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

이종욱 | 뜨인돌 | 2022년 12월 2일 한줄평 총점 8.0 (2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19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1건)
분야
건강 취미 여행 > 여행
파일정보
PDF(DRM) 282.63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뚜벅뚜벅 걸으며 드로잉으로 담아낸 서울의 시간과 공간들을 선보인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도심과 골목의 익숙한 장소들에 서린 근현대의 레이어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주변 도시공간의 인문적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시각적 쾌감을 주는 스케치와 드로잉을 통해 그곳들의 아름다움을 새삼 만끽하는 가운데, 경로 곳곳에 적층된 시·공간의 정체성을 목격하는 ‘서울 인문 산책+드로잉 에세이’이다.

이 책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대안적 여행법을 찾는 이들을 위한, 총 일곱 개의 서울 도시 산책의 경로를 제시한다. 경로상의 주요 도시공간들을 담아낸 시원시원한 그림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아, 평소 자주 지나면서도 눈여겨보지 못했던 장소들에 대한 새로운 주목을 이끈다. 공간과 건축, 도시에 대한 탁월한 감식안을 지닌 지은이가 선보이는 인문적 도시 걷기를 통해, 서울의 근현대 생활·문화사를 간접 체험하며 ‘나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지’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_ 도시 걷기의 시작
[제1부] 서울역 동측 : 도심과 남산
[첫 번째 걷기] 붉은 벽돌로 조응한 근대와 현대의 켜
: 서소문동, 정동 일대 | 서학당길
[두 번째 걷기] 시간이 멈춘 동네를 뒤흔든 슬로 라이프의 욕망
: 세종로 서측, 서촌 일대
[세 번째 걷기] 경성의 핫플레이스 너머, 모던 서울의 둔중한 기념비
: 남대문로, 명동 일대 | 청계천, 세운상가
[네 번째 걷기] 일제가 떠난 자리, 남산 아래 주거지의 흥망성쇠
: 동자동, 후암동 | 해방촌
[제2부] 서울역 서측 : 구릉지와 철길
[다섯 번째 걷기] 구릉 위 내려앉은 서울역 뒤 삶의 터전
: 중림동, 충정로 | 아현동, 환일길 | 청파동, 원효로1가
[여섯 번째 걷기] 열차 떠난 자리에 들어선 도시의 새 살과 힘줄
새창고개, 도화동 | 경의선숲길, 와우교 | 신촌연결선 흔적 | 연세대 앞 대학촌
[일곱 번째 걷기] 웅크린 산 아래, 연기 잦아든 문화발전소의 굴뚝
: 와우산, 홍대앞 | 당인리선 흔적, 발전소 앞
에필로그_ 도시 걷기의 마무리
집필에 도움을 준 자료들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이종욱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십수 년째 건축사로 일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산업시설 건축설계를 주로 맡아 진행해왔다. 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다양한 나라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가장 마음이 가는 곳은 (얼핏 보면 평범한) 서울이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비범함을 좋아한다. 그런 비범한 곳들을 찾아서 서울 이곳저곳을 걷고, 쓰고, 그려왔다. 이러한 그만의 보물찾기는 나라와 도시를 달리하며 계속 진행 중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십수 년째 건축사로 일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산업시설 건축설계를 주로 맡아 진행해왔다. 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다양한 나라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가장 마음이 가는 곳은 (얼핏 보면 평범한) 서울이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비범함을 좋아한다. 그런 비범한 곳들을 찾아서 서울 이곳저곳을 걷고, 쓰고, 그려왔다. 이러한 그만의 보물찾기는 나라와 도시를 달리하며 계속 진행 중이다.

출판사 리뷰

드로잉으로 다시 만나는 서울,
도시 걷기로 즐기는 서울 인문 여행

코로나19로 정지되다시피 했던 세상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타지로의 여행은 조심스럽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동과 모임이 여전히 쉽지 않은 이런 ‘위드 코로나’ 환경에서, 그간 묵묵히 우리 삶을 에워싸고 있던 도시공간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여기, 차근차근 주변을 걸으며 거리 곳곳에 새겨진 도시의 무늬를 재발견해낸 드로잉 에세이가 있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뚜벅뚜벅 서울을 걸으며 목격한 도시의 시간과 공간들을 풍성한 글과 그림으로 선보인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도심과 그 주변 거리들에 서린 근현대 삶과 문화의 흔적들을 한 켜 한 켜 꺼내 보임으로써 도시공간의 인문적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시원시원한 그림들을 통해 공간의 미감을 새삼 만끽하는 가운데, 경로 곳곳에 적층된 시·공간의 정체성을 하나하나 짚어 나아가는 ‘서울 인문 산책+드로잉 에세이’이다.


서울의 삶과 시간이 오롯이 쌓인 곳,
서울역 동서남북의 도심과 골목을 산책하다

지은이 이종욱은 산업시설 건축설계를 수행하는 건축사다. 그는 직업인으로서의 활동과 별개로, 10년 가까이 서울 곳곳을 직접 답사하고 스케치하며 도시·건축·공간에 대한 기록과 반추와 해석을 이어왔다.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도시의 익숙한 공간들, 그래서 평소 관심 갖지 않고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곳들. 그 속에 가만히 내려앉아 있던 도시의 시간들을, 지은이는 예리한 눈길로 살피고 다감한 손길로 보듬는다. 그렇게 도시의 무늬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흔적들을 새로이 발견하는 순간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이 책은 총 일곱 개로 구성된 서울 도시 산책의 경로를 제시한다. 걷기의 시작점은 오랜 세월 서울의 관문이자 상징이었던 서울역이다. 서울역 동편, 숭례문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그 주변부, 그리고 남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네 개의 경로를 1부로 편성했다. 이어 서울역 서편의 널따란 구릉지 일원과 옛 경의선 및 그 지선들의 흔적을 따르는 세 개의 경로를 2부로 묶었다. 행정구역으로 보자면 1부의 경로들은 서울 중구·종로구·용산구 일부, 2부의 경로들은 중구·용산구·마포구·서대문구 일부에 해당한다.


서울역 동측 원도심, 그리고 남산 자락
: 정동, 서촌, 명동, 을지로, 후암동, 해방촌

1부의 걷기 경로들은 시간성에 중점을 두고 선정했다. 일제강점기의 도심 재편, 해방 후 1990년대까지의 개발 시대, 2000년대 이후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이어지는 서울 도시공간의 변화상을 선연히 보여주는 경로들이다. 첫 번째 경로인 정동과 서학당길에서는 100여 년 전 정동 일대에 들어선 ‘붉은 벽돌’ 건축물들의 형성 배경에 이어, 1970~80년대 서학당길에 연달아 들어선 한국 현대건축 거장들의 ‘붉은 벽돌’ 건축물의 시대적 의의를 살핀다. 두 번째 경로인 세종로 서측 및 서촌 일대에서는 도심 안쪽 낙후 상업지와 조용하던 서민 주거지가 2000년대 이후, 시대의 새로운 욕망에 의해 어떻게 이지러졌는지 톺아본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경로에서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도시 구조와 조직이 현대 서울의 가로 형성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세 번째 경로 초입의 명동 일대에서는 일제의 오리엔탈리즘이 서린 근대건축물을 만나보고, 개발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청계천과 을지로, 세운상가에서는 1960~70년대는 물론 2000년대 이후에도 반복된 섣부른 개발의 몽상을 꼬집는다. 네 번째 경로인 후암동과 해방촌 일대에서는 이 지역에 일제의 신사(神社)와 문화주택지가 들어선 뒤 형성된 공간적 특색을 살핀다. 아울러 해방 후 남산 자락을 타고 오른 서민 주거지의 생명력과, 근래 이곳 역시 피하지 못한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림자를 짚어본다.


서울역 서측 구릉지, 그리고 옛 경의선 흔적
: 중림·아현·청파동, 경의선숲길, 신촌, 홍대앞

2부의 경로들은 구릉이라는 지형적 특색, 그리고 도시 구조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철도라는 기반시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서울역 서측으로 나서면 시작되는 이 경로들에도 일제강점기와 개발 시대, 2000년대 이후라는 시간성이 흔적 혹은 상처로 새겨져 있다. 다섯 번째 경로는 중림동과 미근동, 충정로에서 목격되는 한국 아파트 역사의 산증인들을 살피며 시작한다. 이어 아현동 환일길과 서계·청파동에서는 구릉지를 타고 오른 저층 서민 주거지와 그곳을 포위해가는 고층 재개발지구의 대비에 주목하고, 원효로로 향하는 길목에선 일제강점기 이후 이 지역 가로 구조의 흥미로운 변화상을 소개한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경로는 철로 흔적을 따라 이어진다. 먼저 여섯 번째 경로는 경의선숲길을 따른다. 도화동과 공덕동 일대에서 1960~80년대 ‘근대화’와 ‘개발’ 시대의 유산들을 차례로 만난 뒤, 경의선숲길 대흥·신수동 구간에서는 옛 경의선(용산선)의 수난사를 훑는다. 그리고 옛 신촌연결선이 만들어놓은 창천동 서측 가로 풍경과 신촌 일대 도시 구조의 특색을 살핀다. 마지막 일곱 번째 경로는 와우산을 거쳐 ‘홍대앞’ 권역을 밟는다. 옛 당인리선과 ‘홍대앞’ 현상이 함께 빚어낸 이곳 특유의 가로 특징을 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이 일대의 변질 혹은 변모에서 서울 도시공간의 미래에 대한 염려와 기대를 아울러 엿본다.


나의 도시가 궁금하다면? 일단 걸어보라!

지은이는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서울 걷기를 매듭짓는다. 서울살이를 막 시작한 20대 초반, 그는 철거된 당산철교를 우회하느라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양화대교를 건넜다. 그의 눈에 비친 아름다운 절두산 순교성지, 그 우측에 길게 자리한 발전소, 그리고 차량들이 꼬리를 무는 강변북로의 광경은, 새내기 건축학도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도시의 인상적인 이미지였다. 우리도 물론 자기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갖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매일 발 딛고 있음에도 ‘나의 도시’를 제대로 경험하고 관찰하려 든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조언한다. “무작정 걸어보라.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도시 걷기 덕분에 장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길 것이고, 그러한 애정은 장소의 역사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장소의 역사를 알게 됨으로써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도시와 공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식안은, 그곳을 향해 성큼 내민 첫 한 걸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이 선보이는 인문적 도시 걷기를 통해, ‘나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지’ 알아가는 재미를 맛보길 바란다.

종이책 회원 리뷰 (19건)

낯선 도시 서울, 익숙한 도시 서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q*****2 | 2022.08.02

등잔 밑이 어둡다. 나름 서울 토박이라 자부하지만 유명 장소를 언급하며 묻는 이 앞에서는 말을 잃는다. 생활권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아는 게 없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따라다닌 답사 모임을 통해 알게 모르게 서울의 진면모를 접했다. 올해는 특히 지금은 사라진 전차의 각 노선을 따라 구석구석을 거닐며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 시간들이 이번 독서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로 나를 이끈 건 그림이었다.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이라 적힌 표지의 글처럼 저자는 그림으로 서울을 보여주고자 애썼다. 서울을 크게 동측과 서측으로 나누어 거닐었는데, ‘구릉지와 철길’이라 이름 붙은 서측은 물론이거니와 동측에도 내가 가 본 곳이 적잖이 포함돼 있었다. 그렇게까지 부지런하진 않은지라 들은 모든 이야기를 녹음하고 글로 남기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져 갔으며 영영 망각의 늪으로 흘러가 버린 이야기도 제법 여럿이다. 이들 중 일부를 이번 기회에 되찾은 것만 같아 기뻤다. 무엇보다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광경과 꼭 닮은 그림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들떴다. 경험이라 하는 것은 실로 놀라워서 익숙한 장소를 그림으로 접하기가 무섭게 당시 그 곳에서 사람들과 나누었던 대화, 무더위를 쫓으며 베어 먹었던 아이스크림 상호 등이 생각났다. 잊었다며 안타까워 했는데 잊은 게 결코 아니었다.

저자의 걸음은 서울역에서 출발했다. 지금이야 도처에 높은 빌딩이 올라섰으며, 기차가 예전처럼 힘을 쓰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과거엔 사정이 달랐다. 드높은 무언가는 존재치 않았으며, 어디로든 이동을 위한다면 거의 유일한 요충지라 할 법한 장소로 몰려 들어야만 했다. 서울역은 그런 장소였다. 보따리를 싸 들고 모여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렇게 기다림을 감내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닐 것이다. 철도는 일제의 필요에 의해 놓인 착취의 도구이자 일본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수단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슬픔은 흐름을 잃고 외따로 떨어져 섬 마냥 존재하는 숭례문으로 고스란히 옮겨간다. 황태자의 방문을 앞두고 허무하게 헐린 숭례문은 제국주의 세력에 한양 입성 방해꾼에 불과했다 .그 바로 옆으로 놓인 고즈넉한 정동길은 아픈 역사를 두 눈 똑똑히 지켜보았을 터이다. 품은 역사가 슬프다 하여 걸음걸음마다 슬픔을 아로새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붉은 벽돌 건물들을 낭만으로 해석하는 젊은이들의 수는 아마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수성동 계곡에 이르는 두 번째 걷기 코스에는 서촌이라 하는 걸출한 장소가 포함됐다. 북촌한옥마을의 뒤를 이어 소위 ‘핫한’ 장소로 떠오른 서촌이건만 이어 닥친 건 달갑잖은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어내는 형국 마냥 꽃가게 송씨, 세탁소 김씨가 밀려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덜 유명했더라면 멎은 듯한 시간을 누리며 평온하게 살았을 사람들이다. 거주지가 관광지로 차츰 변모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그들이 느꼈을 씁쓸함이 얼마나 컸을지 나로서는 짐작 불가다. 그래도 걸음이 멎은 곳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인왕산 자락과 아래 놓인 수성동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진본을 목도한 것처럼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인간이 자연에 행한 일은 끔찍했으나, 여전히 자연은 인간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 중이었다.

청계천과 세운상가 일대, 해방촌 등의 옛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을 것이다.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이들에게 주어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늘을 지붕 삼아, 사정이 조금 더 좋다면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은 판자촌 아래 몸을 뉘였던 곳이 바로 이들 동네다. 아현동은 또 어떠한지,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 힘겹게 오르던 북아현동 가파른 언덕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특히 이화여대 복지관이 위치한 쪽 주택가 골목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폭을 보기가 무섭게 ‘헙-‘하고 놀라고는 했었다. 얼마 전 답사 차 그 옆을 스쳤는데 빼곡하게 들어찬 아파트 일색 풍경이 생경했다. 젊음의 상징과도 같았던 신촌 그리고 홍대 일대의 최신 모습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림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유추하는 일이 마냥 지루하지 않았던 까닭은 저자의 목소리에 담긴 경험의 일부가 내 것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한 대씩 지나가는 열차의 꼬리를 밟기 위해 바지런히 걷고 때론 오랜 시간 멎었던 시절, 우리는 모두 젊었다. 옛 모습과 닮은 꼴이라곤 하나 없음에도 현재로부터 과거를 향한 그리움이 생성되는 신기한 경험을 그림을 통해 했다.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걷고 싶다. 혹시 또 모른다. 하찮게 여겼던 많은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나에게 다가올지도. 서울 토박이라면서 좀체 품지 못했던 이 도시를 향한 애정 역시도 걷다 보면 생겨나지 말란 법 없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h******7 | 2022.06.16
서울 곳곳의 스케치를 보고 싶어 구입 했어요.
받아 보니 책 사이즈도 구성도 너무 훌륭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서울의 감상과
또 서울의 풍경 스케치가 너무 정겹습니다.
엽서 그림 또한 너무 좋아요. 채색이 된 서울역 그림은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듭니다. 컬러링 할 수 있게 배려된 나머지 그림은 그대로도 또는 색을 입혀 보는것도 또 다른 재미일거 같아요.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포토리뷰 (서평)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0 | 2021.12.26


 

예전부터 혼자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다보니 예전의 자유를 누리기가 힘들더라고요. 가끔 혼자 동네 근처를 다니긴 하지만 예전처럼 여기저기 다니기는 힘드네요. 거기다가 큰아이가 아프고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더 힘들어지다보니 과거가 너무 그립더라고요. 이런 시기에 서울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현재 건축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서울역에서 시작해서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그린 그림과 설명을 중심으로 건축물과 도로, 골목 등의 역사를 알 수 있고 마치 저자와 함께 서울 곳곳을 걸어다니는 것같은 착각이 들게 만드네요.

 

표지에는 드로잉으로 그린 건축물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익숙한 건축물도 있고 낯선 건축물도 보이네요. 직접 가본 곳도 있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보이네요. 뚜벅뚜벅 걸으면서 그려낸 서울역 동서남북의 도심과 골목길을 산책하듯이 책을 읽으며 만나볼 수 있네요. 그림을 통해 서울역 주변을 둘러볼수 있다니 너무 좋네요.

 


 

책을 펼치면 이 책을 통해 함께 걸어볼 지역과 경로들이 지도로 나타나 있네요. 서울역을 기준점으로 동측과 서측으로 나눠서 동측에서는 숭례문을 중심으로 도시 걷기를, 서측에서는 서울역 서쪽에 위치한 동네들을 구릉지와 철길 위주로 걸어보는 방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네요.. 지도만 봐도 서울 이곳저곳을 산책할 생각에 설레네요.

 

제1부는 서울역 동측인 도심과 남산을 만나보러고 하네요. 첫 번째 걷기에서는 숭례문을 중심으로 서소문동과 정동 일대를 살펴보네요. 이곳은 저도 자주 걸었던 곳이라서 더 관심이 가고 자세히 보게 되네요. 익숙한 곳이 많아서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네요. 아무 생각없이 걸었던 길이나 보았던 건축물에 이런 이야기들이 숨어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두 번째 걷기에서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서 세종문화회관과 경복궁역을 지나 서촌 일대를 살펴보네요. 서촌은 가보고 싶은 곳인데 아직 가보지 못해서 꼼꼼하게 읽었네요.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해서 이 곳도 익숙한 곳이네요. 세종문화회관은 거대한 지붕과 목구조의 형상화라는 한국성은 가지고 있다는데 저는 잘모르겠네요. 제가 건축 쪽에는 문외한이라서 그런건지 한국적인 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 공간이나 시골에 남아 있는 옛날 집들, 한옥에서 한국적인 부분을 더 느낄 수 있네요. 세종문화회관을 떠올리면 한국적인 것보다는 공연이나 음악회가 떠오르네요.

 

세 번째 걷기는 숭례문을 출발해서 남대문과 명동, 청계천과 세운상가 일대를 살펴보네요. 남대문과 명동, 청계천과 세운상가도 자주 다니던 곳이라서 익숙하긴 한데 책을 읽다보니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었네요. 산책하듯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각 장소나 건축물 등에 관련된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네 번째 걷기는 숭례문을 출발해서 남산 아래 동네 후암동, 동자동을 둘러보고 남산 구릉지 동네 해방촌을 살펴보네요. 남산서울타워만 가봤지 그 근처 동네를 구석구석 살펴볼 기회는 없었는데 책을 통해서 둘러보니 가보고 싶네요. 특히 108계단을 가보고 싶은데 지금은 경사형 승강기가 설치되었다니 조금 아쉽네요. 해방촌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책을 통해서 해방촌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되서 다음에 갈 기회가 생기면 좀 더 의미있는 장소가 되겠네요.

 

제2부는 서울역 서측인 구릉지와 철길을 살펴보려고 하네요. 다섯 번째 걷기는 서울역 뒤편으로 가보려고 해요. 중림동, 충정로, 아현동과 청파동 일대를 둘러보는데 낯선 동네라서 천천히 책을 읽어내려갔네요. 아파트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처음 알게 된 사실들이라서 흥미롭네요. 갈월동굴다리가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중학교 친구가 결혼식을 마치고 피로연을 했던 곳이 있어서 반가웠네요. 지금 그 친구와 연락은 끊겼지만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여섯 번째 걷기는 경의선숲길을 따라 도화동을 거쳐 서강대 근처까지, 신촌연결선의 흔적을 따라 연세대 근처를 살펴보려고 해요. 이곳도 익숙한 곳이 아니라서 더 자세히 보게 되네요. 몇 번 가본적은 있지만 찬찬히 둘러본 적은 없는 곳이거든요. 연세대 근처 독수리 빌딩이 그나마 가장 익숙한 장소네요.

 

일곱 번째 걷기는 와우교를 출발해서 홍대를 거쳐 당인리발전소의 흔적을 살펴보네요. 홍대거리는 예전같지는 않지만 지금도 젊음의 거리라서 가보고 싶은데 갈 기회가 없었네요. 당인리발전소 자리는 지금은 공원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데 아이들과 한 번 가봐야겠네요.

 

이 책은 작가를 따라 서울 곳곳을 둘러보면서 역사도 알아보고 그림도 보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네요. 작가가 세운 기준을 중심으로 서울을 둘러본 것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서울에 대해서 산책 겸 역사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기회가 되면 이 책 한 권 들고 작가가 걸었던 길을 혼자 걸어보고 싶네요.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해서 저에게는 힐링이 될거에요. 작가와는 다른 관점으로 곳곳을 다시 바라보고도 싶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뜨인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건)

0/50
맨위로