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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스페인 남부 해변 같은 글이 있다면 눅눅한 글도 있다 (G. 오지은 작가)
2023년 04월 06일
오지은 작가님의 '마음이 하는 일' 리뷰입니다. 사실 가수 오지은님을 알기 전에, 작가 오지은님을 먼저 알았던 지라, 신간은 더 반갑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하는 일, 조금은 무난한 제목처럼 여겨지는 면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읽고보니 따뜻하고 섬세한 제목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세이의 약간 대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그런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시기까지, 출간까지 정말 긴 시간이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 머뭇거림의 시간들을 짐작하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써주세요.
믿고 보는 오지은작가의 짧막한 생각들을 엮은 책입니다
예약 구매할때 제일 먼저 달려가 구매했었고 친구한테도 선물로 많이 돌렸습니다
동년배라 그런지 더 공감가면서 가볍고 마냥 어렵지 않은 생각들이라 더 맘이 갔던 거 같습니다
중간중간 나와 동떨어진 의견을 갖고 있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작가님이라 다음 신작이 기다려 집니다
몇 주 전 즐겨 듣는 오디오 프로그램이 줄줄이 종영되었다. 그중 하나가 <오지은의 이런 나라도 떠나고 싶다>로, 방송이 시작된 2019년부터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방송을 들었던 나는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는 중이다. 이 방송은 2014년 <홋카이도 보통 열차>를 읽고 오지은에게 매료된 나에게 아주 중요한 방송이기도 했다. 즐겁고 행복해서가 아니라 힘들고 불행해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 비행기 타고 외국에 가서는 숙소 침대에 가만히 누워 창밖으로 떠가는 구름을 보는 게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가 나는 왠지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되어 좋았다.
방송은 끝났지만 오지은의 이야기는 계속되겠지. 어디선가 또다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진작에 구입해 책장에 꽂아둔 오지은의 신작 에세이 <마음이 하는 일>이 눈에 들어왔다. <씨네 21>에 같은 제목으로 연재된 칼럼과 다른 매체에 기고한 글을 엮어서 만든 이 책에는 음악가이자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저자의 고뇌와 불안이 담겨 있다. (대부분 <씨네 21>에 연재된 글이라서 그런지) 각 글에는 해당 글을 쓴 계기가 된 드라마나 영화, 다큐멘터리 등이 소개되어 있다.
첫 앨범을 낸 지 15년이 흘렀고 작가로도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저자는 여전히 창작이 어렵고 예술은 아득하기만 하다고 토로한다. 창작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좋다는 아침 습관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보기도 하지만 매번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2020년부터는 팬데믹이 창궐하면서 좋아하는 여행도 못하고 본업인 공연이나 콘서트도 못하게 되었다. 그럴 때는 쉬어가는 셈 치고 몸도 마음도 푹 쉬면 좋을 텐데 그럴 수가 없었다. 일단 생계가 불안했고, 속절없이 들어가는 나이가 의식되었다. 게임을 하고 반려동물과 놀다가도,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반문과 의심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다행히 세상에는 내가 하는 고민을 먼저 한 창작자들이 있고 그들이 만든 창작물이 있다. 저자는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자신을 투사하기도 하고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로부터 배울 점을 찾기도 한다. 책에 실린 모든 글이 좋지만, 영화 <블랙 위도우>에 대해 쓴 글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오사카 나오미 : 정상에 서서>에 대해 쓴 글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뭉클하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하는 대로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매혹되고 그 마음에 대해 쓰고 노래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