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마사토 저/김윤수 역
롭 무어 저/김유미 역
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야마구치 슈 저/김윤경 역
애덤 그랜트 저/윤태준 역
한상연 저
2022년 09월 01일
이제는 화가들의 그림을 잠잠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그림을 그릴 때 화가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지만, 사람의 마음 모양은 다 비슷해서...
삶의 수많은 고민과 문제들이 엉켜있을 때 허쩌면 그들도 삶에서 잠깐 물러나
그림으로 위안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뿐 아니라 예술가들의 작품이 다각도로 여러 시선으로 읽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삶은 어느 누구에게나 쉽거나 순탄하지 않는 것!
읽어내는 그림은 참 어렵다. 그럼에도 가슴에 닿는 것은 그 삶이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화가들의 지극히 사적인 삶을 앎으로 그림을 보게 되면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마음과 마음이 교감하게 된다.
뒤피는 평생 즐거움이 담긴 그림을 그렸지만, 그의 인생도 누군가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 시절은 가난했고,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던 시기에는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으며,
노년에는 육체의 고통을 경험했다.
그의 인생은 그림 속 음표처럼 오르락내리락 했고,그가 사랑한 파도처럼 몰아치며 물러서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삶에 미소를 지으며 단조보다 장조를,
우울한 날보다는 눈이 부시게 빛이 좋은 날의 파도를 그려냈다. (126쪽)
기존의 낡은 전통과 관습을 버리고, 정해진 스타일에 갇히길 거부하며,
새로움을 추구하여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던 화가들.
일상의 평범함을 오롯이 그려왔으며 나름 치열했던 삶을 살아왔던 화가들을 만난다.
책 「위로의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리는게 힘들텐데 그 힘든것을 왜 계속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기에 그림을 그린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말을 새겨본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만만찮지만, 시간을 들여 해왔던 노력의 결과(열매)는 헛되지 않음을 잘 말해준다.
수많은 물들임의 시간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계속 해나감은
그 과정 자체가 현재 내가 살아있음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삶에서 무기력함을 왜 가장 경계해야 되는지 알게 된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라울 뒤피의 말로 인해 삶에 볕이 들어온다.
예술은 사회를 반영한다.
권력의 입맛에 맞게 순응하는 예술도 존재하지만,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표현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예술은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 콜비츠의 삶과 작품이 아름다운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쉽게 표현 못하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넘치도록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73쪽)
편견없이 바라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뭉클하다.
누구나 그 덤덤한 일상의 주인공이니까.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이지만 결핍이 많았던 로트렉의 삶이 그랬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었던 가장 소외되고 낮은 계층의 모습을 작품 속에 담았다.
일부러 미화하지 않았고, 자신의 감정 또한 과하게 이입하지 않는 진실함이 퍽 인간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보니 많은 화가들은 나름 애썼고, 진지했고, 외로웠고, 너무 늦게 빛을 봤고, 휴식이 필요했음을
그들이 남긴 그림들을 통해 알게 된다.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거나 찾는다는 것은 모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의 길 대신 어려운 길을 선택해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이유는
틀에 박힘을 거부하고 자기와 자기 작품에 대한 배려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 아닐까?
삶의 순간마다 고비가 있고, 고뇌와 상실감에 힘겨워 할 때 있지만 잘 넘고 견딘다.
결국은 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것을 붙잡을 때 힘겨움도 건너간다.
평범한 삶 속에서 나로 오롯이 남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든 무엇을 하든 내가 된다.
예술가든 평범한 사람이든 자기만의 시간은 꼭 필요할 것 같다.
타인이 아닌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위로받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책「위로의 미술관」을 통해 그냥 좋았다. 잠잠히.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나와 비슷한 삶의 지점에서 느껴지는 위로가 있듯이.
책을 통해 제법 많은 미술관 나들이를 했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 깊이 삶을 연민했고
위로받은 미술관 산책은 참 오랫만이다.
장마도 지났는데 잦은 여름 비로 생각과 마음이 가라앉을 때 많았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가을이 스며든 듯...
이런 날에 좋은 책 만나 내 마음이 평온해서 좋았다.
<위로의미술관> 책은 처음 표지의 글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친 하루의 끝, 오직 나만을 위해 열려 있는 위로의 미술관". 이 얼마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문구인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상상한다. 지쳐 집에 돌아오는 길, 내가 어릴적 꿈꾸었던 멋진 예술가의 삶을 사는 사람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내가 사랑한 화가의 그림을 지금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무도 없는 미술관에 내가 사랑하는 그림 앞에 내가 서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런 상상을 만족시키려는 듯한 문구 때문이었다.
책은 총 4개의 큰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 날의 그림들, 2장, 유난히 애쓴 날의 그림들, 3장, 외로운 날의 그림들, 4장, 휴식이 필요한 날의 그림들로, 각 장 안에 해당하는 그림들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난히 애쓴 날에는 2장을 펼쳐서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라울 뒤피의 그림을 보며 삶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설명과 작가의 삶에 대한 설명, 그리고 예술 사조와 당시 시대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어 그림을 이해하는데 더할 나위없이 유익하다.
이 책의 매력은 작가들의 말에 있다.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작가의 말을 이야기하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라울 뒤피-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어디에나 꽃이 피어 있다. -앙리 마티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답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책을 읽으며 위로와 위안을 얻으시길.
책에서 위로받는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세삼스레 곱씹어본다. 따분함을 견디지 못해 끝내 책장을 덮어버린 책은 그렇다 쳐도, 적어도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은 재미나게 읽은 만큼 선명히 기억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기억 속에 속이 담아두었다가 문득 생각날 때 꺼내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다고 모조리 필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책을 다 읽고서 '막연한 느낌'만 남는 나의 독서 방식을 어떻게 고쳐볼 순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김영하 작가가 한 말이 떠올랐다. 한동안 살뜰히 챙겨본 예능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을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의 70% 이상은 바로 잊는다고. 하지만 책을 기분 좋게 봤다는 느낌은 남기 마련이라고. 아무래도 방금 다 읽은 책의 내용을 섬세히 떠올리지 못하는 건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위로의 미술관》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은 얻었지만, 어느 지점에서 왜 미소 지었는지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들 내 탓은 아닌 거다. 틈틈이 펼쳐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스해졌으니, 그걸로 되었다. 그럼에도 잡아두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끄적이는 중.
《기묘한 미술관》으로 독자들을 만난 적 있는 저자는 《위로의 미술관》을 통해 오늘날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회화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화가의 일생을 들려준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 날', '유난히 애쓴 날', '외로운 날', '휴식이 필요한 날'. 총 네 개의 장에 저마다 어울리는 화가를 배치했다. 화가 한 명당 6, 7쪽 정도의 페이지를 할애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위로'라는 책의 취지에 걸맞게 말이 쉽고 부드러워서 가뿐하게 읽기 좋다.
고흐, 모네, 모지스, 마티스, 프리다 칼로, 고갱, 몬드리안처럼 무척 익숙한 화가들에서부터 알폰스 무하, 조르주 쇠라, 귀스타브 쿠르베, 칼 라르손, 라울 뒤피처럼 어디에선가 한 번쯤 작품을 본 적은 있지만 이름은 생소한 화가들까지. 미술을 그리 깊이 알지 못하는 내가 읽기에 제격이었다.
다만 주제별로 화가를 엮어서 읽는 내내 시대가 끊임없이 넘나드니 누군가에겐 머리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조각난 시대를 퍼즐 맞추듯 머릿속에서 끼워맞춰 보는 재미도 있다. :)
p.134
뒤피는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생 즐거움이 담긴 그림을 그렸지만, 그의 인생도 누군가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 시절은 가난했고,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던 시기에는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으며, 노년에는 육체의 고통을 경험했다. 그의 인생은 그림 속 음표처럼 오르락내리락했고, 그가 사랑한 파도처럼 몰아치며 물러서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삶에 미소를 지으며 단조보다 장조를, 우울한 날보다는 눈이 부시게 빛이 좋은 날의 파도를 그려냈다. 그리고 모든 걸 경험한 그는 우리에게도 물러서지 말고 무엇보다 삶의 주어진 기쁨을 느끼라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앞서 살다 간 화가들의 생애를 읽는데 왜 위로가 될까?
내가 좋아하는 이 그림을 그린 그의 삶도 나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사는 내내 힘들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던, 그저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삶을 마주한 한 인간으로서의 연민, 동지애 같은 것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마냥 기쁨만 있을 수는 없다. 때로는 삶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산다는 건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