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놈 아키텍츠 공저/박여진 역
한은화 저
전보림,이승환 저
미켈란젤로는 89세까지 살았던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예술가다. 함께 그 시대를 이끌었던
다빈치나 라파엘로와 비교해도 장수한 셈인데, 그의 생애 후기는 그리 조명받지 못했다.
그것은 그의 60세 이전의 생애가 너무나도 화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60세 이후도
실은 청장년 시절 못지않게 위대한 성취를 이룬 시기였다. 저자는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20년에 주목했다. 특히 70세가 된 1545년부터 89세로 사망한 1564년까지의 20년을 집중
조명하면서 교황 파울루스 3세의 요청으로 시작한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에 대한 미켈란
젤로의 작업을 다루고 있다.
이미 40년간 진행된 대성당 건축에 미켈란젤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었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완공될 가능성은 극히 낮았었다. 거절하는 미켈란젤로를 무시하고 교황은 그를 수석
건축가로 임명하고 남은 작업을 진행시켰다. 이 대공사는 1505년에 도나토 브라만테가
착공하여 잔로렌초 베르니니가 17세기 중반에 공식적으로 완공할 때까지 무려 150년
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 여정의 전반부를 이끈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대한 에술가적 고찰
보다는 70이 넘은 노에술가의 인생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 것은 단점
이었지만 위대한 예술가의 마지막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는 독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일 것이다.
미켈란젤로하면 천지창조, 피에타, 최후의 만찬 등 많은 걸작들을 떠오르게 된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성 베드로 성당의 돔에 대해서 보게 되었고 때마침 <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을 만나보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감동을 느끼게 한 것은 전혀 다른 면이었다.
이 책은 미켈란제로의 70세가 된 이후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 시대의 기준에서 장수를 한 미켈란젤로는 70대 이후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많은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거듭되는 좌절과 개인적 상실, 점점 익어가는 나이, 죽음 이런 것들을 통해 그의 만년의 삶을 보게 된다.
미켈란젤로는 많은 지인들을 짧은 시기에 떠나보내야 했던 적도 있다.
작업에 대한 의지도 잃고 상실에 빠지기도 하였지만 그의 옆에는 예술적 동지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에게 끊임없는 작품 의뢰도 들어왔었고 지금까지도 뛰어난 걸작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예술과 삶의 끝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도 완벽하게 마스터할 수는 없다"
파울루스 3세의 지시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재건축에 책임을 맡게 되는 그의 나이는 80이 넘었다. 그럼에도 그는 열정적으로 모든 것에 직접 참여하여 총괄하였다.
또한, 그는 죽음이 다가올수록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싶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지위가 이미 정점을 찍었을텐데도 미켈란젤로는 열정적으로 일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을 보았는데 머릿속과 가슴에 깊게 각인된 것이 있다.
60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이 가득하고 꿈이 있고 현역에서 건재하고 있고 겸손하고 소녀 같은 모습의 어느 분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미켈란젤로에게도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이 나에게 그 무엇보다도 너무 감명 깊게 다가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윌리엄 E. 월리스(지음)/ 이종인(옮김)/ 책과함께(펴냄)
「이제 나의 백발과 나의 고령을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눈물이 핑 돌았다. 오래전에 미술감상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미켈란젤로가 사십 대의 나이에 천지창조를 그리 위해 4년에 걸쳐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그린 그림. 무려 20미터 천장 높이에 매달려 하루 18시간 식사도 하지 않고 전념한 그림이라고 한다. '인간승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1982년 NHK가 복원 비용으로 900억 원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사진 촬영권을 요구했다. 과연 순수하게 예술 작품을 염려해서? 일본이?? 이후, 이 위대한 천장을 사진으로 담으려면 일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실로 놀랍도록 영악한 일본이다. 하!! 상상 이상을 생각하는 일본 역시 놀랍다.
세계적인 미켈란젤로 권위자이신 책의 저자님, 당시 89세라는 기대 수명 이상의 삶을 산 미켈란젤로. 일반적으로 천재들이 단명한 사례가 많은 것에 비하면 미켈란젤로의 삶은 이례적이다. 예술가에게 삶이란 어떤 이미일까? 오히려 말년에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나간 미켈렌젤로. 이 책은 미켈란젤로의 말년의 20년에 초점을 맞춘 조사 연구서이다. 젊은 시절 천재로 주목받았던 그의 삶, 나이가 들면서 견딜 수 없는 고독감과 생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화가는 작품에 던진 셈이다.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우러나오는 존경심에 깊은 울림이 있다.
책은 미켈란젤로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기존의 많은 미켈란젤로 책들이 예술가의 황금기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어딘가 쓸쓸한 노년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100세 시대를 맞은 우리들에게 노년기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이의 노년이 미켈란젤로와 같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죽음'을 많이 떠올렸다. 천재 예술가에게도 '죽음'은 비켜갈 수 없었던 삶의 순서였다는 점, 다가오는 죽음을 작업으로 승화한 그의 메멘토모리...
더 많은 시를 쓰고 편지를 쓴 미켈란젤로, 여러 친구들 과의 우정, 루이지 델리초 사후에 친구들의 잇따른 죽음을 통해 인간적인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나는 노인이고 죽음 내게서 청춘의 꿈을 빼앗아갔다. 노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노년이 되었을 때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 노년을 참을 수 있기를, 왜냐하면 노년이란 미리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니」 P85.
집안의 말썽거리이며 걱정거리인 동생의 죽음을 전해 들은 미켈란젤로가 쓴 답장에서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 지 알 수 있었다. 늘 동생에게 당장 달려가서 네가 한 짓을 혼내주겠다던 형은 막상 동생의 죽음 앞에서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고백성사는 했는지 등을 묻는 형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동생의 영혼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편지는 읽는 이를 울린다. 이제 편지는 그에게 의미가 없었고 드로잉에 전념하다가 다시 건축의 현장에 나간다. 미켈란젤로 노년기의 삶은 그야말로 상실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둘 떠나가는 것을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미켈란젤로 그는 언젠가 자신도 가족들처럼 하나님 나라에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까?
미켈란젤로의 생의 말년인 70세를 기준으로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영묘를 끝으로 공공장소용 조각이나 그림은 더 작업하지 않았다. 이후 17년은 성베드로 대성당의 일에 전력을 다 했다. 젊은 시절 예술가로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미켈란젤로, 삶의 마지막 20년을 하나님에 관계된 작업에 전념한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죽기 며칠 전까지도 미켈란젤로는 론다니니 《파에타》 작업했다. 조각품은 순전히 예술가 자신을 위해서 제작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려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조각은 기도의 한 형태요, 예술가를 하느님 가까이에 다가가 게 하는 수단이었다. 그것은 창작을 통해 구원을 추구하는 행위였다. p3 84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내겐 너무 먼 미켈란젤로 이 책에서 만난 인간 미켈란젤로의 평범한 모습은 더 큰 감동을 준다. 수 세기를 지나온 그의 작품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받듯이 인간 미켈란젤로의 삶 역시 그렇다...... 책을 읽다가 잠깐 공원을 걸었다. 인근 노인정에서 치매예방 지도사님이 노인분들을 인솔해서 간단한 체조 동작을 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장면을 나도 모르게 한참 서서 멍하니 구경을 했다. 수업이 끝나자 강사님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로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사랑해", "예뻐요"라도 말하라고 하셨다. 노인분들은 부끄러우신지 어린아이처럼 깔깔 웃으면서도 곧잘 따라 하셨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 책과 함께 하나님은 왜 그 장면을 내게 보여주셨을까? 모든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존경하는 이종인 역자님의 문장처럼 미켈란젤로 그의 마지막은 어둠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빛이 났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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