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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박초롱 | 현암사 | 2022년 11월 10일 한줄평 총점 9.4 (17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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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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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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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집도 절도 없지만 취향만은 확고한 애호가의 작고 이상한 세계,
마시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애주가들의 세계.

“그렇게 ‘어른이 되면’에 대한 희망을 다 날려버리자 결국 남는 건
무언가를 애호하고 아끼는 마음이었다.
이것은 그 마음들이 모여 만든 나의 작고 이상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집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담배와 위스키는 포기할 수 없다. 전 재산을 캐리어에 넣어버리고 좋아하는 바에 가서 위스키 마시는 것을 택한다.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소희는 술을 마시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 앞에서 망연자실한다. “내가 술을 끊으면 지구는 누가 지키지...?”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고, 한강뷰는 아니지만 작은 아파트 하나쯤은, 람보르기니는 아니더라도 국민차 한 대는, 멋있는 할머니로 늙기 위해 연금 한 두개쯤은 붓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자 그것은 손에 잡힐 듯 잡을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돈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 사람,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인 박초롱 작가는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이런 불투명한 희망을 탈탈 털어버리자 결국 남는 건 무언가를 애호하고 아끼는 마음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집도 절도 없지만 취향만은 확고한 애호가의 작고 이상한 세계, 마시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애주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하루의 대부분을 먹고살기 위해서 보내야 하지만 그 속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놓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근데 이상도 하지, 시작은 분명 술이었는데 책장을 덮을 때쯤엔 '남은 인생을 잘 살고 싶다'는 생각에 도착해 있다. 잘 깎은 얼음처럼 깨끗한 태도와 자세를 갖고 싶다는 생각. 그러면서도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
- 미깡 (『술꾼도시처녀들』 작가, 애주가)

미깡 작가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읽다보면 자꾸만 ‘싶어지는’ 책이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박초롱 작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비오는 날 집에서 부침개를 부쳐 막걸리를 마시는 것, 여름의 바닷가에 앉아 편의점 재료로 대충 만든 칵테일을 마시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꽁꽁 언 수도관을 드라이기로 녹여야 하는 날에도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칵테일을 마시러 가는 것. 이런 순간들은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해내느라 ‘하고 싶은 일’을 잊어버리기 쉬운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꼭 필요하다.

목차

머리말
첫 잔. 애호가의 기쁨, 애주가의 슬픔
마시는 만큼 우리의 세계는 넓어지니까
애호하는 마음
바에 앉아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서
술 좀 하세요?
사랑이 떠난 자리에 남는 것
낯섦의 술 처방
술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 없어
타인의 슬픔은 너무 멀고, 기쁨은 왜 이렇게도 가까울까
삶의 다음 챕터를 기다리는 즐거움
집은 없어도 취향은 있다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닌 시간
인생 술 총량의 법칙
두 번째 잔. 대충 살자, 스크루 드라이버 만드는 미국인처럼
오늘도 한 편의 연극을 한다는 마음으로
엄마는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대충 살자, 스크루 드라이버 만드는 미국인처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확률은
딱 한 잔만 마셔야 한다면
너무 얼렁뚱땅 사랑하는 거 아냐?
매일 달라지는 블루하와이의 맛
모든 이별은 각자의 몫
어떻게 계속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인지
경험주의자의 소비
이러려고 사는 거지
세 번째 잔. 당신의 작고 이상한 세계가 사라지지 않도록
헤어짐을 위한 마가리타
웃기지 않으면 웃지 말자
보드카의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서
취하지 않을 정도로 마시기
외로움의 맛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선 밖으로 밀려난다
대체 연애는 언제 졸업하는 거지
내가 술을 끊으면, 지구는 누가 지키지?
운명에게도 이유는 있다
어떤 술의 맥락과 기능
행복할 기회와 불행할 자유
마티니가 마시고 싶은 기분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박초롱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돈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세상 모든 술을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바를 찾아 다녔다.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했다. 낮에는 한적한 섬 같은 곳이었으면 했고, 밤이면 모든 게 낯설어지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를 이야기하다보니 그게 내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서 쓰게 되었다. 계간매거진 〈딴짓〉...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돈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세상 모든 술을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바를 찾아 다녔다.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했다. 낮에는 한적한 섬 같은 곳이었으면 했고, 밤이면 모든 게 낯설어지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를 이야기하다보니 그게 내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서 쓰게 되었다.

계간매거진 〈딴짓〉을 발행하고, 여성과 일에 대한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하고 있다. 『딴짓 좀 하겠습니다』,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를 썼다.

출판사 리뷰

월급 300만 원에서 30만 원을 헐어 한 끼의 오마카세를 먹는 당신,
용돈 30만 원에서 3만 원을 빼내 최애의 포토카드를 사는 당신,
하루 3만 원의 생활비를 아껴 3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먹는 당신,

그리고 ‘우리가 집 살 돈이 없지 술 마실 돈이 없냐’고 외치며
한 잔에 2만 8천 원 칵테일을 사먹는 나와 당신을 위한 책!

집도 절도 없는 주제에 취향만은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잘 안다. 월급 300만 원에서 30만 원을 헐어 한 끼의 오마카세를 먹는 당신, 용돈 30만 원에서 3만 원을 빼내 최애의 포토카드를 사는 당신, 하루 3만 원의 생활비를 아껴 3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먹는 당신, 그리고 ‘우리가 집 살 돈이 없지 술 마실 돈이 없냐’고 외치며 한 잔에 2만 8천 원 하는 칵테일을 사먹는 너와 나다.

저자는 세상 모든 술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온갖 바를 찾아다녔고,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있다 보니 그게 우리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 쓰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에도 자격을 고민하게 되는 시대다. ‘안정적인 생활’이 없다면 무언가를 애호하는 것은 사치로 여겨진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 일에는 돈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근면히 노동하고 돈을 아껴서 안정적인 삶을 살 것, 일단 적금부터 붓고 드립커피를 사 마실 것, 좋은 인테리어는 집을 산 이후에 할 것을 사회는 우리에게 종용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애호하는 이들은 꾸준히 살아남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저자는 앞만 보고 달리다 손에 꼭 쥔 것들을 가끔 펼쳐보는 대신 처음 마셔보는 칵테일,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두서없는 대화, 애쓰는 사람들을 알아봐주는 것, 서로의 모자람을 탓하지 않는 가족을 매일매일 들여다본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이 섞여 한 잔의 완벽한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완벽한 행복이 아니더라도 작고 불완전한 순간들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새기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의 세계가 된다

좋아하면 비로소 보이는 세계가 있다. 애호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깊고 넓은 세계.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사람이 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달라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칵테일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로 인해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추운 겨울밤에는 에그노그를, 출간 축하 파티에는 미모사를, 일상이 지루한 날이면 페니실린을 마시며 좋아하는 것들로 인생을 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하는 짧은 순간의 행복들로 인생의 나머지를 채우며 살아간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의 세계가 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마음은 아낄 수 없다. 월세를 훌쩍 넘는 돈을 내고서라도 오늘의 칵테일을 마셔야 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다음날을 생각하지 않고서 술을 마셔버리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무언가를 좋아하리라 마음먹는다면, 혹은 좋아하는 마음을 응원 받는 기분이 든다면 좋겠다. 애호하는 것들로 행복해지는 그 작고 이상한 세계를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8건)

구매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뭐 별거 없더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킴**트 | 2022.06.19

파이어족이니, 노후설계니, 주식이니 요즘 그런 화두가 떠오르면 그런거 1도 안 하고 관심도 없는 사람 나밖에 없나, 하고 괜히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중 작가님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야, 너두? 야, 나두? 라고 말해주는 거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놓였습니다ㅋㅋㅋ 네, 저도 어른되면 그럴 줄 알았는데, 뭐 별거 없더라구요. 미래의 나를 위해 아끼는 희생이 현재의 나를 불행하게 한다면 그게 과연 행복한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그러니까 이 책은... 니가 나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내가 너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라는 장기하의 노래처럼 그건 니 생각이고, 그건 남들 생각이고, 라고 말하는 책이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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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h*********y | 2022.04.18

어른이되면단골바하나쯤은있을줄알았지

어른이 되면 으레 그럴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당연히 가질 수 없는 것들. 집과 차, 화려한 명품백. 내 경우에는 넓고 인자한 마음.

사회적으로 어른을 인정받은지도 훌쩍 지난 내 나이. 작가도 비슷한 연배일 듯 한데,

그녀는 그 사이에서 하나는 건저올려 냈다. 바로 단골바.

 

시 한편을 쓰는 것보다 26주짜리 카카오 적금을 드는게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질 때, ‘

결국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냐’는 말에

일의 의미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을 때 (단골바에) 간다.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_박초롱

 

책 내용은 칵테일을 너무 좋아해서 결국 칵테일바까지 차려버린 이야기.

칵테일을 주제로 한 에세이인데,

마치 바에 앉아 칵테일을 흔들며 이야기하는 듯 하다.

한쪽 다리를 흔들흔들 흔들면서



 

좋았던 문장들 :

23 | 내 삶의 디폴트값이 늘 월세나 연금 따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을 때, 아무리 영화를 보고 글을 써도 삶의 의미를 묻지 않게 될 때 간다. 그러니 어찌 보면 칵테일을 마시는 일이란, 정말 사치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24 | 칵테일이 좀 사치스러운 술일지라도, 우리가 술을 생각할 때 거기까지 갔으면 좋겠다. 우리에게는 더 다양한 것을,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을 권리가 있으니까. 경험하는 만큼 우리 세계는 더 넓어질 테니까.

 

35 | 그 여부를 물어볼 수 없어서 나는 눈치껏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야 했다. 그건 시를 쓰거나 글을 다듬는 일과는 조금 닮았다. (중략) 바에 앉아 누군가에게 발견되길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나는 안다.

 

50 |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싶지만 오늘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것도 안다. 이 터뮤니없는 정보의 불균형 속에서도 일단 앉은 도박판을 엎을 수 없는 나는 어쨌거나 전략을 짜봐야 한다.

“그래서 심신단련이 중요하다.”

 

62 | 나쁜 의도를 전혀 가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마음이 약하거나 자기가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해치지 않고서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말하지 못하는것만으로도 그를 아끼는 사람에게 누가 되어버리는 이. 마음의 문을 안에서도 밖에서도 영영 잠가버려 문을 두드리는 이를 지치게 만드는 이.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껴안아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술 냄새를 풍기면서 밖에 하지 못하는 말들. 그런 말들을 ‘취중진담’이라며 다정하게 끌어 안을 수도 있겠지만, 냉정한 나는 ‘술김에 하는 빈말’로 들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내가 잘들었어야 했던 걸까.

*이 부분은 알콜중독자인 저자의 삼촌이야기를 글감으로 한다. 가족의 숙제를 이렇게 담담하게 풀어놓다니. 아무리 건강한 가족일지라도, 숨겨둔 가족문제 하나쯤은 있기 마련인데. 술에 대한 생각을 가장 깊이 있게 느꼈던 섹션이다.

71 | “왜 기쁨을 감출 줄 모르는지 모르겠어.” 그말을 듣고 나는 함부로 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슬픔이 많은 세상에서는 웃음도 조심히 터뜨려야 한다고. 홍이 같이 자랑도 허락 받고 하는 친구라면, 흰둥이 앞에서도 마을 함부로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타인의 슬픔은 왜 이다지도 멀고, 타인의 기쁨은 어째서 이렇게도 가까운 걸까.

 

83 |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가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다. 몰라서 꾸지 못하는 꿈은 안타까워할 기회도 없다.

 

85 | 어떻게 살아야할까라는 질문은 언제나 답이 없었고, 슬에 취해 그 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던 순간도 아침이 되면 쉽게 사라지곤 했다.

 

86 | 한국에는 없는 자아를 찾아 너도 나도 인도나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나던 때였다. 자아라는 녀석은 어째서 꼭 인도나 티벳에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도 쿠바로 향했다. 휴대폰이 되지 않는 그곳에서, 나는 오랜만에 물리적인 현실에 집중할 수 있었다.

*쿠바같은 곳은 생각도 안해본 여행지인데(인터넷이 안된다니!) 물리적인 분리라니 요즈음에 더 간절한 요소다.

 

104 | 솔직함, 편안함, 가성비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대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감정인지 도무지 말로는 꺼내지 않아 음악과 호흡으로 두 주인공의 사랑을 짐작해야하는 화양연화식 로맨스는 그 영화와 함께 끝났다.

긍정적이라는 것이 어떤 태도의 문제를 떠나 좋다라는 것과 동의어로 쓰이는 것처럼.

 

107 | 낯을 붉히게 되는 노골적인 솔직함보다는 지나친 격식을 선택하고 싶다. 인위적인 연극 무대 위에서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며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무언가에 대해서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약하자면 그것이 좀 더 문명화된 사회 아닐까?

내가 이제까지 오로지 나였고, 지금도 나이고, 앞으로도 계속 나일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가끔 숨이 막힌다.

 

121 | 대충살자. 스크루 드라이버 만드는 미국인처럼. 일을 열심히 해봤자 나에게 남는 게 뭔지. 존재의 증명을 실력으로 해야만 할 만큼 내가 사랑받지 못하고 살았던 걸까.

 

129 | 나는 그만한 확률로 태어났다. ‘만약에’가 천 개가 되고 만 개가 될 확률로.

 

141 | 알고 보면 다들 뭐 하나씩은 없이 산다. 신장이나 어금니, 머리털 없이도 잘 산다. 사랑하는 사람 없이도 산다. 그런데 뭐, 있는 줄도 몰랐던 연골판 정도야 괜찮지 않을까.

 

208 | 나도 크고 반짝거리고 우아한 것을 익숙하게 즐기는 사람이 되면 좋겠지만, 우리가 삶에서 바꿀 수 없는 것 중엔 어린 시절도 있다.

 

246 | 감정이 널뛰기하던 이십 대.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오래 고생을 했다. 마음은 안에 있는 거라던데, 아무래도 내 생각엔 밖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제멋대로일리가, 손에 잡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환희와 느닷없는 절망 때문에 나는 자주 피로했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좋은 문장이 많았던. 아마도 비슷한 시대와 비슷한 세대를 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잔 하면서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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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이**왕 | 2022.04.11


 



 

이 책을 읽기전에 표지를 본 적이 있다.

고양이 책방 SNS에 소개된 걸 봤는데 표지에 고양이 그림이 있지만 고양이 책이 아니라고 했던 소개글이였는데 칵테일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흥미로웠던 책이였다.

칵테일에 관심이 많았었던 20대 초반에는 주조기능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그때만해도 내가 사는 지역에는 없었고 서울에만 학원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이 칵테일과 관련된 이야기만 가득한 책인가 싶었는데 그것보다는 이 작가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와 생각들을 들으며 마시고 싶은 칵테일 이야기 같았다.

책 표지에 적힌 추천사처럼 '남은 인생을 잘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 소개된 칵테일들이 정말 맛있게 느껴지기에 칵테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기기 시작하기도 했다. 작가가 괜히 작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표현하는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도록 글로 담아내는 것이 그러했다.

 

p.84 나이가 들수록 남들에게 가난은 게으름의 증명으로 퉁쳐질 수도 있겠다는 공포도 있다. 그럼에도 어쩌겠나. 나는 이미 칵테일 맛을 알아버린 것을.


 

엄마는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이 부분을 내려오는 KTX에서 읽다가 울뻔했다. 엄마의 삶에 고단함 같은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려온다는 느낌을 받았달까? 그래서 눈물이 그렁그렁 할뻔 했다.

집에서 읽었다면 흐르는 눈물 닦으면서 읽었겠지...하면서

담담하게 쓴거 같은데 아닌것도 같고 무거운거 같은데 또 그렇지만은 않은 글들이 정말 인생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싶어서 더 공감하고 술술 읽혔던거 같다.

p.134 글은 무서울 정도로 쓰는 사람을 잘 드러내기에,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다.

글이란 것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지 매번 다짐을 반복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이런 글들을 읽을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되는데 참 쉽지 않다. 좋은 책을 많이 읽는게 중요한걸 알면서도 왜 읽는걸 부담스러워하거나 미루게 되는건지.

 



 

핑계를 대보자면 이 책을 읽다가 칵테일에 더 관심이 들끓는 차에 요즘 보는 뮤지컬 넘버에 보드카가 있어서 보드카 맛은 어떤가?하며 마트에서 보드카를 사고 보드카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들을 조금씩 만들어 마시고 화이트 럼도 사서 또 만들어 마시고 하면서 읽는걸 미루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결론은 칵테일은 맛있고 재밌다!!! 내가 칵테일 쉐이커세트도 사게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칵테일에 빠져봐야겠어! 바를 찾아다니며 마시는 건 잘 못할거 같으니 홈술 좋아하는 사람의 취미가 하나 더 늘어났다. 칵테일 만들어 마시기!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기도 했고 칵테일이란 세계에 한걸음 다가서게 만들어줘서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 것 같아서 고마운 책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많이 마시는 사람은 아니니 걱정은 하지마시길. 술도 체력이 되야 마시는 거라 생각하는 나는 저질체력이고 저자처럼 술을 잘 마시려고 운동하는 시늉조차도 하지 않으니 그냥 어쩌다 한두잔 즐기며 사는 사람이 되야지.

사람은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니까 말이다.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인정하며 살아야지.

 

 

 

일주일 사이에 만들어 마신 칵테일들

(앱솔루트 보드카)


(스크루드라이버)


(블랙 러시안_침공이후 블랙 우크라이나라고 바꿔 부른다고 한다.)

 


(쿠바 리브레)

 


(깔루아 밀크)

 


(다이키리)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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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66건)

구매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h**7 | 2023.11.30
박초롱 작가님의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에 대한 리뷰입니다. 흥미를 끄는 제목에 이끌려 구매해보게 되었습니다. 주로 술을 주제로 인생에 대한 성찰을 그려낸 에세이 였습니다. 술을 주제로 하지만 그저 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좋아하는 것들을 대하는 태도라던가 인생관 같은 것이 엿보여서 때로는 공감하기도 하고 나와 다른점을 찾기도 하고 읽는 내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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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eBook] [100% 페이백][대여]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y***4 | 2023.11.30

100% 페이백 이벤트로 읽어보게 된 박초롱 작가님의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입니다.

제목을 보고 술에 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맞으면서도 맞지 않는 생각이었네요 ㅎㅎ

애주가가 쓰는 에세이기는 하지만, 술 자체보다도 '취향이라고 불리는 한 사람의 세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책이고, 작가님이 좋아하는 것이 술이다 보니, 술을 좋아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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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O*****e | 2023.11.29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정말 공감이 되는 제목입니다.

현재의 어른이 되었지만 어렸을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스스로의 모습이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네요.
또 이것이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TikTok, YouTube 쇼츠, Instagram 릴스 등 젊은 세대가 만드는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감성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것은 제목에 대한 저의 생각이고 내용은 술에 대한 내용입니다.
작가님이 바에 가면서 느꼈던 생각과 술에 관련된 내용을 담은 에세이 모음입니다. 읽다보니 작가님은 확실히 어른같다고 느껴졌어요.ㅋㅋ
저도 술 한 잔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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