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준,윤혜자 공저
고진숙 저
친구가 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읽고 준 책이다. 고양이부부.
별생각 없이 받았는데, 책이 너무 예쁘다. 그래서 책상에 두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게다가 술술 읽힌다.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책. 나에게 딱 맞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표지가 예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동양화를 그리는 작가님의 그림이 글과 함께 담겨 있다. 표지를 다시 보니 재미있다. 라이딩 하는 고양이, 바다 앞에 앉은 커플 고양이, 바캉스를 즐기는, 너구리를 닮은 고양이.
동백꽃 아래에서 요가하기. 요가를 하면서 스스로 단단해졌다는 이야기와 함께 '고양이가 요가를 하는 그림'이 담겨 있다. 너무 귀엽다. 나는 요가를 배운 적이 없다. 다만 친구와 왕초보 요가 동영상을 보며 뻣뻣한 몸을 꼼지락거려 본 적이 있다. 힘든 동작이 나오면 '요가하는 고양이'를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함께 달려주는 친구.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던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걸. 그러나 한번씩은 무섭게 날아드는 폭탄을 피할 수 없어서 버티기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함께 울어주는 친구. 무거운 짐을 주저없이 나누어 들어주는 친구가 나에게도 있다. 작가님처럼.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글을 읽으며, 그림을 보며 힐링하는 시간. 무겁지 않게,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받는다.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
제주도는 항상 그리운 곳이다.언제든 갈수는 있지만 쉽사리 가지 못하는 그곳!!매번 갈때마다 가고 싶은 곳 리스트를 적어 가지만 막상가면 다 둘러보지 못하고 일정을 소화해내지 못한 채 돌아오곤 했던 곳이 제주도였다.어느 여행지든 그렇치 않은 곳이 있을까만은 제주도는 매번 돌아오기 싫어서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은 곳이기도 했다.그래서일까 매번 갈때마다 하루씩 연장을 해서 지내다 오는게 버릇이 되어버리곤 한 여행지였는데..바쁜 일상속에 제주도는 늘 그리운 곳이지만 가지 못하는 곳이 되어버린 나에게 이책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 책이었다.거기에 민화속에 담겨진 제주도의 숨겨진 명소를 담아낼 수 있다니..이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까.그리운 마음에 수없이 많은 제주 여행서와 에세이를 뒤적거리고는 했는데..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제주 민화가 눈앞에 펼쳐지다니...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바라만봐도 좋은 곳 그곳으로 떠나보자.책으로 만나는 특별한 제주 여행을 말이다.
이책은 동양화가 루씨쏜의 첫 그림 에세이다.한국에서 호주로,호주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제주에 정착하면서 비로소 일상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는 작가 루씨쏜..그래 제주도는 그런 곳이지.맞아!!맞아..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던 공감대를 자극하는 문구가 아니지 않은가.모든 순간들이 그저 선물과도 같은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 자연이 주는 마음과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그렇게 소소하게 살아가는 제주도 일상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그대로 책속에서 느껴진다.책을 처음 받았을 때 그저 호기심으로 뒤적거리다 그대로 매력에 푹 빠져 버리게 되는 책이 바로 이책이다.민화를 알고 있고 알지 못할 수가 없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민화가 이리도 매력적인가 싶을 정도로 파스텔톤의 색감이 따뜻하면서도 눈을 행복하게 해주었다.그것뿐인가.만인의 로망인 고양이가 등장하면서 책은 더욱더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어 킥보드를 타고 산을 등반하고 셀카도 스스럼없이 찍으면서 익살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제주의 숨겨진 명소를 소개한다.제주를 그리기에 저자의 글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민화와 함께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것은 말해 무엇할까.코로나시대를 살아가며 지치고 힘든 순간 훌쩍 떠나고 싶은 여행을 참고 또 참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책은 소소하면서도 그저 그런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준다.작은 그림속에 담겨진 소소한 이야기와 힘들고 지치는 일상속 어느 순간순간마다 마주하는 힘든 시간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인생의 고비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깊은 위로를 준 제주에서의 제주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 자신뿐만이 아니라 이책을 읽고 눈으로 즐기는 매력속에서 그래도 느끼며 다채로운 행복에 빠져드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이란 제목은 민화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부부를 따라 제주의 느낌을 그대로 느끼며 편안하게 제주 여행을 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부분이다.하나하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의 마음으로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책은 안 보고 안 느끼고 보지 않으면 손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힐링 자체의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에세이를 좋아하고 읽는 그 순간으로 힐링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 장르인데,이책은 또 하나의 매력으로 전통의 민화속에 담겨진 제주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그런 책이었다.그나저나 단 하나의 좋치 않은 점을 꼽으라면 이책을 손에 쥐는 순간 제주의 그리움은 더 쌓여간다는 것이다.아!!그립다.제주..기다려 곧 갈테니..그땐 이책을 들고 가고 싶다.명소를 함께하며 민화속 그림과 함께 느끼고 싶으니까 말이다.
어떤 그림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 한참 고민하다 이 그림을 골랐다. 좌우로 길쭉하게 솟아오른 야자수와 그 아래 대칭 아닌 대칭으로 놓인 돌이 오묘한 안정감을 주었고, 두 마리 고양이 뒤로 펼쳐진 넘실대는 파도는 그들의 삶이 만들어내는 파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물론, 색감도 너무 좋았다. 민화이면서도,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민화였다. 아니, 이렇게 힙하다니! 이렇게 힙한 작가를 이제야 알았다니! 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책장을 넘겼다.
이 책 <고양이 부부 오늘은 또 어디 감수광>은 제주를 민화로 그리고 있는 동양화가 루씨쏜의 에세이다.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주에 정착했다는 그녀는 제주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시에 '루씨쏜 아뜰리에'라는 제주 민화 갤러리를 오픈해서 그림 수업도 하고, 전시도 한다. 남편과 아기, 고양이 도롱이도 돌본다. 책은 그녀의 삶 가운데 그녀가 했던 생각들이 어떻게 작업으로 이어졌는지, 그리하여 이 작품들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차근차근 들려준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굉장히 사적인 도슨트랄까.
'고양이 식당'은 남편의 식당을 그린 것이고, '제주 플리마켓'은 세화해변에서 열리는 벨롱장에 참여했던 경험을 그린 것이다. 그녀가 남편과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시간들을 거쳐 부부가 되었고- 또 어떻게 제주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들었으므로, 그녀가 남편의 식당에서 어떤 생각을 할지, '고양이 식당'을 어떤 마음으로 그렸을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이라, 그저 예쁜 민화 한 점으로 그칠 수 없었다. 마당에 심긴 귤 나무, 뒤로 보이는 바다, 본인은 '개'이면서도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 식당을 열었다는 그 마음, 마당을 뛰노는 고양이 한 마리. 그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제주 플리마켓'도 마찬가지다. 그날, 그들이 누구에게 어떤 물건을 팔았는지, 또 다른 셀러들에게서 무엇을 샀는지- 우리는 다 공유했다. 그러니까 이 작품들은 내게도 '어떤 시간'이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의 풍경도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삶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큰일처럼 느껴졌던 일들이 작은 점으로 느껴지고, 시끄러웠던 머릿속이 오름의 풍경처럼 고요하고 잔잔해진다. 누군가는 인생을 끝없는 오르막길이라고도 하고 소풍 길이라고도 한다. 기왕 걷는다면 소풍 길이라 여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나를 위로하는 것도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모두 나다. 삶이 힘을 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높은 곳에 올라가 풍경을 바라본다. 거리를 두고 본 내 삶은 그 풍치만큼이나 언제나 아름답다. (본문 중에서, 51쪽)
저자가 우리에게 나누어 준 시간 가운데는 '행복'이 가득가득 들어차있다. 욕심 많은 성격이었던 그녀는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따라가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렸더라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숨차고 힘든 나날을 뒤로하고, 그들은 '내가 가진 숨만큼만' 살겠다고 결심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우리는- 내가 가진 숨만큼만 살 때도 있지만, 가진 숨보다 많은 숨을 욕심내기도 한다. 이런 욕심은 때로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더 높은 확률로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든다. (숨을 욕심내면 당장은 많은 수확을 얻을지 몰라도- 오래 버티기 힘들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차분하게 건네는 저자의 목소리가 따뜻한 울림이 되어 돌아왔다.
물론, 힙하디 힙한 그녀의 작품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