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조예은 저
도서관에서 이 책과 처음 조우했을때, 제목에 처음 이끌리고, 그다음 책 표지를 보며 다시한번 마음이 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책장 마지막장을 덮었을때, 저자의 마지막 말이 계속 맴돌았다. 맴도는 말을 가만히 살펴보니, 귓가에 음성처럼 맴도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잔상처럼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었다.
당신에게 질문을 통해 말을 걸기 위해 책을 썼고, 이 엉망진창인 세계에서 계속 생각하기 위해, 부디 생각하자는 저자의 마지막 말.
살아있으니 살아가고 있으나, 가끔은 멈칫 하는 순간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무언가 엔딩을 향해 달려나가는 느낌이 있는데, (그것이 주인공들의 삶의 끝은 아닐지라도) 그런데 내가 사는 삶은(평범한 삶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향해가서 완결을 보는 느낌이 아니라, 가끔 고되고 지치다보면 특히 무엇을 위해..? 라는 질문이 저 아래 기저에서 올라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자꾸 어떤 묘한 생각 묘한 느낌 속으로 마음이 잠기는 것이다. 무언가 잊은것도 같고, 헛헛하기도 하고.. (북클러버 모임 멤버와 나눈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단 그러한 순간뿐일까.
무언가 작게든 크게든 성취한 순간에도,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도, 과거의 무언가를 떠올릴때도, 즐겁고 슬프고 감동적이고 깨닫는 순간들에도 다양한 질문들이 튀어오른다.
그리고 종종 생각한다. 답이 없구나. 혹은 답이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뒤이어 아스라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 거기에서 오는 옅은 불안 또는 아쉬움.
물속의 철학자들을 읽으면서, 그 수많은 순간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느낌이 들었고, 그리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자꾸만 더 생각하게 하고, 그리고 종내 완결되지 못한 질문에 대해 그 자체로 의미있음을 시사하며 토닥여주는 책
철학에 대한 책이지만, 철학자들의 이름이나 이론을 통하여 공부하게 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의 삶 어딘가를 그리고 자꾸만 우리의 마음을 생각을.. 더 아래로 내려가 마음을 손으로 쓸어볼 수 있게 먼지 쌓인 아래를 툭툭 털어낼 수 있게 돕는 책
지금 여기에서, 함께해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타인과, 그럼에도 오롯이 서로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한걸음, 또는 온전한 답으로 채워질 수 없는 질문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귀한 순간들을 담아낸 책이어서, 저자의 표현대로 이런저런 판단을 한번 허공에 매달아서 그저 바라보고 싶은 하루다.
물속에서 천천히 힘을 빼는 그 순간처럼....
아이들, 일반인(철학자가 아닌),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 그리고 심지어 어떤 일화에 대해서까지 저자의 시선이 매우 따뜻하고 열려있었다. 오롯이 배려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 변하는 것조차 기꺼워할 수 있게 성장하는 마음. 그래서 자꾸만 다시 손이 갈 것 같은 책이다.
저자가 전해준 그 모든 일화와, 이야기들, 텍스트들, 그것에 담은 마음 한스푼까지, 귀하게 써주신 책이라 귀한 마음으로 읽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감사함을 담아 글을 맺는다.
일상에 흘러넘치는 철학에 대하여
"뿔뿔이 흩어진 우리는 같은 바닷속에서 연결되어 있다." (p.61)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무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무지에 대해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나와는 띠동갑인 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필자는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서로의 자유를 전제로 이뤄진 부름'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분명 위험도 존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유의 전제'의 바탕에는 우리가 신뢰라고 부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신뢰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물속의 철학자들>은 필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에서 '철학'이라 부르는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분명 철학이지만, 그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것들에서 철학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철학이 우리와는 동떨어진 것이 아닌 너무나도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철학 대화를 할 때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앉는다기 보다 수면에 떠서 둥실둥실 움직이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같다." (p.100)
우리는 서로 모르기 때문에 연결될 수 있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필자가 말하는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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