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 미래의창 | 2022년 9월 21일 한줄평 총점 10.0 (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3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1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51.36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장발장법’ 위헌 결정을 받아낸 국선전담변호사
정혜진이 전하는 세상과 사람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은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내 그 안에서 우리 사회의
‘불완전하고 조각난, 미완의’ 경계를 조금씩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향하게 할 수는 있을까? ‘장발장법’ 위헌 결정을 받아낸 정혜진 국선전담변호사는 국가가 배정해준 피고인들을 변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며 이 사회에 녹아들지 못 한 사람들의 풍경을 오랫동안 기억하길 택하며 그 질문에 답하는 듯하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에는 저자가 변론을 시작하고 만나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중증조현병으로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이와 그를 감당해야만 하는 부모, 목수인 아버지와 조폭이었던 아들, 신념 문제로 차라리 범죄자가 되길 택했던 어떤 20대, 국선변호사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 저자는 이 조각난 이야기들을 통해 “사건의 본질이 흐릿해질 즈음에 비로소 시작되는 아주 짧은 만남을 반복하면서 수면 아래 저 깊은 삶의 실체를 안다고 할 수는 없다”고 고백하지만 “그럼에도 썼다,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가 별로 전해지지 않아서였다”고도 말한다.

피고인들의 변론은 끝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가난을 탓하며 범죄자로서 삶을 반복하고 신념을 이유로 헌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또 누군가는 법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조각난 이야기들은 지나간 누군가의 과거가 아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창이자, 그동안 사회가 외면했던 자들을 형상하는 몽타주이다. 그는 책을 통해 한 사람의 힘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야기의 힘을 빌린다면 더 넓은 공감으로 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낙관해본다. 그의 말처럼 한 건의 범죄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회의 ‘불완전하고 조각난, 미완의’ 경계를 넘어 그 안쓰러움을 어루만질 수 있는 공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해당 에세이는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정 에피소드 원작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빙산의 일각에서 본 풍경

1장 그에게도 가족이 있다

- 각자의 시간
- 아이들의 편지
- 당당한 거짓말이 그리워질 때
- 미처 하지 못한 말
- 아버지와 아들

2장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다

- 낙숫물이 바위를 뚫은 기적
-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왔나
- 생과 사
- 장발장법, 그 뜻밖의 인연
- 어떤 소나기

3장 재범은 늪과 같아

- 예견된 조우
- 죄는 미워도 미워지지 않는 선수
- 중독의 굴레
- 나도 피해자라고요

4장 변론의 처음과 끝, 소통

- 그들의 변호인
- 뫼비우스의 띠
- 주제넘은 상담
- 좋은 국선, 나쁜 국선

5장 법과 사람 사이

- 무죄가 부끄러울 때
- 일명 자뻑 변론의 종말
- 돈과 국선의 상관관계
- 이웃집 아줌마의 가르침

에필로그 사소하고 조각난 이야기를 넘어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정혜진
국선전담변호사.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남일보 기자로 15년 일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하던 2009년 강원대학교에서 법 공부를 시작, 졸업 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 기획 취재를 좋아하던 기자 시절, 신문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모아 『태양도시』,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골목을 걷다』(공저)를 펴냈다. 전 직업의 영향으로 본인을 무엇이든 쓰는 자(記者)로 여기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무렵 변호사시험 기록형 수험서를 쓰기도 했다.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며 피고인이라 불리는 약 2천 명의 이야... 국선전담변호사.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남일보 기자로 15년 일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하던 2009년 강원대학교에서 법 공부를 시작, 졸업 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

기획 취재를 좋아하던 기자 시절, 신문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모아 『태양도시』,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골목을 걷다』(공저)를 펴냈다. 전 직업의 영향으로 본인을 무엇이든 쓰는 자(記者)로 여기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무렵 변호사시험 기록형 수험서를 쓰기도 했다.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며 피고인이라 불리는 약 2천 명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법의 언어로 풀어서 말하고 쓰며 변호사의 길을 배워가고 있다.

출판사 리뷰

국선전담변호인, 빙산의 일각에서 풍경을 보다

“마음에 큰 병이 있는데도 수십 년 방치되고 치료받지 못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 폭력이 일상인 환경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폭력을 그토록 두려워하고 미워했으면서도 어느새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발견하는 한때 피해자였던 가해자들, 돈이 너무 궁한 나머지 앞뒤 가리지 못하고 대출이나 취업의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범죄 조직의 하수인이 되고 만 이들, 절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이를 지지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 순간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져버리는 무력한 이들, 어리숙하고 모자란 탓에 ‘진짜 나쁜 놈들’에게 이름을 빌려줬다가 범죄자가 되고 자신도 모르는 빚까지 떠안는 이들···.”

국선전담변호사인 저자는 사건이 벌어진 지 3~4개월, 대개 6개월이나 1년 후, 어떤 경우는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이들의 사연을 듣는다. 성범죄 및 마약범죄 전담 재판부에 배정돼 매달 살피는 25건 내외의 형사 사건에는 범죄 자체만이 아니라 국선변호인을 만날 자격을 갖춘 취약 계층이 맞닥뜨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현실이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사건을 적나라하게 분석할수록 이들의 사연은 개인의 잘못과 우리 사회의 문제가 만들어낸 잔혹한 현실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빙산에서 본 이 사소한 이야기도 분명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 몇몇 이들이 내어준 눈물을 마신 덕에 나는 변호사로,
그 이전에 한 인간으로 조금씩 성장했다.”


피고인이면 무조건 극악무도할 거라는 편견과 다르게 그에게도 가족이 있었고 그들이 인간이기에 하고야 마는 나약한 선택과 잘못된 굴레 안에 갇히는 이면들도 있었다. 저자가 피고인을 변론하는 국선변호사로서 마음을 다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었고 주제넘은 연민이 화를 불러올 때도 있었으며, 그의 잘못된 자만심으로 피고인을 범죄자로 만들 뻔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변론을 해오는 사이 저자도 연차가 쌓인 국선전담변호사가 돼 더 깊어진 눈으로 사건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변론을 시작하고 끝마치면서 스쳐 지나가는 피고인들의 사연을 통해 저자는 한 명의 변호사로, 그 이전에 한 인간으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법과 사람 사이에서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현실이 흔하게 널려있었다. 저자는 이들의 눈물을 보려고 하지도 않거나 애써 외면하며 지나친 적이 훨씬 더 많았다고 실토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의 마음을 계속 두드리는 사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변호사로서 저자는 그러한 삶의 안팎을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불완전하고 조각난, 미완’ 경계를 넘어

범죄 안팎의 풍경은 너무나 작고 사소하고, 또 조각 나 있다. 아마 앞으로도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처럼 이야기의 힘을 믿어본다. 하나의 이야기가 모여 사회를 변화시킬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이들의 분절된 이야기들이 쌓여서 우리 사회의 ‘불완전하고 조각난, 미완’ 경계를 넓히는 시도하고자 한다는 그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 이 작고 분절된 이야기들이 가 닿길 바란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의 끝에 쓰인 말처럼 국선변호제도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법이든, 더 크고 구조적인 ‘악’에 대한 대책이든, 범죄에 취약한 계층의 자립을 돕는 방안이든, 그 무엇이든 실질적인 대책으로 우리 사회의 경계가 넓어질 수 있었기를 염원해 본다.

종이책 회원 리뷰 (3건)

내가 사는세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l******3 | 2022.10.16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끝으로
볼만한 드라마를 찾다가 접하게 된
드라마.
법에 대해 1도 모르는데
요즘 법률 드라마가 왜이리 재미있는지
마냥 재미 있게 보던 중 소설이 원작임을 알게되어
이 책 서평에 도전~

국선전담변호사 정혜진이 지금까지 맡아 온 사건들을 통하여
다양한 이유로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들과 삶
그리고 국선변호사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까지....
아직도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내고 있을 세상문제들을 이야기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던 국선전담변호사를 악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돈아끼겠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알게 되었고 국선 변호사는 수임료를 피의자에게 받는게
아니기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문제 자체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악용될 수 있다면?
일반 변호사와 다르게 승소에 대한 열망이 적어져
더 노력을 안하게 된다면 이라는 궁금증도
자아내보게 되었다.

내가 사는 세상은 과연 살아갈 만한 세상일까?
한번쯤 의문을 갖게 만들어준 좋은 책이었다.

#변론을시작하겠습니다 #미래의창 #정혜진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핵* | 2022.10.15

#변론을시작하겠습니다

수용자 자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난민, 탈북자, 장애우 가정에 대한 어려움을 종종 관심을 갖은 적이 있으나 수용자 자녀 가정의 어려움을 글로 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세움 이란 아동복지단체도 그때 처음 알았다. 

이 책에도 수용자 자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 탈북자, 장애우, 양심적_종교적 병역 기피자, 정신병력이 있는 자, 빈곤한 자들의 억울함에 대해 이야기 나눠주는 국선 변호사의 이야기로 엮은 책이다. 
정말 다른 유형의 사건이며 하나도 비슷한 것이 없는 사건 이야기인데 국선 변호사를 통해 법정에 선다는 공통점 하나가 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뭔가 하나같이 중첩되고 겹쳐지는 이유는 왜일까? 생각된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양심에 관한 인용문이다. 맞아! 양심은 이런 거였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 준다.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법이 갖는 공정함과 차별 없음을 알기에 유연하지 못한 것과 그 차별 없음이 의심되는 부분도 있었다 
재범의 위험이 비교적 낮은 누군가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재범의 위험이 너무 많은 가족도 없고,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 치료받을 가망도 없는 그래서 명백히 재범의 위험이 높은 누군가에게는 치료보다 중한 처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장애가 있는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서 소통의 어려움이 충분치 못한 방어권을 형성하는 아쉬움에 대한 부분도 인상 깊다. 
국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아주머니가 국가가 잘못한 걸 바로잡으려고 재판받는데 재판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은 국가에서 선임해주는 국선 변호사라고 국가가 고마운 일도 한다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는 부분도 역시..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이 사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며.. 그 이야기들 중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억울하기도 하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인데(굳이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그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이야기의 힘을 믿고 기록하는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법으로 원칙으로 차갑게 대하는 것 말고, 화도 내고 달래기도 하고, 실수해서 사과도 하면서 그들의 삶터와 일터, 법정을 오가며 수많은 짠하고 억울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준 그런 사람이 쓴 글을 읽은 지금 부쩍 추워진 날씨가 무색할 만큼 몸이 따스해진다.

미래의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미래의창 #변론을시작하겠습니다 #정혜진 #국선변호사_세상과사람을보다 #책추천 #서평 #미래북살롱6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국선 변호사가 만난 세상의 작은 조각들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s*******9 | 2022.10.08

  로스쿨은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제도다. 부자들을 위한 음서제다 뭐다 말이 많지만 생각보다 장학금 제도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산속에서 몇 년을 공부해 고시에 합격하던 시대는 지나서 사시 또한 고시촌에서 이뤄진다. 둘 다 돈이 필요함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사회로 배출되는 법조인이 많아지면 가난한 사람도 조금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당직처럼 돌아가며 서던 국선 변호사는 이제는 하나의 직업이 되기도 했다. 국선 변호사는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도이기도 하다. (물론 개선점도 필요하지만.)
  한 명의 국선 변호사가 뉴스에는 다뤄지지도 않을 법한 생활 밀착형 범죄들을 변호하며 느낀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는 이 작품은 미래의 창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온통 뉴스에 도배되는 사건들은 우리 삶으로 비춰보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나라에 큰 도둑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매일 뉴스를 채울 정도로) 서민들의 팍팍한 삶에서 일어나는 생계형 범죄들은 얼마나 많을까 상상이 되질 않는다. 검사들은 정치부나 경제 사범을 잡는 특수통들만 승진하고 형사 사건 검사들은 수많은 사건들을 떠맡으면서도 대우를 받지 못한다. 명예라는 것이 평등할 거라는 착각을 하지 말라던 얘기가 떠오른다.
  국선 변호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 이야기들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말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러 아무도 변호를 맡고 싶지 않을 때 마지못해 해 주는 것이 국선 변호사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돈의 문제가 더 크다. 변호사 선임은 적으도 몇 백이 든다. 일반인들은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생계형 범죄나 탈선 등은 사회적 약자들이 더 많이 노출되는 환경이고 그들에게는 변호사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돈이 많음에도 국선 변호사를 선호하기도 한다. 단진, 변호사비를 아끼고 싶은 마음도 있을 터이고, 거드름 부리고 싶은 사람도 분명 있었다. 이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제도임을 알 수 있었다. 
  국선 변호사는 변호사에게도 좋은 점이 있었다. 수임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의 눈치를 보질 않고 사건 그 자체를 바라볼 수 있고 주체적으로 사건을 대할 수 있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죄 판결을 많이 받아낼수록 자신의 커리어도 쌓을 수 있고 여러 법정에서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모두 자신만의 사정이 있었고 그것은 개인만의 것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 사회가 인간을 범죄자로 몰고갈 수 있음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생계가 급박해서 재판받는 것마저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가끔은 피의자들에게서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배려라고는 전혀 모르는 정말 진상 고객도 있었다.
   국선 변호사로서 일을 하면서 생긴 자신의 오만과 실수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적었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후회만 해서는 바뀌질 않는다. 저자는 반성을 하고 개선하려고 했다. 책에서 인용된 독일 어느 학자의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사례 문제를 풀 때 법적 사고방식을 체계적으로 동원해 결론에 도달한 후에는 그 결론이 정의의 관점에서 수긍할 만한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우리 할머니는 이 결론에 대해 뭐라 하실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도 상식적인가. 지금의 판결들을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지 못한 것이 너무 많지만 적어도 그런 질문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단지 피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몇 해전 AI 법률 조문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모든 판례를 AI가 찾아준다. 그럼에도 변호사가 필요한 사건들은 여전히 필요하다. 법전을 외우고 판례를 찾는 기계를 벗어나 정의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법조인의 자리도 AI에게 내어줘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단순히 잘 외우는 것은 컴퓨터가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번 읽는 법조인들의 글이 따뜻한 법조인들의 글이라서 아직은 그래도 희망이 있나? 그런 생각이 든다. 돈과 권력을 쫓는 법조인보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법조인이 더 인정받는 사회가 꼭 되면 좋겠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