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김호연 저
출판사 서스테인에서 출간된 박미셸(it’s Michelle) 작가님의 오늘도 취향을 요리합니다 리뷰입니다.
표지가 예뻐서 구매해봤습니다. 작가님이 유튜버셨네요!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이어서 나쁘지않았어요 ^^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따뜻한 색감~ 몽글 몽글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 유튜브도 한번 봐 봐야겠습니당
내가 좋아하는 유투버 박미셸님. 나는 평소 내 인생이 보람차거나 치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려는 일은 미루고 잠이 들기 바빴지만 작가님은 하루 하루를 충실히 보내는 모습, 힘을 내기위해 더욱 움직이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작가님의 일상은 치열했다. (매끼니 음식 만드는게 보통 일인가) 그리고 가족에게 요리든 말이든 그 무엇인가로 사랑을 전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 요리는 시간과 정성. 사랑과 추억이다. 나도 많은 요리에 도전해보고 내 주변에 사랑하는 친구.가족 모두에게 요리와 시간으로 많은 추억을 쌓고싶다. 부지런히 살자.
[43]언젠가 아이들이 컸을 때 엄마가 만들어준 커다란 돈가스를 눈앞에 두고 입꼬리가 귀에 걸리던 순간의 기쁨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학교에서 친구와 투덕거려 짜증이 났어도, 집에 도찰할 때쯤엔 언덕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속상함으로 변해 눈물이 배어 나와도, 집 안을 가득 채운 지글지글 소리와 기름 냄새가 지워줬으면한다. 돈까스를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언제 그랬냐는 듯 베시시 웃으며 슬픔이 사라지는 시간이, 어른이 된 아이들에게도 같은 힘을 줬으면 한다.
[123]매년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때론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그동안 크고 작은 돌을 넘어 삶이 흘러와 다시금 올해도 작년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가 피어오른다.
[199]그날의 일기가 필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흘겨 쓰인걸로 보면, 기록조차 남기고 싶지 않은 하루지만 먼 훗날의 내가 옛 기억을 뒤적일 때 ‘그래… . 참 힘들었지’ 끄덕이며 이를 깨물고 눈물을 삼키며 버텨낸 수많은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신할 날이 오리라 믿으며 적었으리라. 마치 오늘처럼.
한국을 떠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는 지 모르겠다. 어제도 교포식당에서 두끼 연속으로 가장 만만한 달걀볶음밥을 먹지 않았던가. 아침일찍 시작하는 수업에 들어가려면 굶어서는 기운이 없을 것 같아 잠도 달아나지 않았음에도 유학생 식당에서 죽 반그릇을 하고 나온 걸 빼니 먹는 게 너무 부실했다. 안되겠다 싶어 국제전화로 집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대충 일주일 정도 걸렸나 라면 박스에 담긴 소포가 왔다. 서둘러 박스를 열어보니 그 안엔 보내달라고 한 한국산 음식, 정확하게는 음식 재료들이 빼곡했다. 고춧가루, 미역, 다시마, 김등 말린 해조류, 그리고 통조림, 라면 등속이었다. 김치를 해 먹고 싶었다. 한국에서와 같은 배추가 없어 얼가리 같이 생긴 녀석을 사다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와 몇가지 속재료를 넣고 버무려두었다. 짠지 처럼 되었지만 그게 어딘가 싶었다.
시간이 좀 흘러 한국 학생들끼리 수다를 떨다 한국에서 보내온 김이 생각나서 "우리 김밥해 먹자" "김이 어디있어?""나 한테 있어" "어? 그래, 근데 김밥재료가 있을려나"
없으면 없는대로 대충 준비했다. 달걀과 당근, 오이는 있는데 단무지는 없었다. 생략하고 대신 누군가의 제안으로 콩나물 무침을 넣었다. 반대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무시했다. 한 가지라도 더 넣으면 맛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그리고 정체불명의 소세지도 넣었다. 나중에 이 소세지는 심심할때 마다 까먹는 간식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손도 안대던 것이었다. 그렇게 만든 김밥을 두고 한국 본토의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걸스럽게 해치운 기억이 난다.
외국에 나가 살면 은근히 한국 음식이 더 당길때가 많다. 희소성때문일거다. 지금이야 물류도 발달되고 현지식도 좋아져 그럴 경우가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의 맛을 일일히 찾아 먹는다는 건 사치였다. 예를 들어 한인마트에서 1000원 하는 신라면도 포장이 다른 현지 신라면을 500원이면 사먹을 수 있으니 돈도 궁한 가난한 유학생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한번은 삼겹살 붐이 일었다. 교내에 있던 교포 식당이 철거되자 밥 먹을 곳이 사라진 학생들은 우왕좌왕하다 학교밖에 있던 시장 구석에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던 교포식당 하나를 개발했다. 자기들이 알고 있는 레시피도 알려주고 한국 학생말고 일본 학생들도 데리고 가면서 일약 한국 식당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그 집의 대표 메뉴는 바로 삼겹살이었다. 원래 그 나라 사람들은 삼겹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덩어리 살을 최고로, 가난한 사람들은 비계로 대신하던 때였는데 한국 학생들이 정육점에 내걸린 돼지고기의 삼겹살 부위만 잘라달라고 하고 그걸 그 식당에서 구워 먹기 시작했다. 물론 반찬이나 밥을 제공한 값은 치뤄야 했다. 연일 삼겹살에 맥주를 퍼 마시던 그 곳은 아지트가 되었다. 그러나 장사가 잘되면서 주인은 다른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직접 고기를 받아왔고 외부 음식은 먹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배워왔는지 이상한 현지 음식도 취급하면서 한국 학생들이 들어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결국 한국 학생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뒤에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하지만 식당은 그곳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삼겹살을 먹고 싶지만 가격을 올려 받는 바람에 싼 값으로 만들어 먹는 법도 알게 되었다. 살코기와 비계를 사다가 겹쳐놓고 김밥처럼 둘둘 만다. 그리고 랩으로 꽁꽁 감싼 뒤 냉동실에 1~2시간 정도 넣어둔다. 그럼 어느 정도 얼동말동한 상태가 되는데 그때 랩을 벗기고 김밥 썰듯 썰면 마치 지금의 대패 삼겹살 모양으로 동그랗게 비계와 살코기가 어울려져 모습을 드러낸다. 더 녹기 전에 구워서 먹으면 눈으로 보기에도 삼겹살과 진배없었다. 그 해 겨울 내가 살던 아파트엔 거의 매일같이 만들어진 삼겹살을 구워 먹으러 온 한국 학생들로 바글거렸다.
외국에서 자꾸 한국음식만 찾으니 향수병 같은 것은 생길리 없지만 간혹 우르르 몰려가 현지식당에서 한바탕 하고 온 적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느끼하다며 라면을 솥으로 끓여서 나눠 먹고는 퍼질러 자고 가곤 했던 시절이었다.
캐나다 오지 마을에서 살면서 아무래도 한국 음식 접하기 쉽지 않았을 저자가 들려주는 먹는 재미에 관한 이야기는 살이 많이 붙어 있다. 재료가 주는 독특한 맛 외에 자신이 경험했던 한국에서의 추억들이 녹아 들어있고 그런 것들이 읽는 내내 나에게도 비슷한 추억이 있었는데 하며 반추하게 된다. 추석을 언급한 부분은 저자가 가족을 위해 며칠을 추석 음식을 장만하고 배가 부르도록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장면은 영상으로 보는 것 같았다.
저자에게 음식은 삶의 자양분이었다. 특히 말미에 언급된 아픈 사연들은 왜 그렇게 여러가지 음식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호흡을 불어넣어주었는지를 설명하는 이유가 된다. 내 입 하나 만족시키기 위해 그렇게 분주하게 음식을 마련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모든 게 부족한 남의 나라에서도 그저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서야 라고 하기엔 설명이 부족하다. 오로지 가족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던 엄마의, 아내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잘 먹으면 그게 사는 에너지가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맛있는 이야기 끝으로 누군가의 삶의 방식을 들어본 시간이었다.
어머니의 말이 글이 되었다. 어쩌다 미셸님의 유투브를 구독하게 되었는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어쩌다 매주 미셸님의 영상이 업로드 되길 기다리는 구독자가 되었는지는 기억난다. "취향껏! 취향껏!" 이라고 외치는 어머니의 음성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계량보다 이렇게 이렇게 취향껏 취향껏 넣으면 다 된다는 어머니의 이야기. ㅎㅎ 맞아. 누구는 정확히 계량하고 정확히 같은 제품을 쓰지만 간이 다르고 맛이 다르다고 뭐라뭐라 하는데, 그건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어쩔 수 없잖아. 그래 이렇게 방법만 알고 내가 만들어 가면서 더 넣고 덜 넣으면 되지. 이렇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해주는 미셸님을 보면서 이건 배우고 이건 생각하면서 즐거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걸 책으로 통해 글로 눈으로 다시 느끼게 되니 색다르다. 재미? 있다.
저 역시 책에 나온대로 미셸님의 유튜브가 알고리즘에 떠서 갑자기 구독하고 보게 되었어요.그러다 갑자기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입 후 그날 완독을 하였습니다.
저 역시 해외에서 거주중이라 때로는 너무 무료하고 그리운 한식을 찾다못해 먹방으로 달래고...그러던 게으른 나날을 보내곤 했는데 미셸님의 부지런함을 보면서 반성도 하게되고 가끔은 나도 해보자는 그런 용기가 막 생겨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성취감도 들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언제나 미셸님 가정에 큰 기쁨 사이사이 소소한 행복도 자주자주 깃들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유튜브 잘 시청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