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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저
이도연 저
신예희 저
여행이라는 것은 언제 가도 좋을 것만 같고 언제라도 떠나고 싶은 것이죠..그런데 이 책은 좀 남다르네요.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이라는 부제처럼 '죽기전에 절대 가보지 말아야 할' 여행지로 떠난 저자의 실제 여행기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던 책이었어요.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쇼파에서 편안하게 있던 영국인 작가 애덤 플레처는 여자친구 아네트와 함께 기묘한 여행을 떠나네요. 목차를 보니 모르는 곳은 없지만 그다지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아닌 것 같아요. 아니 책 뒷표지에서 말한대로 절대 가보지 말아야 할 곳이 대부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솔직히 도대체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곳을 여행하겠다 마음 먹은 것인지가 정말 궁금해지더라구요. 아니 그런 곳을 그렇게 마음대로 여행을 해도 괜찮은지도 의문이더라구요.
이스탄불에서 시위대 한가운데에 갇히고, 중국에서는 야간 버스에서 수십시간 발이 묶이고,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그들의 삶을 보고, 체르노빌과 북한의 평양을 가고...진짜 저는 상상도 못할 여행지를 다녀왔네요..도대체 왜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떠나는지 모르겠지만 남들이 가는 곳에 나까지 갈 필요는 없다는 저자이니, 이상하지만 그래서 특별한 여행지를 골랐나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런 곳에 가면 단순히 즐기거나 쉬러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기는 해요.
세계엔 이상한 곳도, 이상한 사람도 없다. 그저 삶이 있을 뿐
물론 제가 보기에 이상하고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들의 삶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저는 저런 곳은 이렇게 책으로만 보는 여행으로 만족하려구요. 안전한 여행지에서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이렇게 위험성이 있는 곳엔 그다지 가고 싶지 않네요..ㅎㅎ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인다.
그래서 여행에세이는 늘 관심이 가고, 꽤 많은 책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만나본 책과는 너무 다른 책이다.
다양한 나라를 가서 겪은 이야기는 맞는데, 그 장소들이 일반적이지 않다.
한 두 곳도 아니고, 어렇게 그런 곳만 찾아갈 수 있는지 작가는 분명 괴짜임에 틀림없다.
영국인 작가 애덤은 여자친구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기로 하고 각 국을 돌아다닌다.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했는데 시위대때문에 길이 막혀 숙소를 찾아가기도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여행을 갔는데 시위대에 막혀 가질 못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터키 이스탄불은 이만하면 다행이다.
중국에서는 이동하기 위해 탄 야간버스에서 수십 시간동안 발이 묶였다.
하염없이 시간은 흐르고, 먹을 것도 거의 없고, 자리는 불편하고, 화장실은 당연히 자연의 세계에서 해결.
정말 상상만해도 짜증나고 최악의 상황이였다.
이스라엘에 가기 위해서 국경을 넘을 때는 속옷만 입고 몸 수색을 당하고, 소지품 수색도 당했다.
아니 이렇게까지 하면서 꼭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였다.
팔레스타인 헤브론으로 가는 버스에서는 기사가 권총을 가지고 있고, 버스 창문은 방탄유리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이렇게 노선버스를 타야하나?
체르노빌에서는 세계 최대의 발전소가 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방사능 수치를 확인해가며 서 있었다.
15분밖에 머물지 못하는 상황이였고, 그들은 5분도 안되어 버스에 올라탔다.
시위, 방사능, 분쟁, 휴전, 가난등 돈 주고 가라도 해도 가기 힘든 곳을 자발적으로 가서
위험한 곳을 가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힌다.
상상만해도 어마어마하게 짜증나고 힘들 거 같은데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글의 분위기를 잘 끌고 간다.
짜증나는 느낌을 받다가도 피식 웃게 되고,
놀라고 걱정되는 느낌을 받다가도 금방 안도하면서 웃게 된다.
이런 여행지의 이야기는 어디서도 못 들을 거 같아서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힘든 여행을 계속 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곳을 가도, 신기한 곳을 가도 사람들이 있었고, 삶이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그 모든 것이 그저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나라면 이런 용기있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고생하고 힘들고 놀라도,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애덤 작가는 이 순간에도 또 기묘한 나라를 찾아다니고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오늘은 체르노빌부터 이스탄불, 예루살렘, 리버랜드, 몰도바, 아프리카 등 자극과 위험이 혼재된 여행지를 다녀온 한 괴짜작가의 회고록이자 여행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에세이 형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소설 같기도 했던, 2022년의 새해 첫날을 맞아 제 기분을 므흣하게 만들어준 이 책의 제목은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였죠.
애덤 플레처라는 작가가 쓴 이 책에는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이라는 부제가 달려있죠. 이러한 설명 속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부분이 딱 두 군데 있었는데요. 그중의 하나는 바로 여행자가 괴짜라는 점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목적지가 바로 최악의 장소들이라는 점이었죠.
아무리 최악이라고는 해도 여행상품으로 고안된 이상 큰 신변의 위협이 있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존재했을지 모르는 색다른 이벤트와 모험들을 만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었는데요.
기묘한 나라의 이야기는 저자가 살고 있는 독일의 베를린을 제외하고 크게 12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대망의 첫 여행지는 터키의 이스탄불이었고, 첫 시작부터 시위대에 가로막혀 난처한 상황이 되고 말죠. 그리고 그들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여행을 꿈꾸게 되는데요.
도입부 애덤 플레처라는 이 작가는 스스로를 미들로이퍼(Mitlaufer)라 칭합니다. 미들로이퍼를 독일어 사전으로 검색해 보니 단순 가담자 혹은 어중이떠중이라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책을 읽다 보면 미들로이퍼라는 이 단어가 책을 읽는 내내 저자를 대표하는 단어이자,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가서는 일반적인 미들로이퍼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죠.
이따금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면 그야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황홀한 소확행을 이룬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하는데요.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를 읽으며 정말 촉촉한 소확행에 젖어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의 괴짜작가 애덤 플레처의 글도 제법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와 더불어 영국식 유머인 걸까요. 책 속에서는 굳이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기울임체로 구분해서 강조를 하곤 하는데 이 또한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가 되어주었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이 괴짜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화장실 철학자>라는 책도 무척이나 읽어보고 싶어졌다는 것을 밝히며, 재미있는 여행 에세이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 신간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 서. 만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다는 점을 밝혀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