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암기과목을 잘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눈으로만 쓱 봐도 사진찍어 놓은 것 처럼 기억을 잘해서 술술 외우던 친구.
그 친구를 따라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 되지도 않는 공부를 했던 적이 있었다.
친구에게만 적용되는 공부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는 손을 움직여 열심히 줄을 긋고 따라 쓰다 보니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직접 손을 움직이고 느리지만 확실하게 남는 방법을 택했고 그게 나에게 맞는 거라는걸 알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들어가고 나서까지 그런 공부법이 필요한 일은 많이 줄었다.
종이보다 모니터를 더 자주 보고 휴대폰을 터치하며 필기를 오랜 시간 잊었던 것 같다.
그러나 다시 자연스럽게 종이책을 찾게 되었다.
종이의 질감, 냄새, 직접 인쇄된 까만 활자들이 좋았다.
직접 만져지는 책의 촉감은 액정 터치의 스킨쉽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책을 꾸역꾸역 완독을 하고 나서도 기억을 많이 못하는 나를 또 발견하였다.
자는 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보아온 책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느낌은 학창시절의 허무함과 비슷했다.
그때, 필사 독서법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을 시간도 없는데 필사라니... 시간낭비가 아닌가 처음에는 생각하였다. 읽고 끝이 되는 것이 아닌 손으로 직접 써보고 내 몸 어딘가 기억으로 남는 그 느낌이 좋았다.
실제로 필사모임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성경공부도 그렇게 많이들 하고 있었다.
열심히 흘려보냈던 것들이 필사를 하면서 많이 기억에 남았고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내 생활이 윤택해졌다.
처음에는 그저 따라 쓰기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필사를 하다보면 저절로 내 생각이 정리가 되고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손으로 쓰고 생각을 곁들이면 내 생각이 지혜가 된다"라고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꺼내는 것은 완전한 창조의 산물이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필사를 하며 손이 따라쓰고 뇌가 기억하는 과정을 거쳐 생각을 표현하는 힘이 길러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표현하는 글쓰기는 그냥 자연스럽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스스로 알게된다고 한다.
'필사 독서법은 가장 느린 독서이지만, 가장 깊은 곳의 나를 바꾸는 독서법이다.'
이 책은 저자들의 의식을 바꿔준 특별한 책들이 소개되어있고 필사독서법의 7가지 원칙을 알려준다.
필사가 내 생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과 그 힘에 대해서 작가는 계속 강조해주고 있다.
작은 변화가 불러일으킬 좋은 결과는 기다리며 이 책을 필사해본다.
저자 김경화는
필사 독서법으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책을 옮겨 써야 하니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 애를 썼을 것입니다.
책을 옮겨 써야 하니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어 가며
자신의 문장으로 만들며 썼을 것입니다.
무려 새벽 3시에 일어나 5시 30분까지
모두가 잠든 시간에 홀로 새벽을 깨우며
필사 독서에 매진했습니다.
이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그녀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필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점은
그녀의 문체가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점이었습니다.
겸손함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글이 글쓴이를 닮고
글쓴이는 자신을 닮은 글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이 생각이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저는 김경화 작가가
참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신 분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필사 독서법을 통해
더욱 그런 분으로 변해가리라 생각합니다.
필사 독서가 잘 맞는 분도 있을 것이고
너무나 어려운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좋은 책을 골라서 필사한다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지며
유려한 문장력을 가지게 되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저도 책 속 한 문장이라는 카테고리로
저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으면 따로 메모합니다.
작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그 문장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그 문장에 나에게 어떤 의미로 와닿았는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깊게 하고
문장을 따르 써보며 필력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필사 독서법은 저의 이런 수준보다 훨씬 깊고 높습니다.
책 한권을 통째 필사하는 작업이니까요.
삶을 바꾸고 싶다면 필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김경화 작가가 그랬듯이
성경을 필사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술술 잘 읽힌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도 자극을 받아
다시금 책 속 한 문장을 찾아내고
저만의 언어로 써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