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을 만들기 위한 청소년 마음공부법"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딸아이가 읽어보면 좋겠다 싶어 서평단에 신청을 해놓고 휴가를 다녀오느라 발표 날짜를 깜빡 놓쳤는데 휴가를 마치고 집에 온 날 마침 책이 도착했다. 서평단 선정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받아서인지 더 귀한 선물처럼 느껴졌다. 책을 확인하자마자 “딸... 이 책 한번 읽어봐. 엄마가 너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서평단 신청했는데 당첨됐나 봐.” 라며 딸에게 내밀었다.
책장을 슬쩍 넘겨보더니 “만화책이야? 어? 아니네...”라며 한 장 한 장 읽기 시작한다. 어떤 내용일지 나도 궁금했지만 일단 딸이 먼저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뒤...
책을 다 읽었다며 나에게 다시 가져다주는 딸에게 책이 어땠냐고 물었더니
“좀 어렵긴 했는데...그래도 재밌었어.”란다.
딸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인 <나가누마 무츠오>는 정신과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다. 14년 동안 소아정신과의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지키며 주체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책과 강연을 통해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는 <들어가며>에서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지식' '마음가짐' '행동' 이 3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①문제를 정확히 들여다보고 '왜 이렇게 됐을까?' '고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를 올바로 이해하기
② 누군가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치료하기로 마음먹기
③치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돼있다.
1부(1장~4장)은 <지식 편>으로 삶이 힘겨운 4가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2부(5장~8장)은 <도전 편>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하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4가지 행동 습관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놨다.
각 장은 사춘기라면 혹은 사춘기를 겪었다면 누구나 공감할 한만 일상들을 그린 짧은 만화로 시작한다.
또 본문 곳곳에는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고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도 항목별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둔 부모님, 혹은 사춘기만큼이나 마음의 혼란을 겪고 있는 어른들이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딸이 자신을 존중하고 신뢰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배웠길 바라본다.
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유난히 자주 아팠다.
배가 아픈 것은 기본이었고 어지럼증과 두통도 잦았다.
원래 밤 10시, 11시가 되면 바로 잠들었던 내가 1시, 2시까지 뒤척이고 잠들어도 금방 깨기 일쑤였다.
그 당시에는 단순히 운동량이 줄어서 몸 상태가 나빠졌나 보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거였을 수도 있겠다.
이유 없이 슬픈 기분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고 한 번은 거실 한복판에서 오열을 한 적도 있으니까.
<나를 지키는 중입니다>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신체적 스트레스, 학교생활 스트레스, 가정 스트레스에 대한 책이다.
1부에서는 스트레스 증상과 호르몬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그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청소년기를 겪은 한 사람으로서 책을 통해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현재의 나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다.
‘청소년 마음 공부법’이지만 성인 독자들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책을 앞부분에 스트레스가 작은 구멍이 난 풍선에 비유되어 있었다.
풍선은 펑 터지기만 하는 것이 아닌 작은 구멍으로 천천히 바람이 빠져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마음의 바람이 모두 빠져버리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구멍을 막고 공기를 넣어주자.
*이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저자는 클리닉 원장으로 일하며 청소년들에게 책과 강연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분이다. 표지부터 부제가 청소년에게 가장 적합한 책인 것 같지만 연령층에 관계없이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음 치료의 원칙은 일단 토해내는 거예요. 토해 내면 거기서 나오는 것을 통해 자신을 볼 수 있거든요. 토해 낸다는 건 표현한다는 뜻이에요. 글을 쓰는 방법도 좋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바법도 좋아요. (...) 일단은 마음을 꺼내 놓아야 합니다.”
물론 청소년기에 가장 강렬하게 느껴질 스트레스에 대해서 집중해서 쓰셨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파생하는 증상들, 그런 증상들을 진단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우리 집 십대는 혼자 확인해보았을까…… 나는 내 증상을 체크해보았다.
회고해보면 굉장히 무심한 성격이 학창 시절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경우들이 있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아예 모르니 - 노골적인 괴롬힘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랬겠지만 - 어쩌면 있었을 지도 모를 불편함도 모르고 지나갔다.
이런 성격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과 평가에 예민한 청소년들은 학교라는 세계에서 집단으로 사는 일이 얼마나 마음에 부대낄까 싶다. 이 책에서 다루는 ‘미움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그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남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상처 입혀서 몸과 마음이 병드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이런 종류의 문제에 있어서 나는 아이들이 얼른 가장 현실적인 사실을 알게 되길 바라는 편이다. 모두가 모두를 좋아할 수 없으니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는 것. 헛되기 만한 경험이야 드물겠지만 완전히 지키거나 크게 상처 입을 때까지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으면 더 좋겠다.
“나는 나, 너는 너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관심하거나 냉정한 것과는 다르거든요. (...) 마음의 경계선을 분명하게 긋고 자신을 지킵시다!”
좀 더 즐겁고 신나는 관계와 일에 관심과 에너지를 돌릴 수 있으면 한다. 늘 누군가는 하는 이야기지만 시간은 지나고 나면 다 순식간이니까. 유예 말고 낭비도 말고 하고 싶은 일, 즐거운 일에 더 많이 쓸 수 있기를! 꼭!
“정말로 괴로운 일로부터는 도망쳐도 됩니다. 아니, 도망쳐야만 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에요. 살아 있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니까요.”
누구나 외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거의 평생 느끼기도 하고, 성장 중인 뇌로 인해 불안한 시기도 사회적으로 인지되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매우 민감한 기질이거나, 보호자나 환경 탓에 착한 아이, 좋은 아이 프레임에 갇힌 경우에는 잘 알아차리고 적절한 도움을 받기까지 얼마나 힘들까 당사자라면 참 긴 시간 막막하겠다 싶다. 자신이 민감한 기질로 태어났지만(HSP) 그저 예민하고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는 어른들도 많지 않을까 한다.
“말을 바꿈으로써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경험 즉 잘 풀린 경험은 성공체험으로 뇌에 기억됩니다.”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삶에 대해 자신이 가지는 태도, 말, 행동을 이루는 모든 습관들을 뭉뚱그려서 익숙한 말들 - 헐~ 짜증 나~ 등등 - 을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바꾸자는 것은 비법이나 비결처럼 들리지 않아 다소 섭섭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로든 격려든 변화든 작은 여러 시도들이 실제로 어떤 자극을 끌어 내고 어떤 결과로 수렴할지는 모를 일이다.
드물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막막한 상황에서 탈출한 듯 기분이 나아지고 그래서 기운을 내서 자신의 답을 찾아내었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참이나 늦게 깨달았지만, 왜 이렇게 짜증스럽지, 하고 느낀 순간들에 사실 혈당이 너무 낮아서 그런 기분이 들었던 적도 많았다. 그럴 때는 뭔가 먹으면 되는 거였는데 괜한 성격을 혼자 탓하며 힘들어 하기도 했다.
그러니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을 청소년들이 흘려듣지 않으면 더 좋겠다.자신의 몸을 잘 돌보는 일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여기고 일단 그것만 잘 해도 좀 더 기운이 날 수도 있다. 규칙적인 건강한 식사와 수면, 간단한 운동은 반드시 도움이 된다.
청소년들은 덜 심각해지고 어른들은 더 신중해지면 좋겠다. 평가에 있어서 자신의 말이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고 자신이 좋아할만한 결과로 유도하는 말들은 안 하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자신다움을 스스로 취사선택하는 일은 어른들 취향에 맞는 모습으로 자라는 것보다 본질적으로 더 건강하고 중요한 일이다. 대신 도움이 필요할 때 잘 도와주자.
내게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