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골국처럼 계속 우려먹어야 제격인 책이었다!!!
미스터리물이나 스릴러물의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만든 책이다.
특징은 여러가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면서 각 상황에서 어떤 것을 중점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고 쉽게 서술해주고 있다.
게다가 각 장의 챕터마다 마지막에는 [실전연습]이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그것으로 작가가 직접 글을 써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팁을 준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특히 한번 더 찾아봐야겠다는 부분은 밑줄을 긋거나 책의 모서리를 접어두었는데, 나중에라도 그곳을 찾아서 다시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어떤 부분은 읽으면서 내게는 너무나 벅친 과제인 것 같아서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한다면 정말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할 것이다.
책의 차례를 따라서 보면, 우선 자료조사부터 작가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즉, 어떻게 전문가를 찾아갈 것인가, 법과학 수사 기법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가,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방법은 무엇이고, 외국이 배경일 경우에 문화적 요소를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 지 등이다. 그 중에서도 저는 '진실은 허구 안에 있다.' 이 챕터가 특히 좋았다. 한 기자가 줄기차게 작가를 찾아와서 따지는 부분이 재밌었다.
"작가는 자신이 아는 것을 씁니다. 그리고 진실은 허구 안에 있고요."
"나는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살인자에 대해서 씁니다. 하지만 어떤 살인자하고도 알고 지내지 않는 걸요. 나 자신 또한 누굴 죽여본 적이 없고요."
2장은 플롯, 시작, 갈등, 전개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결말보다 첫 문장이 더 중요하다.' 이 제목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 책을 읽었다.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 외에도 첫 문자은 또한 의문의 여지를 남기거나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혹은 이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문장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첫문장은 독자들을 그 소설에 빠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작가는 특히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작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밖에도 '정보를 이야기 속에 교묘하게 흘려라' 이 챕터도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작가가 그 장면을 아주 극적이거나 흥미진진하게 만들면 독자는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몰입한 나머지 작가가 슬그머니 이야기 안에 흘려둔 사실들을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이게 된다고 했다.
3장은 주인공, 악당, 조연, 관계 등에 관해서 연습할 기회를 주었다. 약점과 강점을 공존하게 만들고, 인간답게 그려내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결함을 지닌 주인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것들을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막혔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더욱 재밌게 읽었던 항목이었다.
이밖에도 문체, 시점, 대화, 배경을 다룬 4장과 도기, 단서, 액션, 반전을 다룬 5장, 그리고 퇴고, 시리즈물 기획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연습을 할 기회를 주었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모두 따라하려고 했다가 금방 지쳐버렸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한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두고 두고 사골국처럼 우려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필요한 부분부터 다시 읽고 [실전연습]을 내게 맞게 연습해서 글을 작성해가면서 실력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딱 저 말이 맞다.
'최고의 미스터리는 첫 장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 첫장을 잘 만들기 위해서 필독서가 바로 '내일 살해당할 것처럼 써라' 이 책인 것 같다.
좋은 책을 발견했으니, 그 책을 잘 활용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바야흐로 악당의 시대다.
불과 몇 년 전 국내외를 망라하고 대히트를 쳤던 영화 '조커'부터,
개성넘치는 디즈니의 악역 '크루엘라'까지.
그 용감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들조차 이름 하나 달랑 들고 나오기가 버거운데,
자신있게 제 이름을 간판처럼 걸고 당당히 걸어나오는 악역들이라니.
사람들이 얼마나 악역을 사랑하는지 쉬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꽤 오래 전에, 나는 작법서 하나를 호기심으로 구매한 적이 있다.
해당 책은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설정하는 방법과 플롯에 대한 내용이 주였다.
작법면에서는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덮고 난 뒤에는 해결이 아닌 질문이 남게 되었다.
'주인공과 글 쓰는 순서에 대해서는 알겠어. 하지만 그와 대치해야 하는 악역과 갈등상황들은?'
이런 질문들은 곧 내가 추미스라는 장르에 손을 대도록 만들었고, 또 얼마 뒤 내가 이 책을 직접 읽어 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는 추미스 작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맨스 작품들마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독자인 내 뒷통수를 갑자기 후려갈긴 게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고전으로 치면 제인에어에서의 '그 여자'가 등장하는 장면이라던가...)
결국 독자들을 엔딩까지 끌어 갈 필요가 있는 세상의 모든 글들은, '갈등'과 '긴장감'으로부터 완벽히 벗어날 수 없기에 어느 정도씩 추미스라는 장르에 발을 얹고 있는 셈이다.
해당 서적은 그런 부분에서 참고하기 좋은 작법서라고 볼 수 있다.
'긴장상황을 어떻게 더 극적으로 연출하고 뒤집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악역은 어떻게 행동해야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나는가.'
여러 작가들이 각자 다양한 직종들을 경험하며 적은 내용들은 흥미롭다.
임상심리 현장에서 근무한 작가부터 자신의 작품을 드라마화하는 데에 성공한 작가의 조언까지.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상상이 어떻게 재창조되어 작품이 될 수 있었는 지에 대해 설명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예시로 들며 유명한 작품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그려졌는 지를 직접 보여준다.
추가로 그에 따른 자료 조사를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 안내한다.
각 장의 끝에는 작가가 악역의 주변인물에 이입되어 보는 등, 여러가지 시점으로 볼 수 있는 과제들까지 제시해두어, 멀리서 상황을 묘사하고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작법서를 찾는 사람들 중 추미스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거나, 타 장르를 쓰면서 조금 더 매력적인 악역을 만들고 싶을 때.
또는, 주인공에게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배경 또는 그 주변으로 부터 오는 긴장감을 연출하고자 할 때, 해당 서적은 참고하기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