾸기 1)이야기속의 이야기_액자식 구성 2)독백형식 3)편지 등의 기록물형식 4)전부 대서 형식 5)1인칭 내레이션 형식 6)인터뷰 형식, ⑤새로운 인물의 소설을 써 주인공 교체하기
P205 독자 피드백 반영하기_항상 감사해야 하고, 인정할 줄 알고, 진지하게 새겨듣는 태도로 소통하자. 그럼 작법의 9할은 이미 숙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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