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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 | 2022년 7월 18일 한줄평 총점 9.4 (96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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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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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삭막했던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 제비.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별안간 둔탁한 무언가에 부딪힌다.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이 먹통이 된 제비는 내장된 비행기 표와 신용카드를 잃게 되고. 허무한 오늘과 암담한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던 제비는 요상한 문어 석상이 놓여 있는 한 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조용한 마을 한구석 벼랑 위의 이층집 〈하쿠다 사진관〉을 발견한 제비. 사진사에게 차비라도 빌려볼 요량으로 제비는 사진관의 문을 여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비는 알지 못했다. 그곳에서 펼쳐질 수많은 이야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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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여행의 끝
2. 벼랑 위의 사진관
3. 마을 주민은 30% 할인
4. 석영의 꿈
5. 와일드 라이더스
6. 힙한 웨딩 스냅
7. 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 준비
8. 파도 속의 물고기들
9. 벼랑 위의 남자
10. 도도한 지질학자
11. 보이지 않는 사진
12. 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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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허태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서울에서 태어나 해남, 제주, 홍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장편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 아름답고 따뜻한 제주의 여름을 회상하며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을 썼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서울에서 태어나 해남, 제주, 홍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장편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로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 아름답고 따뜻한 제주의 여름을 회상하며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을 썼다.

출판사 리뷰

육지에서 들어온 한 청춘으로 인해
제주 바닷가 마을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다

★★★ 올여름 당신의 휴식을 책임질 단 한 권의 힐링 드라마! ★★★

국내 최대 규모 7,000만 원 상금에 빛나는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 허태연의 신작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이 출간됐다. 작가의 전작보다 한층 더 새로워진 배경과 다채로워진 이야기들이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기 위해 독자들을 찾아간다.

대학을 갓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작은 사진관에 취직해 일하던 스물다섯 연제비. 매일 같은 공간 안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다 우연히 발견한 광고판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목격한 주인공 제비는 그 자리에서 결심한다. 비행기를 타기로, 사회생활로 지친 자신의 청춘에 제주 여름을 선물하기로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내던 원룸까지 처분한 제비는 무작정 제주로 떠난다.

여행의 마지막 날, 고운 모래밭 위에 펼쳐져 있는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별안간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힌다. 매너 없는 한 젊은이가 들고 가던 서핑보드와 부딪히면서 제비는 자신의 휴대폰을 바다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그때만 해도 그 사고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게 될 줄은 제비는 알지 못했다.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과 함께 비행기 티켓, 신용카드를 모두 잃게 된 제비는 무일푼 떠돌이 신세가 된 오늘과 더욱 암담해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는다. 그러다 ‘대왕물꾸럭마을’에 들어서게 된 제비는 마을 구석 벼랑 위에 서 있는 이층집을 발견한다. 하얀 건물의 간판은 〈하쿠다 사진관〉. 주인과 손님이 보이지 않는 고요한 사진관을 둘러보던 제비는 사진관의 구인 광고를 발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서울로 돌아가 봤자 딱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찾지 못했던 제비는 사진사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곳에서 3개월이라는 기한을 조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우리들의 블루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주 한적한 마을의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인간미 넘치는 인생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감동 스토리


어린 시절 제주에 살았던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 많고 강인한 제주 사람들, 아름답고 따뜻한 제주의 여름을 회상”하며 쓴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은 올여름 바쁜 삶에 지쳐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선사할 사연들로 가득하다. 제주에 실재하는 장소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 새롭게 창조된 ‘대왕물꾸럭마을’. 작가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추억 하나씩 만들어 가”는 이곳에 “독자님을 초대”하고픈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소설을 집필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제주의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충청도 출신 50대 여고 동창들, 웨딩 촬영을 준비하다 결혼 자체를 다시 고민하며 찾아온 30대 예비 신혼부부, 취업 준비에 지쳐 잠시나마 해방감을 느끼려고 놀러 온 20대 청년들, 그리고 과거의 행실을 후회하며 인생 마지막 여행을 떠나온 70대 노형사까지.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다.

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내려놓고
변화된 내일의 ‘진짜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관
“여기는 제주 ‘하쿠다 사진관’이우다!”


‘하쿠다’는 제주 말로 ‘무언가를 하겠다’, ‘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will do’. 그러니까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다. 고단한 오늘을 살아낸 우리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휴식할 수 있는 곳, 어두컴컴하기만 한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얻으며 위로받을 수 있는 곳. 다시 말해, 힘들었던 오늘의 모습을 내려놓고 변화된 내일의 ‘진짜 모습’을 촬영해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하쿠다 사진관〉이다.

제법 긴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멈추지 않고 이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 것이다. 『하쿠다 사진관』은 단순히 흥미로 시작해 재미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공감하고 함께 걸어 나아가야 할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힘들게 오늘을 살아낸 우리에게 다정한 위로와 포근한 미소를 선물하는 소설. 이야기의 끝에서 진정 어린 눈물을 마주하게 하는 소설.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 아닌, 희망과 공감의 눈물을 이 소설을 통해 지금 바로 따뜻하게 마주하시길 바란다.

종이책 회원 리뷰 (277건)

상처엔 빨간약, 위로엔 하쿠다 사진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블**플 | 2023.11.05

아주 조그마한 인연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기도 하는 이야기!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관계를 맺고 또 끊는건 온통 내 의지라 여겼는데, 본인도 알게 모르게 이리저리 보이지 않는 실이 엮여 만들어 내는건 아닐까...

'하쿠다 사진관'은 주인공 제비가 제주에서 방황하다 석영의 하쿠다 사진관에 취직을 하면서 제주에서 자리를 잡게 되고 양희와 삼촌할망 등 동네 사람들과 사진관에 온 손님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위로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난 그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을 뿐인데."  (p.107)

한 사람의 인생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나를 위한 내 삶을 사는건 권리이자 의무인데,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는데도, 늘 세상은 나를 비껴가는 것만 같은 서러운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제비의 이런 마음은 우연히 하쿠다 사진관에 자리를 잡으면서 위로를 담아간다.

알고보니 석영의 죽은 동생의 이름이 '제비'였다는 소소한 인연이 있었던 것이지만...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내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한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거야. '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p.200)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포기하고자 하는 제비에게 하는 양희의 대사를 읽다보니

그동안 '타협'이라는 변명 하에 많은 걸 포기하고 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라는 도전은 언제부터 멈춘 걸까

 

"용암 분출을 무서운 재앙으로만 볼 건 아니에요." 지질학자가 말했다. "어쨌건 용암이 흘러 이 마을이 생긴 거니까. 용암 분출이 없었다면 오늘 이 마을도 없고, 우리도 서로 만날 일이 없었죠."  (p.246)

모든건 인과관계가 있다. 용암 분출은 인류를 사라지게도 만들지만, 먼 훗날 지금처럼 사람들이 터를 일구어 살게 해주고, 이렇게 평생 만날일 없던 사람들에게 인연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를 늘 마음에 두고 살자. 

 

"그러지 마. 생각해야해. 너처럼 똑똑한 얘들일수록 더 깊이 생각해야지.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p.266)

무의미하게 나를 자학하는 것은, 그저 소진일뿐.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게 생각하지 말자.

 

"하지만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순 없어." 스테판 거츠가 말했다. "아기의 모든 순간이 비디오로 남았다 해도 자네 어머닌 슬펐을거야. 자식의 죽음이란 그런 거니까."

"생각해보니 이상하군. 자네 어머니는 잊지 않았어. 모든 것을 기억하잖아? 그런데 왜.... 그토록 아쉬움을 표했을까?" 

순간, 석영의 마음속에서 뭔가가 무너졌다. 뜨겁게 굳은 것이 내려앉고 보드라운 먼지가 훅 올라왔다. 뒤늦게, 그는 알았다. 어머니는 ..... 두려웠던 것이다. 그녀는 석영이 잊지 않길 바랐다. 누구를? 자신의 딸을. 그녀가 아기가 알려지고 또 기억되길 바랐다. 자기 아닌 사람들에게. 최소한 자신의 아들에게라도..... 기지개를 켜면서 거츠는 하품을 했다.  (p.267~268)

 

이 부분에서 순간 마음이 저려왔다....  내가 가진 슬픔에만 빠져있었는데, 가족이란 이러한 슬픔을 공유하고 다독여가며 극복할 수 있는 요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괜찮다면, 내가 새 이름을 주어도 될까? 아버지로서 말이야."

긴장한 낯으로 석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Quatrz."

 거츠가 말했다.

말없이, 석영은 두 눈을 깜박거렸다.

"어제. 네가 사진을 인화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때 그 지질학자가 말했어. 네 이름이 석영인데, 그것은 영어로 Quartz를 뜻한다고. 석영은 말이야, 불순물이 많으면 차돌이 되고 불순물이 적으면 수정이 된다는군. 그러나 모두가  Quartz야. 단단하고 소중한 지구의 구성물이지. 가장 흔한 광물 중 하나라는 거야. 그러니 알건 모르건, 우리 모두가 그 위에서 사는 거지."  (p.270)

 

나도, 너도, 세상 모두가 소중한 것들이다. 그러니 함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어떤 이들은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증거 한 장을 남기지 못해. 거츠는... 그런 증거를 만들어주러 간 거야. 그런 사람이니까."

"아니, 그 노형사 말이야. 어떤 잘못은, 결정적인 잘목은, 아주 많은 선행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여겼지. ...."  (p.335)

 

"난 평범한 사람이에요. 성자가 아니죠,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만일 여러분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사람들이 죽이려 한다면, 그것도 단지 눈이 없다는 이유로 죽이려 한다면 심정이 어떻겠어요? 난 그런 이유로 죽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죽는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나를 살리듯 용이를 살렸습니다. 키워보니까.... 예쁜짓을 얼마나 하는지. 기쁜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p.344)

 

"상대를 위해, 내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가 알면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되거든."  (p.384)

 

"뜨거운 불이라는 뜻이야. 어떤 때 사진을 찍으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래. 심장이 열화에 젖는다고 할까? .."  (p.385)

 

석영의 '열화'가 부러우면서도 나에게 '열화'는 언제 올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는 여행지로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새삼 풍경에 마음이 녹아드는 듯 하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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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하쿠다 사진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크 | 2023.11.02

허태연 작가의 "하쿠다 사진관" 리뷰입니다.
허태연 작가의 하쿠다 사진관은 플라멩코 추는 남자에 이은 두번째로
접하는 작품입니다.
"하쿠다"는 "하겠습니다"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책속에서는 제주도 방언이 몇번 나오는데, 배경이 되는곳의
말들이 나와서 몰입이 잘되고 좋았습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짜임새있고, 억지스럽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좋았던 소설이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주인공이 되고플 때 읽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l****n | 2023.10.30

어른이 되고 싶은 때가 있었다. 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런 생각에 몰입하면 할수록 시간은 뒷걸음질 치듯 느릿느릿 흘러갔다. 시간이 흐른다고 절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데, 덩치만 어른인 사람들도 많은데, 어린 마음에 체격은 곧 어른이란 공식을 세워 놓고 있었나 보다. 덩치만 크면 세상의 불합리와 어떤 어려움과도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줄 알았던가.

 

하쿠다 사진관에는 어른애들이 많이 나온다. 생의 과제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항복한 어른애들. 항복은 슬픔이란 납덩이가 되어 그들을 짓눌러 온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그들은, 내면의 어린애를 달래지 못하는 어른애로 진정한 웃음을 잃은 채 살고 있다. 일상을 영위하려 해도 불쑥불쑥 목을 조여 오는 슬픔을 안고 사는 어른애들.

 

여동생과 아버지를 바다에 잃고 만 석영, 연인에게 버림받고 홀로 아이를 낳아 보육원에 보낸 제비. 그들은 하쿠다 사진관의 사장과 직원으로, 아픔을 지니고 사는 이들의 순간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분투를 한다. 자신의 아픔은 뒤로 한 채 고객의 온갖 요구를 충족시켜 주며 하쿠다 사진관을  살려나가는 열정! 그 열정의 한가운데에는 아이를  떨쳐낼 수 없는 제비의 슬픔이 있고, 여동생과 아버지를 잃은 석영의 슬픔이 있다.  

 

벼랑 위의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에 뿌리내리고픈 석영의 분신이라 할 수 있겠다. 삶이라는 벼랑 위에서 힘겹게 외줄 타기를 하던 석영은 괸당이 되기 위해 아이가 있는 과부 양희에게 접근하지만, 양희는 그를 번번이 밀어낸다. 그러면서도 석영이 아들 효재와 어울릴 여지는 내어주는데, 이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픈 어미의 작은 배려로 보인다.

석영은 미래일기를 쓰며 효재의 아버지가 되기를 꿈꾸는데, 양희는 상처에 갇혀 좀처럼 마음을 열 줄을 모른다. 양희를 괸당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에 앞서 석영은 사랑의 키를 찾았어야 했다. 양희를 가로막고 있는 견고한 빗장을 풀어 줄 사랑의 키를. 사랑에 서투른  어른애, 석영......

 

제비의 등장으로 석영의 외줄 타기는 한결 수월해진다. 제비와 함께 개성이 뚜렷한 고객들을 위한 성대한 잔치(잔치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읽어 보면 안다)를  몇 번 치러내고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의 핫한 여행지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제비의 SNS를 이용한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순 없지만, 사진전 수상 작가인 석영의 실력과 수준급인 음식솜씨, 거기에, 아픔을 지닌 이들에게 숙소를 내어주며 그들의 속내를 털어놓게끔 만드는 석영의 친화력이 큰 몫을 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달리는 라이더의 뒷좌석에서 목숨 건 촬영도 감수하고, 스쿠버다이빙하는 고객들을 촬영하기도 하는 석영. 주문에 맞게 힙한 사진으로 파경 직전의 신혼부부를 구해주고, 도도한 지질학자에게 새로이 학술 사진도 배우는 등, 적극적으로 업에 임하는 그가 무지 존경스럽다. 그는  또 사진관 근처에서 배회하던 남자를 사진관으로 초대하여 대접하다가 엄청난 비밀을 듣게 된다. '어린이 유괴사건 은폐와 암매장이라는 엄청난 범죄를 숨기고 사는 퇴직 형사'인 그는, 양심과 타협 사이에서 고뇌하며 석영에게 무거운 과제(범죄의 증거:필름과 사진)를 남기고 가버린다. 하쿠다 사진관은 퇴직 형사의 고뇌까지 떠안으며 성장을 향해 나아간다.

 

제비는 하쿠다 사진관이 속한 대왕물꾸럭 마을의 축제에서 신성한 사자로 선택을 받는다. 신성한 사자는 마을을 떠나서도 안 되고, 반드시 축제날에 의무를 해야 하는데, 바닷속 동굴까지 잠수하여 제물을 바치고 와야 하는 일이다. 신성한 사자가 수영을 못 하면 가장 무서워하는 일이 일어난다는 양희의 말에 아이를 떠올리며 수영을 배우는 제비! 아이를 버렸어도 모성은 버린 게 아니었다. 옛 연인과 재회하여 다툼 끝에 신성한 사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릴 뻔하지만, 모성은 끝내 제비를 돌아오게 했다. 돌아와야만 했다.

 

어느 날, 혜용의 가족이 하쿠다 사진관을 찾는다. 무안구증 딸을 보아야 하는 슬픔이 버거워 도망친 적이 있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기다리고 용서한 엄마. 그들은 씩씩하고 밝지만 찰나마다 새어 나오는 아픔을 다 숨기지는 못한다. 사이드카에 올라 함성을 지르다가도  앞이 보이지 않아 슬퍼하는 혜용, 귤밭에서 귤을 따고 승마 체험을 하며 갖는 설렘, 두려움..... 혜용의 희로애락은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이되고, 엄마 아빠는 그에 따라 기뻐하고 슬퍼하고 달래는 데 여념이 없다. 혜용 가족과 효재네 가족 그리고 사진관 팀이 함께한 월라봉 등반으로 그들 사이 마음의 벽은 얇아지고, 포토 뷰 파티로 그들은 대가족처럼 친숙해진다. 따뜻하면서도 가슴 시린 대화들이 오고 가는데, 그중 눈물샘을 자극하던  혜용엄마의 말 두어 마디를 옮겨 보련다.

 

'아이들은 사랑할수록 사랑스럽다'

'어떤 때 어떤 일을 용서할 수 없다 해서, 다른 때 다른 일로 사랑할 수 없는 건, 그런 건 아니라는 거야!'(역시나 사랑은 최상위의 치료제임에 틀림이 없는 듯하다)

 

석영은 일생의 우상-스테판 거츠(우상을 직접 만난 석영은 정말 정말 행운아!)로부터 용기를 얻어 퇴직형사의 만행을 고발하고, 제비는 대왕물꾸럭 마을의 축제에서 추운 날씨에 홑옷만 걸치고 신성한 사자로서의 의무를 온전히 해낸다. 아이를 버릴 당시의 연약한 제비가 아닌, 당차고 야무진 여인으로 엄마로 성장한 제비를 보는 기쁨이 읽는 내내 마음을 휘감았다. 좋은 양부모를 만난 아이와 제비와의 반가운 해후를 기대하며(머나먼 훗일이 될지라도), 아이의 소식을 묻지 않던 제비의 옛 남친에게는 분노의 철퇴를 아흔아홉 번쯤 내려치고 싶다.

 

하쿠다 사진관은 그냥 사진관이 아니다. 나는 하쿠다 사진관을 영화제작소라 부르고 싶다. 석영은 촬영 감독, 제비는 총괄 감독, 모든 고객들은 개성 만점인 배우들인 영화제작소. 벼랑 위의 사진관을 통해 묻지 않아도 아픔을 털어놓고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어른애들이 와서 조금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 돌아가는, 시나리오! 하쿠다 사진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석영과 제비의 연출이 빚어낸 영화는 든든한 반석이 되어 하쿠다 사진관을 지탱해 줄 것이다. 석영과 제비가 제주의 괸당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아, 하쿠다 사진관에 가고 싶다! 준비된 사진작가와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귀염둥이 벨과 계단을 올라가 옥상에서 바다를 감상하고, 싱싱한 해산물 요리와 갓 구운 빵과 음료를 물리도록 맛보고, 포토 뷰 파티를 해 보았으면......

 

 

*물꾸럭: 문어의 제주 방언

*괸당: 서로 사랑하는  관계, 혈족이나 친족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

*하쿠다: 뭔가를 하겠다, 할 것입니다 라는 제주 방언

 

https://brunch.co.kr/@834830cc478c4a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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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42건)

구매 하쿠다 사진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마 | 2023.08.07

 

허태연 님의 하쿠다 사진관 입니다.

100퍼센트 페이백 이벤트 작품으로 나와서 구매할 수 있었어요

'하쿠다 사진관'에서 '하쿠다'?약간 일본말 같았는데 알고보니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란

뜻을 가진 말이더라구요

그래서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란 뜻인데요

삭막했던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로 여행을 떠난 제비.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어이없는 사고로 인해 휴대폰이 먹통되고, 덕분에

내장된 비행기표와 신용카드를 잃게 됩니다.

차비를 벌려고 하쿠다사진관에 발을 들이게된 제비가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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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하쿠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p****o | 2023.08.07

제목 대충 보고는 하쿠나마타타인가?했는데 제주말이었다니. 근데 의미라기보다 뭔가 느낌은 비슷한거같기도??ㅋㅋ아무튼 제목도 주인공 이름도 특이한 글이었는데 그만큼 글도 특이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와서 어떻게보면 집중력이 끊길수있는데 나는 분위기가 환기되면서 오히려 부담없이 읽을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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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하쿠다 사진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ㅇ* | 2023.08.07


허태연 작가님의 하쿠다 사진관 리뷰입니다. 하쿠다 사진관,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 라는 뜻의 하쿠다. 즉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란 뜻의 하쿠다 사진관입니다.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제주로 여행 왔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휴대전화는 고장 나고 표와 신용카드는 잃어버립니다. 해안도로를 걷던 중 차비라도 빌릴 요량으로 사진관에 들어서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정말로 다정한 위로를 주는 글이었어요. 조금 쉬어가는 글이라고 표현했는데 맞네요. 힐링 되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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