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 저
김지윤 저
TJ 클룬 저/송섬별 역
가토 겐 저/양지윤 역
매트 헤이그 저/최재은 역
아오야마 미치코 저/권남희 역
[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열심히 쉴 필요 있나요 - 『작고 기특한 불행』 외
2022년 08월 09일
아주 조그마한 인연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기도 하는 이야기!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관계를 맺고 또 끊는건 온통 내 의지라 여겼는데, 본인도 알게 모르게 이리저리 보이지 않는 실이 엮여 만들어 내는건 아닐까...
'하쿠다 사진관'은 주인공 제비가 제주에서 방황하다 석영의 하쿠다 사진관에 취직을 하면서 제주에서 자리를 잡게 되고 양희와 삼촌할망 등 동네 사람들과 사진관에 온 손님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위로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난 그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을 뿐인데." (p.107)
한 사람의 인생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나를 위한 내 삶을 사는건 권리이자 의무인데,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는데도, 늘 세상은 나를 비껴가는 것만 같은 서러운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제비의 이런 마음은 우연히 하쿠다 사진관에 자리를 잡으면서 위로를 담아간다.
알고보니 석영의 죽은 동생의 이름이 '제비'였다는 소소한 인연이 있었던 것이지만...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내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한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거야. '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p.200)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포기하고자 하는 제비에게 하는 양희의 대사를 읽다보니
그동안 '타협'이라는 변명 하에 많은 걸 포기하고 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라는 도전은 언제부터 멈춘 걸까
"용암 분출을 무서운 재앙으로만 볼 건 아니에요." 지질학자가 말했다. "어쨌건 용암이 흘러 이 마을이 생긴 거니까. 용암 분출이 없었다면 오늘 이 마을도 없고, 우리도 서로 만날 일이 없었죠." (p.246)
모든건 인과관계가 있다. 용암 분출은 인류를 사라지게도 만들지만, 먼 훗날 지금처럼 사람들이 터를 일구어 살게 해주고, 이렇게 평생 만날일 없던 사람들에게 인연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를 늘 마음에 두고 살자.
"그러지 마. 생각해야해. 너처럼 똑똑한 얘들일수록 더 깊이 생각해야지.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p.266)
무의미하게 나를 자학하는 것은, 그저 소진일뿐.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게 생각하지 말자.
"하지만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순 없어." 스테판 거츠가 말했다. "아기의 모든 순간이 비디오로 남았다 해도 자네 어머닌 슬펐을거야. 자식의 죽음이란 그런 거니까."
"생각해보니 이상하군. 자네 어머니는 잊지 않았어. 모든 것을 기억하잖아? 그런데 왜.... 그토록 아쉬움을 표했을까?"
순간, 석영의 마음속에서 뭔가가 무너졌다. 뜨겁게 굳은 것이 내려앉고 보드라운 먼지가 훅 올라왔다. 뒤늦게, 그는 알았다. 어머니는 ..... 두려웠던 것이다. 그녀는 석영이 잊지 않길 바랐다. 누구를? 자신의 딸을. 그녀가 아기가 알려지고 또 기억되길 바랐다. 자기 아닌 사람들에게. 최소한 자신의 아들에게라도..... 기지개를 켜면서 거츠는 하품을 했다. (p.267~268)
이 부분에서 순간 마음이 저려왔다.... 내가 가진 슬픔에만 빠져있었는데, 가족이란 이러한 슬픔을 공유하고 다독여가며 극복할 수 있는 요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괜찮다면, 내가 새 이름을 주어도 될까? 아버지로서 말이야."
긴장한 낯으로 석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Quatrz."
거츠가 말했다.
말없이, 석영은 두 눈을 깜박거렸다.
"어제. 네가 사진을 인화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때 그 지질학자가 말했어. 네 이름이 석영인데, 그것은 영어로 Quartz를 뜻한다고. 석영은 말이야, 불순물이 많으면 차돌이 되고 불순물이 적으면 수정이 된다는군. 그러나 모두가 Quartz야. 단단하고 소중한 지구의 구성물이지. 가장 흔한 광물 중 하나라는 거야. 그러니 알건 모르건, 우리 모두가 그 위에서 사는 거지." (p.270)
나도, 너도, 세상 모두가 소중한 것들이다. 그러니 함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어떤 이들은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증거 한 장을 남기지 못해. 거츠는... 그런 증거를 만들어주러 간 거야. 그런 사람이니까."
"아니, 그 노형사 말이야. 어떤 잘못은, 결정적인 잘목은, 아주 많은 선행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여겼지. ...." (p.335)
"난 평범한 사람이에요. 성자가 아니죠,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만일 여러분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사람들이 죽이려 한다면, 그것도 단지 눈이 없다는 이유로 죽이려 한다면 심정이 어떻겠어요? 난 그런 이유로 죽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죽는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나를 살리듯 용이를 살렸습니다. 키워보니까.... 예쁜짓을 얼마나 하는지. 기쁜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p.344)
"상대를 위해, 내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가 알면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되거든." (p.384)
"뜨거운 불이라는 뜻이야. 어떤 때 사진을 찍으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래. 심장이 열화에 젖는다고 할까? .." (p.385)
석영의 '열화'가 부러우면서도 나에게 '열화'는 언제 올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는 여행지로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새삼 풍경에 마음이 녹아드는 듯 하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봐야 할 듯하다.
허태연 작가의 "하쿠다 사진관" 리뷰입니다.
허태연 작가의 하쿠다 사진관은 플라멩코 추는 남자에 이은 두번째로
접하는 작품입니다.
"하쿠다"는 "하겠습니다"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책속에서는 제주도 방언이 몇번 나오는데, 배경이 되는곳의
말들이 나와서 몰입이 잘되고 좋았습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짜임새있고, 억지스럽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좋았던 소설이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허태연 님의 하쿠다 사진관 입니다.
100퍼센트 페이백 이벤트 작품으로 나와서 구매할 수 있었어요
'하쿠다 사진관'에서 '하쿠다'?약간 일본말 같았는데 알고보니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란
뜻을 가진 말이더라구요
그래서 하쿠다 사진관은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란 뜻인데요
삭막했던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로 여행을 떠난 제비.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어이없는 사고로 인해 휴대폰이 먹통되고, 덕분에
내장된 비행기표와 신용카드를 잃게 됩니다.
차비를 벌려고 하쿠다사진관에 발을 들이게된 제비가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입니다.
제목 대충 보고는 하쿠나마타타인가?했는데 제주말이었다니. 근데 의미라기보다 뭔가 느낌은 비슷한거같기도??ㅋㅋ아무튼 제목도 주인공 이름도 특이한 글이었는데 그만큼 글도 특이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와서 어떻게보면 집중력이 끊길수있는데 나는 분위기가 환기되면서 오히려 부담없이 읽을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있다. 잘봤습니다~
허태연 작가님의 하쿠다 사진관 리뷰입니다. 하쿠다 사진관,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 라는 뜻의 하쿠다. 즉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란 뜻의 하쿠다 사진관입니다.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제주로 여행 왔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휴대전화는 고장 나고 표와 신용카드는 잃어버립니다. 해안도로를 걷던 중 차비라도 빌릴 요량으로 사진관에 들어서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정말로 다정한 위로를 주는 글이었어요. 조금 쉬어가는 글이라고 표현했는데 맞네요. 힐링 되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