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천선란 저
폴커 키츠,마누엘 투쉬 공저/김희상 역
조천호 저
레이 달리오 저/송이루,조용빈 역
마우로 기옌 저/우진하 역
[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추석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 『타인에 대한 연민』 외
2022년 09월 06일
가. 내용 정리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몸과 정신에 대한 유명한 명언이다. 인간의 정신과 몸은 그만큼 서로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인류는 정신과 몸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상호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른다.
인간의 정신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답한다. 막연하게 신체에 영향을 준다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자의 차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한다.
1. 학문적 배경
사회 유전체학(Social Genomics)란 연구 분야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사회적 스트레스, 갈등, 고립, 애착 등이 유전체의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한다. 사회 유전체학 이전에도 정신의 어떤 상태가 신체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 영향을 유전체의 차원에서 다룬 것은 새롭다.
2. 유전체를 아름답게 연주하라
이 책은 마인드셋(Mindset), 즉 사고방식이 유전자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로부터 시작한다. 마인드셋이 유전자에 어떻게 영향을 끼친다는 말일까? 어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유전자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일까? 아니다. 유전자는 그대로다. 다만 같은 유전자를 가지더라도 어떤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지는가에 따라 유전자의 활동 패턴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피아노 건반'이라는 비유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인간의 유전체는 생활 양식과 살면서 얻는 경험에 의해 연주되는 피아노에 비유할 수 있다. 피아노는 유전체이며, 이 피아노의 건반은 유전자이다.
마인드셋의 영향력은 피아노 건반 자체를 다른 것으로 바꿀 수는 없다. 마인드셋은 피아노의 수 많은 건반들 중 선택하여 두드리는 연주자와 같다. 어떤 건반은 건드리고, 다른 건반은 내버려둔다. 이런 활성화와 비활성화의 선택으로 인해 연주되는 화음과 선율이 달라진다. 건강한 마인드셋은 아름다운 곡을 연주한다. 건강하지 못한 마인드셋은 끔찍한 불협화음을 만들 뿐이다.
유전체라는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이 바로 행복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행복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명명한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빌려온 이 용어는 행복, 혹은 좋은 삶이라 일컬어진다.
3. 마인드셋에서 유전자까지 이르는 길
사회적 경험의 영향력이 유전자에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 예를 동원한다. 사회적 고립이다. 어떤 사람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이 사람은 ①시각과 청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고립된 상태를 잠재적 위험으로 감지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위험으로 감지하는 것은 ②전두엽에서 그렇게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신경회로를 타고 공포 및 불안 중추인 ③편도체로 이동해서 그곳에 있는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여기서 불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④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된다. 이 물질로 인해 인접한 두뇌 영역인 ⑤ 시상하부의 신경세포도 활성화된다. 이는 스트레스 유전자 중 하나인 CRH를 활성화시켜 ⑥CRH 유전자를 만든다. CRH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⑦코르티솔 수치를 높인다.
위험 유전자 클럽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 이는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염증에 기여하는 50여개의 주요 유전자들을 말한다. 이들 유전자들은 흡연,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육류 섭취 등에 의해 활성화된다. 소셜 게노믹스 연구자들은 에우다이모니아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위험 유전자 클럽의 활성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은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생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에너지를 가진다. 이 에너지는 신경생물학적 토대를 가진다. 이런 에너지는 중뇌에 자리한 신경세포 연결망에서 도파민, 베타-엔드로핀, 옥시토신이라는 전달물질이 생성될 때에만 생겨난다. 도파민은 정신적 에너지를 부여한다. 베타-엔도르핀은 고통을 덜어준다. 옥시토신은 친밀감, 신뢰감, 공감능력을 촉진한다. 이런 전달물질이 생성되는 신경망을 '동기/보상 시스템'이라고 한다.
4. 자아와 공감
어린 시절 사회적 유대관계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긍정적 에너지를 촉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 않아 무력감을 느낀다. 자존감이 낮고 사회성이 떨어진다. 이런 결핍은 쾌락적 흥분이나 자극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려고 시도하게 만든다. 즉 알코올, 마약, 돈이나 성적 행위에 대한 집착이 이런 시도로부터 비롯된다.
우리는 내면에 자기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생각과 신념, 확신을 가진다. 이 생각과 신념, 확신은 두뇌에서 이를 담당하는 신경세포 연결망에 저장돼 있어야 한다. 이 저장 창고를 '자아 연결망'이라고 부른다. 이 자아 연결망은 전두엽의 아래충으로 인도 여성들이 빈디 점을 찍는 위치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 자아 연결망에 삶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가 저장된다.
자아 연결망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 대한 견해도 저장된다. 친밀한 타인과 우리의 인격은 심리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두뇌의 신경세포 차원에서도 결합한다. 즉 공감한다.
공감은 인지적 요소와 정서적 요소를 가진다. 공감의 정서적 요소는 사람 간 공명 현상을 불러온다.ㅠ즉 좋은 기분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분도 좋게 바꾼다. 다친 사람을 보는 주변 사람들은 같은 신체적 고통을 느낀다. 이와 같은 공명 현상은 신경세포를 기반으로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한 정보 신호를 뇌가 인식하고 해석하면, 뇌는 거울 반사 행동으로 응답한다. 공명을 일으키는 신경세포를 '거울 신경세포'라고 한다.
5. 공감과 성장
신생아는 자아 연결망이 자리 잡은 전두엽의 신경세포 구조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의사소통을 하는 신경세포의 공명 시스템은 태어나자마자 제 기능을 다한다. 따라서 아기는 애착인물로부터 오는 공명 반응에 의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하게 된다. 생후 2년간 이 자아의 신경세포 상관자는 전두엽에 자리잡기 시작한다. 여기서 인격이 발달한다.
생후 3년부터 아이는 타인과의 관계 및 협동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아이에게 다정하지만 단호하게 올바른 길을 안내해야 한다. 공공심, 주변 사람의 관점에 대한 고려, 자기 충동 억제와 같이 원활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필수적인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어린 아이에게 준수하도록 가르치는 규칙은 전두엽 아래 자아 연결망으로 기능하는 신경 연결망의 발달을 이끈다. 이 연결망의 기능은 내면에 자기 관찰자를 세우고, 충동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의 두뇌는 회백질의 부피가 크다. 반면 체벌이 동반된 엄격한 훈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전두엽의 대사 물질이 줄어들고 두뇌에서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영역에 변화가 생긴다.
교육과 문화는 좋은 삶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교육은 학생들을 공감과 자연스러운 권위로 가르치는 관계 지향적 권위여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과 공감하고 소통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의 공감능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 예술-문화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문화는 공감능력 향상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안야 괴리츠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실험대상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절반은 한 자리에 모여 하나의 모니터로, 나머지 절반은 각자 지급된 모니터로 보게했다. 그 결과 공동 모니터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소속감, 연대감, 타인에 대한 인간적 친밀감의 높게 상승한데 반해 각자 모니터로 감상한 사람들은 해당 감정의 수치에 변화가 없거나 심지어 떨어지기도 했다. 문화적 결과물은 신체적으로 함께 어울려 경험할 때 공감이 높게 나타나게 된다.
6. 소외, 외상 후 성장
자연과 공감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인간 관계에서도 높은 수준의 공감도를 나타낸다. 우리는 자연뿐 아니라 자신의 인격, 자기 자아와도 멀어져 있다. 거절, 사회적 불이익과 차별, 무거운 부담과 의무 등은 "이건 내 삶이 아니야!"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소외 상태는 질병을 유발한다. 그런데 질병은 끝이 아니다. 병에 걸렸을 때 삶의 방향을 바꾸면 병을 견디거나 이겨나갈 수 있다. 스티븐 제이 굴드 교수는 중피종 진단을 받고 8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나 생활 방식을 바꾸고 20년을 더 살았다.
치명적인 질병 선고를 받은 후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것이다. 외상 후 성장의 특징은 자기 삶을 새롭게 평가하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것이다. 자기 삶을 새롭게 평가하고 좋은 인간 관계를 강화하며 몰랐던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발견하는 것이다.
나. 총평
이 책을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과학적 반박이라는 자리매김하곤 한다.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와 '공감하는 유전자'는 서로 다른 수준과 맥락에서 나온 용어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개체의 이타적 행위는 유전자 차원에서는 이기적 '행위'(유전자가 행위할 수 없지만 비유적으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새떼에서 매를 발견하면 큰 소리로 경고를 보내는 파수꾼 새가 있다고 하자. 파수꾼 새는 큰 소리로 경고를 보낸 댓가로 매의 공격대상이 된다. 개체 차원에서 보자면 매우 이타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유전자 차원에서 보자. 파수꾼 새의 희생으로 새떼는 매로부터 자기 집단을 보호할 수 있다. 유전자 차원에서 새라는 개체 한 마리를 희생하여 유전자를 보존하는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개체 수준과 유전자 수준을 구분하는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에 비해 [공감하는 유전자]는 철저하게 개체 수준에서 논의를 해 나간다. 따라서 [공감하는 유전자]는 [이기적 유전자]의 이론적 대항마가 아니며, 전혀 다른 맥락의 책이다. 그런데도 요아힘 바우어는 도킨스의 책에 반대하는 책이라고 살짝 암시를 한다. 이는 아마 이기적 유전자의 유명세에 자신의 이론을 살짝 얹어놓아 주목을 받고자 하는 시도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유전자'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있는 오해를 살짝 걷어내고 이 책에 집중해 본다. 아직은 낯선 사회 유전체학의 이론적 결과를 대중적으로 아주 잘 풀어서 설명한 책이라 평가할 수 있다.
마음가짐이나 사고방식, 생활방식이 사람들의 신체적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두뇌와 신경체계, 나아가 유전자까지 이르는 연결과정을 좀 더 심화시키고 확장하였다는 점에 의의를 가진다 하겠다. 또한 사회 유전체학의 성과물로 건강과 의학, 교육과 문화의 영역을 이해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격적인 유전자학으로 보기에는 좀 약하지 않나 싶다. 사회적인 경험이 유전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 언급할 뿐 그 영향이 구체적으로 유전자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언급은 부족하다. 아마 여기서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비유가 대답이 될 듯 한다. 즉 유전체는 피아노라는 비유다.
유전체는 사회적 경험에 의해 연주되는 피아노다. 사회적 경험이 의미있는 삶, 공감하는 삶이라면 유전체 피아노는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게 된다. 건강한 삶이다. 반면 사회적 경험이 고립되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유전체 피아노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병에 걸린 삶이다.
이런 수준에서의 설명이라면 피아노 건반의 재료나 배열과 같은 것을 깊이 파고들 필요가 없다. 즉 피아노를 만드는 장인이나 기술자가 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심지어 피아노 조율사일 필요도 없다. 거저 주어진 피아노 건반에서 듣기 좋은 화음이 나오도록 손가락으로 누를 건반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누르지 말아야 할 건반을 건드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이기적 유전자]는 잊어버리고 이 책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유전체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론적 성과라기 보다 유전체학의 성과를 우리 생활의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실천서라고 전제하고 읽으면 아주 많은 시사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와 맞서는 내용이라는데
아직 <공감하는 유전자> 밖에 읽지 못해서 어떤 차이점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은 의미 지향적인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배웠다.
오늘날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이유는 대개 염증 때문인데,
상처, 감염, 일사, 중독, 알레르기 증세,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있고
염증은 염증전달물질 생성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이끈다.
하지만,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레이더방 밖에서 은밀히 날아다니는) 염증 반응도 있다.
갑자기 불쑥 나타나기 전까지 알수 없는 심근경색, 뇌졸중, 수많은 암질환, 치매 등이
그것이며, 이 질병들은 점진적이고 만성적인 아급성 염증의 결과이다.
공공심을 키우며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은
타인에게만 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좋은 영향을 받게 되며
정신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되고, 심혈관 질환, 암, 치매 같은 질병 위험을 감소시킨다.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느냐의 여부도 아니다.
진심으로 공명, 공감해주는 삶이 유전자가 건강한 조화를 이루게 해준다는 사실.
놀라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을 나 스스로 만들수 있다니 말이다.
학교 선생님은 아무나 하면 안된다는 것도 큰 공감이 되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그래야 겉으로 표현하는 말과 행동에서도
숨어있는 우울 등 위험, 불안을 감지하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는 지식만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공감어린 교육이 있어야 한다.
전쟁, 가난, 혐오, 파괴,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엉망이 된 지구촌의 삶에 희망을 주는 책이며 이론이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오늘부터 더욱 공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일의 신경과학자이자 내과 의사 및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심신의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과 건강 사이의 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른바 행복을 추구하는 의미 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결정적인 것은 누군가가 좋은 또는 나쁜 유전자를 물려 받았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개별 인간의 삶 속에서 유전자의 활동이 어떻게 조절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의미 지향적이고 사회 친화적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심근 경색, 뇌졸중, 암 및 치매와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말이다. 결국 의미 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두뇌에도 신경생물학적인 지문을 남긴다고 말한다. 인간의 몸이란 자신이 겪은 사회적 경험에 대해 생물학적 변화로 반응할 수 있다는 관점에 따르자면 고독, 사회적 고립, 인간 사이의 갈등, 그 외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스트레스 유전자 활성화로 이어지고 그 사람의 건강을 헤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삶과 자신의 주변 사람을 대하는 내면의 기본 태도가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주고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전반부 주장이다.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우리가 좋은 삶을 성공적으로 꾸려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위기와 불공평, 부정적 감정과 갈등을 잘 다루는지, 모든 새로운 상황에서 해결책을 잘 찾아내는지, 그때마다 모든 구성원들이 불안 및 스트레스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을 확장하여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유전자가 도덕성을 만들지 않지만 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을 향한 애정에 대해 우리 몸은 건강에 유익한 활동 패턴으로 화답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인류 고유의 인간성은 우리 몸을 만성 염증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유전자 패턴을 활성화시키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면서 우리의 유전자는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고 항변한다. 결국 인간의 행동 양식이 가능한 한 지속적으로 선에 해당되는 범위 안에서 유지되려면 내적인 지지를 비롯해 외적, 사회 정치적인 기본 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공감적인 행위와 인간 본연의 인간성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그러한 사회적 조건들이 어떤 것인지 다양한 이야기들과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사회적 소외는 인간에게 신체적 고통이 가해질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을 활성화시키며 마음의 상처나 모욕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면 이로 인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회적 소외는 심리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도 일어난다면서 절대적 빈곤 뿐만 아니라 상대적 빈곤도 문제라고 언급한다. 그 밖에도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려면 세심함, 직감, 적당한 순간과 적절한 정도를 아는 육감이 필요하다던지, 아이들의 공감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 훈육과 체벌이 아닌 놀이나 책 읽기가 권장되어야 하며,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고, 자연을 향한 공감적 태도와 함께 문화적 산물을 물리적으로 공동 경험하는 것이 인간 사이의 연대를 확장 시킨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우리 내면의 인지적 건강과 가장 깊게 연결되어 있는 세계는 바로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라면서 이게 무너지면 치매나 우울증 등 병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잘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