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의 시대
지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물건이, 브랜드가, 경쟁자가... 너무도 많다. 여기서 돋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새롭고 경쟁자와 확 달라야 한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는 '포지셔닝'이다. 과잉의 시대에 성공하려면 고객의 마음속에 새로운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리하여 그 사다리의 첫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정에 빠진다. '첫 번째 사다리'보다 '더 나은 사다리'를 만들려는 것이다.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열심히... 아이러니하게 그 결과 '뻔함'만 나오게 된다. 그래서 '믹스'가 중요하다. 믹스는 포지셔닝의 실전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사다리'를 창조하는 비법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우리는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섞는'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섞어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섞는 것이다. 그러면 히트한다.
마케팅에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가 바로 '다름'과 '공감'이다. 섞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다름과 공감 이 두 가지를 만족해야 한다.
-오래된 것과 최신의 것
-A급과 B급
-본캐와 부캐
-기술과 인간
이것들을 섞어서 새로운 사다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상식과 비상식을 섞어라
기존에 무엇과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 먼저 업계에서 통용되는 질서를 발견해야 한다. 이전에 누군가가 시도해서 효과를 봤고, 이후 사람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받아들이는 '패턴'이다. 사람들이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이 상식을 먼저 찾은 다음 상식을 깨뜨려야 한다. 상식을 비상식으로 만들려면 기존의 상식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를 섞어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상식의 뿌리가 깊을수록, 그 틀을 벗어났을 때의 임팩트도 크다.
ex) 패션모델은 사람에서 패션모델이 강아지. 편의점에서 옷 팔기.
기술과 인간을 섞어라
애플을 떠올리면 IT기업 특유의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이 없다. 대신에 '엔지니어'가 아닌 '디자이너'가, '공장'보다는 고급스러운 '애플스토어'가 연상된다. 애플이 항상 기술보다 인간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술 자체에 함몰되지 않았다. 기술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다. 잡스는 "사용자들이 제품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또한 애플의 광고는 기술을 향유하는 '인간'을 중심에 두었다. 주인공은 늘 제품이 아닌 사람이었다. 애플의 광고는 늘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렸다. 추억, 슬픔, 보람, 기쁨, 그리움... 광고에서 기술은 '거들 뿐'이었다.
기술과 인간을 섞기. 이것이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강조한 '다르게 생각하기 Think Different'의 핵심이었다.
따분함과 즐거움을 섞어라
몇 년 전에 갑자기 밀가루 회사 브랜드인 곰표가 한창 난리였다. 그들은 따분한 밀가루 업계 속에서 변신을 시도했고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곰표는 브랜드의 본질을 지키며 콜라보 제품들을 출시했다. 곰표=밀가루라는 공식에 따라 하얗고 깨끗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제 브랜드는 놀이공원이다. 상품은 놀다가 사 가는 기념품이다. 요즘 팔리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제품부터 들이밀지 않는다. 먼저 놀이공원을 만든다. 소비자들이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 때쯤 슬쩍 기념품(상품)을 제안한다.
OLD와 NEW를 섞어라
'본질은 지키되. 껍질은 바꿔나가기'
침체기를 겪던 브랜드들이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턱대고 새로움을 창조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랜 세월 축적한 아카이브부터 찬찬히 들여다보고 역사, 로고, 상징물처럼 꼭 지켜야 할 본질은 지켰다. 변화된 대중의 취향에 따라 껍질은 갈아엎었다.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섞어 역사에 남을 만한 부활을 이뤄냈다. 유행은 늘 변화하기 마련이고, 변덕스러운 소비자는 늘 새로운 모습을 갈구한다. 그래서 과거에서 훔쳐 현재를 섞어야 한다.
필수품과 사치품을 섞어라
로망을 팔면 비이성적이라도 비싸게 팔린다. 비슷한 제품이라도 살짝만 바꿔도 비범하게 팔 수 있다. 프로들에게 팔고, 명품처럼 팔고, 로망을 팔면 된다. 제품을 원하게 스토리를 입히거나, 약간의 즐거움이면 충분하다.
본캐와 부캐를 섞어라
예전에는 한 우물만 길게 파는 사람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우물을 넓게 파는 '멀티 페르소나'가 승자가 된다. 본캐 뿐만 아니라 부캐가 있어야 한다. 부캐가 많은 배우 이시영의 좌우명은 '일단 하고 보자'이다. 이 말처럼 뭐든 실행해 보자.
덕후와 방송국을 섞어라
부캐와 연장선인 'I AM MEDIA',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내가 생산한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에 업로드하여 스스로 팔리는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만의 독보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덕후라면 제일 좋겠지만 본인의 정체성이 없다면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서 모방하는 데부터 시작하면 된다.
시골과 도시를 섞어라
시골의 주된 정서는 '그리움'이다. 근데 요즘은 다르다. 시골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과 같이 촌구석의 매력을 세련되게 요리할 줄 알면 팔린다. 도시형 촌놈이 되어보자.
포화 속인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MIX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새로운 사다리를 만들어 첫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이질적인 것들을 잘 섞어서 히트 메이커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