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예전에 민음사 버전으로 오만과 편견을 읽었었는데 그 이후로 여기저기서 오만과 편견이 출간되는 걸 봐왔다가 앤의서재의 오만과 편견은 어떨까 싶어서 구입했어요. 조금 특이한 게 책 속 글씨 색상이 보통 아는 검정색이 아니라 보라색이라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책이 두께가 있긴 한데 너무 무겁지도 또 너무 판형이 크지도 않아서 마음에 들어요.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구입해보고 싶네요.
▣p.113-209
토지 상속에 제한을 두어 남자에게만 상속이 가능한 상속제도로 인해 베넷가의 딸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롱본가를 떠나야 한다. 일명 '한사상속' . 어처구니 없는 제도이다. 롱본가를 물려받게 될 인물인 몰지각하고, 눈치없이 장황하며, 우연히 잘 풀린 운세를 자신의 능력으로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있는 콜린스가 롱본가를 방문한다. 그의 방문 목적은 롱본가 사람들에게 가지게 될 미안함을 풀기 위해 이 집의 딸과 혼사를 치르기 위해서이다.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보이는 인물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는 그녀가 끔찍이 싫어하는 다아시와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의 편견을 편견이 아닌 혜안으로 만들어 줄 위컴의 발언들은 엘리자베스를 술렁이게 만든다. 리즈와 위컴의 호감은 서로를 향한 이성적 호감이 아닌 공공의 적을 물리치기 위한 공모처럼 보인다.
◑ p.165
온 가족이 오늘 무도회에서 기를 쓰고 망신을 사기로 미리 약속을 했대도 모두가 이보다 더 의욕을 불태우거나 이보다 더한 성공을 거둘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엘리자베스는 그나마 빙리가 개중 몇 장면을 놓쳤고 틀림없이 목격했을 한심한 광경도 그다지 쾌념치 않을 성격이어서 언니와 그를 위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빙리씨가 주최하는 네더필드의 무도회에서 베넷의 가족들은 리즈를 쥐구멍에 들어가게 하고 싶을 만큼 주책이 찬란하다. 베넷 부인은 제인이 벌써 네버필드의 안주인이라도 된 양 거드름을 피우고, 동생 메리는 자신의 교양을 뽐낼 줄만 알았지 주변의 눈치는 볼 줄 모르고, 장황함과 긴 찬사로 매번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콜린스는 다아시에게 접근하여 리즈는 도무지 무도회를 즐길 수가 없다.
네더필드의 무도회 이후 베냇부인의 사기가 축축 처진다. 제인을 남겨두고 빙리씨는 런던으로 돌아올 날을 기약하지 않고 떠나버리고, 리즈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였기 때문이다.
위트있고, 톡톡 튀는 문장과 엮이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들이 흥미롭다. 식구들이 드나드는 거실 구석 한 켠을 차지하고 몰래몰래 끄적였던 문장들이었다니 놀랍다.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읽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봤을 <오만과 편견>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노생거 수도원'으로 처음 만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고, 이번에 만난 이 책 역시 술술 읽히면서 재미도 있었다.
롱본에 사는 다섯 명의 딸을 둔 베넷 가. 어느 날 '빙리'라는 부유한 청년이 이사를 오게 되고 이사 오기 전부터 그들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어떻게 해서든 부유한 빙리 씨와 친하게 지낼 이유가 생긴 롱본 사람들, 베넷 부인 역시 남편이 먼저 안면을 트길 바랐다. 부인의 바람대로 인사를 한 베넷 씨, 어느 날 마을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청년 빙리에게 자신의 가족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무도회에서 빙리와 큰 딸 제인은 호감을 갖게 되고, 빙리의 친구 다아시는 첫인상부터 '오만'하다는 딱지가 붙게 된다. 무도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정, 거기다 다아시의 오만함이 묻어나는 대화가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배려심 많고 너무 착한 첫째 제인, 당차고 할 말은 하는 둘째 엘리자베스.. 제인은 빙리와 핑크빛 연애를 시작하는 것 같았지만 런던으로 볼일이 있어 떠난 빙리를 따라 동생들과 다아시까지 모두 런던으로 떠나버린다. 런던에서 다아시는 제인과 빙리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장본인이 되는데 이유인즉, 제인이 너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아 오해했던 것이다. 다아시 집안의 집사 아들 위컴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오해, 언니와 빙리를 갈라 놓은 장본인이라는 사실, 오만 덩어리라 생각했던 엘리자베스의 편견으로 인해 다아시의 청혼도 거절하는 엘리자베스다. 그럴 리 없다 생각했던 사랑이 시작된 다아시와 그에 대한 편견으로 청혼을 거절한 엘리자베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오래전 결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부유한 계층의 남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꿈꾸던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들이 없을 경우 친척에게 유산이 넘어가는 '한사상속'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그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한사상속 제도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겠다 싶다.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쓰였던 <오만과 편견>은 전면 개정되어 지금의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영국의 18-19세기 초 결혼에 관한 시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궁금함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 캐서린 영부인, 꽉 찬 혼기로 인해 사랑하지 않는 남성과 결혼했지만 나름 잘 살아가는 샬럿, 외모지상주의 베넷 동생들 등 등장하는 인물의 개성 강한 묘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생각된다. 속물근성 철철 넘쳐 보이는 엄마와 맞서 당당하고 해야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결국엔 사랑의 결실도 아름답게 쟁취하는 당찬 엘리자베스가 지금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오만과 편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