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저
백승만 저
박성규 저
2023년 10월 30일
한 달에 한 번 책을 같이 읽고 나누고 있는데 10월 선정된 책이 <도파미네이션>이다. 소제목으로 붙은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가 더 눈에 들어왔다. 쾌락 과잉 시대. ' 그렇지, 요즘은 쾌락도 과잉이지.' 아이가 게임에 빠질까, 패스트푸드만 좋아할까 염려하며 지내고 있다. 나 또한 달달한 디저트에, 흥미로운 예능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살아가면 좋을까?
Dopamine Nation
저자 애나 렘키는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중독의학 교수이자 스탠퍼드 중독 치료센터 소장이기도 하다. 본인이 경험한 여러 중독환자 사례를 풀면서 이들이 중독에 왜 빠지고,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보면서 균형을 찾는 힌트를 준다.
첫 번째 소개된 사례는 자위 기계를 스스로 만들어 하루에 몇 시간 동안이나 오르가슴 상태를 유지하는 중독자였다. 스스로 끊으려 했다가도 다시 하게 되고, 기계를 버렸다가 새로 만들기도 하면서 중독을 유지하며 지냈다. 아내와 지낼 때는 잠시 끊었다가, 여러 상황으로 다시 빠지게 되고 본인이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도 제어가 되지 않은 상황까지 오게 되자 병원을 찾은 것이다.
저자는 본인 중독 경험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트와일라잇>을 통해 로맨스 소설에 빠지기 시작해서 유사한 장르를 섭렵했다. 전자책 단말기를 사면서 언제 어디서든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되며 점점 더 심해졌다. 어떤 날은 환자들과의 미팅 사이에도 읽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새벽 2시까지 읽다가 이건 중독이구나 깨닫게 되었다고.
이 책에서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도박, 게임, 섹스)이 자신 그리고/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이다. 나 또한 한 번씩 저자와 유사하게 로맨스 소설에 빠져 탐독할 때도 있는데 지속성을 유지하진 못했다. 다른 할 일이 쏟아지다 보니 금방 벗어났달까.
도파민'은 뇌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는 음식을 찾지 못하고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는데, 입에 넣어주면 씹어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초콜릿은 도파민 생산량을 55% 섹스는 100% 니코틴은 150% 코카인은 225% 늘린다고 한다. 신경학자들은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고 마치 시소처럼 작동하는 것도 발견했다. 즉 쾌락이 크면 이후 시소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또한 쾌락에는 내성이 있어 처음과 다르게 두 번째에는 더 강한 자극이 아니면 자극으로 느끼지 않게 된다.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하다 어느 순간 어떤 것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를 DOPAMINE으로 구성했다.
D: Data-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사실부터 모아야 한다.
O:Objectives- 목적을 가리킨다. 이성적이지 않아 보이는 행동에도 나름의 논리와 근거가 있다.
P:Problems- 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
A:Abstinence-절제. 30일간 인내하라.
M:Mindfulness-마음 챙김. 고통 들여다보기
I:Insight-진짜 나와 대면하기
N:Next Steps- 중독 대상과 새로운 단계 맺기
E:Experiment -실험하기(친구가 되기)
<도파미네이션>, 애나 렘키
마지막 실험 부분은 환자와 함께 앞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 대한 부분이다. 계속 절제할지, 적당히 의존할지 목표를 설정하고 무엇이 통하고 통하지 않는지 파악한다.
책에서는 3가지 자기구속 전략을 알려준다. 첫 번째는 물리적 구속이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까지 버리는 전략이다. 저자도 로맨스 소설을 끊기로 하기고는 전자책 단말기를 처분한다. 두 번째는 시간제한과 결승선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일주일, 한 달, 일 년 등 기준을 잡고 접근을 제한하거나 생일까지, 과제 달성까지 등의 기한을 두는 방법을 말한다. 우리가 다이어트할 때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2주간 다이어트, 혹은 보디 프로필 촬영까지 탄수화물 제한하는 경우로 이해하니 쉽다. 마지막은 넓은 그물 치기이다. 중독 대상 그 자체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갈구하게 만드는 계기도 금지하는 것이다. 스포츠 도박에 빠진 사람이라면 도박만을 피하는 게 아니라 스포츠 관련 신문이나 라디오 듣는 일도 차단하는 방법이다.
때로는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공감되었다. 매일 아침 글쓰기 시간을 정하고 나를 구속하는데, 그 시간이 내게 위안을 주고 행복을 준다. 스스로 내가 정한 규칙을 지켰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계속 일어나게 하고 글 쓰게 한다. 나는 지금 글쓰기에 빠져있는 상태다. 다행이다. 강박적이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라서.
책 마지막에는 저울의 교훈"으로 10가지 항목이 나온다. 책 후반부 내용을 정리한 것과 같다.
저울의 교훈
1.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 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2.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3. 절제는 뇌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4. 자기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지적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5.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6. 고통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7. 그러나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 있게 만든다.
9. 친사회적 수치심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 시킨다.
10.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도파미네이션> 에나 렘키
책을 읽으며 저자도 중독에 빠졌다가 다시 일상을 살게 된 것이 위안되었다. 중독은 무조건 피해야 하고 절대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책의 다양한 사례를 보며 '누구나 중독에 빠지는구나. 그리고 회복될 수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책의 정보를 통해 쾌락이 클 수록 고통이 크듯, 중독도 오래되면 더 빠져나오기 어렵단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남편도 담배를 피웠다가 끊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거라며. 아이도 휴대폰 사용량이 증가하고 게임을 많이 할 때도 있는데, 부모 권고에 의해 줄이기도 한다. 중독을 두려워하기보다 절제력을 키우는 연습을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 아이가 휴대폰을 많이 보고, 게임을 할 때마다 너무 빠질까 두려워했는데 그 단계에서 벗어나 목표를 설정하고 실험하는 일을 함께 해봐도 좋겠다.
그리고 아이와 더 솔직한 대화를 많이 하는 관계로 나아가야겠단 생각도 든다. 그러려면 나부터 아이 앞에서 솔직해져야겠지. 완벽한 엄마, 완벽한 어른 모습으로 보이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이에게 다가가야겠다. 나도, 아이도 쾌락 과잉 시대에 중독이 아닌 몰입의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
자연고학 분야에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다가 눈에 띄는 책을 보았다. 바로 '도파민네이션' 이라는 책이었다. 도파민이라는 단어는 살면서 많이 들어보았고 뇌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알고 있다.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 생리적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치고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이 책은 인간의 쾌락고 고통, 중독과 구속 그리고 그에 따른 관리에 대해서 논리 정연하게 풀어놓았다. 자연과학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읽어볼 만 한 책이다.
도파민네이션은 서점에 가면 늘 베스트에 있는 책이라 흥미를 갖고 구매했다. 뇌과학자인 저자의 로맨스 소설 중독 경험이 굉장히 흥미로웠던 것은 나 역시 그렇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자극적으로 느껴졌는데 탐독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극적인 설정에 자극을 못 느끼고 결국 읽는 재미가 없어져버렸다. 쾌락과 고통이 연결되어있다는 부분이 제일 인상깊었다.
애나 렘키 저 / 김두완 역의 도파민네이션 리뷰입니다. 도파민이 넘치는 시대에 베스트셀러로 뜨고 있는 도파민에 관한 책이라 꼭 오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도파민을 줄일 수 없으니 다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대여 아니고 구매로 하길 너무 잘한것 같아요. 작가님이 쓰신 다른 인문서적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