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저
서태동,한준호,배동하,이건,박상은,이태우,이대진 공저
김동훈 저
황조교(황정후) 저
김희균 저/백두리 그림
이창욱 저
클래식 음악은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신기한 건 우리 귀는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청소차 후진 음악이 ‘엘리제를 위하여’ 이지 않았던가. ^^ 나는 노래는 못해도 음악 이론은 재미있게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실기 시험은 꽝인데, 그걸 이론 시험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 시험은 무어냐고 묻는다면, 중학교 때였던가? 처음으로 음악 듣기 시험을 봤던 거다. 지금처럼 유투브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클래식 음악을 가요처럼 듣던 시절도 아니어서 시험을 본다고 해 찾아 들을 수도 없었다. 수업시간에 한 번 듣는 클래식 음악인데 작곡가와 곡 이름을 어떻게 외울까? 그 당시 음대에 가려고 준비 중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부탁했던 기억이 있다. 앞부분만이라도 피아노로 들려달라고. 그렇게 몇 번 친구 집에 갔고, 대신 나는 국어나 수학을 친구에게 알려줬었다. 그 삼박한(?) 음악 시험이 가끔은 생각나는 이유는 그때처럼 열심히 클래식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없어서다. 물론 전곡을 들었던 것은 아니고, 친구가 들려준 피아노 선율이지만 클래식 음악이 주는 편안함을 그때 알았던 것 같다.
작곡가의 이름 그리고 곡의 이름을 완벽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 이거 어디서 들었던 음악인데? 하는 곡들이 참 많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는 음악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지 않았다. 그러다 알게 된 책이 바로 ‘기다렸어, 이런 음악 수업’이다. 지난번에 읽었던 ‘필요했어, 이런 미술 수업’이란 책도 좋았기에 기대하며 읽었고, 읽는 동안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1교시부터 5교시까지 과학, 수학, 사회, 역사, 문학 시간으로 나뉜다. 솔직히 과학이나 수학 시간보다는 사회나 역사 문학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었다. 한 교시에 4개의 꼭지가 있고 그 꼭지 앞에는 읽으면서 들으라고 QR코드가 있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QR코드를 이용해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와, 내가 생각보다 많은 클래식 음악을 알고 있구나. ^^’ 이 음악에 이런 의미나 배경이 숨어있다니. ^^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히틀러가 좋아한 작곡가. 바로 나치의 주제가가 된 바그너의 음악 부분이다. 히틀러는 게르만족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바그너의 음악을 이용했다. 바그너는 게르만의 영웅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를 소재로 ‘니벨룽겐의 반지’를 작곡했다. 바그너 보다 어렸던 히틀러는 독일 바이로이트로 찾아가 바그너의 아들과 독일 민족의 우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독일 민족을 하나로 뭉치도록 바그너의 음악을 이용한 배경이 되었다. 그렇다면 바그너는 왜 히틀러처럼 유대인을 싫어한 것일까? 우선 바그너는 유대인을 재정적인 이유로 싫어했다. 두 번째는 바그너 자신이 유대계 혈통이라는 소문에 거부감과 열등감을 느꼈다고 한다. 바그너의 양아버지가 유대계 후손인데 자신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했다. 세 번째는 당시 유럽 사람들은 돈을 쓸어 모으는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바그너가 유대인을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민족우월주의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무심하지만 치명적인 말 중에 ‘그냥’이라는 말이 있을까? 우리는 사람을 그냥 좋아하거나 그냥 싫어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사람입장에서 ‘그냥’은 기분 좋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입장에서 ‘그냥’은 잔인하기도 하다.
이밖에도 서양음악이 평균율을 따지는 이유, 파리넬리로 알게 된 남자 가수의 거세, 카스트라토 이야기, 부르주아의 탄생과 바흐의 모음곡, 러시아 혁명과 함께한 쇼스타코비치 등 재미있는 음악 이야기가 많아서 좋았다. 막연하게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생각했었지만, 뭐든 그런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것이라고. 이런 책을 읽는다고 갑자기 내가 클래식에 대한 식견이 생기고 음악을 잘 알게 되지는 않는다. 읽고 나서 뒤돌면 잊어버리는 서양 사람들의 긴 이름과 매치가 되지 않는 음악 제목. 하지만 처음이 무섭지, 이를 통해 다른 책도 읽다 보면 이름도 음악도 익숙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