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장르 문학 브랜드 고블 중에서도 시집 크기만한 짧은 소설들을 만들어내는 고블 씬북 시리즈의 5번째 책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칭리얼 엠씨의 부캐 죽이기>를 읽었다
내용이 너무 무겁지 않고 어느 가방에든 쏙 들어가는 아담하고 가벼운 형태라 어디든 들고다니며 가볍게 읽기 좋은 고블 씬북 시리즈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표지부터 제목까지 심상치 않은 내용일거라, 혹시 귀신이나 유령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도(무서운 거 싫다고..) 고블 씬북 시리즈의 편리성과 재미를 기대하며 읽었다
언더그라운드 랩퍼로 활동중인 릴뚝배기, 십년이나 애써왔지만 생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어렵게 발표한 앨범을 끝으로 이젠 힙합의 길을 접어야겠다고 결심한 릴뚝배기 앞에 나타난 힙합의 신, 10년 전 릴뚝배기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가차없이 뒤지게 해달라고 빌었던 그 신이 나타나 힙합을 버린 릴뚝배기에게 죽음이 다가왔다고 말한다
남아있는 시간은 하루, 그동안 힙합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면 풀라고 한다 하루동안 뭘 할 수 있을까? 가족의 인정? 같이 활동해온 동료와의 마지막 공연? 소수지만 날 알아봐줬던 팬과의 만남?
사실 이 모든 건 유명 랩퍼 조헤드가 SNS에 입을 잘못놀려 불러온 참사를 수습하기 위한 뮤직비디오 촬영 내용이다
인정에 목말랐던 릴뚝배기는 마지막 기회라며 찾아간 서바이벌 TV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유명해졌지만 언더정신으로 무장한 릴뚝배기와 자본에 타협한 조헤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인기와 인정을 얻었지만 이것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것만 같아 혼란스럽기만 했다 사람들은 진짜 내모습을 모른다.. 아니, 진짜 내 모습은 뭐지..? 내가 하고 싶던 음악은..?
그러다 신곡 쇼케이스를 24시간 앞두고 잘못올린'한국에서 태어나서..'라는 글이 논란이 되고, 이 상황이 마치 예정된 이벤트인 것처럼 꾸며야하는 긴박한 미션이 벌어진 것이다
뮤직비디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았다면 현재의 릴뚝배기는 어떨까'라고 가정하고 연출과 다큐가 혼합된 형태로 만들어진다
무사히 쇼케이스를 마치고 조헤드 속에 릴뚝배기가 있다, 둘은 동일인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다행히 귀신이나 악귀가 나오는 장르는 아니었고 ㅎㅎ
어딘가에서는 조헤드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만 같았다
쉽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라 좋았고, 소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방식이 정말 요즘 세대가 만들어낸 이야기답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 무척 궁금해졌다 더운 여름에 어울릴만한 고블 씬북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졌다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류연웅을 주로 단편집에서 만나다 경장편으로 만났을 때 이 작가 이름을 완전히 기억하게 되었다. 한 편을 제외하면 그의 소설들은 주로 앤솔로지에서 만났다. 나의 저질 기억력이 그 소설들을 모두 기억할 리는 없고, 이 글을 적으면서 찾아보니 기발한 발상에 놀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를 보고 무슨 소설이지 의문을 품었는데 과거 이력을 보니 조금은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주인공 외모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왠지 괴물 같은 이미지를 사전에 심어주는데 이 소설은 힙합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다. 책소개에도 그렇게 나온다.
아직 나에게 힙합은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힙합의 가사나 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힙합 음악과 그 주변 세계를 그려낼 뿐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내가 손에 꼽을 정도로 본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쇼미더머니>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우원재란 뮤지션에 입감한 듯한데 이 뮤지션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언제 시간이 나면 한 번 들어보고 싶다. 이 뮤지션에 대한 호평을 이전에 한번 다른 래퍼에게서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이 이름은 잊고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 나의 취향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릴뚝배기와 조헤드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서로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둘은 같은 인물이다. 무명의 래퍼 릴뚝배기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면서 생긴 캐릭터가 조헤드다. 실제 이 두 이름은 하나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그 이름을 여기서 적기가 조금 민망하다. 처음 릴뚝배기의 시간 제한 미션이 먼저 나온다. 고등학교 중퇴하고 모든 것을 힙합에 바친 릴뚝배기가 1집을 내고 랩을 버리려고 한다. 이때 나타난 인물이 있다. 스스로 ‘힙합의 신’이라고 부른다. 고등학교 중퇴할 때 내뱉은 “제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가차 없이 저를 뒤지게 해주세요.”란 맹세가 불러온 현상이다.
릴뚝배기가 올린 동영상에 항상 달린 댓글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란 문장이 붙어 있다. 진짜 팬을 찾기 위해 신이 하루의 시간을 준다. 그리고 조헤드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우승으로 유명해졌다. 소속사도 생기고, 이전 동료 무알콜과 헤어졌다.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 얼마나 많은 지 잘 모르지만 방송 한 번의 효과는 분명하다. 조헤드의 이야기가 나올 때 평행우주를 이 이야기에 끌고 들어왔나?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조헤드가 SNS에 올린 글 하나가 문제가 되면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엮어내는 것을 보고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ㅈ같다.” 여기서 ‘ㅈ’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단어다. 방송국 쇼케이스를 준비하던 중이고 유명해진 래퍼의 이 문장은 큰 반향을 불러온다. 1집 발매 쇼케이스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것을 무마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급박하게 진행된다. 한국이라서 가능한 하루만의 뮤직비디오 촬영과 편집을 현실과 편집 기술을 통해 책 속에서 구현한다. 처음 나온 릴뚝배기의 이야기가 다시 교차하고, 그의 간략한 과거사를 찾아간다. 무엇보다 그의 동영상에 꾸준히 댓글을 단 진짜 팬을 찾고 싶다. 이 과정에서 힙합의 무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금씩 보여준다. 이 현실적 변화가 시선을 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진짜 팬의 등장과 분 단위로 쪼개진 마지막 장면은 리얼 부캐와 진짜 캐릭터의 합체로 이어진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한 멘트가 시선을 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힙합 레퍼 이야기
힙합은 뉴욕 빈민가 청소년에게서 유래된 음악이다.
전세계 청년들을 사로잡은 힙합은 한국도 사로잡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래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래퍼 ‘릴뚝배기’는 '조헤드’라는 이름으로
힙합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면서
스타덤을 얻는다.
동료 래퍼였던 '무알콜'이 발매한 앨범에 대한
대중의 싸늘한 반응을 보면서.
인스타그램 비밀 계정에 자신의 생각을 올린다.
'조헤드' 개인 SNS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고 쇼케이스가 취소될
위기에 빠진다.
소속사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서프라이즈 노이즈 마케팅
이었다고 둘러댄다.
'조헤드'는 희망과 자수성가의 아티스트로,
과거 ‘릴뚝배기’ 시절 삐뚤어진 모습을
청산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뮤직비디오를
쇼케이스 시작 전 내일 오후 다섯 시까지
만들어 내기로 하는데.......
래퍼 ‘릴뚝배기’는 열일곱살에 힙합을 버리려 하면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
‘릴뚝배기’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지도를 쌓아가며 스물일곱 첫 앨범을 발매한다.
앨범에 대한 싸늘한 반응과 텅빈 통장 잔고.
‘릴뚝배기’는 힙합에 대한 사랑을 접고
새로운 미래를 살기로 결심한다.
힙합의 신이 ‘릴뚝배기’에게 나타나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하면서,
‘릴뚝배기’가 마지막 하루를 살면서
힙합에 대한 미련을 풀도록 한다.
‘릴뚝배기’는 요절한 천재 아티스트
'27세 클럽'을 꿈꾸며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기로 결심하는데.....
‘릴뚝배기’는 주어진 시간은 여섯 시간.
주어진 시간 내에 자신의 팬을 찾고
힙합을 사랑하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조헤드'는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한국에서 태어나서' 의 페이지를 넘긴다.
들녘 과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한국에서 태어나서"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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