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희 등저
제니퍼 건터 저/김희정,안진희,정승연,염지선 역/윤정원 감수
아이린 파드빅, 바버라 레스킨 저/황성원 역
이소진 저
도빅투이 저/안경환 역
이브 로드스키 저/김정희 역
2022년 07월 07일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화학제품이 넘쳐나는 요즘 친환경적으로 사는 방법에 대한 내용인줄 알았다. 아토피와 비염으로 고생하는 딸래미들을 위해 읽어보려고 킵해뒀다.
하지만 책 표지를 아무리 봐도 내가 생각하던 내용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읽기 시작하고부터는 왜 읽기 시작했는지 이유는 생각도 나지 않을만큼 한 페이지 읽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미국의 역사, 특히나 여성의 인권과 권리가 어떻게 지금과 같이 신장되었는지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은근히 보이던 남녀차별과 남성우월주의가 보이는 것이 의아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도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우리 나라보다 20여년 정도 앞 섰을 뿐임을 발견했다. 막연히 미국은 선진국이고 그런 면에서 여성들에게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는 이상적인 국가라고 생각했었던 나의 무지함과 아메리칸 드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조트는 화학을 정말 사랑하고 화학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늘 여자라는 이유로 박사과정에서 연구소의 중요 보직에서 늘 제외된다. 급기야는 박사 학위 획득을 코 앞에 두고 자신을 성폭행한 지도교수를 연필로 찔러 중대한 부상을 입히고 쫓겨난다. 하지만 주변의 태도가 너무나 어이가 없다. 여자인 엘리자베스의 잘못으로 모든 결론이 나고만다. 아직까지도 만연해 있는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이 이 책에서도 너무 적나라하게 적혀있어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는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자기가 사랑하는 화학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성차별로 인해 부조리에 계속 맞서 싸워간다. 항상 누군가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엘리자베스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고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미혼모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엘리자베스는 요리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고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엎어버린다. 요리는 화학이라는 특이한 공식을 주장하는 엘리자베스는 오후 6시를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TV 앞에 붙들어 놓는 기이한 일을 해낸다.
여기까지가 1권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자기 분야에서 배척당하고 차별 당해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어디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비행사 '권기옥'이 떠올랐다. 사실 비행기야 누가 운전하던 제대로 잘 날면 되는거 아니던가? 그런데 최초의 여자 비행사라는 타이틀이 훈장처럼 여겨져야 하는 시대를 많은 여성들이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미혼모의 문제도 그렇다. 왜 같이 아이를 만들었는데 단지 여자의 몸 속에서 자랐고 여자의 몸을 빌어 태어났다고 여자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그다지도 무거워야 한단 말인가......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1960년대 여성의 위치를 잘 묘사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고 갑자기 죽어버린 남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자기의 직업에서 정체성과 전문성을 잃지 않기 위해 전투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현재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동거, 미혼모, 워킹맘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너무 몰입하면서 읽었다.
원래부터 주어진줄 알았던 남녀평등의 시대로 보이는 현대의 미국이 사실은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앞으로 나아갔던 엘리자베서 조트와 같은 여성들로 인해 가능했음을 알게되면서 나 역시도 마음이 뜨거워졌다. 스스로 세뇌된 오래된 성역할 교육으로 인해 여자라서 남자라서 차별을 하고 미리 선을 긋고 가능성을 가늠했던 나의 모습들이 많이 오버랩된다. 원래그랬던 것은 없을텐데, 원래 그랬던 것이기 때문에 너무 고분고분 따르기만 했던 나의 시선과 의식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페미니즘이다라고 외치는 책들보다 훨씬 더 페미니즘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이 책의 2권도 참 기대가 된다.
보니 가머스 작가의 레슨 인 케미스트리 1권 리뷰 작성 입니다.
1950~1960시대를 배경 미국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현재도 여성들이 억압받고 있지만 그 시대엔 지금보다 더 심했겠죠
그 상황들을 지루하지 않고 유쾌하게 표현했습니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는 아주 유능한 사람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받지만 꿋꿋하고 당당하게 이겨냅니다
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과학자로서의 이름과 연구를 지키기 위해 ‘결혼 없는 동거’를 선택한 엘리자베스는 캘빈이 사고로 죽자 비혼모가 되었다. 하지만 주저앉아 울 시간조차 없다.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연구소에서 쫓겨난 엘리자베스는 쇠지레로 직접 집 부엌을 부수고 개조해 실험실로 만들고 연구를 해나간다. 그녀는 남들이 말하는 ‘화학자 지망생’이 아니라 이미 훌륭한 화학자니까.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비혼모인 그녀는 딸이 다섯 살이 되던 무렵 우연찮은 계기로 TV 요리 프로그램 「6시 저녁 식사」의 MC로 발탁된다. 급기야 미국 부통령까지 그녀의 팬을 자처하는 미국 최고의 슈퍼스타가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