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규 저
김진옥,소지현 저
황승용 저
사라 에버츠 저/김성훈 역
제니퍼 건터 저/김희정,안진희,정승연,염지선 역/윤정원 감수
홍지혜 저
어제 뉴스로는 크름 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름 대교가 폭파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면에서 자기들이 공격했다고 나서지는 않았으나 크름 반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공언했다. 게다가 젤렌스키는 유럽과 미국에게 러시아의 핵공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의 핵무기 기지들을 선제타격해 달라며 요구했다. 미국에게 사거리 340km의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미사일을 지원해 주기도 요구하면서 말이다. 이 뉴스는 유투브의 뉴스 전문 채널들 마다 대서특필 되었으나 정작 공영언론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러시아에 귀속되어 버린 지역에 대한 공격 명령을 받으며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살하라는 명령에 따를 수 없다고 민간인을 살상하기 위한 전투가 아니지 않냐고 공개 항변하는 영상까지도 공영언론에서는 방송되지 않고 있다. 다분히 우방국에 대한 그리고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하는 국가들의 정당성을 위해 언론이 자체적으로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다. 상식적인 지도자라면 러시아 핵기지에 대한 선제타격 자체가 종말적인 전쟁의 효시가 됨을 알 것이고 상식적인 군대라면 자국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국 국민을 무제한 살상할 명령을 장병들에게 내리지 않을 것이다.
세계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모르겠는 이런 사례는 이 시기에 더없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대형식량창고와 대형 식량 생산시설들 수십여 곳이 화재와 사고로 파괴되었는데 최근에는 프랑스의 식량 유통의 허브가 되고 있는 식량 시설이 파괴되었다. 이곳은 유럽 전체로 식량이 유통되는 유통 거점이라고 한다. 향후 식량 대란이 일어난다면 미국, 캐나다, 유럽의 다수 인구는 식량 보급에 있어 상당히 난처한 상황 아니 생존에 지장을 받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량 문제만이 아니라 유럽의 에너지 대란도 이미 언론에서 누차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미 스위스에서는 겨울철 난방온도 지침을 어기면 최대 징역 3년 형에 처하겠다고 법안을 제정했다. 보일러 돌린다고 징역 사는 세상이 된 것이다. 에너지 위기라 적극적 대응을 한다기에 지나치고 과한 처사가 아닐까 싶지만 이런 이해가 쉽지 않은 제도적 행동을 취하는 국가는 스위스만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소, 돼지, 닭 등 전체 가축의 30%를 죽여 없앨 계획이라고 한다. 시행 시점에는 목축장 감소를 위한 축산업자의 토지를 몰수하거나 강제 매각을 병행하겠다고 공표했다. 기후위기라는 어젠다를 실행하는 과정에 있어 민주사회인지 공산사회인지 모를 정책까지도 통용되는 것이다. 기후위기 어젠다는 개인의 정신까지도 사로잡아 스웨덴의 한 과학자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대중이 인육을 섭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일삼아 언론이 인터뷰까지 거쳤다. 기후위기설을 공개 비판하기 위한 넌센스로 생각했는데 해당 인터뷰를 보면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한국에서도 기후위기라는 어젠다는 종교계까지 파고들어 스님들이 시위하고 수녀님들이 촛불을 들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설은 종교도 진리도 아니며 과학적 데이터로 비판하는 과학자들도 적지 않은 논쟁적인 주제일 뿐이다.
기후위기설이 종교나 진리 마냥 절대과학화 된 데는 정치계와 기업들의 지원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탄소세나 탄소배출권은 현재 선진국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개도국들의 개발을 제한하여 변동의 여지가 적은 안정적인 세계상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조만간 시행된다는 탄소발자국 추적이라는 제도를 보자해도 각국의 환경과 개발수준과 필요부분과 생활양식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시행된다면 일상생활 전반을 추적당하게 된다. 주거, 교통, 업무, 여가, 생활용품 소비, 식사 등등 모든 분야에서의 탄소발자국을 추적해야 할테니 365일 매일의 하루하루 전체를 누구나가 공개하는 생활이 펼쳐질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탄소 소비에 대하여 일종의 과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작게 보면 우리의 소비 즉 일상은 제한 당할 수밖에 없고 넓게 보면 생활의 양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완전히 교체되어 버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탄소세를 과도히 부과하고 주유를 할 때마다, 자동차를 수리할 때마다, 주차 과실마다 등등에 과세의 비중이 더 커진다면 대개의 경우 소유한 자동차에 대한 애정도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전기 자동차로 바꾸게 될 것이고 소유자에게 더한 과세가 된다면 우리는 자동차를 소유하는게 아니라 렌트가 일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집 등 다른 소유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런 여파는 우리의 외식문화도 바꿀 수 있고 대중예술을 감상하는 양식도 바꾸게 될 여지가 있다. 탄소세는 결국 인류의 삶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걸 억측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다보스 포럼의 ‘당신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행복할 것입니다’란 슬로건은 도대체 무엇이겠냐고.
문화의 재편이자 경제의 양식이 전면적으로 전환되는 도구로 기후위기설은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설 즉 과거의 지구온난화설을 있는 그대로 믿지 못했다. 그 과정에 기후위기설을 내세우는 기후협의체들의 주장에 전면 반박하는 과학자들이 거대한 숫자인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 소개되는 반기후위기설에 대한 책들이 없었기에 궁금증을 풀 수 없었다. 그러다 국내에 [불편한 사실], [종말론적 환경주의],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등의 저작들이 출간된 것을 알고 본서를 읽게 되었다.
본서의 저자 스티븐 E.쿠닌씨의 약력 중 특이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차관을 지내며 기후 연구 프로그램과 에너지 기술 전략을 담당했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선봉장이던 사람이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같은 반기후위기설을 설파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저자가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데이터의 조작에 가까운 보정으로 근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인간이 다른 요인들보다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본서를 읽다 보면 이런 미흡한 근거, 조작된 근거로 그동안 기후위기설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받들어 올린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해수면 상승, 강수량과 강설량 변화, 가뭄 증가, 토네이도, 사이클론, 하리케인의 발생빈도 등의 데이터를 제시하며 얼마나 기후가 급격히 변화한다는 주장이 (기후위기설을 납득하기에) 무가치한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데이터의 기준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단지 최근 10~20년 사이의 데이터만으로 기후변화가 급격히 나빠진다고 주장하는 데 이용되고 게다가 그러한 데이터도 보정을 거쳐 주장되고 있다. 본서를 읽으면 기후위기설을 유포하는 기후협의체에서 허위의 정보들을 유포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PCC(정부간 기후협의체) 등은 기후모델의 몇십 개 변수를 조정해 훨씬 더 많은 기후시스템에서 관찰된 특징을 일치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우리가 보는 데이터는 조작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후모델 사용자 15인이 공동집필한 논문에서도 이러한 ‘보정’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는 이유(즉 조작하고 대중에게 알리지 않는 이유)를, 보정한다고 설명하면 기후위기설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꼴이 될까 봐 염려되어서라고 했다. 이렇게 논쟁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침의 영역이 되어버린 절대 과학이 ‘기후위기설’이다. 여기에는 정치적 윤리만이 있지, 과학적 윤리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섭씨 2도의 기온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자에게 저자가 왜 1.5도도 아니고 2.5도도 아닌 2도냐고 묻자 해당 과학자는 그게 정치인들이 기억하기 쉬운 숫자라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애초에 정치적 의도로 이용할 목적이었고 정치적 의도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기후위기설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과거 이러한 기후위기설의 어설픈 면과 투명하지 않은 면을 바로잡으려 레드팀 검증이라는 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블루팀과 레드팀이 각각 제시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데이터를 서로가 검증하는 제도였다. 물론 이 안은 정치인들로부터 거절당했다.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기후위기라는 어젠다에 문제를 제기하는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에게 전문적인 과학정보를 좀더 구체화하여 전달하는 노빔이라는 단체도 배격당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검증도 대중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과정도 배격되고 있는 것이다. 대중에게 요구되는 사안은 “기후 위기는 심각하다.” “지금 당장 바로 모두와 모든 국가가 대응해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라는 강력한 밈을 뇌리에 새겨넣는 것 이상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인류적 차원의 답정너가 기후위기설이었던 거다.
이 리뷰의 서두에 언급한 사례들만 돌아보아도 앞으로의 세상의 변화는 불가역적일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결국 우리의 일상과 문화 전체를 바꿀 것이다. 하지만 변화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해도 그것에 저항하거나 막을 수 있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알고 있어야 한다. 변화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 언젠가 이 모든 과정이 다시 시작하려 할 때 그것을 막을 대안이 마련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기후위기(Climate Crisis)와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이 시대 화두가 되면서 에너지 대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과학자의 양심을 걸고 과장과 왜곡이 없는 기후과학을 주장하는 이가 등장했다. 물리학자인 저자는 “현재의 기후위기는 일부의 주장일 뿐 과학적인 근거가 극히 빈약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8일 수도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막대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서울 강남 일대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구간이 있었고, 버스 운행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었다. 사망과 실종 15명 등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곳곳에 버려진 차량이 뒤엉켜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이날 서울에 내린 비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5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언론들은 앞다퉈 보도했다. 연평균 강수량(1387.3㎜)의 30%를 웃도는 426.5㎜의 비가 하룻밤 사이 쏟아졌고, 동작구는 1시간에 141.5㎜의 물 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유례없는 침수 사태에 ‘무서운 비’내지는 ‘기후변화의 무서움’을 키워드로 잡았다. 폭우와 기상이변, 파괴적 인간을 자연스레 연결 짓는 것이 낯설지는 않다. 그렇다면 115년 만에 쏟아진 이번 비는 정말 인간의 환경 파괴 때문일까. 감정적 폭발 없이 이 물음에 직면할 수 있는 독자라면 들숨과 날숨을 한 번씩 쉬고 다음 문장을 읽기를 바란다. ‘115년 만에…’라는 말은 115년 전에는 이 날과 같은 폭우가 쏟아졌다는 사실이네?! 그렇군. 처음이 아니군.
'기후위기론'의 과학적 근거는 빈약하다!
그렇다고 환경파괴자가 아니다.
환경 이슈는 사회적으로 예민한 주제가 됐다. 그래서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으니 저자가 “기후위기는 인간 탓만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한다고 해서 환경파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와 같이 작은 캠페인들이 탄소중립, 탈원전으로 확대되면서 환경 규제는 토마스 홉스가 말한 리바이어던(Leviathan, 괴물)이 되는 것을 인지하면서부터다.
필자 역시 환경파괴자가 아니다.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담당하고 카페에서도 텀블러를 사용한다. 국가적으로도 우리나라는 독일 다음으로 쓰레기 재활용을 잘하는 2번째 국가(2018년 자료)라 상위 1% 수준의 환경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기업 프라이탁(Freitag)과 파타고니아(Patagonia)의 폐자원 활용 문화는 높게 평가하고 이들의 기여에 공감하지만 여전히 주류는 아니다. “쓰레기를 재활용했다"라는 브랜드들은 늘어나고 있고 다시 한숨 고르고 나면 “쓰레기를 비싸게 주고 사?”라는 지점에 이른다. 이것이 역설 아닌가. 이 지점에서 환경 이슈는 정치와 마케팅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은 이런 문화적 현상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기후위기에 대해 조명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수준을 제시한다.
친환경에 진심이었던 자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과학차관직을 수행하고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 회원이며 과학정책의 지도자급 인물인 스티븐 E. 쿠닌(Steven E. Koonin)은 물리학을 전공한 후 현재 뉴욕대 물리학과와 스턴경영대학원, 탠던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에서 5년간 수석 과학자로 일하며 석유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실제로 준비한 권위자가 “기후위기에 관한 일방적인 주장은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의 무게감이 어떨지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됐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운동을 하고 있다. 출처=flickr
언젠가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논쟁은 답이 정해져 있다. “지구는 멸망할 것이다”, “인류는 종말로 치닫고 있다”, “인류는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주장이 가스라이팅 수준이다. 처음부터 강요당한 것은 아니다. 마치 보험을 들지 않으면 당장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고 있는 듯한 두려움 마케팅이 ‘지구온난화’라는 키워드로 진행됐다.
스티븐 쿠닌 교수는 “지구의 기온 변화에는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고 있다'를 넘어 훨씬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 있다”면서 “현재의 기후 논쟁은 객관적인 과학 정보에 입각해 선택할 권리를 대중에게 빼앗긴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와 ‘변화하는 기후(A Changing Climate)’는 다른 것과 같이 용어가 주는 혼란 등은 비전문가들이 한쪽의 정보만을 강조하고 있다”라면서 “미국의 폭염은 1900년도와 비교해 더 자주 발생하지도 않고, 최고 기온도 지난 50년 동안 상승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스티븐 교수는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는 이유에 대해 “기후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적으로 언론에서 얻는데 기후 관련 보고서와 연구 논문은 실제로 읽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절대 과학’으로 위장한 사회 정치 운동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유발한 요소가 현재 기후 시스템을 드나드는 에너지의 겨우 1%만 차지한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동시에 많은 이해가 요구된다”면서 “자연적 영향력도 그만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인간이 지구를 망쳤다"라는 주장은 재검토해야 한다. 출처=픽사베이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이미 “인간이 이미 지구의 기후를 망가뜨렸어”라든지 “기온이 올라가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얼음이 사라지면서 기상 악화는 가속화되고 있다”라는 식의 주장이 차고 넘친다.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은 온실가스라면서 당장 사회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뿐 아니라 이것이 ‘과학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후 재앙이라는 키워드는 과연 진실인가? 저자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고 인간이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스티븐 교수는 책에서 “인간이 지난 100년 동안 허리케인에 미친 영향은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하다”면서 “현재 그린란드 대륙 빙하가 줄어드는 속도는 80년 전보다 빠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티븐에 따르면 인간이 기후를 망가뜨렸고 기존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종말이 닥칠 거라는 주장은 거의 문화적 밈(Meme)이 되어버렸다.
자칭 환경주의자들의 말 말 말
이제는 불편한 진실에 직면해야 한다. 본 책에는 그린피스 공동 설립자인 폴 왓슨은 “진실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사람들이 진실이라 믿는 것만이 중요하다”라는 말과 티모시 워스 유엔 재단 이사장이 “우리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설령 지구온난화 이론이 틀리더라도 경제 및 환경 정책의 측면에서 옳은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의 말이 기록돼 있다.
이 밖에 언론에는 무시무시한 기후 예측 기사들이 가득하다. 대중이 기후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뉴스에서 얻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정보 주입에 대해 ‘질문’으로 반기를 들어야 한다. 이쯤 되면 답은 이미 정해져있고 “네”라고 대답만 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극적 기사의 일부. 출처=NYtime, Onians, TheGuardian
환경문제가 밀려나는 변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과 이로 가속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각국은 금리를 인상하면서 자국 보호주의를 재개하고 있다. 에너지와 식량 공급난 심화 경고는 전쟁 이전부터 계속됐지만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대해 유럽 국가들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JTBC에서 지난달 보도한 “가로등도 못 켜는 독일”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으로 가스값이 인상하자 에너지 감축을 호소하고 있다. 곧 겨울이 다가오면 난방 사용 제한도 불가피하다는 내용이다.
탄소 중립과 더불어 반대급부로 상승한 전기 자동차 정책도 주춤할 수 있다. 유럽연합(EU)가 지난 2021년 7월 내놓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2개 항목을 담은 입법 패키지(핏 포 55, Fit for 55)에 따르면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담았다. 이 계획에 따라 2035년부터 휘발유와 디젤 등 내연기관 엔진 차량의 신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핏포55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포괄적인 탄소 배출 계획이다.
전기차 호황은 계속될 것인가 출처=iea.org
EU 등 주요국은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최근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을 보유한 독일에서 전기차 활성화에 문제점이 있고 여전히 내연기관 역할의 중요성도 돌아보고 있다. 긴축정책이 활성화되는 시점에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후퇴할 수 밖에 없다. 내연기관에 비해 파워트레인(동력 전달계)에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전기차는 보조금 없이 경제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환경 문제는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책의 구성은
본 책은 ‘변화하는 기후와 관련된 과학 이야기’와 ‘변화에 대처하는 방안’ 2가지 큰 주제로 구성돼 있다. 사회가 기후과학에 대해 던지는 중요한 질문들과 답을 제시한다. 오늘날 기후가 왜 변하고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파악하기 위해 과거의 변화를 구체적인 자료와 그래프를 제시했다.
기후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은 무엇이며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농도가 인간 때문인지, 자연 요인인지도 알아본다.
기후위기론은 어쩌면 가스라이팅 일 수 있다. 출처=픽사베이
또 비중 있게 다루는 부분은 과연 인간이 이미 기후를 망가뜨렸나와 관련된 것인데, 우리 사회의 만연한 사고가 모순돼 있음을 알려준다. 일반인의 인식과 관측된 현상의 불일치에서 그치지 않고 부족한 과학적 근거는 누가 퍼다나르는 것이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과장하는 이들의 이익에 어떻게 부합하는지까지 꼼꼼히 챙긴다. 무엇보다 저자는 변화하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대응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여러 자료와 그래프가 제시돼 있어 독자들에게 “어렵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나는 일부러 규정하지 않고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과학적 사실과 이 사실에 내포된 확실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그에 따른 선택지를 제시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과학자의 양심 때문에 거짓 통념이 된 ‘기후위기’를 자신의 주장으로 반박하지 않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과학적 진실성과 도덕적 의무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저자의 주변에서는 그에게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해 보세요”라는 말에 “내 말을 믿지 말고 스스로 데이터와 평가를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라면서 “기후와 에너지 논의는 복잡 미묘한 주제일 뿐 아니라 ‘문제’를 단순하게 설명하거나 ‘해결책’을 추정해서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다”라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실제로 책 서두에는 기후과학의 현주소에 대해 솔직한 태도를 별로 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수는 지지를 보내면서도 자신은 공개적으로 저자와 같이 말하지 못한다는 언급과 더불어 과학계 동료들이 적개심을 드러냈으며 자신을 비방하기 시작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마치 마피아의 ‘비밀 유지 서약’ 같은 침묵의 맹세라도 깬 것 같았다”라고 증언한다.
대안은?
그럼에도 현대 인류는 기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책 말미에 제시한 스티븐 교수의 방안으로 서평을 마무리한다.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기후 시스템(대기, 해양, 빙하권, 생물권)의 관측 방식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미미하고 감지하기 어려운 데다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제도적 재정적 변수가 생기더라도 정확성과 지속성은 유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후모델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후 모델은 엄청나게 복잡하며 모델에 따라 결과치는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기후모델이 왜 가까운 과거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비생산적인 컴퓨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했다. 또 기후과학 자체의 수준을 향상시킬 것을 제안했다. 과학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어떤 구호나 논쟁보다 공개 토론이 선행될 것을 권했다.
기후과학을 더 정확히 전달해야 할 것도 당부했다. 위험요인과 대응 비용의 장단점을 저울질해 사회적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학적 합의의 확실성과 불확실성 모두 충분히 대중에게 제공할 것을 잊지 않았다. 현실적 방안으로 ‘쉬운’ 감충 방안도 제시했다. 천연가스의 생산과 유통 시스템에서 누출되는 메테인 누출을 막는 방법 등이 산업 전반에도 더 큰 동기부여가 될 것임을 과학자 입장에서 서술했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선언한다.
우리는 사이비 과학에서 진짜 과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스티븐 쿠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