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메타포로 새롭게 조명하는 ‘자크 데리다’의 철학자크 데리다는 해체, 차연 등과 같은 개념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철학자이다. 생전의 그를 두고 많은 이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살아있는 철학자’로 칭할 만큼 데리다의 사상과 ‘아성’은 혁명적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건과 개념의 이면을 탐구하고 의미와 가능성을 새롭게 드러내는 데리다의 철학은 문학, 예술, 건축,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고 사용된다. 하지만 이런 데리다의 ‘철학’과 ‘글’을 직접 읽고 탐구하는 것은 지극히 제한된 ‘학계’ 안에서만 머물렀다. 데리다는 언어를 경계 없이 사용한다. 의미의 반복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용부호 안에 넣어 새롭게 조명하기도 하며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오간다. 그래서 데리다의 개념은 난해하다는 악명이 높으며 읽기조차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남순 교수는 자크 데리다의 철학을 일상으로 초대한다. ‘데이트’라는 메타포를 사용하여 멀게 느껴졌던 데리다의 개념을 삶 속으로 끌어당긴다. “읽기, 해체, 환대, 연민, 애도, 동물, 종교, 함께 살아감” 등 친숙한 주제를 데리다의 개념 위에서 정밀하게 펼쳐 보이며 데리다의 철학에 독자가 성큼 다가가도록 안내한다. 강남순 교수는 어느 사상가, 어떤 담론을 알아가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듯 호기심과 질문을 가지고 조금씩 가까워지면 된다고 말한다. 또 학문적인 글만이 아니라 인터뷰, 에세이, 편지 또는 강연 동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글과 말을 접하며 여러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자크 데리다의 생애와 철학적 자취, 정치 행보 등 복합적인 모습을 여러 통로로 탐구한다. 그리고 그가 추구했던 ‘사랑’, ‘미소’, ‘가능성과 비결정성’과 데이트하며 세밀한 ‘읽기’와 한계를 넓히는 ‘보기’가 가능하도록 이끈다. 이 책은 언어의 깊이와 이면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 삶의 변혁을 꿈꾸는 사람,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싶은 사람에게 새로운 사유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데리다의 ‘철학 도구’와 강남순 교수의 ‘해체’를 동시에 만나는 책데리다는 우리가 의심하지 않았던 것들을 끄집어내어 복합적 의미와 가능성을 드러낸다. 언어, 종교, 사회, 예술, 정치, 제도, 문화 등 삶을 둘러싼 수많은 것들의 고정관념을 흔들며 생각과 실천의 폭을 넓히고 일깨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데리다의 주요한 철학 도구를 자세히 소개한다. 해체, 인용부호 속에 넣고 조명하기, 텍스트와 콘텍스트, 차연, 비결정성, 더블 제스처와 더블 바인드 등을 데리다가 어떻게 적용하고 생각했는지 일러주는 것이다. 또 이런 철학 도구 위에 정의, 애도, 환대, 미소, 상속, 함께 살아감 등 데리다가 평생을 두고 씨름했던 주제들을 자세히 안내한다. 《데리다와의 데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함은 바로 강남순 교수의 ‘해체’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순 교수는 데리다와의 데이트에서 탄생한 자신만의 읽기방식, 보기방식, 해석방식을 안내한다. 데리다는 해체가 ‘방법’이나 ‘이론’이 아님을 강조했고 어떤 대상을 애정어리게 바라보며 더 있을 무언가를 탐구하는 작업이라 말했다. 강남순 교수는 이런 해체를 사용해 읽기와 생각하기의 새로운 지평을 제안한다. 데리다의 생애와 주요한 글 수록이 책의 각 부는 ‘데리다의 글소리’로 시작한다. 데리다가 직접 말하거나 쓴 다양한 글을 담은 것이다. 강남순 교수는 독자의 직접 경험을 위해 데리다의 글을 소개한다. 데리다가 직접 쓴 글을 읽지 않고 데리다에 ‘관한’ 글만 읽는다면 독자가 자신만의 이해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데리다의 글은 한국어 번역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한글과 영문을 동시에 담아 독자들이 여러 시각으로 해석하도록 했다. 또한 데리다의 생애와 주요 사건들을 소개, 독자가 데리다를 한 인간으로서 만나보도록 이끔은 물론 데리다가 왜 해체의 철학자, 생명의 철학자로 꼽히는지 거시적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