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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를 닮은 소녀

에릭 포스네스 한센 저/손화수 | 도서출판 잔 | 2022년 1월 24일 한줄평 총점 0.0 (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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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북유럽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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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소녀, 에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을 갈망하는 특별한 소녀의 장엄한 성장기
2006년 노르웨이 북셀러상, 카펠렌상 수상작


『사자를 닮은 소녀』는 『여정의 끝에서 울리는 노래(Salme ved reisens slutt)』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에릭 포스네스 한센의 장편소설이다. 2016년 동명 영화로 제작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10여 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소설은 성인이 되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며 해외 곳곳에서 공연하는 에바가 무대에 오르기 직전, 그녀를 소개하는 서커스 단장의 광고 멘트로 시작한다. 익숙할 때도 되었지만 그녀는 불편한 옷을 걸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어쩐지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곧 걷힐 장막 너머의 당신을,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초대한다. 1912년, 온몸이 황금빛 털로 뒤덮인 채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운명을 안고 태어난 그해 기차역이 있는 작은 마을로.

언덕길에 쌓인 눈이 푸른 물결처럼 보이고 신비한 오로라가 북쪽 하늘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추운 겨울밤, 루트 아르크탄데르는 특이한 외모를 지닌 여자아이를 낳고 숨을 거둔다. 남편인 구스타브 아르크탄데르 역장은 젊은 아내를 잃은 슬픔을 감당하기도 전에 또 하나의 커다란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 구스타브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스라소니를 닮은 갓난아기가 세상에 알려지는 걸 바라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목숨과 바꿔서 세상에 내놓은 아이를 안아 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환영받아 마땅한 세례식 또한 아주 단출하고 비밀스럽게 치렀다. 이름을 지어 줘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세례식 도중에 의사 레빈이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어머니이자 여성을 의미하며 모든 여성상을 대표하는 이름, 에바(Eva)를 떠올린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아버지 구스타브가 고용한 유모 한나의 보살핌을 받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외로운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

목차

프롤로그|13
1장|23
2장|181
3장|319
감사의 말|603

저자 소개 (2명)

저 : 에릭 포스네스 한센
1965년 6월 6일 뉴욕 출생.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공부하고 라디오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문학과 예술을 전공했다. 1985년 독일 십자군 제국을 배경으로 한 『팔콘 타워(Falketarnet)』를 출간하면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평범함을 뛰어넘는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5년 동안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하며 노르웨이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에 문학 평론을 게재했다. 1990년 출간된 두 번째 소설 『여정의 끝에서 울리는 노래(Salme ved reisens slutt)』는 1912년 타이태닉호에 탑승한 다국적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에 관한 소설로 19... 1965년 6월 6일 뉴욕 출생.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공부하고 라디오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문학과 예술을 전공했다. 1985년 독일 십자군 제국을 배경으로 한 『팔콘 타워(Falketarnet)』를 출간하면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평범함을 뛰어넘는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5년 동안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하며 노르웨이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에 문학 평론을 게재했다. 1990년 출간된 두 번째 소설 『여정의 끝에서 울리는 노래(Salme ved reisens slutt)』는 1912년 타이태닉호에 탑승한 다국적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에 관한 소설로 1990년 노르웨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릭스몰상을 수상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노르웨이 소설에 등극했다. 또한 전 세계 3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1998년 국제 IMPAC상 후보에 올랐다. 『테일즈 오브 프로텍션(Beretninger om beskyttelse)』 『랍스터 라이프(Et hummerliv)』 『사자를 닮은 소녀(Løvekvinnen)』 『콧부스와 베를린 사이의 길에서(Langs landeveien mellom Cottbus og Berlin)』 등을 출간했고, 지금은 노르웨이예술위원회 이사로 활동하며 문학위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역 : 손화수 (Hwasue S. Warberg)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98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후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스타인셰르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문학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번역인협회 회원(MNO)이 되었고, 2012년과 2014년에 노르웨이문학번역원(NORLA)에서 수여하는 번역가상을 받았다. 2019년 한·노 수교 60주년을 즈음하여 노르웨이 왕실에서 수여하는 감사장을 받았고, 2021년에는 스타인셰르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98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후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스타인셰르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문학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번역인협회 회원(MNO)이 되었고, 2012년과 2014년에 노르웨이문학번역원(NORLA)에서 수여하는 번역가상을 받았다. 2019년 한·노 수교 60주년을 즈음하여 노르웨이 왕실에서 수여하는 감사장을 받았고, 2021년에는 스타인셰르시에서 수여하는 노르웨이예술인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과 2022년에는 노르웨이예술위원회에서 수여하는 노르웨이국가예술인장학금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시리즈와 『가부장제 깨부수기』 『벌들의 역사』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유년의 섬』 『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 『자연을 거슬러』 『초록을 품은 환경 교과서』 『나는 거부한다』 『사 자를 닮은 소녀』 등 약 90여 권이 있다.

출판사 리뷰

나, 에바, 이상한 외모를 지닌 이 소녀는…….
-《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


《사자를 닮은 소녀》는 온몸이 황금빛 털로 뒤덮인 에바의 탄생부터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 홀로서기까지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이제 성인이 된 그녀가 어린 시절에 겪은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초대하며 소설이 시작하는데, 작가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에바가 살았던 그 시대로 돌아가 그녀를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도록 1인칭과 3인칭을 자유롭게 오가며 섬세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친다. 덕분에 독자는 같은 반 아이들의 따돌림과 마을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맞서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에바와 함께 성장하는 감정을 느낀다. 어쩌면 더 가까이 오라고 말하는 에바의 외로운 목소리를 따라 독자 스스로 그녀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더 가까이 오세요. 북유럽의 작고 외딴 시골 마을에서 온 저를 가까이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잘 보세요. 더 가까이 오세요. 곧 장막이 걷힐 거예요.
-《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

작가는 등장인물의 대화나 상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은 영역을 조심스럽게 들추어 내기도 하는데, 자신을 향한 에바의 목소리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시선과 차별이 당연시되는 세상에서 자신을 객관화하며 꿋꿋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부분이자 작가가 에바에게 전하는 목소리다. 독자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지낸 것 같다. 물론 학교를 다녔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학교에서도 외톨이로 지냈다. 사랑을 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하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보다 그들이 예의 바르게만 행동해 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나를 사랑해도 타인의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홀로 지내는 걸 훨씬 좋아했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꿈을 버렸고, 우정이나 동지애에 관한 유치한 환상도 갖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바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가능한 한 그들과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을 썼으며, 그들이 어디론가 멀리 가 버리기를 바랐다. 그들은 거기서 무리 지어 하얗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그들만의 우정, 그들만의 술책과 음모, 그들만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면 될 일이었다. 그곳에서는 성스러운 장막처럼 하늘에서 스르르 행복이 떨어져 내려 그들을 감쌀 것이다. 우정과 음모는 다루기 힘들고 성가실 뿐인데 따지고 보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

소설의 등장인물은 외모에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평범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존재. 단순하고 명료하다. 평범하다는 것은 온몸에 털이나 비늘이 없는 등 보편적인 사람의 외모를 지녔다는 의미다. 여기서 벗어난 존재는 그 외로움을 이겨 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평범한 삶 또한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에바처럼 온몸이 털로 뒤덮인 사례는 중세 이후 50여 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내면에서도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외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하지만 작품에서 외롭지 않은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잃은 유모 한나를 비롯하여 어딘가 부족한 외로운 인물이 대부분이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다르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다, 라고 말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는데, 외모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에겐 더욱 가혹한 외로움이 기다린다는 것이다.
에바의 외로움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더욱 깊어지는데, 주변의 몇몇을 제외하곤 다들 신기한 짐승처럼 바라본다. 어린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위나 지식을 갖춘 사람들은 더욱 심하다. 의사나 과학자, 종교인에게 에바는 과학적 생물에 불과하며 연구를 통해 알아야 할 큰 수확물이자 단순한 별종에 불과하다. 물론 특이한 존재여도 가까이에서 오래도록 그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다면 편견을 깰 수 있겠지만, 에바의 경우 그러한 기회조차 없다. 에바의 내면은 누구보다도 강하고 아름다우며 평범하다. 그녀의 외로움은 철저히 외부에서 시작된 것이다. 고립과 차별. 세상은 그녀가 특별한 존재로 성장하는 걸 시샘하듯이 더욱 외로운 존재로 만든 것이다.

사라진다는 것. 내게 사라짐은 어느 특정한 장소를 의미하기도 했다. 숲속 외딴곳에 자리한 커다란 바위. 난공불락의 성이기도 했다. (중략) 나는 그 바위를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 찾아냈다. 고대 신화에 나오는 거인들이 옮겨 놓은 바위리라.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위를 올라갔다. 단 한 번도 높은 곳에 기어오른 적이 없지만 바위에 오르는 것은 문제 되지 않았다. 바위 꼭대기의 평평한 구덩이는 부드러운 이끼로 뒤덮여서 몸을 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거기서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들 내가 자취를 감췄다고, 사라졌다고 말하겠지.
-《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

다행히 에바는 온갖 시련을 이겨 낼 만큼 마음이 강하고 또래보다 책을 많이 읽어서 똑똑하며 노래도 잘 부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섬세한 마음도 지녔다. 자신에게 엄격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을 만큼 성숙한 면모 또한 갖췄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어린아이에서 소녀, 여성이 되어 갈수록 사랑에 대한 갈망도 커져만 갔다.
에바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낯설고 모호했지만 어느 순간 강렬히 다가왔고, 첫 키스의 달콤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 욕망으로 불거졌다. 하지만 짐승은 사랑을 나눈 후 슬퍼진다고 했던가. 그녀에게 사랑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감정이었지만 질투가 되고 증오가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저기에 내가 아닌 에바가 있다. 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만 그녀를 이해할 수는 없다. 에바는 사물을 철학적으로 바라본다. 그녀는 매일, 아니 이틀 또는 사흘에 한 번씩 특별 교습을 받기 위해 저녁나절 집을 나선다. 작은 복수심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끝없이 커졌다. 매일 지평선에서 조금씩 더 높아지고 더 차가워지며 더 강렬해지는 가을 하늘의 별빛처럼.
-《사자를 닮은 소녀》 중에서

사실 대부분의 독자가 에바의 외모에 놀라면서 자기 방식으로 그녀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신기한 경험을 할 것이다. 에바의 외모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에바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그녀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고 온몸을 덮은 털 아래에 숨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함께 웃고 눈물 흘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사자를 닮은 소녀 에바가 거치지만 꿋꿋하게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벌써 만났을지도 모를 당신. 더 가까이 오세요.”
-에바 아르크탄데르


◆ 언론 호평
“아름다운 문체로 완성된 고귀한 문학적 우화.”
-《르몽드》

“사회의 그늘 속에서 피어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프레드릭스타드 블라드》

“인류, 편견 그리고 규범이라고 일컫는 얼어붙은 이상에 던지는 흥미롭고, 기백 넘치며, 깊이 있는 슬픈 소설.”
-《윌란스 포스텐》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완성된, 보편적 인간이기를 거부한 소녀에 관한 걸작.”
-NRK

“놀랍도록 세련되고 우아한 산문으로 완성된 소설. 눈부시게 아름답고 충격적으로 아이로니컬한 이야기.”
-《익스프레스》

“차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기 위한 감동적인 이야기.”
-《뵈르센》

“조용하고 장엄한 흐름을 가진 이 장대한 분량의 소설은 책을 읽는 내내 당신을 흥분으로 사로잡을 고전적인 매력을 지녔다.”
-《베를린스케》

“철저한 과학적 조사를 통해 훌륭히 재탄생 된 작품. 언어가 가진 놀라운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폴리티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지녀야 하는 최소한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재미있는 서술. 역사 및 문화적 연구. 생생한 배경 묘사.”
-《인포메이션》

“온몸을 덮은 털 아래에 숨겨진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환상적인 소설.”
-《위켄다비센》

“책을 펼치는 순간, 외로운 소녀의 복잡한 마음과 하나가 될 것이다.”
-《크리스텔리그트 다그블라드》

“흥미롭고 매혹적이며 심오하다.”
-《톤스베르그 블라드》

“차별, 외로움,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
-카트린 크뢰게르, 《다그블라드》

종이책 회원 리뷰 (2건)

포토리뷰 【사자를 닮은 소녀】 마지막 장에 이르면 다시 읽어지고 싶어질 것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까***앤 | 2022.03.01


 

#도서협찬 #사자를닮은소녀

#에릭포스네스한센 #손화수 옮김 #잔

 

"할 수 없어요! 이런 옷을 입고 나갈 수는 없다고요. 내 모습을 보세요!"

"괜찮아. 그건 단지 네가 이런 옷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내 눈에는 아주 예쁘게만 보이는걸."

"하지만 다들 이상하게 쳐다볼 거라고요."

"그래, 틀린 말은 아니야."

"지금 내 모습을 보라고요. 나는...."

"하지만 네게 잘 어울려. 매우 이국적으로 보이는걸. 이제 얼른 나와보렴.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어. 이건 네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잖아." _18p

 

서커스단의 홍보 멘트로 시작하는 글의 시작은 독특한 외모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에바가 무대에 오르기 전 무대 뒤의 상황으로 시작하고 있다. 보통의 부모에게 태어났지만 황금빛 털은 더욱 무성하고 아름답게 길었고 털에 가려진 얼굴에선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갓 태어난 에바를 돌봐준 약사 부부, 에바의 탄생을 도왔던 의사, 그녀의 유모인 한나와 에바를 편견 없이 봐준 무선사 등 그녀의 주변에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돌봐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에바가 성장하면서 학교를 다니게 되고, 아이들의 악랄한 따돌림과 괴롭힘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은,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을 갈망하는 소녀의 성장기는 인류와 보편적인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며 겪어가는 성장통이라기엔 참으로 힘겹고도 뭉클한 슬픔이 있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러 시작 부분을 다시 넘겨보게 될 것이다.

 

더 가까이 오세요. 북유럽의 작고 외딴 시골 마을에서 온 저를 가까이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잘 보세요. 더 가까이 오세요. 곧 장막이 걷힐 거예요.

당신도 더 가까이 오세요.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벌써 만났을지도 모를 당신. 내가 보이나요? 이제 나를 볼 수 있나요? 더 가까이 오세요. _프롤로그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보다 그들이 예의 바르게만 행동해 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려나를 사랑해도 타인의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홀로 지내는 걸 훨씬 좋아했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꿈을 버렸고, 우정이나 동지애에 관한 유치한 환상도 갖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바라지도 않았다. _325p.

 

나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질에 결코 무지하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았지만 그를 찾아 나서는 걸 거부했다. 아직 어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제3자의 눈에 비친 내 모습 때문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경멸과 조소가 담긴 말들, 어른들의 손가락질과 놀란 표정으로 뚫어지게 바라보는 얼굴 그리고 항상 닫힌 문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고립된 나의 처지. 동시에 내 몸은 소녀에서 여성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불쾌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_353p.

 

#북유럽소설 #소설 #도서출판잔 #까망머리앤의작은소설 #노르웨이 #zhanpublishing #차별 #따돌림 #카펠렌상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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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사자를 닮은 소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비***스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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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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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를 닮은 소녀>. 말 그대로 사자를 닮은, 황금빛 털로 뒤덮인 채 태어난 소녀 에바의 이야기. 전형적인 성장소설과는 사뭇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고독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소설이다. 사실 우리 모두 남들과 '다른' 점 하나쯤은 있지 않나.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보통의 사람들과는 눈에 띌 만큼 '다른' 용모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곱절은 더 위험하고 고독해진 에바의 삶은 '다름'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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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인 에바의 탄생기는 3인칭 시점으로, 후반부인 성장기는 1인칭 시점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에바가 과거를 회상하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중반부부터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남들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고립되어 살아온 에바. 반대로 밖에 나갈 때는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화려한 옷을 걸치는 에바. 이처럼 아이러니로 가득한 생활 속에서 에바는 다른 청소년기 아이들과 다름없는 몸과 마음의 혼란을 겪어낸다. 자아상이 확립되는 바로 그 시기의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다뤄져 흥미롭다. 스스로와 타인과 세상을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를 반복하며 성장해나가는 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일인데도 에바는 너무나 처절하게 이 시기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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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마지막 장면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다 읽고 나서도 감정을 정리하기 힘들었다. 에바가 다음 행보로서 그녀 삶의 운명을 직접 결정하기 직전에 상징적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데,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읽으며 에바와 동질감을 쌓아왔던터라 그녀가 느꼈을 감정들로부터 거리를 두기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이 결말 역시 기존의 성장소설과는 달리 아주 놀랍고도 색다르구나 싶다. 그러니까 결말을 통해 내가 받은 느낌은, 적지 않은 시간 진행되는 연극을 아주 몰입해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대 위에 거울이 등장해 나의 본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의 그 깨어남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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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작가 에릭 포스네스 한센의 장편소설 <사자를 닮은 소녀>. 작년에 잔 출판사에서 출간된 로이 야콥센의 <보이지 않는 것들>도 노르웨이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정말 독특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다. 북유럽 작가와 작품들에게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냉엄하면서도 남다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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