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타 프로스 저/노진선 역
2022년 10월 31일
파친코와 더불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제발 읽어보라고 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작가의 필력이 아주 뛰어나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 각 주인공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열망과 삶에 대한 초연한 태도가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일제 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피상적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삶은 누군가로 인해 시작되고 누군가로 인해 지속된다. 우리는 그렇게 보이지 않은 수많은 연결고리를 통해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 중에서도 진정한 사랑을 통해서 굳건한 의지와 결연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새삼 우리나라의 언어가 감사해지는 책이다
책을 보고 있지만, 시집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다. 작가의 표현 능력과 번역팀의 번역 능력이 잘 이루어 진 것 같다. 너무나도 아름 다운 책이다.
- 사랑은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동시에 단계적으로 번져가는 것이기도 하다.
-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알고 싶다는 진정한 욕망이 없어도 꽤 괜찮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대화를 많이 나누든 아예 하지 않든, 서로가 완전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밖에 없다.
- 그러나 마침내 한철을 발견하자, 해가 떠오르기 직전 온 하늘에 분홍빛이 번지듯 옥희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그너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가득 안고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등등, 수 많은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
조정래, 박경리 이런 분들은 어떻게 일제강점기 부터 100년의 세월을 그렇게 많은 책으로 엮어 낼 수 있었을까?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이 모든 인물이 다 생생하게 각자의 삶을 살아나가는 것처럼말이다. 누구하나 소홀한 캐릭터가 없이 본인의 이야기가 진행중이 아니어도 그 소설속 어디선가 정말 열심히 꾸역꾸역 삶을 살아나가고 있을 것 같은 생생함이 있었다.
어디선가 요즘은 그렇게 긴 대작을 독자들이 원하지도 않고 작가들도 쓸 여력이 없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뭐 난 단편보다 긴호흡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무려 600페이지가 넘어가니 읽을 동안 다른 책 고를 필요도 없어진다.
[작은 땅의 야수들]에서도 스토리도 재미나고 인물도 매력적인데 살짝 아쉬운 부분은 인물의 삶의 생생함이 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무럭무럭 이야기가 잘 커간다기 보단 연극 무대를 보는 느낌이었다. 무대뒤로 사라지면 잠시 쉬고 있어서 단절되고 숨을 고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600페이지가 넘는데도 지루함 없이 스토리가 전개되고 '옥희'라는 주인공이 너무 맘에 들어서 옥희 중심으로 따라가면서 읽다 보면 나름 으샤으샤 힘도 났다.
등장인물 중 자주 출현하지도 않지만 제목의 이미지도 그렇고 표지에도 출현하는 주요 캐릭터가 있다. 인물아니고 동물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하고 탐내해서 씨가 말랐다는 호랑이다. 큰 상징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 첫씬에서도 남포수와 살짝 대치한다. 물론 새끼 호랑이긴 하지만 말이다.
야마다와 눈덮인 남포수를 구해주고 , 남포수는 산속에서 길을 잃은 야마다 일행의 길도 찾아주고 호랑이로 부터 구해준다. 그렇게 은인이 되고 그렇게 거창해 보이지 않은 인연은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남포수의 아들 남정호에게까지 이어진다.
인생의 그 긴 여정속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타인과의 접점이 있고 매개가 되는 물건이 존재하기 마련인가 보다. 야마다가 준 물건은 남정호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옥희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기생집에 일꾼으로 팔린다.
옥희는 우여곡절 끝에 기생 수업을 받게 되고 은실의 딸 연화와 친하게 되면서 배다른 자매 월향과 경성에 가게 된다. 사촌이모뻘인 단이에게 가서 살게 되면서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정호는 아버지가 죽자 떠돌다 경성으로 와서 거지 소굴의 대장이 되고 명보라는 공산주의 독립군에게 발탁되어 독립운동을 하게 된다.
옥희를 첫눈에 보고 사랑에 빠지지만 친구로만 생각하는 옥희에게 가까이 다가가진 못한다.
옥희는 유명한 배우가 되고 영화도 여러편 찍는다.
하지만 일본군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문화도 힘을 잃고 집에까지 쳐들어와서 모든 것을 포획해 가면서 굶기를 밥먹듯이 하게된다.
이야기가 옥희 중심이어서 구체적인 독립운동 이야기도 전쟁이야기도 리얼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그 시대를 다 겪고 묵묵히 의리를 지키며 살아나간 옥희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게 된다.
묵묵히 살아나갈 때 또 다른 인연을 만나고 그 인연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큰 그림이 나는 잔잔하고 좋았다.
다산책방에서 출판된 박소현 번역가님이 번역하신 김주혜 작가님의 작은 땅의 야수들 리뷰입니다. 여러 가지로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읽기 전에 미리 주의 부탁드립니다. 100% 대여 페이백 이벤트를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입니다. 여러 등장 인물들이 나오고 사건도 많아서 읽기 쉬운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도 몰입해서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우리 나라 조상님들이 독립투쟁하면 그 아픈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번역이라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원작가님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하시네요. 우리나라 이야기를 번역체로 읽으니 뭔가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묘사가 인상적이었고가슴이 아파서 읽기 힘든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그 시대를 살던 여러 인간 군상에 대한 서술과 묘사가 흥미로웠습니다.
김주혜 저 / 박소현 역 저의 '작은 땅의 야수들'입니다.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파친코의 뒤를 잇는, 글이라고 광고를 많이 하길래, 궁금했었는데
때맞침, 오구오구페이백에서 이벤트를 해서, 좋은 기회에 읽어볼수 있었네요.
파친코는 드라마를 먼저보고 원작을 봐서, 잘 따라갔는데,
작은 땅의 야수들은.. 흠.. 제가 생각했던거 스토리와는 좀 다른 방향이라..
그냥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